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n American Retro Novelist RAW novel - Chapter (247)
247.
11월도 슬슬 지나려는 와중, 신은 남은 학기를 끝내기 위해 대학으로 돌아갔고, 알렉사 역시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알렉사 플레어는 내내 멍한 상태였다.
‘그 일’로부터 무려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랬다.
그 뒤로, 왠지 모르게 신이 조금 불편해진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계속 만나고 싶었다. 항상 함께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감정은 대체 뭘까.
상대의 앞에만 서면, 아니, 상대에 대해 혼자 상상하기만 해도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신과 함께 있었던 밤의 일을 떠올릴 때면 언제 어디서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그 품에 안겨서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 줄도 모르는 채 정신없이 있다가 다시 섞여들고, 그 과정의 반복이 아침까지 이어졌던 순간.
‘으.’
또다시 그날의 일을 떠올린 알렉사는 숨이 막혀오는 느낌에 휩싸였다.
“······렉사.”
“으음······.”
“알렉사!”
“······헉?! 넵!”
순간 신이 있을 스탠퍼드로 가 있던 정신이 제자리로 돌아오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는 알렉사.
영화 촬영장이었다.
“밥 먹으러 가자니까?”
“아, 네.”
벌써 점심시간이라니.
낡은 트레일러 카에서 대기 중이던 알렉사는 바로 앞까지 마중 나온 동료 배우, 캘리 브룩스의 말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대로 겉옷을 챙겨 입고 나가자 캘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질문했다.
“뭐, 대본이라도 읽었어?”
“아, 네. 죄송해요. 오늘따라 집중을 해 버려서.”
“죄송하긴. 집중한다는 건 좋은 일이지.”
알렉사보다 너다섯 살 정도 더 많은 캘리는 함께 촬영하는 영화에서 주인공인 알렉사의 적대자 역할을 맡은 배우였다.
경력도 훨씬 긴 그녀가 주연이 아닌 악역을 맡은 상황에서 알렉사는 처음에 과연 잘 지낼 수 있을까 많이 걱정했으나,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기우였다.
캘리 브룩스는 스스로 표현하기로 ‘아버지가 불륜해서 낳아 온 예쁜 동생 같다.’라면서 알렉사를 챙겨 주었다. 그리고 알렉사는 그 블랙 조크 한마디로 캘리가 사소한 부분은 딱히 신경 쓰지 않는 대범한 성격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그렇기에 이 온갖 암투가 난무하는 할리우드에서 당당히 살아남은 것이었지만, 아직 알렉사로서는 그 부분까지는 캐치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알렉사였기에 캘리가 챙겨 주는 것이기도 했다.
내년 봄 시즌을 노리고 한창 촬영이 진행 중인 ‘School Nanny’.
무난한 내용의 저예산 가족 코미디 영화로, 고등학생인 주인공이 친구들과 방학 때 여행이 떠나고 싶어 무리해 여러 건의 보모 일을 맡았다가 죽도록 고생하지만, 아이들과 유대를 맺고 결국에는 그들의 시선에서 생겨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스토리였다.
특성상 아역이 여럿 등장했고 그들과 촬영하는 일이 많았지만, 영화와 현실은 다른 법.
평소에는 아이들을 괴롭히는 부잣집 고등학생 역할을 맡은 캘리와 자주 다니는 알렉사였다.
영화 촬영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아역 배우들을 통제하는 정도만 제외하면 딱히 큰 문제는 없었고, 대부분의 스태프가 영화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이라 막히는 일 없이 쑥쑥 나아갔다. 애초에 영화의 목표가 저예산으로 빠르게 찍어서 내보내자는 데 있는 만큼, 다들 사소한 문제는 그냥 지나쳤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기에 알렉사는 더더욱 열심히 연기에 임하고자 노력했다. 촬영장 분위기가 웬만하면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는 편이었지만, 알렉사는 철저하게 연기를 준비해 왔다. 영화가 완성되었을 때 주연의 연기 때문에 지적받기는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좋아.’
그런 사실을 다시 상기한 알렉사는 가볍게 주먹을 쥐며 연기에 집중하자고 결의했다.
바로 그때,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캘리가 물었다.
“요즘 무슨 일 있어?”
“네?”
“왠지 표정이 계속 신기하게 변해서.”
“······아, 아무 일도 없는데용.”
