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n American Retro Novelist RAW novel - Chapter (190)
190.
“좋은 친구를 두었군. 신.”
“응?”
수 시간 가까이 이어진 감평 자리가 끝난 뒤, 두피의 감상은 그랬다.
나머지 멤버는 먼저 기숙사로 돌려보내고, 우리는 스탠퍼드를 크게 한 바퀴 도는 중이었다. 기껏 시간을 내 먼 곳까지 찾아온 두피를 이대로 그냥 돌려보내기는 미안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두피는 알렉사와 달리 통금도 없어서 마음 편히 야경 속을 내달리는 것이 가능했다.
대학이라는 환경 자체를 처음 보게 된 두피가 신기해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오랜만에 낭만을 느끼던 와중, 갑작스레 나온 이야기.
두피가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나를 바라보았다.
“너는 어디를 가서도 그러리라고 생각했다. 신.”
“가, 갑자기 왜 그래? 부끄럽게.”
“평소에 하던 생각이다. 의도한 건 아닌 듯하지만, 너는 사람을 모으는 재주가 있어. 아무래도 네가 가진 성미 자체가 선해서겠지.”
“이렇게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인데도 절 잘 모르시는군요.”
나는 악당이다. 그것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당.
두피가 ‘그럼 시스 쪽이군.’이라면서 장난을 치고, 나도 ‘제다이?!’ 하면서 한바탕 웃고.
역시 서로 죽이 잘 맞는다고 느끼던 와중, 나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참에 제대로 클럽을 만들어서 활동해 볼까 생각 중이야.”
“좋은 생각 같군. 둘 다 분명히 좋은 글을 쓰니까.”
“그래. 나중에 우리 하드보일드 퍼블리싱에서 출간해도 재밌을 거 같고.”
“저번에 말했던 ‘네’ 회사?”
“······뭐어, 정확히 말하자면 사이먼의 회사기는 하지.”
“이야기를 듣기로는 완전히 신, 네 회사던데.”
“에이, 아니야.”
“멋지군. 벌써 사업도 하고.”
“너도 그렇잖아. 아까 보여 준 그거, 네 사업 아니야?”
그 말에 잠깐 고민하던 두피가 고개를 끄덕였다.
“비슷하군. 일단 ‘About T’ 피규어는 코믹콘에 내려고 준비 중인 물건이다.”
“아~. 역시 그랬군.”
두피는 장난감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동시에, 개인적으로 디테일한 피규어도 제작하면서 이름을 높여가는 중이었다.
그럼에도 ‘About T’ 관련 피규어를 만들고 있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기에, 나는 다시금 그 사실을 떠올리고는 약간 귀가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왜 굳이 내 작품으로 만들어? 더 좋은 것도 많잖아.”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만. 개중에서 하나는 내가 피규어를 만드는 이유와 직결되어서.”
“어떤 이유인데?”
“돌아오지 않을 추억을 저장하고 싶었달까.”
“······.”
“멀리 떨어져 있어도 너는 나에게 있어 최초이자 최고의 친구다. 그리고 나는 항상 네 작품을 보면서 네가 나와 함께 있음을 실감하지. 그 감정을 레진으로 만든 틀 안에 저장해 두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
“멋진 말이네.”
나는 자신의 작품을 ‘예술’이라고 표현했던 두피의 말에 깊이 동의했다.
“그리고 그건, 지금 내 순간을 저장하는 일이기도 하지.”
“나하고 같네. 나도 소설을 쓸 때, 순간순간 내가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을 담는 편이라.”
“그래서 네 소설을 읽을수록 너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고 느낀다. 최근에 쓴 ‘Country of losers’ 같은 경우에는 약간 아리송하기도 했지만, 네 대학 친구들을 만나고 나니 조금은 알 것 같군.”
“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가 문득 궁금해지는데.”
“자신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불운한 사람들. 케이트가 그런 경우겠지.”
“호오.”
나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야말로, 내가 ‘Country of losers’를 통해 표현하려고 했던 인간을 한마디로 정리한 느낌이었다.
그 불운으로 인해 ‘더 북’이라는 존재에게 기대려는 인간과 그걸 짊어지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인간으로 나뉘는 거겠지.
“대단한데.”
“과찬이다. 그 소설의 해석을 엄청 찾아 봤거든.”
“그래도 대단해.”
“재밌었으니까.”
“곧 2편도 나오니 기대해 달라고.”
“물론이다. 신. 나는 네 최고의 친구이자 독자가 되고 싶으니까.”
