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n American Retro Novelist RAW novel - Chapter (168)
168.
사실, 스탠퍼드 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재학 중인 학생 모두가 ‘SEEN’의 작품을 읽지는 않았다.
상급생들 역시 신이 입학하기 전에 ‘SEEN’의 존재는 알았어도, 상당수가 소설까지는 찾아보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
그럴 수밖에 없었다. 순수 문학과 장르 문학의 거리는 까마득했으니까. 노리는 독자층도 다르고, 작품의 성향 역시 서로 괴리감이 존재해 서로가 소 닭 보듯 하는 관계였다.
많은 이의 협의와 인지에 따라 말하자면 순수 문학은 장르 문학과 비교해서 ‘순수하게 예술성만을 추구하는’ 글을 뜻했다. 장르가 어떤 ‘장르적 협의와 규격에 따른 상상’을 추구하면 순수 문학은 작가 개인의 정서적 체험과 시대정신을 있는 그대로 융합한 결과물에 가까웠다.
그리고 여기에서 각 학생의 의견은 크게 갈렸다.
마치 황야에 선 카우보이 간의 결투와 같이, 문예창작과의 학생들은 순수 문학과 장르 문학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토론이라는 행위를 통해 관철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담론은, 장르 문학에는 어떠한 가치가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였다.
찬성 측, 그들을 장르 문학을 보호하고자 하는 ‘보안관’이라고 치자.
그들의 의견은 다음과 같았다.
[예술이 별거냐. 소설을 대중과 유리시키는 건 너희 같은 놈들이다.]BANG!
논지의 탄환이 날아갔다.
그것을 장르 문학의 공격자······ 다시 말해 ‘무법자’가 술통 뒤에 숨어 피하고 반격했다.
[장르는 너무 가볍기만 한 글이다. 거기에는 작가의 철학이 녹아 있지 않다.]BANG!
[철학이 없는 글은 성립될 수 없다. 너희가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거다.]BANG!
[철학은 깊이 사유하는 행위다. 그렇다면 장르 문학은 원숭이가 쓴 거겠지.]BANG!
[이 새끼, 말본새 보소? 너 ‘크툴루의 부름’은 읽어 보고 말하는 거냐?]BANG!
[이 새끼?! 어디다 대고 이 새끼, 저 새끼야?!]BANG!
······보통 카우보이 간의 결투는 술자리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은 꽤 취한 상태로 싸웠고 서로 고성방가가 오가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튼 도저히 결론이 나지 않는 문제였다. 총을 꺼내든 카우보이 양측 모두 나름대로의 논지가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개중에서는 아직 총을 뽑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레베카 웡이 그러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그녀는 장르 소설을 본 적도, 흥미를 가진 적도 없기 때문이었다.
스탠퍼드 대학교 1학년, 워싱턴 D.C. 출신의 그녀는 부유하지는 않아도 그럭저럭 평범한 중국계 미국인 가정에서 자랐다.
말인즉슨, 레베카 웡은 꽤 강단 있는 성격이라는 뜻이었다.
태평양을 가로질러서 다른 인종보다 한발 늦게 이 땅에서 살기 시작한 동아시아계 사람들은 무척이나 열심히 일했고, 자식 세대가 열심히 공부해 자신들은 꿈꾸지 못했던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어 주기를 바라는 이들이 많았다.
차이나타운에 정착한 레베카의 아버지도 그런 경우였다.
저임금 음식 배달부로 시작해 요리사가 되어 자기 가게를 운영하기까지 수십 년. 그동안 아버지는 어머니와 만났고, 레베카를 낳았다. 그의 바람은 딱 하나. 자신의 딸이 온갖 고생과 차별에 시달린 자신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사는 것뿐이었다.
좋은 대학에서 공부해, 돈 잘 버는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 낳아서, 그저 행복하게.
직장도 적당한 곳에. 여자니까 너무 일에만 몰두하지는 않게.
······옛날 사람인 아버지는 그렇게 생각했으나, 안타깝게도 레베카는 어려서부터 자신을 총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어린 시절 남들이 다 평범하게 자랄 때, 그녀는 시와 소설이 주는 세계에 빠져서 그것을 표현하고 싶은 욕망을 키워왔다.
그래, 그녀가 생각하는 작가란 총을 가진 사람이었다.
총을 쏘는 일을 자아를 해방해 세상에 드러내는 일이라고 하면, 그 이후를 책임지는 것 역시 총을 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생각으로 중학생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레베카는 어머니를 닮은, 무뚝뚝하지만 단호한 성미로 아버지의 고집을 꺾어 버렸다.