자연스러운 질문에 자기도 모르게 뚝딱거리면서 앞장서 나아가는 알렉사.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캘리는 귀엽다는 듯이 피식 웃고 말았다.
***
3학년에 접어들면서 대학 생활은 1, 2학년에 비해 훨씬 더 고요해졌다.
아무래도 다들 인턴십 프로그램이나 졸업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는 시기라서 그런 것일까. 거기다 각 수업도 심화 과정에 들어가서 이전보다 과제나 시험의 수준이 훨씬 더 높아졌다.
더욱이 기숙사도 1인실로 바뀌어 이전처럼 존 스미스와 함께 지내지는 않게 되었던 터라, 나는 조용하게 학교 공부에 매진하거나 글을 쓰는 일이 꽤나 많아졌다.
물론,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듣기로는 다들 이래저래 바쁜 모양이었다.
존 스미스와 레베카 웡은 학교 공부와 원고 작성으로 밤새는 일이 많았고, 케이트 무어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중이라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펄프 픽션 클럽의 모임만큼은 다들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나와 주었다. 그렇기에 나도 그때마다 일정을 맞추고자 의욕을 불태웠다.
그리고 거기에 하나 더, 나에게 힘을 주는 것이 존재했다.
얼마 전 알렉사와 보낸, 일평생 잊을 수 없을 데이트.
애정과 즐거움으로 가득했던 그 기억은 조금은 지칠 때마다 미소를 짓고 다시 눈앞의 상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힘내자.’
자정을 갓 넘긴 시각.
나는 팀 버튼에게서 온 영화 각본을 확인 중이었다.
내가 낸 몇 가지 소소한 아이디어가 함께 반영되어 완성된 ‘Mother : Movie’의 시나리오.
단지 글로 읽는 것뿐인데도 불구하고 영화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겠구나 하는 이미지가 그려질 정도였다. 여기에 팀 버튼 특유의 환상적인 상상력까지 더해진다면 정말 멋진 작품이 탄생할 테지.
‘딱히 내가 더 코멘트 달 건 없을 듯하네.’
내일 전화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각본을 옆으로 치워 두었고, 남은 스케줄을 확인했다.
‘과제도 다 끝냈고, 원고 확인도 다 끝마쳤군.’
그러면 이제 남는 일은 하나.
신작, ‘Nightmare of Bitters’의 원고 작성이었다.
학기 때마다 기숙사에 설치해 두는 워드프로세서를 켠 다음, 나는 부팅 중인 화면을 확인하면서 책상머리 한 구석에 꽂아 두었던 원고를 꺼냈다.
미리 써서 인쇄해 둔 초반 원고와 줄리아와 틈틈이 논의한 끝에 완전히 정리가 끝난 기획서, 그리고 플롯.
그것을 하나하나 다시 읽으면서 내가 이전에 생각했던 감정의 불씨를 되살렸다. 그리하여 가볍게 감정을 정돈한 나는 워드프로세서 앞에 앉아 리드미컬하게 키보드를 두드렸다.
소설 집필은 잭과 소녀가 만나는 장면에서부터 다시 시작되었다.
레오나.
이제 고작해야 10대 중반이나 되었을까 싶은 소녀는 당돌한 얼굴로 잭을 찾아온다.
평소 주로 밤에 활동하느라 낮에는 거의 자고 있는 잭은 갑작스러운 방문자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레오나는 무뚝뚝한 얼굴로 서 있는 잭을 보며 개의치 않고 말했다. ‘누군가가 나를 죽이려고 해요. 도와주세요.’ 그에 잭은 무표정한 얼굴로 이렇게 대답한다. ‘경찰서로 가. 여기는 탁아소가 아니니까.’ 그러면서 쾅 문을 닫아버렸다.
그것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이었다.
‘그야말로 누구와 누구처럼 최악의 만남이로군.’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그리고 그때의 나처럼, 더욱이 전생의 나처럼, 잭 비터스는 반 푼어치 어른으로서 감정을 죽이고 살아가는 인물이었다. 이 정도면 거의 정신병에 가깝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가 웃을 때는 오직 하나, 상황 파악도 제대로 못 하고 건방 떠는 범죄 조직 끄나풀의 코뼈를 주먹으로 후려쳐서 부술 때뿐이었다.
경찰 일을 그만두고 슬럼가의 해결사가 되어 하루하루 살아가는 잭.
