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n American Retro Novelist RAW novel - Chapter (150)
150.
사이언스 픽션, 통칭 SF.
나는 이 SF만큼은 유럽의 ‘기사도 문학’이나 동양권의 ‘무협’ 같은 장르처럼 미국에 그 뿌리와 근본이 있는 장르라고 생각했다.
최초의 SF 작품이라고 여겨지는 에드거 앨런 포의 ‘한스 팔의 전대미문의 모험’을 시작으로, SF는 다양한 형식으로 미국 내에서 생산되고 소비되었으며, 끊임없이 확장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시 중 하나가 바로 슈퍼 히어로물이었다.
과학에 관한 상상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슈퍼 히어로물은 대표적인 SF의 파생 장르였다.
그 왜, 평범한 과학자가 감마선을 받고는 녹색 괴물로 변하고, 슈퍼 솔저 혈청 같은 것이 세상에 버젓이 존재하는 설정 자체가 바로 SF의 파생 장르라는 증거였다.
물론, 그조차 SF의 전체 범주에서 보자면 지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크게는 과학 기술 자체에 중점을 둔 하드 SF와, 과학 기술로 인해 변한 사회에 중점을 둔 소프트 SF로 나뉘는 이 장르는, 인류가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자 자연히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인류를 지배해 온 수많은 미신이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사라지고 그 빈자리를 지성과 인간의 긍지가 채우면서, 많은 사람들은 과학적 사실이나 이론에 대해 다루는 SF 장르에 열광했다.
에드거 앨런 포 이후로 프랑스의 쥘 베른, 영국의 허버트 조지 웰스 같은 인물이 효시가 되어, 1926년에는 세계 최초의 SF 잡지인 ‘Amazing stories’가 미국에서 출간되었다. 그 잡지의 창간자이자 ‘사이언스 픽션’이라는 단어를 만든 작가 휴고 건즈백은 현대 SF의 아버지와도 같았다.
바로 그 휴고의 이름을 딴 휴고 상은 SF계에서 가장 권위 높은 상 중 하나였다.
그뿐 아니라 SF와 관련하여 권위 있는 상은 대부분 미국에서 수상작을 선정했다.
물론, 단지 그런 유명한 상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미국이 SF의 뿌리와 근본이 있는 나라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사람들이 SF에 진심이라 그런 상이 나온 거지, 상이 있어서 사람들이 관심이 생긴 건 아니니까.
그렇다면 왜 미국인은 SF에 열광하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가.
나는 그 이유를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속에 품고 있는 정신에서 온다고 생각했다.
바로 ‘개척 정신’이었다.
미국이 처음 세워졌을 때부터 서부 개척 시대를 지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미국인의 영혼 어딘가에 잠든 그것.
미국인은 미지의 것을 쟁취하고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무척 강했으며, 그에 따라 모험과 투쟁을 즐기는 편이었다.
특히 남성에게는 그것이 거의 필수적으로 여겨졌다. 북쪽에서 남쪽을 정벌하는 미식축구와 같은 게임을 즐겼으며, 언제나 활력 넘치게 에너제틱하게 살라고 강요받았다.
아, 그래. 이런 식으로 말할 수 있겠다.
외향적으로 활동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개척 정신이 미식축구라면, 나와 같은 내향적인 이들에게 있어서 개척 정신이란 ‘SF’라고.
따라서, SF의 부흥을 이끌고 대중에게 SF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작품 대부분은 ‘모험과’ ‘전쟁’을 메인으로 우주를 개척하는 ‘스페이스 오페라’가 많았다.
‘스타트랙’이나 ‘스타워즈’ 같은 작품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시였다.
그렇듯 SF는 미국인, 더 나아가 미국의 영향을 받은 이들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장르였다. 마치 추리 장르처럼 미래에는 더더욱 다양한 작품에 영향을 끼쳤고, 그 장르적 힘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물론, 내가 지금 쓰고자 하는 작품은 그런 류의 SF는 아니지만.’
이런저런 수업을 듣고, 생각을 거듭하면 할수록 확신이 들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내 시간적 여유, 그리고 이번 작품의 목적을 생각하면 스페이스 오페라보다는 다른 형태의 SF가 더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내가 정규 수업 외에 청강하는 과목은 네 개.
기초 물리학 1 수업.
천체 물리학 1 수업.
사회 심리학 1 수업.
진화 심리학 1 수업.
