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n American Retro Novelist RAW novel - Chapter (179)
179.
스탠퍼드 대학교에 입학하고 겨울 학기와 가을 학기를 지나, 1학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봄 학기가 찾아왔다.
그리고 첫 수업부터 나는 피를 토할 것만 같은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르네 듀프리가 진행하는 합평 수업.
그 대망의 첫 시간.
“에······. 이번에는, 비교적 최근에 나온 소설을 대상으로 삼아······.”
거기까지 말했을 때 눈치를 챘어야 했다.
“다들, 예상했을 텐데. 그 작품은 ‘Country of losers’입니다.”
“오.”
옆에 앉은 존 스미스가 흥미로운 듯이 눈을 반짝였다.
존과 레베카, 그리고 대부분의 1학년 학생은 방학 때 자신이 살았던 도시로 돌아간 터라 그사이에 출간된 ‘Country of losers’를 읽지 못했다. 그 존재를 아는 이도 드물었다.
하지만 설마,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질까 싶었는데.
“교수님.”
레베카 웡이 손을 들었다.
“실례지만, 어떤 작가의 소설인가요?”
“자네 옆에 앉은 신 작가의 작품이라네.”
“······.”
“······.”
레베카와 시선이 마주쳤다.
부끄러워서 사라지고 싶은 기분이었다.
이번에는 내가 손을 들었다.
“교, 교수님?”
“그래.”
“어, 저도 합평에 참가하나요? 아무래도 저는 이 소설을 ‘읽는’ 입장이 아니라 ‘쓴’ 입장이다 보니 조금, 그러니까······ 제게는 맞지 않는 주제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나도, 그 점을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닐세.”
그렇게 말하면서 듀프리 교수의 눈빛이 바뀌었다.
“하지만 이 소설은 강의의 주제로 삼을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네. 오직 ‘순수 문학’만을 비평하던 기존의 수업 체계에서 벗어날 필요성을 느끼기도 했고. 자네 덕에 내 생각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어. 이것이 앞으로 문학이 걸어 갈 방향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거든.”
제발, 교수님! 애들이 너무 기대하잖아요!
기대컨(?)을 실패하고 말았고, 나는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아니나 다를까, 내 옆에 있던 존이 슬쩍 엄지를 치켜세웠다.
“역시.”
그리고 슬쩍 멀리서 돌아보는 레베카가 눈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게 네가 말했던 그 소설이구나? 어디 얼마나 재미있는지 내가 지켜보겠어. 책의 구매 비용까지 생각해서 내 비평의 강도는 훨씬 더 높아질 테고, 너는 그 기대감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나의 표범처럼 날카로운 비평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장르 소설이란 다 거기서 거기구나, 하는 편견만을 심어주게 되겠지? 각오는 됐어? 이건 너와 나의 승부야. 행운을 빌게.’
아니, 이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나는 그 정도의 압박감을 느꼈다.
“······.”
살려주세요.
***
살려주세요.
하드보일드 퍼블리셔의 대표, 사이먼 카버는 피를 토할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로스앤젤레스 시내 어딘가의 호텔 바.
이름도 모르는 채 ‘그쪽’에서 불러준 택시를 타고 이곳까지 찾아온 그는 현 업계의 거두 두 사람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토런스 뉴 미디어의 사장, 레미 마틴.
건즈 앤 소드 매거진의 부사장, 아치발트 파이퍼.
평소에는 누구를 만나더라도 쾌활하고 사교성 넘치는 성격으로 인해 웬만하면 주눅이 들지 않았던 그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레미 마틴은 눈앞에 있는 모든 존재에 ‘가격’을 매기는 사람이었고, 아치발트 파이퍼는 매사를 ‘사업’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얼핏 비슷하게 느껴졌지만, 그 차이는 컸다.
그리고 두 사람의 태도는 완전히 정반대였다.
“이거, 이거. 좋은 작품 덕에 좋은 자리가 만들어졌군.”
호쾌하게 술잔을 들이키는 장년의 사내, 레미 마틴. 부리부리한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그 옆에 앉은 아치발트 파이퍼는 눈빛에 차가운 예기가 서려 있었다.
“······.”
말없이 자신의 앞에 놓인 탄산수를 즐기는 그.