이전부터 딱히 주변과 깊이 어울리는 성격도 아니었고, 지금에 와서는 주변인에게 거의 언제나 시니컬한 태도를 견지했다. 일을 주선해 주는 브로커 도미닉과 과거의 형사 동료였던 제임스만이 그나마 꾸준히 만남을 이어 가며 마음을 터놓는 존재였다.
그는 매일 자기 전에 올드 패션드를 만들어서 마셨다.
체리나 오렌지 같은 거창한 가니쉬는 사양하고, 알코올을 직접 목에 때려 붓듯이.
그것은 영혼의 고통을 소독하고자 하는 행위에 가까웠다.
『아내와 배 속에 있던 아이의 복수를 위해서 해결사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숱한 일을 겪은 나는 점점 무뎌지는 감정과 함께 복수심 역시 점차 희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많은 죽음과 고통에 절규하는 사람들을 무시할 수 있게 되면서 얻은 결과였다.
이제 나는 의무감과 비슷한 감각으로 이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터널을 ‘해야 하니까.’라는 이유만으로 나아갔다.
오늘도 일을 위해 해가 다 진 뒤에야 아파트를 나섰다. 나는 쪽문 옆에 쪼그려 앉아 있던 꼬마를 무시하고 평소처럼 일을 중개 받기 위해 도미닉의 집으로 향했다. 슬럼가 안쪽의 허름한 아파트에 사는 도미닉은 정보통이자 마당발로 많은 이들의 신용을 받았다.
“잭, 몸은 좀 어때?”
“아무렇지도 않아.”
녀석이 어제 마약중개상을 쫓다 다친 것을 걱정해 주었다. 별일 아니라고 대답하며 시큰둥하게 물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지?”
“이봐, 이봐. 친구. 하루 정도는 좀 쉬는 게 어때?”
“내 몸은 내가 알아서 챙겨. 신경 쓰지 마.”
“젠장, 거 더럽게 냉정하군. 몇 년을 알았는데 걱정도 못 하나? ······뭐, 자네의 성질머리를 잘 아는 나라서 어울릴 만한 일을 빼뒀지. 정말 대단하단 말이야. 전직 형사인 잭 비터스가 지금은 이 근방에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Fixer(해결사)’라니.”
“입에 발린 소리는 그쯤 하고. 무슨 일이지?”
“사우스 이스트 스트리트에 사는 마가렛 할멈 알지? 요즘 들어서 집 근처에 약쟁이들이 자꾸 출몰한다고 하던데. 그걸 좀 손봐줬으면 좋겠어.”
“보수는?”
“마가렛 할멈이 무슨 돈이 있겠어? 다 내가 내는 거지.”
“그렇게 돈을 내면 자네는 뭘 먹고 사나?”
“집은 있잖아. 그 할망구. 가족은 없고.”
씨익 웃는 도미닉.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뒤돌아섰다. 그러다 우뚝 멈춰서고 말했다.
“우리 아파트 앞에 백인 여자애가 하나 있을 거야. 10대 중반 정도.”
“어디 창녀야?”
“나를 찾아왔어. 아직 집에 들이지는 않았고.”
“······그래서?”
“그렇다고.”
나는 무뚝뚝하게 대답하고 아파트를 나섰다.』
‘흠.’
나는 이 부분까지 쓰고 잠깐 생각에 잠겼다.
‘이 정도로 가면 될까.’
방금 쓴 장면에서의 흐름과 의도는 다음과 같았다.
소설 시작 부분에서 묘사된 잭의 해결사 일이 어떤 경위로 이루어지는지 보여 준다. 자신의 상처 따윈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일에만 몰두하는 잭과 그를 걱정하는 도미닉과의 대화를 통해 캐릭터의 성격을 묘사한다. 한편, 도미닉의 브리핑으로 잭이 얼마나 대단한 해결사인지를 설명하고, 잭이 상대하는 대상이나 의뢰가 무엇인지를 알려 준다.
여기까지는 이후로 전개를 이야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곁들임 수준이었다.
‘사람 좋은 성격으로 보이는 도미닉이 마가렛 할멈이 죽은 뒤에 그 집을 차지할 생각이 있다는 암시로 하드보일드물다운 비정하고 냉혹한 분위기를 만들고. 잭은 소녀가 자신과 연관이 있음을 도미닉에게 알리면서 거리의 사람들에게 건들지 말라고 은연중에 의사를 전했지.’
