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n American Retro Novelist RAW novel - Chapter (138)
138. 『About T : Prom』 (5)
센트럴 시티 밸류 하이스쿨의 학생들은 ‘진실’을 알고 싶어 했다.
정말 소문대로 신 작가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는 대체 누구인가.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번져나갔으며 학교생활의 작은 활력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나는 바로 그 열기를 이용할 생각이었다.
‘굉장히 소소한 이용이긴 하지만.’
그래도 학교를 졸업하는 마당에 쓸 수 있는 패를 다 안 쓰면 조금 아깝지 않겠는가.
게다가 이건 서로가 윈윈하는 결과였다.
학생들은 호기심을 해결해서 좋고, 나름대로의 유명인이 자신과 같은 출신이라는 데서 뿌듯함을 얻고.
나는 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그동안 조용히(?) 지냈던 것과는 다른, 별개의 정체가 있다는 것을 그들에게 설명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미디어도, 인터넷도, SNS도 미래처럼 발달하지 않은 현시대에 순간적인 임팩트로 네임 밸류를 보다 쌓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유명해서 유명한 값을 얻는다고 하는 것처럼, 그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그런 식으로 철저하게 이성적인 판단에 따라 내린 결론.
그리고 그것을 위한 첫 번째 스텝은 원만하게 이루어졌다.
“오, 신. 좋은 아침이구나. ······소설은 잘 봤단다.”
“······네, 안녕하세요. 혹시 전에 말씀드린 건 어떻게 되었나요?”
“그래, 네가 졸업식 답사를 맡기로 결정했단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오전 중 쉬는 시간.
복도에서 마주친 미세스 베너웨이와 짧은 대화를 나눈 뒤, 나는 기분 좋게 웃으며 돌아섰다.
역시 일이 예상했던 대로 풀렸다.
졸업식 때, 재학생은 떠나는 선배들에게 축사하고 졸업생 중 한 명이 그에 답사한다. 그 사실을 알았던 나는 미세스 베너웨이에게 슬쩍 접근해(?) 맡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리고 사실, 내가 하겠다고 하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기는 했다.
‘3년 내내 내가 1등이었으니까.’
그 아래로 학생회장인 마커스나 우수한 성적에 방송반 경력을 세워서 바싹 쫓아오는 케이트가 있기는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교사들에게 내내 귀여움 받은 나를 이기지는 못했다. 단순히 성적뿐만이 아니라 나는 수업에서조차 내내 압도적인 활약을 보였으니까.
애초에 마커스는 별로 관심 없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었고.
“방과 후에 체육관으로 오면 돼.”
“옙, 알겠습니다.”
미세스 베너웨이로부터 대략적인 안내를 받은 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그녀를 보냈다.
그러자니 뒤에 떨어져 있던 알렉사가 내 옆으로 다가왔다.
“잘 해결됐어?”
“응, 졸업 답사 맡게 됐어.”
“오~. 첫 번째 조건은 클리어?”
“응, 예상했던 대로야.”
싱긋 웃은 나는 머릿속에 남은 일을 떠올랐다.
쟁점은 크게 세 가지였다.
언제, 어디에서 밝히며 그걸 어떻게 증명하는가.
그리고 그중 앞선 두 가지 조건은 클리어되었다. 나는 졸업식 때 졸업생 답가를 진행하면서 마지막에 내가 신이라는 사실을 밝힐 예정이었다.
물론, 마지막이 해결되지 않으면 대부분의 학생은 그걸 듣고 ‘신이 마지막에 개그 한 번 하고 가네.’라고 생각할 터였다. 그렇기에 내가 ‘SEEN’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방법이 필요했다.
그 점도 물론, 제대로 생각해둔 상태였다.
‘소설을 써야지.’
때마침, ‘About T : Prom’의 연재가 끝나는 날이 졸업식이었다.
***
완결까지의 연재는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그동안 쌓아온 바를 보여주듯, ‘About T : Prom’은 토니와 앨리스, 그 밖에 3부작이 연재되는 동안 등장했던 많은 캐릭터들이 프롬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렇게 저녁식사를 끝마치고 댄스 타임으로 이어지는 순간, 토니의 손을 잡은 앨리스는 누군가를 떠올렸다.
바로 언니였다.
『언니는 분명 지금도 세상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터였다. 그것도 자신의 의지로.
앨리스는 학창 시절의 마지막 학년에 이르러서야 깨달았다.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간다는 것의 중요함을.
