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n American Retro Novelist RAW novel - Chapter (180)
180.
“푸하아······. 안 해. 안 한다고. 제기랄. 빌어먹을.”
안락의자에 앉아 있던 레미는 긴 한숨과 함께 손에 쥔 책을 내려놓았다.
바로 ‘Country of losers’였다.
‘책을 읽고 다시 이야기하자.’는 사이먼의 말을 듣고 ‘대체 어떤 소설이라 그러는 거냐.’ 하는 호기심이 생겨 읽기 시작했건만, 읽는다고 하는 행위는 역시 지루하고 피로한 과정이었다.
레미 마틴은 예술을 즐기지 않았다.
다만 그는 그런 상품을 제작하는 인간에게 관심을 기울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인간 역시 상품으로밖에 보지 않았다.
가격이 매겨지고 누군가는 그에 대한 수요를 보이는 하나의 상품.
사랑이나 우정 같은 관념적 관계도 결국 인간을 상품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워졌다.
예술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가 생각하는 예술은 하나의 ‘브랜드’였다. 경제에 따르는 기호화와 개념화가 확실하게 이루어진 지금의 사회에서, 레미는 예술은 기존의 가치를 잃어 버렸다고 생각했다.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압도감을 선사하는 그런 힘을 말이지.’
어린 시절, 레미는 성 베드로 대성당에 소장된 미켈란젤로 부오로나티의 ‘피에타’를 보러 간 적이 있었다.
그때 그가 느꼈던 감정은 확실히 ‘압도감’이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가 남긴 작품을 보고 레미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격에 휩싸였다.
그리고 금세 짜게 식었다.
‘피에타’는 결국, 하나의 상품에 불과하지 않나.
기독교라는 회사에서 만들어 낸 가장 유명한 이야기를 토대로, 미켈란젤로라는 남자가 자신의 기술을 십분 활용해 만들어낸 상품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현대까지 이어져 온갖 잡지와 신문, 예술가들이 극찬하면서 그 가치를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자신은 그 사실을 알고서 보았기에 순간적으로 감동을 한 것이 아닐까.
예술가가, 평론가가, 업계에 종사하고 종속된 이들이, 그것을 즐기는 많은 이가 예술이라는 상품에 눈에 보이지 않는 값어치가 있다고 근거로 들어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
그렇기에 예술이란, 특정 기술의 재현에 덧붙여진 마케팅에 의한 상술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모두가 그 행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어서 특별하게 느껴질 뿐이다.
바로 그것이 어린 레미 마틴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생각이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도 그랬다.
그들은 무슨 대단한 ‘예술’을 하는 듯이 말했지만, 현대의 브로드웨이는 사실상 관광지에 불과하다. 같은 맥락에서,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영화 산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레미는 결국 스타도, 작품도, 마케팅에 의한 상품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심지어, 예술 중에서도 낡아빠진 ‘소설’이라니.
‘꼴이 우스워졌군.’
레미가 신의 소설에 거침없이 수백 달러를 배팅했던 까닭은, 크게 두 가지였다.
신의 작품이 당시 캘리포니아에서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그가 젊은 나이의 신예라는 점.
그리하여 레미는 신의 작품이 아닌, 신이라는 작가에게 배팅하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그가 언젠가 크게 되리라는 사실을 직감했고, 그런 이와 연을 트면 늦든 빠르든 자신에게 좋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았기에.
그러다가 빌어먹을 로-탐과의 경합이 생겨서 지기 싫은 마음도 겹쳐졌고.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단지 곤란함을 느꼈다.
그저 상품을 구매하려는 것뿐인데, 예술에 대한 이해를 조건으로 내걸다니.
‘이를 어쩐다.’
책을 덮은 채 고민에 빠져 있던 찰나.
따르르르릉-! 따르르르릉-!
전화 벨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여보! 전화 좀 받아!”
큰 소리로 소리친 레미는 아무런 반응이 없자 한숨을 내쉬며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그러자 소파에 드러누워서 오이 마사지를 하고 있는 마누라의 모습이 보였다.
“What the······.”
볼멘소리를 중얼거리자 손을 휘적거리며 받으라고 신호하는 여사님.
눈썹을 찡그린 채 레미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레미 마틴 사장님 댁 맞습니까?]“맞는데, 누구요?”