또 다시 멋진 말과 함께 움켜쥔 손을 내미는 두피.
가볍게 주먹이 부딪혔고, 우리는 그렇게 한동안 계속 스탠퍼드를 질주했다.
***
1985년 4월에 들어서며 ‘Country of losers’의 타 지역 출간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와 접경한 애리조나, 네바다, 오레곤 주를 시작으로, ‘선 벨트를 먼저 공략하겠다.’라는 느와르 퍼블리싱의 방침에 따라 뉴멕시코와 텍사스 주에까지 넘어갔다.
그렇게 ‘패배자들의 나라’는 마치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다른 주로 퍼져 나가며 천천히 미국 내의 사람들에게 그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개중에서도 가장 먼저 그 소설에 눈독을 들인 이들은, 이미 다양한 루트(?)를 통해 캘리포니아에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장르 소설 작가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너드 세력이었다.
그들은 충격적인 설정과 이야기, 그리고 깊은 함의까지도 담겨 있는 ‘Country of losers’를 보고 충격을 금치 못했고, 이내 서로 토론을 벌여가며 소설에 관해 신나게 떠들었다.
“더 북이 주는 행복이 진짜 인간에게 유용할까?”
“아니, 작중에서 이미 완전하다고 명시가 되어 있잖아.”
“그건 작중의 묘사일 뿐이고. 우리는 우리의 시선으로 그걸 봐야지.”
“자, 봐. 지금 너는 어때. 행복해?”
“거의 대부분······?”
“그 행복이 누군가 신적인 존재가 옆에서 도와주고 있는 거야. 그리고 넌 반드시 행복할 수 있어. 말하자면 절대적인 약속 같은 건데, 그게 나쁘다고 생각해?”
“아니, 현실하고 다르잖아!”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미 더 북의 지배 아래에 있을 수도 있다고!”
대부분은 캘리포니아에서 먼저 소설을 읽은 이들과 비슷한 반응이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의 끝’이나 아서 C. 클라크의 ‘낙원의 샘’, 래리 니븐의 ‘링월드의 건설자들’ 같은 어마어마한 SF 작품처럼, ‘패배자들의 나라’ 역시 깊고 넓게 여러 측면에서 상상할 여지를 던져 주었다.
하지만 그로써 비롯된 ‘상상’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냥 즐겁지도 않았다.
1985년이라는 시대상 때문이었다.
모두가 과거의 아픔을 필사적으로 지워내고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시대.
컴퓨터와 같은 기술이 본격적으로 대중에 공급되기 시작하고, 로널드 레이건의 경제 발전 계획과 소련의 붕괴 등으로 모든 고통이 사라지고 행복이 찾아오리라 애써 낙관하는 시대.
개개인은 ‘현재’ 비참하더라도, ‘미래’는 분명 더 나으리라 기원하는 시대.
그런 시대상 속에서 ‘행복의 조정자’에 관한 이야기는 큰 반향을 불러올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인간의 자유 의지, 행복과 불행. 미래 세계를 통해 그러한 화두를 풀어내는 이야기를 통해, 미국은 아주 천천히 ‘밑에서’부터, 스파게티를 삶는 물처럼 서서히 끓기 시작했다.
이 작품을 읽은 사람들은 찬성하거나 부정하면서, 이 디스토피아 아닌 디스토피아에 대한 공포를 표출했다.
그리고 강렬한 토론 끝에 너드들은 참지 못하고 키튼즈 코믹북 스토어와 비슷하게 자신들의 생각이 담긴 원고를 써서 자비 출간을 진행했다.
크리스 다나카는, 우연하게도 가끔 들르는 회사 앞의 코믹북 스토어에서 그것을 발견했다.
출근길에 들렸다가, 매대에 펄프지로 엮은 굉장히 조잡한 책자가 놓여 있어서 대체 뭔가 싶더라니, 다름 아닌 개인 매거진이었다.
자연스럽게 바로 옆자리에 몇 권을 떼서 놓아 둔 ‘Country of losers’라는 소설로 시선이 향했고, 그 표지를 보고는 그의 눈이 휘둥그레 뜨였다.
‘저자가 ‘SEEN’이라고? 설마 내가 아는 그 작가님인가?’
우연한 조우였지만, 그는 이 기이한 마주침에 호기심을 느꼈다.
신이 전에 설정집을 작성했던 ‘나이츠 오브 더 위즈덤’ 사의 직원으로서 크리스는 그대로 소설과 매거진을 함께 산 뒤에 마저 출근길을 걸어 나갔다.