지금 손을 잡은 소년과 함께 그동안 겪지 못했던 충만한 삶을 구가하면서, 앨리스는 정말 많은 경험을 했다.
실패도 하고 좌절도 했다.
기뻐도 봤고 소리도 질러 봤다.
그 모든 경험을, 언니를 다시 만나는 날이 오면 함께 나누고 싶었다.
‘오늘 이 일도.’
자신이 학교에서 제일 잘 나가는 미식축구 쿼터백과 프롬에 왔다. 그 이야기 하나만으로도 언니는 깔깔 웃으며 재미있게 들을 테지.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다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토니는 고작 잘생긴 미식축구 쿼터백이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는 애가 아니었다.
앨리스가 생각하는 토니는, 그 누구보다 섬세하고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을 누구보다 위해 주는 소년이었다.
그리고 앨리스 역시 토니에게 있어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서로 손을 맞잡고 춤을 추고, 사진을 찍고, 그러다가 바보 같은 짓도 조금 하고.
13화부터 14화까지 이어진 파티의 묘사는, 프롬에 대한 추억이 있거나 환상이 있는 이들을 흐뭇하게 미소 짓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토런스 뉴 미디어의 기자 사이먼 카버가 말했던 대로 어떤 울적한 기분 역시 들게 했다.
‘어라?’
‘이거 뭔가 쓸쓸하잖아.’
‘이 애들이 이렇게 다 같이 노는 거 오늘이 마지막이겠지.’
‘끝나고 나면 뿔뿔이 흩어질 테고.’
이 이야기가 이제 곧 완전히 끝난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생각하기에 프롬은 고등학생의 ‘마지막’을 상징하는 행사였다.
어쩌면 이후에 다른 내용이 더 나올 수도 있겠으나, 시리즈물로서의 끝이 아니라 학창시절이 끝이 다가온다는 것을 의미했다.
프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댄스 타임’ 장면이 막바지에 이를 무렵, 모두가 가슴 어딘가에서 시큰거림을 느꼈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
‘처음에는 말도 제대로 못하던 앨리스와 토니가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
‘현실적으로 대학교 사이 거리가 있는데 둘이 잘 만나려나?’
‘토니 같은 남자라면 다른 여자한테 한눈 팔지는 않을 듯?’
이래저래 소설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는 가운데, 14화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났다.
『몇 번인지 모를 사진 촬영이었으나, 다들 그럼에도 아직 부족하다는 듯 다급해했다.
“Hey! 앨리! 빨리! 또 사진 찍을 거야! 예쁜 얼굴 모여!”
“으, 응!”
잔뜩 흥분한 한나의 외침에 앨리스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었다.
나름대로 파트너를 찾아 프롬에 참석한 그녀는, 파트너로 밴드 멤버를 데리고 온 메이와 더불어 파트너와 놀기보다 여자들 간의 우정을 더 깊이 쌓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그들의 마음을 느꼈던 앨리스도 어느 순간부터는 환하게 웃으며 그들과 어울렸다.
다들 이 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파티의 끝은 서서히 다가왔다.
그리고 토니는 어느 순간부터 자리에 앉아 밝게 빛나는 앨리스를 가만히 지켜보면서,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이들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조금만 더 빨리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아니, 아무리 그 시기가 빨랐어도 지금 느끼는 이 아쉬움은 그대로였으리라. 어쩌면 더 컸을지도 모른다. 마지막이란 항상 그렇게 달콤하며 동시에 씁쓸한 법이니까.
그렇기에 조금 욕심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토니는 용기를 내 이야기했다.
“앨리.”
“아, 토니. 미안. 자꾸 사진만 찍네.”
“많이 찍었어?”
“하하, 충분히. 오늘 하루 동안 일회용 카메라를 몇 개나 썼는지 모르겠네.”
“나하고는 아직 많이 못 찍었잖아.”
“으, 응. 찍을까?”
“여기서는 싫어.”
그 말을 들은 앨리스의 뺨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그것은 소설을 읽고 있는 모든 캘리포니아의 여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미쳤어! 미쳤어! 미쳤어!’
‘어떻게 이래?! 둘이 오늘 어디까지 가는 거야?!’
‘설마, 설마······?!’
‘토니하고 마지막에 거기로 가는 거 아니야?!’
‘두 사람의 추억이 서려 있는 그곳!’
