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n American Retro Novelist RAW novel - Chapter (128)
128.
그것은 굉장히 기묘한 경험이었다.
“힝······. 냠, 히이잉······. 뿌애앵······. 하읍.”
늦은 밤. 내 옆에 앉은 알렉사 플레어가 코를 훌쩍거리면서 플라스틱 스푼으로 민트초코 아이스크림 한 통을 다 퍼먹고 있었다. 어찌나 잘 먹는지 벌써 반 이상 비워낸 상태였다.
‘완전 민트초코의 요정이로군.’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슬그머니 미소를 지었다.
고요한 5월의 밤.
1984년의 밤하늘은 별이 하나도 안 보였다.
대신 교문 앞 아이스크림 트럭에서 나오는 빛이 주변을 밝혀 주었다.
내가 프롬포즈를 한 다음부터 지금까지 알렉사는 계속 울먹이고 훌쩍였다.
다행히 알렉사와 함께 학교를 나왔던 치어리더 여자애들이 좋은 시간 보내라며 자리를 비켜준 터라, 나는 상대가 먼저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대답할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딱히 앉을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아 바로 버스 정류장의 벤치를 잠시 빌렸다.
고등학생 여자애가 울면서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퍼먹고, 그 옆의 남자애는 가볍게 웃고 있는 이 모습이 남들이 본다면 저게 대체 뭔가 싶겠지.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지금 이 둘만의 시간이 굉장히 소중하게 느껴졌다.
‘갑자기 울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알렉사의 순수한 반응에 내 심장이 뛰었다.
이게 뭐라고 길거리에서 그토록 크고 격한 반응을 보일까. 전생에 어느 순간부터 한 줄기 눈물은 흘려도 엉엉 운다는 감정의 표현을 딱히 하지 않았던 나로서는 무척이나 신기했고, 그 모습에 계속 눈길이 갔다.
“끄흐흡! 끄흑! 냠냠냠.”
“······.”
“히잉······! 옴뇸뇸.”
······아니, 아무리 그래도 너무 울고, 너무 먹는데.
“저기, 알렉사?”
“왜, 왜?”
“집에 포장해 갈래?”
“녹잖아! 다 먹을 거야!”
“내일 배탈 날라.”
“차라리 그러고 말래.”
다시 한 스푼 크게 떠서 입에 욱여넣는 알렉사.
입술 끄트머리에 민트초코가 묻었다. 저런 독극물(?)을 그냥 놔둘 수 없었던 나는 손을 뻗어 아이스크림을 닦아 주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깜짝 놀란 고양이처럼 벤치 위에서 그 자세 그대로 펄쩍 뛰어오른 알렉사가 버스정류장 의자 끄트머리까지 이동했다.
······이건 이거대로 정말 놀라운데.
“알렉사?”
“······.”
“나 먼저 갈까?”
“아, 아냐!”
알렉사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여기에, 있어.”
“거리는 이 정도?”
“············응, 지금은.”
고개를 푹 숙이고 아이스크림을 계속 퍼먹는 알렉사.
이런 어색한 시간마저 왠지 소중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결국, 품 안에 쏙 들어가는 큰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다 비운 알렉사.
“프후우.”
그리고 크게 심호흡하더니 슬쩍 다가왔다.
버스 정류장 벤치에서 엉덩이를 떼고 슬금슬금 옆으로 이동, 그리고 슥 앉는다. 마치 경계심 많은 강아지가 사람에게 마음을 열듯이, 그렇게 눈치를 보면서 천천히 전진해 왔다. 나는 얌전히 앉아서 기다렸다.
간신히 그녀가 입을 열었다.
“저기, 그.”
“응.”
“음······ 비싸지 않았어?”
“뭐, 아이스크림?”
“트럭 자체를 빌린 거 아냐?”
“······원래는 그러려고 했는데.”
방과 후가 되자마자, 나는 다운타운에서 영업 중이던 아이스크림 트럭을 찾아갔다. 그리고 아이스크림 스쿱을 들고 있던 사장님에게 오늘만 좀 트럭을 빌릴 수 없겠냐며 딜을 시도했다.
고등학생 남자애가 갑자기 와서 아이스크림 대신 트럭을 하루 사겠다고 말하는 건 처음이겠지. 사장님은 너무나도 황당하다는 얼굴로 이유를 물었고,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아, 예. 제가 프롬포즈를 준비 중이라서 오늘 트럭이 좀 필요합니다. 같이 좀 가주십시오.’ 하고.