평소대로 크리스 다나카는 가장 먼저 자신의 자리에 도착했다.
그는 마감이 급하지 않고서야 당장 일을 시작하기보다는 고요한 사무실 내에서 사람들이 올 때까지 짧게나마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루틴을 가진다.
그는 자연스럽게 별다른 고민 없이 책을 펼쳐들었다.
그리고 약 30분 뒤.
여느 때처럼 가장 늦게 출근한 팀장, 잭 댄포스가 평소와 다른 그의 모습을 발견했다.
‘저 녀석이?’
다들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뭔지 모를 시꺼먼 책 하나에 얼굴을 파묻고 미동도 않는 크리스를 보면서 잭의 눈이 희번덕이며 빛났다.
슬그머니 뒤로 다가간 그는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헛둘헛둘, 하고 스트레칭 하는 척하며 크리스의 주의를 끌고자 했다.
하지만 그는 반응하지 않았다. 가끔씩 페이지를 넘길 뿐이었다.
‘대체 뭘 읽고 있어서 저러지?’
호기심을 참지 못한 잭이 말을 걸었다.
“이봐, 크리스.”
“으헉?! 티, 팀장님?”
“업무 시작했어. 책은 나중에.”
“······예? 벌써요?”
“왜, 뭔데 그래?”
“아, 음. 아닙니다.”
“직원이 팀장 물어보는 거 무시하게 되어 있나?”
“에이, 프라이버시 아닙니까!”
순간 언성을 높이는 크리스.
그 모습에 옆에 있던 다른 설정 파트 직원들이 모여들었다.
“나도 계속 궁금했어.”
“무슨 책인데 그래?”
“그러니까······ 일단은 ‘SEEN’ 작가의 책입니다.”
“SEEN? 우리하고 같이 일했던?”
“네. 그 사람 맞는 거 같더라고요. 책에 들어간 설명 보니까.”
지난 해, 리플레이 소설 ‘Princess quest’의 설정이 나이츠 오브 더 위즈덤 사로 편입되면서, 추가 규칙서에 그 소설을 쓴 작가가 상상한 세계의 설명이 들어간 적이 있었다.
‘사실, 흔치 않은 일이었지. 그만큼 우리 규칙에도 어울렸고, 마음에 쏙 들었었고.’
그때의 일을 떠올리면서, 잭 댄포스는 크리스가 든 책을 살펴보았다.
‘Country of losers’.
“제목 한번 살벌하네.”
“내용은 더 그렇습니다.”
“나 좀 빌려주라. 잠깐만 읽어보고 돌려줄게.”
“안 됩니다! 저도 봐야 해요!”
“인마, 회사에선 일해야지.”
“일은 하겠지만, 이대로 가져가시면 못 돌려받을 것 같아서요.”
“······이게 그렇게 재미있어?”
“미쳤습니다.”
엄치를 치켜들며 단언하는 크리스.
그 평가에 잭 댄포스와 직원들이 강한 호기심을 느끼고 말았고, 그들 모두가 돌아가는 길에 별생각 없이 서점을 들려 ‘Country of losers’를 한 권씩 샀다.
그리고 다음 날.
“크리스!”
아침 일찍 출근한 잭 댄포스가 눈 밑이 새까맣게 물든 채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별생각 없이’ 책을 펼쳐 들었다가 밤새 완독해버린 그는 어서 지금 머릿속에 떠도는 상념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자 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렇게 생각한 사람이 그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아, 팀장님.”
“오셨습니까.”
“어서 앉으세요. 우리 지금 한창 토론 중임.”
어제 크리스로부터 영업(?)을 당했던 직원들 모두가 밤새 소설을 완독하고 온 상태.
“젠장, 이거 진짜 무슨 마약이냐?”
다들 그랬다는 사실에 황당한 기분을 느끼며, 잭은 의자를 하나 끌고 와 자리에 앉았다.
***
‘Country of losers’는 순항 중이었다.
다소 난해한 내용이라 시장 안착에 시간이 걸리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캘리포니아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소설을 읽으면서 서로의 생각을 활발히 이야기하면서 판매 촉진이 이루어진 덕인지, 다소 보수적으로 잡았던 예상치 이상으로 판매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제 발매 후 한 달 정도가 지난 시점에 이르렀고, 느와르 퍼블리싱의 호언대로 선 벨트에 속한 주에는 대부분 책이 깔렸다.
그리고 그들이 보낸 판매 지수를 확인한 사이먼은 혀를 내둘렀다.