[너무하시네요. 사장님. 제 목소리도 잊으셨습니까?]이 특유의 건방진 어조는······.
“신인가? 오랜만이군.”
[잘 지내셨죠?]“일 문제로 작가 쪽에서 직접 전화할 줄은 몰랐는데. ······하긴, 자네는 원래 그랬지.”
[보통 사이먼에게 맡기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사장님의 철학을 여쭙고 싶어서요.]“그래? 뭐가 묻고 싶나?”
[책은, 읽으셨을까요?]“그래, 다 읽었지. 링컨이 남북 전쟁에서 톰슨 기관단총으로 적들을 쓸어버리고는 내 뒤를 따르라고 외치면서 진격하는 그 부분이 제일 감동적이었다네.”
[······아, 뭐. 안 읽으셨으면 어쩔 수 없죠. 사장님이면 그러시리라고 생각했고.]“나도 글씨 정도는 읽을 줄 알아. 달러를 셀 때나 쓰지만.”
[보통은 그걸 숫자를 읽는다고 표현하긴 하죠.]아무렇지 않게 레미의 블랙 조크를 받아치는 신.
가벼운 스몰토크로 분위기가 풀리고 나니, 방금까지 어떤 생각에 빠져 있던 레미가 문득 그것에 대해 물고 싶어졌다.
“예술이란 뭐라고 생각하나?”
[멍청한 인간이 멋대로 의미를 붙인 무언가요.]“푸하하하하! 나와 생각이 같군!”
[하지만 그렇기에 의미가 생겨나죠.]“······흐음.”
신이 덧붙인 말에 레미의 한쪽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인간이 의미를 붙였기에 의미가 생긴다.
레미는 그렇기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은 반대로 그렇기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명제에서 다르게 내려진 결론이 딱딱하게 굳어진 레미의 머릿속을 작게나마 뒤흔들었다. 그 발안자가 어린 나이에도 작가로서의 명성을 부정할 수 없는 신이었기 때문이리라.
[그런 고민을 하고 계신 사장님이라면 제 글을 재미있게 읽으시리라고 보네요.]“지금 영업하려고 전화했나?”
[아뇨. 드리고 싶은 말씀은 따로 있습니다.]“······음?”
[이번 한 번만 물러서 주시죠. 그러면 좋은 비즈니스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날 물러서게 하려면 그만한 이유를 대셔야지?”
[이 소설의 2부가 나올 예정입니다. 2부는 사장님께 유통 권한을 드리죠.]“2부······?”
[관계자들만 아는 사실입니다. 부디 비밀로 해 주시죠.]“내가 여기서 거절한다면?”
[뭐, 1부를 유통하게 될 파이퍼 부사장님께 연락해야겠죠?]천연덕스럽게 결정사항을 전달하는 청년, 신.
그 대답을 듣고 레미는 역시 만만치 않다고 생각하며 피식 웃고 말았다.
“좋아. 자네 생각에 어울려 주지.”
그러고는 뚝 끊어지는 전화.
“하.”
어이가 없어 너털웃음을 흘리면서 레미는 전화기를 내려놓고 다시 서재로 돌아왔다.
‘대체 무슨 생각인지.’
그는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댕기며 생각에 잠겼다.
2부가 나왔을 때 다시 이야기해 보자도 아니고, 2부는 유통 권한을 넘겨주겠다 잠정적으로 확정 짓는다고?
신의 생각이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았고, 레미는 대체 무슨 의도인가 싶어 눈썹을 찡그린 채 담배를 뻑뻑 피워댈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연기 너머로 슬그머니 신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인간이 의미를 붙였기에 예술에는 의미가 있다.
‘거 참.’
레미의 시선이 책상 위에 놓아 둔 ‘Country of losers’에 이르렀다.
***
‘Country of losers’의 2부를 쓰기 시작하면서 나는 마음을 굳혔다.
‘1부는 아치발트 파이퍼에게 유통을 부탁하고, 2부는 레미 마틴으로 간다.’
그렇게 결정한 이유는, 내가 미래에 벌어질 일들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되었다.
‘적어도 3년 이내에 느와르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니까.’
동부의 왕, 느와르 퍼블리싱.
장르 소설 전문으로 미국 전역은 물론이고 해외까지 진출했던 거대 기업.