좋아하는 소설에 깊이 몰입한 독자의 통찰력은, 종종 작가의 속셈을 앞지르기도 한다.
그렇듯, 많은 여학생이 두 사람이 사진을 찍고 좋은 시간을 보낼 만한 마지막 장소는, 바로 첫 번재 시리즈 ‘About T : Viewfinder’에 나왔던 그곳밖에 없다고 느꼈다.
다들 기대감을 품은 채 이틀의 시간이 지나고 이른 아침.
새벽 일찍 일어난 케이트 무어는 오늘이 졸업식이라는 사실도 반쯤 잊은 채 현관에 놓여 있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를 펼쳐 들고 그 자리에 앉아 정신없이 15화를 읽기 시작했다.
문이 채 닫혀 있지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 밖으로 나온 그녀의 어머니가 한숨을 내쉬었다.
“케이트, 집 안에서 읽지 그러니.”
“잠깐만요. 지금 중요한 부분이에요!”
“어후, 얘는 자기 졸업보다 소설이 더 중요한가 봐.”
가볍게 핀잔을 준 어머니가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는 와중에도 케이트의 시선은 줄곧 신문에 고정된 상태였다.
신 한. 자신의 목표 중 하나였던 졸업생 답가를 앗아간 얄미운 녀석.
하지만 그런 사소한(?) 감정은 잠깐 어디론가 미뤄둔 채 케이트는 자신이 3학년 내내 정말 즐겁게 봐온 소설의 마지막을 감상했다.
『도시가 잠든 시각, 그리피스 공원 안의 천문대.
로스앤젤레스 중심부로부터 떨어진 이곳이 두 사람 안에서 차지한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했다.
고등학교 시절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슬슬 자정을 앞둔 시간, 토니가 맨해튼 아카데미에서 차를 몰고 빠져 나왔다.
아마 지금쯤 킹과 퀸을 뽑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이슈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던 두 사람은 몰래 도망쳤다.
자연의 신비를 만끽하면서 공원 안을 내달렸다.
집에 들어갈 때쯤에는 새벽이 될 테고, 분명 엄청나게 혼이 날 것이 분명했지만, 토니와 앨리스는 그곳에 간다는 결정 앞에서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지금 이 순간은 절대 다시 돌아오지 않을 테니까.
“앨리, 발 밑 조심하고.”
“으, 응.”
당연히 문이 잠겨 있어 테라스로 가기 위해서는 난간을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드레스를 입은 앨리스가 낑낑거리며 고생하는 것을 보고는 토니는 먼저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잡아 주었고, 두 사람은 이내 보물 지도의 마지막 조각이 숨어 있던 테라스에 도착했다.
“후아.”
상쾌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든 앨리스가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미치겠네. 진짜.”
이 소설을 읽는 게 너무나 재밌으면서도, 그와 동시에 끝이 나지 않았으면 했다.
토니와 앨리스가 프롬 때 느낀 기분이 이럴까.
그리고 그 감정은, 케이트로 하여금 자연스레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을 돌아보도록 만들었다.
‘나도, 나쁘지는 않은 시간이었지.’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그것은 당연하고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소설에서 묘사되었듯이, 이 순간에 느낄 아쉬움은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와는 상관없이 드는 감정일 테니까.
케이트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은 채, 현관 앞에 앉아서 이 소설의 마지막을 천천히 읽어 나갔다.
그리고 또다시, 이 소설의 결말부를 상징하는 T를 이용한 대사가 나왔다.
하지만 이전의 작품에서는 누구 한 사람이 대사를 치는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달랐다.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로 이어졌다는 것을 표현하듯 서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내가 너 좋아한다고 말했을 때, 기억나?”
“테이블에 앉아서였지?”
“그래, 네가 고개 끄덕였을 때 눈물 흘릴 뻔했지.”
“그, 그 정도였어? 되게 다정하게 말해줬다고 생각했는데.”
“아냐. 억지로 텐션 올려서 그랬지. 사실 죽을 맛이었어.”
“팁도 완전 실수할 뻔했잖아.”』
그리고 이내 대화는 잦아들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시간만이 길게 이어졌다.
앨리스, 넌 내 10대 시절이 얼마나 빛나고 있는지를 알게 해줬어.
나도 그래. 토니.
좋아해.
나도.
토니는 앨리스의 어깨에 조심스럽게 손을 올렸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뛰는 상황, 앨리스는 서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토니가 조심스럽게 입을 맞췄다.