“정말이지, 엄청난 유통망을 가지고 있더군요.”
“그렇군요.”
“어라, 생각보다 안 놀라시네요.”
“이 정도는 해 줘야죠.”
나는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내 작품이면 이 정도 대우는 받을 만하다는 식의 오버 액션을 취해 일부러 오만한 척 굴었으나, 사실 느와르 퍼블리싱이라는 곳의 힘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에 별로 놀라지는 않았다.
“역시 좋은 작품은 모두가 알아보는 법이네요.”
“이후로 출간 일정은 어떻게 될까요?”
“유통 안정화와 판매 추이를 확인해 보고 싶어서 일단은 잠깐 스탑하고. 한 달쯤 준비를 거치고 나머지 주에 출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 얼마 전에 거기에서 전화 왔어요.”
“어디요?”
“나이츠 오브 더 위즈덤 사요. 잭 댄포스 씨가 작가님께 축하한다고 전해 달라고 하던데요.”
“아, 회사가 텍사스에 있으니 거기 사람들이 봤을 수도 있겠구나.”
나이츠 오브 더 위즈덤 사는 텍사스 주에 본사를 두었다. 그쪽과 일한 지도 오래되었는데, 나를 기억하고 연락할 줄은 몰랐던 터라 나중에 연락를 따로 해야겠지 싶었다.
‘그 회사하고는 각별한 추억이 있으니까.’
문득 TRPG를 하던 때를 떠올리니, 자연스럽게 미소가 배어 나왔다.
아무튼 일단 일 이야기부터 끝내자고 생각하며, 나는 가져온 수정 원고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사이먼 역시 똑같이 내게서 팩스로 받았던 원고를 꺼내 자신의 앞에 내려놓았다.
“일도 잘 풀리는 거 같으니 어서 2부를 내야겠군요.”
“그래야죠.”
우리는 한동안 2부 원고를 확인하면서 첨삭 작업에 들어갔다.
보통 후속 수정 작업에서 편집자와 힘을 합쳐서까지 일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펄프 픽션 클럽 친구들과의 일이 계기가 되었던 것일까. 단순히 사이먼이 주는 피드백대로 원고를 수정하는 선을 넘어, 더 깊이 생각해 보고자 이런 방식을 제시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요즘(?)이 미래처럼 핸드폰으로 자유자재로 연락을 주고받는 시기도 아닌 터라, 이런 식으로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더 편했다.
“아무리 전투 씬이라고 하더라도 ‘초광속 항행’에 관해서는 제대로 설명을 넣어 주는 편이 좋지 않나 싶은데요.”
“급박한 상황에서 설명 더 넣어 버리면 흐름이 죽어요. 이대로 가시죠.”
“음, 조금만 더 생각해 보죠.”
“그러시죠······.”
2부에서 루시가 저항 세력의 일원으로 전투기를 조종하며 더 북의 지배에 놓인 우주 요새의 바로 앞에 초광속 항행으로 진입하는 장면.
나는 슈쾅! 쾅! 하는 느낌으로 속도감 있게 썼으나, 사이먼은 조금 더 깊은 설명이 들어갔으면 하는 눈치였다.
나는 팔짱을 낀 채 어느 쪽이 좋을지 고민했다.
그렇듯, 편집 기조에 있어 사이먼은 항상 ‘이해하기 쉽게 가자.’는 쪽이었다.
전반부에는 미흡한 설명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면, 후반부에 들어서는 이야기의 연결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기세를 타고 썼던 비유와 암시나, 주제에 대한 논리를 조금 더 자세하고 명확하게 풀기를 바라고 있었다.
문득 미스 브라운이 피우는 연초의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원고를 세세하게 조율하는 동안 상당한 시간이 흘렀는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사무실이 어두워진 것을 느꼈다.
1부의 판매가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일까.
2부를 어떤 식으로 세상에 내보일지를 두고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난전을 벌인 우리는 완전히 녹초가 되고 말았다.
“푸후우.”
“······작가님.”
“네, 사이먼.”
“저녁으로 스테이크 드실까요.”
“좋죠. 회삿돈으로?”
“너무하신다······.”
각각 테이블 위와 의자에 늘어진 우리는 킥킥거리며 웃었다.
그러자 미스 브라운이 다가와 테이블 위에 수북이 쌓인 커피 잔을 치우면서 이런 감상을 내놓았다.
“청춘이네요.”
그래, 그 말이 맞았다.
우리에게는 아직도 기나긴 여정이 남아 있었으니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