“그 말를 들으신 사장님이 나한테 필요한 민트초코 아이스크림 가격만 받겠다 하고 오늘 하루만 영업장소를 옮겨 주신 거야.”
“왜, 민트초코였어?”
“네가 제일 좋아하는 맛이니까.”
“기억해 줬구나······.”
“못할 리가 없지.”
사람이 민트초코를 좋아한다는 데 기억에 안 남을 리가 있나.
그렇게 생각 없이 말하며 돌아보니, 나는 알렉사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귀까지 새빨갛게 물들었고, 그걸 본 순간 깨달았다.
아, 내가 어휘 선정을 오해할 수 있게 해 버렸구나.
“어, 어쨌든.”
“······웅.”
“어떻게, 할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뭔데?”
“왜, 나야?”
그것은 그것대로 참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이쪽을 바라보며 눈을 초롱초롱 빛내는 알렉사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돌려 말하거나 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동안 마음의 준비를 마친 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가 다른 녀석하고 프롬 파티에 가는 걸 보고 싶지 않으니까.”
“그게, 전부?”
“이걸로 부족해?”
“아, 아니.”
솔직하게 되묻자 금방 물러서는 알렉사.
“그 정도면······ 응, 충분해.”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뭔가 감정의 변화가 일어난 듯 휙 눈을 부라렸다.
“아, 아니! 충분하지 않아! 네 프롬포즈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하나가 더 필요해!”
“어, 한 통 더 사 올까?”
“그게 아냐! 그럼 배탈 확정이라고! 그, 내 말은 그러니까아······ 우리 그거 있잖아?”
“그거?”
“그거! 네가 그, 나한테 농담 식으로 자주 건넸던 그거!”
“스무고개로군. 승부를 받아주지.”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아! 답답해!”
“알아, 알아. 데이트 말이지?”
“············.”
알렉사가 다시 멀어졌다.
나는 확실하게 말했다.
“우리 데이트하자.”
“무, 무슨 그런 말을 그렇게 손쉽게 해!”
알렉사가 이번에는 아예 버스 정류장 너머로 가서 고개만 빼꼼 내밀었다.
나는 그런 그녀가 무척이나 귀엽다고 생각하면서도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냥 하고 싶으니까.”
“나도 그렇긴 한데······.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싫어?”
“싫지는 않고! 그럼 뭐할 건데!”
“네가 좋아하는 거라면 뭐든지?”
“나, 나는 네가 좋아하는 걸 같이 하고 싶은데.”
“TRPG?”
“NO.”
저럴 거면서.
순간 안색이 싸늘하게 물든 알렉사를 보고는 나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딱히 비웃는 것이 아니라, 이 대화가 즐거워서 나와 버린 웃음이었다.
그러자 귀만 쫑긋거리던 토끼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다가오듯이, 알렉사가 다시 슬금슬금 내 곁으로 왔다. 그러더니 수줍게 말했다.
“할리우드 가자.”
“할리우드?”
“응, 나 할리우드 가고 싶어. 거기, 진짜 재밌대!”
기대하던 곳이었는지 눈을 반짝이며 몸을 내미는 알렉사.
푸른색의 큰 눈과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입은 굉장히 파괴력(?)이 강했다.
‘이 녀석, 작게 덧니가 있었군.’
그게 또 귀엽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아주 조금 거리를 벌렸다. 지금은 너무 가까웠다.
그리고 애써 태연한 척 가장하며 말했다.
“그래, 가자. 이번 주말에 어때?”
“신, 요새 안 바빠?”
“연재도 끝났으니 한동안은 별일 없지.”
“그게 아니라, 입시라든가.”
“서류 보냈으니, 적어도 이번 주까지는 괜찮아.”
“대학, 어디 지원했어?”
“일단은 네 곳.”
하버드와 아이오와, 라이스, 그리고 스탠퍼드.
하나하나 면면을 들은 알렉사가 순간 당황한듯 눈썹을 찡그리며 물러났다.
표정이 풍부하군. 귀엽다.
“너······ 공부를 대체 얼마나 잘한 거야?”
“그냥 적당히?”
“그럼 어디로 가게?”
“일단 어디어디 합격하는지 봐야 알 수 있겠지 싶은데.”
“다 붙는다고 가정했을 때!”
“음, 그건······. 고민이 되는군.”
아직 답은 명확하게 내리지 못한 터였던지라 나는 잠깐 턱을 괴며 고민했다.
하버드, 아이오와, 라이스, 스탠퍼드.
모두가 각각의 특장점이 있는 학교라, 만약에 다 붙는다면 어디를 선택해야 좋을지 고민이 되기는 것은 사실이었다.