『[About T : Prom> FIN』
지면 맨 하단에 적힌 마지막을 알리는 단어를 읽으면서, 케이트는 무척이나 뭉클한 기분을 느꼈다.
오늘 졸업식은 기분 좋게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센트럴 시티 밸류 하이스쿨의 졸업식은 미식축구 경기장에서 이루어졌다.
학교 주차장 옆의 미식축구 경기장은 이 평범한 공립 고등학교에서 가장 큰 장소였다. 오백여 명 가까이 되는 졸업생들이 점심쯤 해서 학교에 모여 학사모와 가운을 걸쳤고 행사를 보기 위해 온 가족들과 곳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졸업식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물론, 나도 그 무리에 합류했다.
“신아~! 웃어야지!”
두 번째로 겪는 고등학교 졸업식.
하지만 첫 번째 졸업식보다 더 즐거웠다. 당연하지. 사진 찍을 친구들이 있으니까.
찰칵-!
어머니가 손에 든 일회용 카메라의 셔터에서 순간 빛이 일었다. 어머니의 옆에 있던 지우가 나를 바라보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진짜 잘 어울려요! 오빠!”
“고마워. 같이 찍을까?”
“좋아요!”
이야, 언제부터 얘가 이렇게 큰 목소리로 말할 수 있게 된 걸까.
드디어 마음의 문을 활짝 연 딸(?)의 모습에 감동하며 나는 지우와도 함께 사진을 찍었다.
왠지 가족이 한 명 더 늘어난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미 반쯤 그렇게 되었다.
부모님이 텍사스 쪽으로 이사가시고 지우는 우리 집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 처음에는 좀 어색해하던 지우였으나 이틀 정도가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어머니의 수양딸이 되었다.
그렇게 신나게 사진을 찍고 있자니 곧 익숙한 얼굴들이 모여들었다.
“Shin.”
“Doob.”
나의 형제나 다름없는 참된 카우보이, 두피부터 시작해.
“아, 작가님!”
“줄리아! 진짜 와줬네요?! 일은요?”
“외근.”
“아.”
나의 담당 기자 줄리아 챈들러.
“사이먼이 같이 오고 싶다고 했는데, 레미한테 붙잡힌 모양이에요.”
“참 슬픈 일이군요.”
“신-!”
“SEEN! SEEN! SEEN! SEEN! SEEN! SEEN! SEEN! SEEN! SEEN! SEEN!”
코믹북 스토어의 너드 가이들.
그 밖에도 일 관련해서 몇몇 사람들이 오지는 못하더라도 아는 사람을 통해 꽃다발을 전해주거나 하는 식으로 졸업을 축하해주었다.
나는 금세 엄청난 양의 꽃을 품 안에 들게 되었고, 허리가 뻐근해지는 것을 느끼며 혹시 어디 맡길 만한 곳이 없나 돌아보았다.
그러자 가장 예쁜 꽃이 내 눈 안에 담겼다.
“신!”
“알렉사.”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같이 사진 찍을까?”
“응응! 덴젤!”
“······작가님, 졸업 축하드립니다.”
“덴젤, 와줬군요.”
“저기 아버지하고 어머니도 있어요. 다 같이 사진 찍죠.”
“그, 그렇게 하죠.”
알렉사는 카메라 렌즈 앞에서 보기만 해도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바싹 달라붙었다. 그러자 그것을 본 어머니가 무척이나 신이 나서 필름을 바꿔가며 계속 사진을 찍어댔다.
나는 그것이 왠지 부끄러워 고개를 돌렸는데, 내 쪽을 빤히 노려보고 있는 한 얼굴을 발견하게 되었다.
“······.”
알렉사 플레어의 아버지, 미스터 플레어.
그는 ‘SEEN’의 광팬이지만, ‘Shin’을 인정하지는 못했다.
‘아이러니하군.’
그래도 오늘만큼은 봐주시리라 생각하며 계속해서 사진을 찍고 있자니, 어느 순간 알렉사가 귓속말을 건네 왔다.
“준비는 다 됐어?”
“아, 응.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 하나 있기는 한데.”
“뭔데? 괜찮은 거야?”
“아마도······?”
나는 미식축구 경기장 전체를 돌아보며 어설프게 웃었다.
아무래도, 예상보다 사람이 너무 많이 왔다.
[ 『About T : Prom』 (5) > 끝(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