“파이퍼 씨, 그 정도면 충분한가? 술은 얼마든지 시켜도 좋다니까.”
“저는 이거면 괜찮습니다. 마틴 씨.”
“에헤이, 재미없군. 사이먼, 자네는 웬 칵테일인가. 남자라면 위스키지.”
“다음 잔은, 위스키를 시키겠습니다.”
“······.”
쭈글쭈글해진 사이먼은 자신의 앞에 놓인 깔루아 밀크를 홀짝거렸다.
두 사람의 거리감을 살피던 아치발트의 안광이 빛났다.
이런 자리가 만들어진 계기는, 어제 벌어진 일 때문이었다.
느지막한 오후에 아치발트 파이퍼 쪽에서 회사로 연락이 와서 ‘귀사의 작품인 ‘Country of losers’를 다른 주에 팔기 위한 유통 관련 계약을 맺고 싶다.’는 요청을 건네 왔다. 여러모로 나쁘지 않은 제안이라 생각해 흔쾌히 미팅을 잡았더니, 그날 저녁에 레미 마틴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그것과 똑같은 내용의 요청을 받았다.
그리고 사이먼은 ‘우리하고 하는 거지, 응?’이라고 은근히 압박하는 레미에게 사원일 때 누적된 기억 때문인지 저도 모르게 ‘선약이 있으니 그것이 끝나고 이야기하자’고 말해 버리고 말았다.
그 말을 들은 레미가 순간 ‘으잉? 그러면 같이 보지, 뭐.’ 하고 대꾸해서 지금의 상황에 이른 것이었다.
이 일련의 상황을 줄리아에게 하소연하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그걸 굳이 레미에게 말한 너는 등신이고.’
‘셋이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레미는 미친놈이며.’
‘거기에 응한 아치발트는 속내를 알 수 없는 또라이다.’
그러니 조심해라.
그 말이 맞았다.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차가운’ 성질을 띠었다.
작품 안에서 어떤 극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면야 세 개의 회사가 모이는 상황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겠으나, 현실에서는 좋은 아이템을 가진 회사가 여러 회사의 제안을 따로따로 들어보고 최종 결정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었다.
하지만 애초부터 레미 마틴은 비즈니스를 뒤흔들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스타일이었고, 아직 대표로서 미숙한 사이먼은 거기에 손 쓸 새 없이 말려들었다.
그리고 문제는 아치발트 파이퍼였다. 그런 엉망진창인 제안을 거절할 법도 한데, 순순히 응했기 때문이었다.
짧은 사이 판단을 마친 아치발트의 시선이 냉엄히 사이먼을 훑었다.
‘좋은 작품을 가졌을 뿐이군.’
그는 단지 자신이 흥미를 가진 비즈니스에 얽힌 두 남자, 사이먼 카버와 레미 마틴이 각각 어떤 성향을 지녔는지 확인해 보고자 제안에 응한 것뿐이었다.
그리고 사이먼의 태도를 보면서, 그는 아예 신 작가를 자기 쪽으로 데려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편집자로서는 몰라도, 사업가로서는 무능하게 느껴졌으니까.
그리고 레미 마틴은, 사이먼과 정반대로 작품을 보는 안목 자체가 있을 것 같지 않지만, 사업가로서 유능했다. 막무가내에 폭력적이고 거침없지만, 그 모든 것이 자신이 바라는 이득을 얻기 위해 계산된 결과라는 점이 두려웠다.
“좋아. 그럼 바로 일 이야기로 들어가자고.”
리볼버를 홀스터에 넣은 세 명의 카우보이가 대치했다.
비즈니스에서 모든 겉치레를 제거하고 보면 그러한 형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연하다는 듯 먼저 총을 빼든 사람은 레미 마틴이었다.
“서로 얼굴 붉히지 말고 각자 유통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협의하는 건 어때?”
“저희는 ‘Country of loser’의 타 지역 유통에 관한 권리를 온전히 가지고 싶은데요.”
그가 쏜 탄환, 다시 말해 ‘제안’을 아치발트 파이퍼가 쏜 총알이 쏘아 맞췄다.
레미는 늑대처럼 엄니를 드러냈다.