뭐라고 대답하면 좋을지 생각에 빠져 있던 중, 문득 숨결이 느껴져서 옆을 돌아보니 알렉사가 마찬가지로 턱을 괸 채로 아주 가까이에서 나를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왜, 왜?”
“나하하! 너 진짜, 한번 생각에 빠지면 이렇게 무방비 상태가 된다니까.”
“······.”
“너무 깊이 고민하지 마. 그냥 지금 닥쳐온 일만 생각하자.”
“할리우드에서 데이트?”
“아, 음······. 응, 그래. 그거. 완전 재밌을 거야. 아니어도 내가 그렇게 만들어 줄게!”
말 한마디에서 부끄러워했다가, ‘응.’ 하고 결심했다가, 환하게 웃었다가.
표정이 다채롭게 변하는 알렉사를 바로 코앞에 둔 나로서는 심장이 두근거릴 수밖에 없었다.
‘데이트라.’
확실히 그녀와 함께라면 정말로 재미있을 것 같았다.
***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어느새 찾아온 주말.
나는 거실에서 현관으로 나가는 곳 옆에 있는 거울에 대고 마지막으로 머리를 점검했다.
‘이러면 되려나.’
오랜만에 멋 좀 부렸다.
최근에는 캘리포니아의 선선한 날씨에 맞춰 무늬 없는 단색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에, 조금 쌀쌀하다 싶으면 그 위에 가볍게 점퍼나 가디건을 걸쳤다. 미래에는 보편적인, 심플하고 모던한 캐주얼 스타일이랄까. 그러나 오늘은 1984년대와 내가 살던 시대의 콜라보 같은 느낌으로 타협점을 찾아 나름대로 멋을 부린 상태였다.
포마드를 발라 머리 한쪽을 넘기고 다른 한쪽을 내린 머리. 이걸 미래에서는 가일 컷이라고 했던가. 그리고 복장으로는 보더 티셔츠에 가죽 재킷(가죽이라는 점이 중요했다), 그리고 블랙진에 부츠를 골랐다. 아무튼 내 기준에는 복고풍이지만, 이 시대에로 보면 워크웨어나 라이더 느낌이었다.
······80년대의 미국은 컬러풀의 시대지만, 아무래도 그런 스타일은 내게는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져서.
‘알렉사는 그런 식으로 입고 오려나.’
모양이 영 마음에 안 드는 머리를 계속 만지작거리고 있자니, 옆에서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신, 데이트 늦겠다.”
“······귀신같으시네요.”
“후후, 알렉사? 지우?”
“비밀이에요.”
“우리 아들 다 컸네!”
밝게 웃으며 말하는 어머니.
그 앞에서는 내가 몇 번의 삶을 다시 살더라도 비밀을 만들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히 말을 돌리며 인사를 드리고 나온 뒤, 나는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알렉사의 집으로 출발했다.
‘첫 데이트니까.’
일부러 데리러 가기로 했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
차로 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알렉사의 집.
느긋하게 운전해서 그 앞에 적당히 차를 세워 두고 초인종을 누르자, 이내 문을 열고 알렉사의 아버지, 미스터 플레어가 마중을 나왔다.
“오! 우리 작가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죠?”
“그럼, 그럼. 알렉사를 데리러 왔나?”
“예, 그렇습니다.”
“들어오게나.”
평소대로. 평범하게.
대학 시절에 했던 데이트에서도 이처럼 상대 여성의 집에 직접 찾아가서 데리고 온 경험이 있었기에, 나는 어떤 태도로 행동할지 미리 다짐해 놓고서 미스터 플레어의 철저히 지시에 따를 각오를 다진 상태였다.
그런데 웬걸, 미스터 플레어가 발로 툭 건드려서, 문 옆에 납작한 상자가 하나 놓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소포가 왔었지.”
그리고 미스터 플레어는 그 안에서 더블 배럴 샷건을 하나 꺼내들었다.
“······?”
1984년의 미국은 총을 소포로 살 수 있었군요.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 애완 샷건을 하나 들이는 게 유행이라서 말이야. 하하하!”
“하, 하하······?”
“우리 작가님, 술은 드시나?”
“어, 아뇨.”
“대마초는? 담배는? 총은?”
“안 하고, 안 하고,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총각인가?”
“······일단은요.”
“계속 유지하는 게 좋을 걸세. 내 장담하지.”
“······.”
“오후 열 시까지.”
“명심, 하겠습니다.”
미스터 플레어의 표정에서 항거할 수 없는 진심이 느껴졌다.