수많은 출판사를 병합하며 공격적인 확장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때로는 비합법에 가까운 일조차 서슴지 않았다. 그렇게 독과점을 이루어 낸 그들 앞에서 작가 개개인의 힘은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뭐, 그 와중에도 잘 나가는 작가는 많은 돈을 벌었지만.’
사실, 완전히 그들을 악으로 치부할 수만도 없기는 했다.
느와르 퍼블리싱이 장르 소설 업계를 통일해 나가고 규격화시키면서, 시장 자체를 더 높은 영역까지 끌어 올린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들로 인해 작가들은 어떤 소설이 보다 잘 팔리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담화를 나누는 것이 가능해졌고, 돈을 떼어 먹히는 일없이 합리적으로 원고료를 지급 받았다.
‘문제는 그 비율이 상당히 낮아졌다는 점이지.’
모두 느와르 퍼블리싱이 업계 표준이 되면서 생긴 일이었다.
정리하자면 간단했다.
느와르 퍼블리싱이 업계를 지배하면서 안정화가 이루어지고 더 발전했지만, 그로 인해 업계에는 이전과 같은 ‘낭만’이 사라졌다.
······라고, 당시에 알고 지내던 나이 든 업계인이 말했다.
그리고 내가 전생에 ‘데드맨즈 헤븐’을 계약했던 곳이 바로 느와르 퍼블리싱이었다.
나는 그러한 흐름에 돌을 던져 보고 싶었다.
‘이때로 다시 돌아온 나에게, 더 나은 선택지가 있을 테니까.’
업계 전체를 위해서는 아니었다.
다만, 작가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으면 했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사업을 확장하고, 나는 거기에 맞서서 내 생각을 관철한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 그것이 존중받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단지 그뿐이었다.
‘그래서, 일단은 아치발트와 함께 일해 봐야겠지.’
그쪽에서 무슨 생각을 가지고 유통을 제안하고 있으며, 어떤 허브를 통해 어디까지 내 작품을 퍼뜨릴 수 있는가.
그리고 거기에는 느와르 퍼블리싱이 연관되어 있는지. 그것이 아니라면, 아치발트 파이퍼가 그쪽과 본격적으로 관계를 맺게 되는 시점은 언제쯤이 될지.
그 후 2부는 레미에게 맡기는 것으로 약간의 균형을 맞춘 상태에서, 아치발트의 의중을 떠본다.
그리하여 되도록 전생처럼, 실무자들조차 전혀 모르는 채로 건즈 앤 소드 매거진이 한순간에 느와르 쪽으로 넘어가는 사태는 막고 싶었다.
‘충분히 좋은 역량을 가진 출판사니까.’
어쨌거나, 일은 예상한 대로 척척 진행 중이었다.
하드보일드 퍼블리셔를 끼고 출간한 직후, 그동안 꾸준히 쌓은 이름값에 품절 이슈로 주목을 받으면서 캘리포니아의 많은 사람에게 이 소설을 알렸다. 그 어마어마한 광고 효과를 등에 업고서 판매는 순조롭게 이루어졌고, 이제는 많은 이가 ‘Country of losers’를 구매한 상태였다.
그 후 캘리포니아 나이트의 라디오 방송을 바탕으로 지역 내 크고 작은 지면과 매체에서 내 소설을 읽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기사와 리뷰를 실었고, 그것을 통해 캘리포니아의 많은 이가 ‘Country of losers’를 읽었다.
거기에 스탠퍼드 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도 교수를 비롯해 학생들까지 무척 기대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에서 끝날 수는 없지.’
다른 주(州)에도 진출해 더 많은 책을 파는 것.
이제 본격적으로 미국 전역에 이름을 알릴 시기가 되었다.
물론 내가 그 업적을 이룰 수 있을지는 사실 미지수였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내에서 이 정도 성과를 거뒀으니 어느 정도는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감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합평 수업이다 뭐다,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만.’
어찌어찌 잘 헤쳐 나갈 수 있겠지 싶었다.
그리고 이제 막 집필을 시작한 2부의 완성도 그러했고.
***
영화, 대부의 첫 장면은 이렇게 시작된다.
암흑 속에서 조명 하나가 비추고 그 아래에 선 수염을 기른 장의사, 보네사라가 고백한다.
‘저는 미국을 믿습니다.’
합평회가 시작되고 가장 먼저 입을 연 존 스미스의 비장함은 감히 거기에 비견되었다.