그사이에 벌어진 긴 이야기를 짧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나는 돈도 되지 않는 시인이 되고 말 테야요!’
‘不!’
흥분하면 항상 중국말을 내뱉는 아버지의 ‘안 된다!’라는 강권에도 개의치 않고 그녀는 고집을 부렸고, 결국 이 명문 스탠퍼드 합격장을 들고 와서야 아버지의 고집을 꺾을 수 있었다.
그로써 크나큰 미대륙을 횡단해 스탠퍼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올해로 두 학기째.
부모님의 의지에 정면으로 반박해 가면서 이곳에 온 만큼, 레베카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했다. 가장 일찍 일어나고, 가장 늦게 잠들었다. 그 결과 그녀의 성적은 언제나 최상위권을 자랑했으나, 그럼에도 쉽게 이기지 못하는 사람이 단 한 사람 존재했다.
바로 신 한이었다.
그를 처음 봤을 때의 인상은 그냥 ‘훤칠하네.’ 정도였다.
피부도 깨끗하고 몸가짐이 단정해서 어디 좋은 집안에서 잘 자란 자제 같은 느낌.
하지만 이후, 그가 고등학생 시절부터 꾸준히 글을 써서 출간 경험도 있는 잘 나가는 작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자연히 호기심이 생겨났다.
‘장르 소설이라고?’
아예 그런 류의 소설은 접해 본 일이 없었던 레베카로서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장르 소설을 쓰는 학생이 스탠퍼드라는 명문에 입학한다.
처음 느끼기에 얼핏 인과 관계가 잘 연결이 되지 않았으나, 그것이 자신의 편견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스스로 반성하고자 일부러 신의 소설을 찾아서 읽어 보았다.
‘Mother’, ‘Double spy’, ‘Princess quest’, ‘About T’.
그리고 그 소설을 전부 읽은 그녀의 감상은 다음과 같았다.
‘이게 대체 뭐가 재미있다는 거지?’
얼마 전에 연재가 시작된 ‘About T : College’의 최신화까지 전부 읽었건만, 그녀의 그 결론은 변함이 없었다.
분명 흥미로운 소설이기는 했다. 독서를 이어 가면서 무섭거나 웃기거나 두근거리기도 했고, 여러 가지 긍정적인 즐거움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고작해야 그게 전부였다.
‘내가 메시지에 집착하는 부류는 아니지만.’
학교 수업에서 신이 제출했던 소설과 비교하면 너무 가벼운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수업 때마다 그가 창작한 단편 소설은 하나 같이 다 재밌었다. 재치가 넘치고, 그 안에 깊은 통찰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가 창작한 장르 소설은 그렇지 않았다.
그가 왜 그런 소설을 쓰는지, 거기에서 어떤 재미를 느끼는지 알고 싶었던 레베카는 내내 기회를 엿봤다.
그리고 이번 겨울 학기 기말 고사 팀 과제가 딱 좋은 기회라는 것을 알아챘다.
평소에는 조용하게 지내는 편이었던 레베카는 기회를 포착하자 마치 먹잇감을 향해 달려드는 표범처럼 신을 향해 다가갔고, 당당하게 자신과 함께하자고 제안을 건넸다.
그 말을 들은 신이 잠깐 머뭇거리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그렇게 1학년 중 최상위권 성적을 자랑하는 두 사람의 팀이 결성되었다.
***
레베카 웡.
현재 스탠퍼드 1학년 학생 중 나와 더불어 단 둘뿐인 동양인.
그런 공통분모가 있는 만큼 친해질 법도 했건만, 스탠퍼드에서의 두 학기가 지나는 내내 우리는 딱히 서로 접점 없이 지내왔다.
이유는 간단했다. 우리 둘 다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거는 스타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전공 수업 때 마주치면 눈인사를 나누는 정도에서 그쳤던 관계.
이전의 팀 과제에서도 딱히 한 팀이 된 적은 없었다. 애초에 문예창작과라는 환경의 특성상, 팀 과제를 할 만한 상황이 많지도 않았었고.
그런데 그랬던 그녀가 이번 팀 과제를 받자마자 내게 함께하자고 말해 왔다.
‘왜일까.’
장르에 대한 조예가 깊은 나인 만큼, 《기말 과제 : ‘영웅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의 분석 비평 발표.》는 말 그대로 나의 홈그라운드나 다름없기는 했다.