그런 의도로 쓰여진 파트였으나, 평소와 달리 설명을 절제하다 보니 이 부분을 과연 이해해 줄지가 조금 걱정이 되기는 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드라이하게 쓰여졌나.’
그게 하드보일드 스타일이긴 한데.
나는 팔짱을 낀 채 고민했다.
“흠.”
잭은 소녀를 분명히 신경 쓰고 있다.
그것은 그의 내면에 일말의 인간성이 남아있다는 증거였다. 어린아이는 언제 어디에서나 반드시 보호받아야만 하는 존재니까. 하지만 자신의 일이 우선이라는 생각과 갑자기 나타난 소녀를 완전히 믿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즉, 이런 이야기였다.
‘적당히 무시하면 알아서 경찰에 가리라고 생각하는 거지.’
그 부분을 살릴 만한 문장을 몇 가지 추가했다.
그리하여 완성된 소설은 다음과 같았다.
『씨익 웃는 도미닉.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뒤돌아섰다. 그러다 나는 눈썹을 찡그린 채 뒤돌아보면서 말했다.
“우리 아파트 앞에 백인 여자애가 하나 있을 거야. 10대 중반 정도.”
평소처럼 무뚝뚝한 목소리였으나, 말의 내용은 전혀 달랐다. 도미닉의 얼굴에서 흥미가 피어올랐다.
“어디 창녀야?”
“나를 찾아왔어. 집에 들이지는 않았고.”
“······그래서? 집에 들이지 않은 어린 창녀가 네 아파트 앞에 있다고? 내일 아침이면 문자 그대로 몸의 구멍들이 걸레짝이 된 시체로 발견될 거 같은데.”
“가만히 놔두면 조만간 돌아갈 거다.”
“이봐, 잭. 내게 일을 맡기려면 돈이 드는데.”
“나는 너한테 정보를 알렸을 뿐이야. 네가 마가렛 할멈에게 집이 있다는 사실을 내게 말했듯이.”
시선이 교차했다. 상황을 완전히 이해한 듯 도미닉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 일단 기억해두지.”
고개를 끄덕이는 도미닉을 보며 잭은 천천히 돌아섰다.』
“음.”
마가렛 할멈을 대화에 끼워 넣으면서 하드보일드한 분위기가 남은 채 자연스럽게 설명이 되었다. 독자들은 잭과 도미닉의 관계, 더 나아가 이 짧은 장면 속에 담긴 서브 텍스트를 읽어낼 수 있겠지.
마음에 든다. 덩달아 나도 즐거웠다.
‘이거, 생각보다 재미있는데?’
하드보일드는 ‘좆같은 세상’에 대한 묘사가 필수적인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 몇 마디로 해결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묘사하는 게 즐거웠다.
전생에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할 즈음, 순수한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소설이 시장의 주류에서 내려온 때라서 그리 자주 써보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나는 은근히 이런 쪽으로 제법 감각이 있는 것 같았다.
“흠, 호오······.”
문장은 짧았지만, 오히려 더욱더 곱씹어 보게 되었다.
확실히 하드보일드 스타일로 글을 쓰니, 그 절제된 문장 안에 내가 전하고자 하는 것만이 남아 있는 느낌이었다.
세상의 좆같음에서 비롯되는 비정함, 그리고 냉혹함.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이 소설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세계를 완성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이전에 나는 줄리아에게 양해를 구하고 ‘좆같은 세계’라는 표현을 썼었다.
그리고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많고 많은 단어 중에 그것을 골랐던 것은, 내가 느꼈던 전생의 마지막은 굉장히 ‘좆같았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악행을 쿨하다 여기며 좋아했고, 선행은 그 의도를 의심받았다. 오직 싸구려 도파민에 절여져서 진정 삶에 필요한 가치를 추구하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살아갔다. 그런 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비정하고 냉혹해져야 하는 법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던 나는 고독하고 비참해지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그거 아는가?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이 딱 하나가 있다.
내가 두 번째의 삶이라는 과정을 새로이 변주해 나가며 직접 체험했던 일이었다.
주변과 교류하며 자신의 내면을 끊임없이 돌아보는 것.
‘내가, 그랬듯이.’
그래서 이 글은 하드보일드 스타일이지만, 1인칭을 택했다.
전생의 나를 묘사하고 그 과정을 묘사하기 위해 택한 장르와 이야기, 그리고 문법.
나는 ‘잭 비터스’가 느꼈을 악몽을 그리고자 워드프로세서를 연주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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