각각의 수업 자체는 개론의 성격이 강해, 그렇게 엄청 어렵지는 않았다. 또한 어떤 학술적 성적을 내겠다기보다는 어렴풋이 지나치듯 알았던 지식을 복습하며 확실히 기억해내겠다는 데에 의의를 두었기에 그 난이도에 대해 따질 이유조차 없었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수업의 내용을 듣던 어느 날, 나는 우연히, 굉장히 불편한 인물을 한 사람 마주하게 되었다.
바로 고등학교 시절부터의 악연, 케이트 무어였다.
“······?!”
학생들 사이에 껴 있다가 나를 알아보고 눈을 동그랗게 뜨는 그녀.
나 역시 당황했다. 같은 대학에 진학했다고 알고 있기는 한데, 설마 이렇게 빨리 마주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니, 그나저나.’
케이트는 대학에 진학한 뒤로 굉장히 이미지가 변한 듯했다.
땋고 다니던 머리도 풀었고, 교정기도 제거했다. 안경도 이 시대에서는 세련된 편이라 할 수 있는 무테 디자인으로 바꿨고, 스웨터만 입고 다니던 모습에서 탈피해 말끔한 흰색 셔츠에 스커트 차림이었다. 내 기준에서 약간 올드한 느낌이기는 하나, 전반적으로 대학생답게 잘 꾸민 것 같은 모습이었다.
순간적으로 굳어진 그녀를 보고 주변 친구들이 말을 걸어왔다.
“무슨 일이야? 케이트.”
“괜찮아? 갑자기 굳어져서는.”
대학에 들어와 새로 사귄 듯한 친구들도 전부 옷 번듯하게 잘 갖춰 입은 백인 미남미녀들이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들은 이내 케이트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입학한지 이제 두 달 가까워 오는 시점이었건만 대학이라는 학문의 요람에 굉장히 잘 적응한 상태였다.
말인즉슨, 후줄근한 티셔츠에 청바지 하나 입었다.
나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이거, 이거.’
절로 군침이 싹 도는 상황이구먼~~!
외부에 비춰지는 자기 이미지를 굉장히 신경 쓰는 듯한 케이트 무어가 다른 멋쟁이 친구들과 함께 있는 상황에서 아는 척을 할 수 있다고?!
그것도 후줄근한 티셔츠에 버거 소스 묻은 청바지를 입고서?!
이만한 맛도리(?)도 없겠다 싶었던 나는 환하게 웃으며 케이트의 곁으로 다가갔다.
“케이트-!”
그녀에게 있어 지금 이 상황은 마치 ‘제국의 역습’과도 같겠지.
“윽······! 아, 안녕?”
“잘 지냈어? 학교 졸업하고 처음 보는 거였던가?”
“그, 그렇지. 아마? 너도 잘 지냈어?”
“응, 완전. 아, 여기는 친구들? 안녕하세요!”
“어······.”
“음, 안녕하세요.”
약간 당황한 시선. 후줄근한 옷차림에 이 대학에는 몇 없는 동양인이 갑자기 다가와서 친한 척 구니까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가 싶겠지.
나는 짓궂은 감정을 애써 드러내지 않고자 노력하면서 다시 케이트를 돌아보았다.
“지금은 좀 바빠 보이니 나중에 시간 될 때 커피 한 잔 하자.”
“으, 응. 나중에 연락할게.”
약간 안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케이트.
다른 친구들에게도 인사를 마치고 돌아선 다음, 나는 애써 내가 누군지를 설명하고 상황을 수습하려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입꼬리를 씨익 올리고 말았다.
‘좀 너무했나?’
하지만 대학교에 들어와서도 고등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남들 앞에서 가면을 쓰고 있는 케이트의 모습을 보자니 장난치고 싶은 기분이 무럭무럭 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케이트를 곯려주는 한편, 오늘 들은 수업 내용을 복기하며 주차장으로 돌아온 뒤, 나는 차에 타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주차장을 빠져나와 기숙사로 돌아가려는데, 누군가 보였다.
‘내가 잘못 봤나?’
아니었다.
케이트 무어.
친구들 무리에서 빠져나와서 뒤를 쫓아왔는지, 차가 빠져나가는 주차장 입구에 서 있었다.
심지어 도끼눈을 뜨고서 내가 탄 차를 노려보고 있다. 이대로 내가 무시하고 기숙사로 돌아갔다가는 ‘신신신신신신신신-.’ 하면서 쫓아올 것 같다는 예감에 나는 얌전히 차를 세웠다.