그 정도는 제각각 다르겠지만, 장르라는 것은 결국 ‘영웅’에 관한 이야기였으니까.
물론 영웅이라고 해서 모두 다 위대한 업적을 이루는 건 아니었다. 비극에서 영웅의 몰락은 하강의 서사를 강화하는 장치로 소모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그런 점이 드러난 소설이 바로 ‘Mother’였다. 수지와 그 딸인 앨리가 자신을 둘러싼 고통 속에서 미약한 용기를 내 앞으로 나아갔지만 거대한 시련 앞에서 파멸하고 마는 그 소설은 ‘영웅의 몰락’이란 화소와 맞닿는 지점이 있었고, 이 역시 어찌 되었든 영웅 설화의 한 갈래라고 할 수 있었다.
‘이번만큼은 다들 기막히게 들이댔다는 점에서 역시 스탠퍼드구나 싶었지.’
그리하여 다들 듀프리 교수가 나가자마자 한 3일 굶주린 좀비처럼 내게 달려와 외쳤다. 같이 팀 하자고. 원래도 팀 과제를 할 기회가 있으면 자주 권유를 받았지만, 지금은 그때와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내가 이 주제에서 누구보다 잘 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겠지.
하지만 그 기세에 휩쓸리지 않고 모두를 거절하려는 가운데, 나는 비수처럼 꿰뚫고 들어온 레베카의 제안에는 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한테서만큼은 뭔가 다른 이유가 느껴졌단 말이지.’
내가 영웅 설화에 빠삭할 수밖에 없는 장르 작가라서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
그것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렇게 레베카와 팀 업을 결성한 뒤, 나는 존 스미스까지 끌어들였다.
그를 마지막 팀원으로 선정한 이유는 무척 간단했다.
‘우리 두 사람 외에 대화의 물꼬를 풀어 줄 사람이 필요하거든.’
그리고 나의 노림수는 정확히 들어맞았다.
“이야, 오늘 날씨 진짜 좋다. 그치? 이런 날에 과제하다니. 할 맛 나겠는데.”
눈치를 일절 보지 않는 존의 말에 피식 웃으면서 나는 주변을 살폈다.
문리과대학 근처에 있는 한 노상 카페.
캘리포니아에 속한 스탠퍼드는 주의 특성상 거의 대부분 날씨가 좋은 편이라, 학생들은 햇볕도 맞을 겸 주로 밖에 나와서 공부하고는 했다. 우리 역시 그 점을 고려해 팀 과제의 첫 미팅 장소를 잡은 것이었다.
나와 레베카가 마주 보고, 존이 사이드에 앉았다.
나를 빤히 바라보는 레베카 웡은 뭔가 고양잇과 동물 같은 인상이었다. 검은색 아이라인이 인상적인 날카로운 눈매에서 나오는 안광을, 나는 딱히 피하지 않았다.
그러자니 이어지는 한마디.
“왜 내 팀 제안을 받아들였어?”
“이제 와서 갑자기?”
“평소에 서로 살갑게 지내던 사이는 아니었잖아. 그래서 궁금했어.”
“너는 왜 나한테 제안했는데?”
“음, 내가 대답해 주면 너도 해 줄래?”
“좋지. 아, 내가 먼저 대답할까. 먼저 질문 들었으니.”
상대가 그다지 차가운 태도는 아니라서 나도 흔쾌히 배려해 주었다.
표정이나 말의 뉘앙스를 보니 내가 장르 작가라는 이유로 팀을 하자고 제안해 오지는 않은 것 같아서 응했다.
그 설명을 들은 레베카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하지만 어쩌지? 나는 네가 장르 작가라는 이유로 제안한 건데.”
“그럼 내가 잘못 생각한 모양이지, 뭐.”
“아, 하지만 다른 애들하고 같은 이유는 아마 아닐 거야. 나는 네가 가진 능력을 믿어서 팀을 하자고 제안한 게 아니라, 그냥 순수하게 너라는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이 과제를 어떻게 수행할지가 궁금했거든.”
“어, 그래? 그거 고마운 말인데.”
“이 녀석 소설 진짜 재미있지?!”
또 눈치를 안 보고 옆에서 존 스미스가 끼어들었다.
“나도 보고 항상 깜짝깜짝 놀란다니까! 여성의 시선을 어떻게 그렇게 잘 그려내는지!”
“아, 그래? 난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응?”
