Became an American Retro Novelist RAW novel - Chapter (110)
110.
크리스마스 휴가는 많은 사람이 기다리는 시기 중 하나였다.
물론, 모든 이가 그렇지는 않았다. 기껏 크리스마스가 되었는데도 쉬지 못하고 일하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휴일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그 대목을 노리는 자영업자나, 사회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순환할 수 있도록 봉사하는 이들이었다.
그리고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이 남자, 제이콥 라우드먼은 생각했다.
‘차라리 일하는 게 더 낫겠군.’
평범한 샐러리맨인 그는 이제 막 30대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자신이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했다. 풀 할부로 산 차 역시 처음에는 사랑했으나 이제는 질렸다. 빌어먹게도 브레이크 페달의 감도가 다른 차보다 살짝 무거워 체중을 싣는 게 불쾌했다.
엄청난 교통체증.
현재 도로는 한창 막히는 중이었다.
빠앙-! 빵-빵-!!
곳곳에서 클랙슨 소리가 이어졌다. 푸후- 하고 한숨을 내쉬며 핸들에 몸을 기댄 제이콥은 저도 모르게 라디오를 켜고자 손을 올렸다가 멈칫하며 옆을 돌아보았다.
조수석에 앉은 아내가 차갑게 눈을 부라렸다.
“당신, 지금 뭐하는 거야?”
“아, 아니. 너무 답답해서.”
“내가 얘기하고 있었잖아.”
“······그랬지.”
“안 들었어?”
“아, 아냐! 듣고 있었어! 마트에서 빨리 밥 먹고 돌아가자고.”
“정확히 말하면.”
아내가 미소를 지었다.
원 아웃이라는 신호였다.
“그러려고 했는데, 벌써 오후 세 시고.”
“그렇지.”
“우리는 도로에 묶여 있고.”
“어어.”
“마크는 배가 고파서 울다 지쳐 잠들었고.”
그러고 보니 뒷좌석에서 나던 ‘흐아아아앙-!’ 하는 소리가 어느새 끊어졌다.
올해 9살인 아들, 마크. 못난 아버지라 미안하다.
하지만 그게, 문제는 이거 아니었나?
“당신이 화장하느라 출발이 늦어지지 않았어?”
두 번째 미소.
투 아웃이다.
“내가 그 화장을 왜 했지?”
“오늘 가족들이랑 저녁에 다 함께 모이기로 했으니까?”
“그렇지? 그러면 왜 우리는 마트를 가지?”
“그, 애들 선물 사려고?”
“그렇지! 애들 선물로 뭘 사야 하지?”
“‘Double spy’ 액션 피겨랑 액션 바이크.”
“맞아! 그런데 왜 우리는 아직 마트에 도착하지 못했을까?”
“······내가 길을 잘못 들어서.”
내선으로 빠져야 하는데 순환로로 잘못 들어갔다.
하지만 이것도 어쩔 수 없었다. 모든 차로에 차가 꽉꽉 들어차서, 슬그머니 차선 변경을 하고 싶어도 도저히 끼어들 틈이 보이지 않았다.
마치 감옥에 갇힌 것처럼 도로 위 철상자에 갇힌 상황.
제이콥은 한숨을 내쉬었지만, 이내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닫고 슬쩍 곁눈질했다.
마지막 미소, 쓰리 아웃.
공수 체인지.
앵그리 모드.
“당신이 왜 한숨을 쉬어?! 지금 한숨 쉬고 싶은 건 나란 말이야!”
“미, 미미미, 미안해!”
“지금쯤 가족들 다 공항에 도착했을 텐데 이거 어떻게 해?! 가서 밥 먹고, 애들 선물할 ‘Double spy’ 어쩌고 사고!”
“액션 피겨랑 액션 바이크······.”
“그게 그거지!”
아내의 스트레스가 절정에 달한 순간이었다.
“흐아아아아앙-!”
앞좌석의 소란에 아들이 우렁찬 울음을 내뱉으며 잠에서 깨어났다.
“나 배고파아아아-!”
“마크! 조금만 있으면 도착하니까 조용히 있으라고 했지!”
“배고파아아-!”
“쟤는 정말······! 뭐해! 뚫렸잖아!”
“이거 뚫린 거 아니야.”
오른쪽 차선이 잠깐 주춤거리는 걸로 봐서는 그냥 앞에서 끼어들기 했을 뿐이었다.
“아까부터 배고프다고 했잖아! 왜 밥 안 줘어!”
“마크! 너 또 그럴래!”
“자기야. 그럴 땐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뭐?”
“잘 봐 둬. ······Hey! Mark!”
“으, 응?”