손잡이를 잡고 휙휙 돌리자 창문이 내려갔다.
“············.”
“그, 금방 또 보게 됐네?”
“············.”
“탈래? 커피 마시러 가나······요?”
차 문을 벌컥 열고 뒷좌석에 타는 케이트 무어.
‘괜히 놀렸다.’
이 자식, 여기에서 더 건드렸다가는 완전히 폭발할 것 같았다.
“출발해.”
“어, 음. 어디로?”
“어디든. 이야기 좀 해.”
부우웅.
나는 군말 없이 차를 출발시켰다.
그리고 케이트는 어디 멋진 회사의 사장님처럼 입을 열었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
“······나도 스탠퍼드 다니니까?”
“그 말이 아니잖아. 너는 문학부면서 왜 우리 쪽에 있느냐는 말이야.”
“청강했지.”
“······왜?”
“그냥 듣고 싶어서?”
“지금은 전공 수업 따라가면서 사회 관계망 구축하기도 바쁜 시기 아니야?”
“어, 그런가?”
“1학년 신입생이잖아. 다들 여기저기 파티 참석하면서 친목 다질 때고. 클럽 활동이나 학과 생활로도 충분히 바쁠 시기인데, 굳이 나서서 청강을 먼저 하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 가네.”
“굳이 그래야 해?”
나는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 룸미러로 슬쩍 보자 케이트는 내 대답을 듣고 어안이 벙벙한 눈치였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중요한 ‘사회관계망’이 대체 뭘 말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그런 것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친구야 알아서 만들어질 테고, 그렇지 않더라도 별 상관없으니까.
‘만들려고 노력한 관계에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냔 말이다.’
이내 한숨을 푸욱 내쉬며 창밖을 바라보는 케이트.
나는 슬쩍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미지가 엄청 변했네.”
“······무슨 말이야?”
“교정기도 빼고 안경도 바꾸고 스웨터도 벗고.”
“칭찬이면 됐어. 배에 계속 힘주고 있어야 해서 불편해.”
“그럼 펑퍼짐한 티셔츠 하나로도 충분하지 않아?”
“그러면 주변에서 우습게 본단 말이야. 너는 이런 내 고통 모르겠지.”
“너도 내 고통을 모르잖아.”
“무슨 고통. 창작의 고통? ······아! 야! ‘About T’ 후속작 또 언제 나와!”
“스포일러를 원하신다면 100달러를 지불해 주세요.”
뒤적뒤적.
“농담이야. 그만.”
나는 노골적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는 케이트에게 핀잔을 주었다.
“장난하나. 그런 거 물어보지 마. 작가로서 얼마나 곤란한 상황인데.”
“미, 미안. 그런데 요새 연재가 끝나서 삶의 낙이 없단 말이야.”
“‘사회관계망’을 형성하고 있지 않아?”
“그건 내가 좋아서 하는 게 아니고.”
“좋아하지 않는 일을 굳이 왜 하지?”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일이니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관계가 필요하지. 너도 그것까지는 부정하지 못하잖아? 아까 사회 심리학 수업에서도 논의되었던 주제고. 거기다, 대학 관계는 고등학교 때와는 다르게 사회 나가서도 주요한 인맥으로 자리할 수도 있으니까······.”
“주객전도가 된 느낌인데.”
“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래. 동의해. 나도 그래서 대학교 동기들하고 나름대로 살갑게 지내려고 노력하는 편이야. 다음 학기 되면 각자 듣고 싶은 수업에 따라 흩어질 테지만, 그래도 지금 형성된 관계가 대학 생활하면서 도움이 될 테니까. 근데, 그렇다고 해서 자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남들한테만 맞춰주는 건, 사회관계망 형성이 아니라 호구 되어 주기 아니야?”
“호, 호구라고?”
“물론, 고등학교 때의 널 생각해보면 호구 짓은 안 하겠지. 좀 친해지면 생글생글 웃으면서 그동안에 쌓아올린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상대를 원하는 대로 주무를 거잖아. 그런데 그 과정에서 네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느냔 말이야.”
“아, 아, 아니거든! 나는 고등학교 때도 굳이 안 그랬어!”
“이봐, 케이트.”
나는 슬쩍 주의를 환기하고는 말을 이었다.
“이미 우리 서로 볼 거 다 본 사이 아니었어?”
“어머얘는못하는말이없어!!”
“······그런 의미가 아니라.”