“제가 어린 시절부터 따르던 목사님께서는 저에게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존, 기억하렴. 어떤 시련과 고난이 있더라도 그 모든 건 다 하나님의 뜻이란다.’
“그리고 저는 이 소설을 읽고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초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이 인간이 가진 자유 의지를 존중하면서 행복에 이를 수 있도록 교묘하게 고난을 만들다니요! 그것도 범지구적으로요! 도대체 이런 존재를 뭐라고 불러야 하죠······! 저는 차마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그의 열렬한 웅변을 듣는 문예창작과 1학년생의 뇌리에, 존이 차마 입에 담지 못한 한 단어가 떠올랐다.
신(神).
그 이외에는 존이 말하는 ‘The book’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
그래, 작중의 그것은 마치 인간 스스로가 만들어 낸 신과도 같았다.
그 멋진 문장을 머릿속에 떠올린 레베카는 주변 분위기는 전혀 살피지 않고 곧바로 손을 들고 입을 열었다.
“인간 스스로가 만들어 낸 신.”
“맞아!”
“옳소!”
“멋진 표현이야!”
좋은 작품을 보고 거기에 관한 황홀경을 공유하는 이들이 울부짖듯 동의했다.
그렇듯, ‘Country of losers’는 이 자리에 있는 문창과 학생들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평소에 장르 문학을 자주 읽건 아니건 상관없이 다들 그랬다.
기존의 합평 수업에서 SF 소설을 다룬 적도 없었지만, 그 점을 떼어 놓고 보더라도 기반 지식을 갖추고 글을 읽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있어 이 소설은 한 기자가 자신의 주관을 담아 잡지에 실은 평가를 수긍할 만한 힘을 드러내었다.
[10년 내에 나온 SF 소설 중 최고의 걸작.]‘Country of losers’을 읽고 충격을 받아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찾다가 그것을 읽었던 레베카 웡도, 약간의 패배감을 뒤로하고 보자면 충분히 그럴 만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신이 일전에 자신이 건넨 장르 소설에 대한 질문에 대해 어째서 이 작품을 읽어 보라고 대답했는지 충분히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이 소설에서 제시하는 세계는, 굉장히 많은 함의를 가지고 있죠. 마치 이렇게 말하려는 듯이 보여요. 인간은 똑똑해질수록 불행해진다. ······마침 여러 인물이 떠오르더군요. 남들과 비교해 과하게 똑똑해진 나머지 불행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을요.”
“저도 동의합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마치 이렇게 느껴져요.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이유는 나름의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닙니까? 하지만 그 행복은 허상일 가능성이 있다. 행복은 마치 파랑새처럼 언제나 곁에 있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우리가 행복이란 가치를 추구하겠다는 명목으로 감내하고 쟁취하는 바들이 모두 다 허상인 게 아닐까요? 더 좋은 직업, 더 많은 지식, 돈과 명예, 그 모든 것을 얻으면 얻을수록 행복의 역치는 더 높아지기 마련이니까요. 마치 ‘더 북’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선사 받은 인류가 불행의 굴레에 빠지고 만 것처럼.”
한 소설을 두고 이런저런 의견이 열정적으로 오갔다.
높은 경지의 문학을 추구하기 위해 이 스탠퍼드에 모인 이들인 만큼, 가히 종교 집회에 비견될 만한 광란의 현장이었다.
다들 쉼 없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마구잡이로 손을 드는 가운데, 하고 싶었던 말을 어느 정도 끝낸 레베카는 사회자 역을 맡은 신을 돌아보았다.
그는 마땅히 받을 만한 찬사에 감동이라도 받고 있는지 붉어진 얼굴로 입술을 깨문 채 주먹을 꾸욱 움켜쥐고 있었다.
······물론, 레베카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창피해서 그러고 있다는 예상은 감히 할 수가 없었지만.
어쨌든 이번 소설을 통해, 그녀는 두 가지 생각을 했다.
신은 자신이 생각했던 대로 정말 멋진 소설을 쓸 수 있는 작가다.
하지만 그런 그가 왜 지금도 ‘About T’ 같은 장르 소설을 쓰고 있을까.
궁금한 것에 대해선 절대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던 레베카는 이미 한 가지 결심을 끝마친 상태였다.
‘나도 장르 소설을 써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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