“We need some action.”
제이콥은 ‘Double spy’의 명대사를 갈겼다.
코믹스에서 칼이 항상 행동에 들어가기 전에 외치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걸 들은 아들의 눈이 휘둥그레 뜨였다.
“헉!”
“······뭐라는 거야.”
이해하지 못한 아내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아들은 잔뜩 신이 나 외쳤다.
“어, 어떻게 할까!”
“마트에 도착하면 바로 엄마 손 잡고 푸드 코너로 가! 아빠도 차 세워 두고 바로 뒤따라 갈 테니까! ‘Double spy : Kuba again’ 미션에서 한이 뭐라고 했지?!”
“어, 어······!”
“가장 힘들 때가 가장 승리할 때다!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이지 않아?! 엄청 배고픈 다음에 먹는 프라이랑 칩스는 정말 각별할걸?”
“으, 응!”
고개를 끄덕이는 아들.
하지만 이후 마트에 도착했을 때 ‘Double spy’ 관련 장난감이 모두 품절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제이콥이 이런 방식으로 상황을 봉합하지는 않았을 터였다.
아홉 살 난 아들이 마트에 드러누워 비명을 내지르고 그 옆에서 아내가 미친 듯이 화를 내는 미래를 알지 못한 채, 그는 차를 몰고 마트로 향했다.
***
크리스마스로부터 며칠 뒤, 연말.
키튼은 모든 걸 하얗게 불태웠다.
“다, 끝났어······.”
카운터에 앉아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그.
‘Double spy’로 대박을 터뜨려보겠다는 그의 계획은 들어맞지 못했다.
크리스마스에 음식과 장난감, 온갖 물건을 놓아둔 마트로 향한 사람들은 키튼즈 코믹북 스토어를 찾지 않았다. 들여온 소설은 모조리 다 팔렸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코믹북 스토어의 상주민인 너드 가이들의 힘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앞서 나온 코믹스와 장난감은 미리 다 구매해둔 상태였다.
즉, 키튼이 야심차게 가져온 재고는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그로 인해 가게는 당분간 코믹북 마스터 빌이 보게 되었다.
코믹북 마스터에서 코믹북 스토어 캐셔로 전직한 그는 계산을 끝마쳤다.
“······5.55달러입니다.”
“여기요.”
“10달러 받았습니다.”
빌은 5.45달러를 돌려주었다.
계산 능력치가 2 정도 되는 그의 한계로 가게의 매상이 미묘하게 새어 나갔지만, 키튼은 ‘다 망했어. 완전히 망했다고.’ 하고 중얼거리느라 그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렇게 가게 매상을 30달러 정도 손해 본 끝에, 빌이 뒤를 돌아보았다.
“저기, 키튼.”
“······왜.”
“나 이제 슬슬 놀고 싶은데.”
“내가 평소에 너희가 어지른 거 다 치워 주잖아. 오늘 하루만 좀 봐줘. 하는 김에 더블 스파이와 관련된 상품도 좀 다 팔아 주고.”
“그건, 불가능하다.”
빌이 안경을 스윽 밀어 올렸다.
“코믹북 스토어를 올 만한 사람은 이미 ‘Double spy’ 관련 상품을 다 가지고 있으니까. 만약 구매를 원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마트나 토이샵으로 가지, 이쪽으로는 안 오겠지.”
“제기랄, 키튼즈 코믹북&토이 스토어를 향한 내 꿈이······!”
“너무 안일했어. 여러 대형마트 장난감 코너에서 ‘Double spy’ 소설판 발매에 맞춰서 크리스마스 특별전을 열었다고 하던데, 그 부분은 알아보지 않았나?”
“알아볼 새가 어디 있어! 물건 떼 오느라 바빴는데!”
“아무래도 직원을 더 고용하는 편이 좋을 것 같군.”
“끄흐윽······.”
“남은 장난감을 다 팔려면 근처 토이샵과 연계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그럼 내가 받는 몫이 줄어들잖아아!”
“당신, 원래 이렇게 감정적인 남자였나?”
“돈이 걸리면 사람은 이렇게 돼!”
“······그렇군.”
바로 그 순간이었다.
초췌한 인상의, 전혀 너드로 보이지 않는 30대의 남자가 문을 열고 코믹북 스토어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저, 저기요오.”
“으음, 무슨 일이지?”
“······손님에게 무슨 말버릇이야! 무, 무슨 일이시죠?”
“혹시······ ‘Double spy’ 책이나 장난감 있나요?”
“아, 이, 있습니다! 몇 개 드릴까요?! 100개?!”
“······있다고요?”