대체 무슨 상상을 하는지 얼굴이 새빨갛게 물든 케이트를 보고 있자니 절로 한숨이 흘러나왔다.
“지금 이게 네 본모습이야? 아니면, 애들 앞에서 점잔 떨 때가 네 본모습이야?”
내 질문에 쉽사리 대답하지 못하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마는 케이트.
나는 다시 운전에 집중했다.
순간 머릿속에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
‘어라.’
이 상황이 이번 소설의 핵심 아이디어로서 쓰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회’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묘사.
SF 소설에서는 굉장히 흔한 소재였다.
하지만 그걸 내가 지금 속한, 그리고 미래에서 겪은 일을 토대로 확장한다면?
“아무튼 커피는 됐어. 적당한 곳에서 내려주면 알아서 돌아갈게.”
케이튼지 케이크인지가 뒤에서 뭐라 조잘거렸지만, 들리지 않았다.
‘결국, 케이트 같은 사람은 미래에도 많지 않았나? 아니, 오히려 심하면 심해졌지.’
“······저기, 신?”
나는 스탠퍼드 도로를 빙글빙글 돌면서 내내 고민에 잠겼다.
***
한편, 다시 로스앤젤레스.
신이 스탠퍼드로 떠난 이후에도 키튼즈 코믹북 스토어는 계속해서 성황리에 영업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특히나 그의 영향으로 사장인 키튼과 코믹북 스토어의 ‘마스터’ 빌이 나름대로 비즈니스적인 관계를 쌓으면서, 전보다 더 너드 친화(?)적인 행보를 보이게 된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코믹북이나 보드게임 등의 배치를 장르에 따라 보다 찾기 쉽게 분류했으며, 음료와 과자, 핫도그 같은 물품도 이전보다 더욱 본격적으로 너드들의 취향에 맞춰 팔기 시작했다. 특히나 자신의 직장에서 ‘더 세븐’으로 불리는 빌이 소시지를 물에 데치고 굽는 기술을 도입하면서 너드들 사이의 맛집으로 소문나기까지 했다.
하지만 요즘 들어 키튼즈 코믹북 스토어는 내내 약간의 우울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 녀석’이 없기 때문이었다.
스토어 내부의 플레이 섹션.
프레드가 테이블 위에 추욱 늘어진 채 입을 열었다.
“마스터······. 그 녀석, 이제 더는 오지 않는 걸까?”
“늦네에-. 이러다 우리, 할아버지가 되어 버린다고?”
“분명히 돌아올 거다. 걱정 마라.”
마지막에 달래듯이 말하는 남자는 바로 ‘그 녀석’의 베스트 프랜드, 두피 킹스턴이었다.
회사에 취직하고 난 뒤로 언제나 파란색 정장을 입고 다니게 된 그는 싱긋 웃으면서 미니어처 피규어의 눈알에 꼼꼼히 색을 칠했다. 마족이라는 설정에 따라 흰자위와 검은자위의 색을 반대로 칠한 뒤, 피규어를 내려놓고 어딘가 먼 곳으로 떠난 신을 그리워하듯 고개를 들며 중얼거렸다.
“아아, 신. 그곳에서는 행복한가?”
“그라면 분명 잘 지내고 있겠지.”
“후후, 이곳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 언젠가 녀석이 돌아왔을 때, 우리는 ‘어서 와-.’ 하고 맞아 주면 그만이다.”
머나먼 날의 결의를 마친 너드들은 신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바로 그때였다.
누군가 벌컥 문을 열고 코믹북 스토어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두피를 제외한 모두가 순간적으로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듯한 느낌에 휩싸이고 말았다.
뭔가 싶어 페이퍼 섹션 쪽을 내다본 프레드는 안색이 창백하게 물든 채 덜덜 떨며 도로 안쪽으로 들어왔다.
“마, 마스터! ‘그녀’가 왔어!”
“‘그녀’가 갑자기?! 도대체 무슨······!”
“제길, 오늘부로 여자와 대화하지 않은 지 두 달째를 넘어가고 있던 시점이었는데!”
가게 안으로 들어온 ‘그녀’에게 대응(?)하기 위해 웅성거리며 모여드는 너드들.
그런 사실은 꿈에도 알지 못한 채, 다급한 표정으로 코믹북 스토어에 들어온 알렉사가 소리쳤다.
“I need a comic book!”
천지가 개벽할 일에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 Empire strikes back > 끝(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