“에헤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너무 힘 빼지 말자고. 우리랑 건즈랑 서로 가진 ‘총알’ 싸움으로 가면 어느 쪽이 유리한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 아닌가. 내가 내 입으로 말하긴 부끄럽지만.”
“······그렇게 되면 이기는 쪽은 하드보일드겠네요.”
“아, 그걸 굳이 언급해 주다니. 상냥하시군. 파이퍼 부사장.”
“사이먼 씨가 혼란스러워하는 거 같아서 짚어 드린 거죠.”
레미는 포마드를 발라넘긴 머리를 툭툭 두드리며 사이먼을 바라보았다.
일종의 테스트였고 사이먼은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가, 감사합니다. 파이퍼 씨.”
“······.”
“푸하하! 걸작이군! 사이먼! 이럴 거면 왜 회사를 나갔나?!”
예상을 한참 뛰어넘을 정도로 순진무구한 사이먼의 대답에 얼어붙은 아치발트와 도리어 큰 웃음을 터뜨리는 레미.
바보 취급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하하, 하고 웃고 만 사이먼은 칵테일을 단숨에 들이켠 후 옅은 술기운이 담긴 숨을 내뱉으며 입을 열었다.
“그야 당연히, 좋은 소설을 많은 독자에게 선보이고 싶어서죠.”
살벌하게 기회를 노리는 두 카우보이의 앞에서, 사이먼은 홀스터에 올렸던 손을 내렸다.
그것은 잔혹하게 눈앞에 나타난 상대를 잡아먹으며 자신이 가진 모든 상품을 그렇게밖에 보지 못하는 두 사람이 가지지 못한 무기였다.
자신이 출간한 작품과 담당하는 작가에 대한 신뢰와 책임감.
그리고 그의 방식은 천생 사업가인 두 사람에게는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두 분은 만일 이 소설이 미국 전역에 공급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리라 보시나요?”
그것은 이 소설을 읽고 믿음이 생겼기에 할 수 있는 말.
하지만 ‘당연하게도’ 아치발트와 레미는 이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다.
단순히 숫자 놀음만 하려고 왔던 두 사람은 눈썹을 움찔거렸고, 사이먼은 싱긋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일단, 책을 읽고 나서 논의해 보실까요.”
“예?”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눈을 동그랗게 뜬 아치발트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되묻는 레미.
여전히 위압감이 느껴지는 두 사람 앞에서 사이먼은 자신이 미친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음에도, 현재로서는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일주일 후에 각 회사로 따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딱히 강권 드리는 사항은 아니지만, 그때까지 ‘Country of losers’를 읽어 보시면 좋겠군요. 그때 다시 계약 조건에 대해 이야기합시다.”
“젠장. 나는 주식 차트도 제대로 안 보는데.”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는데요.”
자리를 뜨려는 사이먼에게 순간 한 방 먹은 아치발트가 물었다.
“네, 파이퍼 씨.”
“원래 이런 식으로 일하시나요?”
“뭐, 편한 대로 생각해 주세요.”
자신을 분석하려는 질문을 은근슬쩍 도로 떠넘긴 채, 사이먼은 천천히 돌아섰다.
그로써 두 사람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반격에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 황야에서 누군가가 파놓은 구덩이에 발이 걸려 넘어진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
***
‘Country of losers’를 가지고 합평회를 갖는다.
말하자면, 작가 앞에서 작품을 오체분시하면서 그걸 쓴 작가마저 그런 식으로 만들겠다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거기다 더 큰 문제는, 진행을 바로 내가 맡기로 했다.
그리고 듀프리 교수는 그 대가로 내게 가장 고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어떻게 하지.’
빠져나갈 길이라고는 코로나에······ 아니, 한참 뒤에나 발병하지. 신종 플루······도 없군. 제기랄, 1985년은 너무나도 깨끗해서 문제란 말이야. 매연도 없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자 하는 미친 인공지능도 없고, 세상이 어쩜 이렇지. 조금 더 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감기 외에는 없나.’
하지만 그런 치졸한(?) 방법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자리였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나 생각하던 중, 나는 사이먼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일단 당장의 고민은 잠시 제쳐 둔 채 기숙사 앞의 공중전화로 가서 그에게 콜백을 걸었고, 솔직히 좀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레미와 아치발트가요?”
“아, 글쎄요.”