영업 모드로 뒤바뀌어 헛소리를 해대는 키튼과 주눅 든 고개를 들어 화색이 된 남자.
각자의 지옥을 맛보던 두 남자가 이 순간 구원을 만났다.
크리스마스 때 마트에 갔는데 상품이 다 팔려서 아들이 울었다느니, 그 때문에 마누라에게 죽을 뻔했다느니.
키튼과 죽이 맞아 신나게 사적인 이야기를 떠든 사내는 ‘Double spy’ 관련 제품을 잔뜩 가지고 와서 카운터 계산대에 올렸다. 키튼이 선물 포장 필요하냐(50센트 추가) 물었고, 사내는 정신을 차리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필요 없다고 일축했다.
사내는 그렇게 수많은 전리품을 사냥한 채, 당당한 아버지가 되어 돌아갔다.
“좋아······! 이대로 50명 정도만······!”
“많이도 사갔군.”
“저런 손님이 분명 더 올 테지! 마트 갔더니 장난감이 다 떨어져서 오는 사람들!”
“글쎄.”
빌은 그보다도 ‘Double spy’가 가진 힘에 감탄했다.
연재 당시의 기세는 라디오 드라마로 캘리포니아 전역에 울려 퍼졌던 ‘Mother’보다는 살짝 떨어진다는 느낌이었으나, 이후에 코믹스와 같은 추가 상품이 꾸준히 발매되면서 오히려 더 많은 계층 사이에서 계속 인기가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빌은 그 원인을 ‘스파이 도구’에서 찾았다.
적당히 현실에 있을 법한, 그러면서도 가끔가다 아예 말도 안 되는 도구가 나오기도 했다. 그로 인해 상상하는 맛이 있었지만······.
‘손가락으로 화면을 만지며 작동하는 조그마한 텔레비전 형태의 통신용 컴퓨터라니. 그런 건 SF에서나 나올 법한데.’
다시금 떠올리면서 그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어쨌든, 코믹스의 장면을 잘라서 삽화로 넣은 특이한 구성의 소설판 역시 좋았다. 소문으로 듣자 하니 벌써 빠르게 증쇄 계획에 들어갔다는 듯했고.
벽면에 걸린 신 작가의 사인을 바라보면서 빌은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어린 나이에 벌써 이 정도의 성공을 거두다니, 정말로 대단하게 느껴졌다.
또한 빌은 완결을 낸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다음 작품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 신작이 보여줄 재미에 대한 의심은 추호도 하지 않은 채였다.
그리고 그것은 코믹북 스토어의 너드 가이들부터 시작해서 ‘Princess quest’라는 작품의 존재를 잘 알지 못하는 채 신문 연재란을 뒤적거리고 있는 다른 일반적인 독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했다.
‘‘Princess quest’는 정말 대단한 작품이었지.’
그 작품이 16화로 끝났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앉을 정도로.
멋진 결말이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의 모험을 조금 더 지켜보고 싶은 빌로서는 어딘가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쩔 수가 없었다. 바로 그것이 팬의 마음이었으니까.
한동안 계산대에 오는 손님이 없어 상념에 빠진 사이, 누군가 허겁지겁 가게 안으로 들어오며 곧바로 빌을 찾았다.
“마, 마마마마, 마스터-!”
“프레드? 무슨 일이지? 네가 뛰어 오다니?”
“어, 어어, 허억, 허억······.”
“조금 쉬어라.”
체력적으로 연약할 수밖에 없는 너드가 뛰다니. 보통 일이 아님을 짐작한 빌은 말을 듣기에 앞서 프레드를 잠깐 쉬게 만들었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겨우 진정한 뒤, 프레드는 품 안에 고이 감춰두었던 이번 주의 건즈 앤 소드 매거진을 꺼내 내밀었다.
“봤어?!”
“아니, 아직.”
“······! 왜 아직 안 봤어?!”
“좋은 작품을 읽고 나면, 약간의 탈력감이 있어서.”
빌은 부드럽게 웃었다.
아직도 페이지를 펼치면 ‘Princess quest’의 클레어와 제이나가 나올 듯했다. 더 이상 그들이 없는 건즈 앤 소드 매거진에 흥미가 생기지 않아 발간되고 며칠 뒤에나 읽는다고 하면, 누군가는 이해할까.
마치 진짜 존재하는 사람이 사라진 것처럼 행동하는 그에게 프레드가 외쳤다.
“후속작! 아, 아니, 정확히는······!”
설명을 마치기도 전, 빌이 건즈 앤 소드 매거진을 낚아챘다.
빠른 속도로 페이지를 넘긴 그는 이내 광고 페이지에서 놀라운 일러스트를 발견했다.