“실제 여성하고는 괴리감이 있지. 아무래도 남자 작가라서일까. 나 역시 여자라서 남자의 시선으로 글을 쓰면 어딘가 어색하고 말이야. 어디까지나 그런 인물을 연기하는 작가의 모습이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아, 다르게 말하면 신 네가 귀엽다는 말도 되겠네.”
여전히 표범 같은 눈빛으로 빙긋 웃는 레베카.
나는 그 앞에서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요즘 60년대 생들은 무섭구먼.’
나도 같은 60년대 생이지만, 참 도발적인 발언이다 싶었다.
앨리스를 귀엽다고 표현하기 위해 작가인 나도 귀엽다고 하다니. 처음 듣는 말이군.
벙찐 존의 얼굴을 힐끗 보고 헛기침한 나는 조심스럽게 되물었다.
“그 의문에 내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아, 결론은 내가 알아서 낼 테니까. 과제 진행이나 열심히 하자. 중요한 문제는 아니거든.”
방금의 발언은 물론, 단호하게 끊어내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얼을 타고 있던 존이 겨우 회복하고 말을 이어 나갔다.
“그, 그래. 우리 과제에 집중하자. 주제가······.”
“‘영웅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의 분석 비평 발표’였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기말 과제의 주제를 말한 레베카가 나를 바라보았다.
“신. 어떻게 생각해?”
“내 의견부터 묻는 거야?”
“그래. 아, 장르 작가여서는 아니고.”
“나도 궁금하긴 해. 신, 네가 공부 제일 잘하잖아.”
존까지 옆에서 거들자 이 화제에 대해 더는 할 말이 없었다.
나는 차분히 생각하던 바를 입에 담았다.
“이것저것 고민이 많기는 한데.”
내가 장르 쪽에 기원을 둔 사람이다 보니 주제를 듣자마자 여러 작품이 떠올랐다.
‘로난 더 바바리안’ 시리즈도 그렇고, ‘반지의 제왕’ 시리즈도 그렇고.
고대 그리스로부터 이어져 온 영웅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은 얼마든지 존재해 왔다.
‘듄 시리즈’나 첩보물의 대명사인 ‘007 시리즈’도 결이 비슷했다.
“영화 쪽으로 가면 더 있지. ‘스타워즈’부터 시작해서 ‘레이더스 시리즈’도 그렇고. ‘매드 맥스’나 ‘분노의 주먹’ 같은 작품은 어때? 현대에 나오는 오락 영화나 작품은 대부분 영웅 소설의 철칙을 따른다고. 그중에서 하나를 선정해도 괜찮을 거란 말이지.”
“확실히. 그럼 하나 묻겠는데. 왜 사람들이 그걸 좋아한다고 생각해?”
“······과제랑 상관있는 질문인가?”
“브레인스토밍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해 줘.”
다리를 꼰 채 무릎에 팔꿈치를 올리고, 그 손등에 턱을 괴며 빙긋 웃는 레베카.
‘이 자식.’
평소 말을 안 하는 편이라 성격이 조용한가 싶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소위 말해서, ‘하고 싶을 때 제 할 말만 하는 타입’.
그래서 좀 마음에 들었다. 나하고 조금 비슷하게 느껴져서였다.
“뭐, 이렇게 생각하면 적절하지 않을까.”
나는 대답했다.
“사람들은 언제나 화가 나 있으니까.”
온갖 부조리와 좌절 앞에서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르던 이들은 영웅의 존재를 갈망하고, 인간을 초월한 힘을 가진 그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원한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자신을 투영하여 극복의 서사를 따라가며 카타르시스를 얻는다.
그래서 마블이나 D.C. 쪽의 대표적인 슈퍼 히어로가 너드를 넘어 대중에게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닐까.
“오, 우리 슈퍼맨으로 할까?!”
“그것도 좋은 생각이라고 보지만.”
나는 존의 말을 가볍게 흘리며 내 의견을 한 술 더 얹었다.
“나는 ‘재해석’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해.”
슈퍼맨이나 배트맨, 스파이더맨이나 아이언맨.
그러한 온갖 ‘맨’을 토대로 그들의 서사를 영웅 설화에 끼워 맞출 수도 있겠지만.
“기왕 할 거면 정말 제대로 된 ‘맨’으로 가야지.”
그는 무려 전 세계의 영웅이었다.
“Jesus christ.”
내 말을 들은 두 사람의 눈이 휘둥그레 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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