‘이게 딸 가진 아버지의 마음인가.’
전생에는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상대 여성이 아버지는 미리 내쫒았다고 했었지.
하지만 뭐랄까, 그런 식으로 말하는 당사자의 감정을 생각하면 뭔가 미안하기도 했지만, 어딘가 정겨운 느낌이었다.
딸의 첫 데이트를 걱정하는 아버지는 어디에나 있는 풍경이었다.
숱하게 들어 알고 있지만, 직접 경험하는 것은 또 처음이어서 신기할 따름이지.
‘뭐, 이건 심하지도 않은 편이지.’
전생에 30대까지만 해도 종종 만났던 친구들의 썰을 들어보면 데이트조차 절대 안 된다고 문전박대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는데.
그렇게 애써 미스터 플레어의 행동을 변호하며 이 더없이 불편한 상황을 즐기고 있자니, 뒤이어 현관 너머에서 누군가 계단을 내려오는 게 보였다.
“신 작가님!”
알렉사의 어머니 미세스 플레어였다.
나를 반기는 목소리에 목이 죄는 것 같은 기분이 풀리던 찰나, 그녀 뒤에 반쯤 몸을 감춘 채 따라오고 있는 알렉사를 보자 순간 심장이 멎었다.
꽃무늬 숏 원피스에 샌들을 신고, 그 위에 청재킷을 걸쳤다. 들고 있는 작은 가방도 어딘가 사랑스러운 느낌이 났으며, 금발은 가볍게 웨이브를 줘서 늘어뜨렸다.
평소 스포티하게 입는 알렉사였기에, 처음 보는 차림새였다.
“아이고! 엄청 멋지게 하고 오셨네!”
“가, 감사합니다. 안녕하셨어요?”
“오늘 우리 딸 잘 부탁해요. ······그리고 당신은 그 흉악한 것 좀 치우고 빨리 올라가요!”
“자, 잠깐! 밀지 말라고!”
우당탕하는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며 끌려 올라가는 힘없는 중년 남성의 모습이 끼익- 하고 닫히는 현관 너머로 사라졌다.
“어, 알렉사?”
“어, 아, 안녕.”
“오늘 예쁘다.”
“············.”
아무 말도 못하고 시선을 내리까는 알렉사.
그렇게 우리의 데이트는 시작되었다.
***
비슷한 시각,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줄리아 챈들러는 어떤 연락 하나를 받고, 그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하는 와중이었다.
“네, 감사합니다. 그럼 작가님하고 말씀 나눠보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어떤 작품의 미디어 프랜차이즈와 관련된 제안이 들어왔다.
작가 입장에서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작품의 이미지를 해치지 않는다면 일단 진행하는 것이 맞았으나, 일의 순서 역시 중요했으므로 줄리아는 그런 식으로 이야기해 두었다.
예의 있게 인사를 마치고 수화기를 내려놓은 그녀는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툭툭 두드리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이건 완전 대박인데?’
그녀의 모습을 본 옆 자리의 후배 기자가 말을 걸어왔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 기자.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고 붙임성도 좋아서, 그녀와 줄리아는 꽤나 가깝게 지내는 사이였다. 그 관계를 정확히 말하자면,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꼬박꼬박 질문하는 그녀에게 줄리아 역시 마음 편히 이것저것 사회생활에 대한 팁을 가르쳐 주는 사이랄까.
그렇기에 줄리아는 딱히 숨기지 않고 대답했다.
“미디어 프랜차이즈 제안. 건너 건너 들어온 거라 나한테 직통으로 연결되었네.”
“오호, 역시 능력자.”
“내 능력이 무슨 상관이야. 이건 작품이 좋아서 생긴 일인데.”
“그래도 줄리아는 여기저기에 인맥이 넓잖아요. 무슨 제안인지는 몰라도 상부에 보고하면 좋은 일 아니에요? 혹시 다음에 연봉 협상할 때 좋은 카드가 될 정도로 멋진 제안이었나요?”
“글쎄. 말해 줄까, 비밀로 할까.”
“말해 줘요!”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그렇게 하셔야 저도 열심히 일해서 줄리아처럼 멋진 기자가 되죠! 완전 멋짐!”
“후후, 그래. 좋아.”
어차피 기분도 좋았겠다, 고개를 끄덕인 줄리아는 방금 받은 전화의 내용을 이야기했다.
신 작가의 소설, ‘About T’ 시리즈에 대한 제안이었다.
“텔레비전 드라마화를 하고 싶다는 곳이 있었어.”
어쩌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전체를 움직이게 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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