나는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레미 마틴과 아치발트 파이퍼.
레미는 나에게 있어 나름대로 고마운 연이 있는, 초반에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도록 작가로서의 몸값을 높여 준 인물이었다.
그리고 아치발트 파이퍼는······ 미래에 건즈 앤 소드 매거진을 매각하고 당시 세를 한창 불리고 있던 느와르 퍼블리싱에 임원으로 들어가는 인물이었다.
그 생각만 한다면 아치발트보다는 레미를 택하는 것이 맞았다.
‘느와르 퍼블리싱과 연계되고 싶지는 않거든.’
그렇다면 레미인가?
하지만 아예 이 일을 계기로 아치발트와 일하면서 그쪽의 생각이 어떤지 알아보는 방법도 있다. 건즈 앤 소드 매거진에 ‘Princess quest’를 연재했지만, 그와 직접 얽혔던 적은 계약할 때 지나가듯 잠깐 만난 일밖에 없었으니까.
“일단은 어떤 오퍼가 들어오는지를 봐야겠네요.”
[음, 잘 될까 싶기는 하지만······.]“왜요?”
[제가 멋대로 계약 조건으로 ‘Country of losers’를 읽고 오라고 했거든요.]“오, 잘 대처하셨는데요?”
[그, 그런가요?]“소설은 상업성을 가진 상품이지만 동시에 예술성을 지닌 작품이기도 하니, 그 가치를 더 깊이 이해해 주는 사람하고 함께 일하고 싶거든요. 둘 중에 정말로 읽어오는 사람이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밑에 부하를 시켜서 요약본 만들게 할 듯.]“푸하하! 뭐, 일단 결과를 지켜보죠.”
열심히 책을 읽는 레미 마틴과 아치발트 파이퍼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는 전화를 끝마쳤다.
그리고 기숙사로 돌아오는 내내 두 사람이 끙끙 앓아가며 책을 읽고 있을 상상을 하자 왠지 모르게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기숙사의 계단을 올라 다시 방으로 돌아오니, 책상 앞에 앉아 익숙한 표지의 책을 읽고 있던 존이 고개를 휙 돌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동공이 흔들리는 존 스미스를 보고는 다시금 묵혀 두었던 숙제와 마주해야 했다.
“······신.”
“으, 응.”
“이거, 진짜 네가 쓴 거 맞지.”
“그럼. 당연하지.”
“미쳤다. ······와, 아니. 어. 음. 나 지금 해머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야. 어떻게 세상이 이렇게 될 수가 있지? 정말로 그렇게 되려나? 인터넷이 발달하면 국경이 허물어지고 모든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확실히, 이쪽이 맞아.”
“······.”
“인간이 죽어야만 이 모든 굴레가 끝나려나?”
“어, 그렇게 절망적으로 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지만 네 소설에서 제시하는 미래가······ 너무나도 절망적인데? 어떻게 사람이 타인을 이렇게 저주하고 헐뜯을 수가 있지? 인터넷 스타를 자살하게 만든다고? 그저 즐겁기 때문에, ‘오냐, 잘 걸렸다.’ 하는 심정만으로 그렇게······?”
완전히 혼란에 빠진 존 스미스.
나는 머쓱한 얼굴을 한 채 대꾸하지 않았지만, 딱히 대답을 원하는 것이 아닌 듯 그는 맥이 풀린 얼굴로 다시 소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잠깐 동안 그 모습을 보다가, 방해되지 않도록 슬그머니 내 자리에 앉았다.
‘할 일이나 하자.’
그렇게 생각하면서 종이와 펜을 꺼내들었다.
이제 ‘Country of losers’에 대한 반응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으니, 슬슬 그 후속편을 쓸 때였다.
‘근데 이거 쓰면 완전 또 난리가 날 것 같은······데.’
약간은 불안한 예감이 들었지만, 뭐 괜찮겠지 싶었다.
소설가는 그저 세상에 글을 던질 뿐이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독자의 몫이니까.
“이러면 인류를 멸망시킬 수밖에 없잖아!!”
“······.”
존의 절규를 뒤로한 채, 나는 한참 동안 구상해 놓았던 ‘Country of losers’의 다음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무슨, 읽는 사람을 절망에 빠뜨리는 마도서라도 쓰는 기분이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