잡지를 잡은 손이 덜덜 떨렸다.
“프린세스, 클레어······!”
금발의 머리칼, 거대한 가슴, 강철 부츠로 스켈레톤의 골통을 밟는 그 모습까지!
『‘Princess quest’가 ‘Kingdom’s of the glory’에 정식 편입!
1983년 1월 13일! 전국 동시 발매 예정 신규 규칙서, ‘Other worlds’에 전격 수록!
프린세스 클레어와 제이나, 로드 두푸스의 일러스트를 볼 수 있다!
당신도 함께하라! 찢겨진 차원 너머의 세계로-!
근시일 내 ‘Princess quest’ 단행본도 발매 예정!』
“이, 이건······!”
“미쳤다구! 이건! 정말로 미쳤어!”
“어벤저스, 어셈블······!”
잔뜩 흥분한 빌이 굵직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일반인들에게는 ‘Double spy’, 너드들에게는 ‘Princess quest’.
그들의 마음을 울린 작품의 파생 상품이 연달아 나오는 순간이었다.
***
그렇게 1983년이 찾아왔다.
크리스마스 휴일 내내 어머니와 함께 푹 쉬면서 차곡차곡 원고를 썼고, 나는 연휴가 끝나자마자 정리한 10화 분량의 원고를 줄리아에게 보낸 뒤, 연락을 기다렸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줄리아가 계약하자며 제안해 와서, 이번에는 내가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본사로 향했다.
새해가 되어도 여전히 바빠 보이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직원들.
그들 사이에서 줄리아가 직접 마중 나와 나를 반겨 주었다.
“Happy new year, Shin.”
“줄리아도요.”
“휴일은 어떻게, 잘 보내셨어요?”
“그럭저럭 잘 보냈죠. 어머니와 오붓하게 지내고, 원고도 작성하면서.”
친구들과는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두피는 해외여행. 알렉사는 가족들과 시간을. 아, 지우는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나서 몇 번 정도 가족 모임 때 얼굴을 보기는 했지만, 따로 둘만 놀지는 않았다. 연말에 신작 준비를 딱 끝내고, 새해가 될 때쯤 연재에 들어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원고는 어땠나요?”
“솔직히 말해도 되나요.”
“······솔직하지 않으면요?”
“와, 작가님. 천재. 어떻게 이런.”
“솔직하게요.”
“풋풋함 그 자체였어요. 옛날 생각이 나기도 했고. 그래, 학생 때 저렇게 애들하고 지내면서 별일 아닌 문제로 다투기도 하고 그랬지, 싶더라고요. 그때는 정말 자존심이랑 인간관계가 전부였으니까.”
“줄리아가 학생 때라면 몇 년도······.”
“무례하시군요.”
“실례했습니다.”
잠깐 동안 그런 식으로 화기애애한(?) 대화가 오갔다.
서로 피식 웃고 자세를 바꿨다.
크리스마스 때 나온 ‘Double spy’ 소설판의 판매량부터 시작해서, 이제 일주일 뒤면 세상에 나올 ‘Other worlds’까지.
새해부터 내가 썼던 작품의 다양한 파생 상품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에서 나는 다시 협상 테이블 앞에 앉았다.
또다시 돈을 벌기 위해서.
“좋아요. 작가님.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줄리아가 계약서를 내밀며 쓰게 웃었다.
“최대한 금액을 맞춰드리고 싶지만, 만족스러우실까 모르겠네요.”
“괜찮습니다. 저도 인지는 하고 있으니까요.”
나는 이미 신문 연재에서 탑 급의 고료를 받고 있었다.
회당 300달러. 그러니 그쪽에서 활약에 비해 많이 올려주기 어렵다고 말하는 것 역시 이해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가야지.
“지금까지 연재했던 작가님들 중,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서 탑 급으로 취급하는 분이 누구시죠?”
“‘고요 속의 메아리’를 포함해서, 여러 작품을 연재하신 글렌다 호프먼 작가님이죠.”
“그분 고료에 맞춰 주시죠.”
나는 일부러 더 당당하게 말했다.
‘SEEN’이라는 작가는 데뷔 후 세 작품을 연달아,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만큼 히트시키면서 나름대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물론, 미국 출판 시장은 녹록치 않다. 데뷔 3년 차에 벌써부터 탑 급 고료를 받을 수 있는 작가는 많이 없었다. 그리고 당연히, ‘많이 없을’ 뿐이지 전무하지는 않았다.
줄리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었다.
“이게 성사되면 여러모로 재미있겠는데요.”
그녀는 내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역시나 내 담당 기자다운 모습이었다.
[ New(year)s paper > 끝(110)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