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n American Retro Novelist RAW novel - Chapter (32)
32.
첩보란 무엇인가.
그것은 한 세력의 정보를 몰래 알아내어 그것을 경쟁, 혹은 대립 관계에 있는 다른 세력에 보내는 행위였다. 일반적으로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스파이(Spy)라고 불렀으며, 스파이를 중심으로 첩보 활동에 관해 묘사한 장르를 첩보물, 혹은 스파이물이라고 일컬었다.
그리고 그 시초는 1928년의 영화 ‘Spy’였으나, 본격적으로 장르를 개척한 건 소설이었다.
영국의 기자이자 소설가, 이언 플레밍의 ‘007 시리즈’.
시리즈를 통틀어 전 세계적으로 1억 부 이상 판매된 작품으로,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미래에도 꾸준히 나올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007 시리즈의 주인공이자 지금껏 회자되는 전설적인 캐릭터, 코드네임 더블오-세븐 ‘제임스 본드’는 미디어에 등장하는 스파이의 화려한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애초에 시리즈의 콘셉트 자체가 그랬다.
턱시도를 빼입은 잘생긴 스파이가 섹시한 미녀와 위험한 사랑에 빠지고, 자신만의 망상에 빠져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악당을 비밀정보국에서 개발한 온갖 스파이 용품의 도움을 받아 쓰러뜨린다.
사실상 007 시리즈는 이 장르의 기초를 쌓아 올렸다.
이언 플레밍 본인이 말했듯이 절대 리얼한 첩보물은 아니고 하드보일드나 모험 소설로 분류가 되어야 하나, 어쨌든 오락물로서 흥미롭고 영화는 볼거리가 많았기에 이 작품에 사람들은 크게 열광했다.
더욱이 지금 시대는 첩보물의 전성기라고 볼 수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시대의 요구에 딱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1945년,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세계는 큰 상처를 입었다.
핵무기 등의 개발로 인해 또다시 큰 전쟁이 일어나면 세계가 정말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사람들의 사이에 자리매김했다. 그런 와중 각각 자유주의를 대표하는 미국과 사회주의를 대표하는 소련을 중심으로 한 세력 간의 대립이 시작되었다.
바로 냉전이었다.
실제가 어떻든 간에 개개인이 접할 수 있는 정보가 지극히 한정적인 이 시대에, 냉전기의 긴장감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공포를 심어주었다. 미국인들은 사회주의를 경계했으며, 공산주의자를 색출했다. 6.25 전쟁, 쿠바 미사일 위기 사태, 베트남 전쟁까지, 사람들은 국지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정치 싸움에 짙은 피로감을 호소했고, 그때를 기점으로 미국 내에서 히피 문화가 탄생하기도 했다.
그리고 바로 그 시기에 미국에서는 온갖 첩보물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장르의 기본은 사람의 가려운 감정을 긁어주는 데 있다.
냉전이 지속되고 많은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악의 대상인 소련에게 염증을 느끼는 가운데, 그 소련을 형상화한 악의 조직을 스파이들이 때려 부수는 작품은 당연히 엄청난 인기를 끌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악당의 음모를 막는 이야기’란 갑옷을 입히면 중세 판타지가 되고, 망토를 입히면 슈퍼 히어로물이 될 정도로 보편적인 서사였다. 거기에 ‘스파이’라는 탈로 시의적절한 소재를 엮어 이때의 독자가 흥미를 느낄 만한 장르가 탄생한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떠오른 이 장르에서 이후 여러 작품이 나오며, 큰 파급력을 가지게 된다.
이 시대에는 007로 대표되지만, 첩보물은 굉장한 다양성을 지닌 장르라 할 수 있다. 렌 데이턴과 존 르카레, 군사 소설의 전문가 톰 클랜시 같은 작가들이 활약하며 수많은 작품이 첩보물의 명성을 이어 나가는 것이다.
모험 소설과 하드보일드 소설, 군사 소설의 경계를 자유로이 오갈 수 있는 첩보물은 분명히 개성 넘치는 장르였다.
그리고 전생의 나 역시 첩보물을 써봤었다.
‘쫄딱 망했지만.’
‘이터널 선라이즈’.
내 초창기(?) 대표작이었던 그 소설은, 냉전이 끝난 이후 첩보원이었던 남자의 삶을 다루는 이야기였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첩보원 생활을 청산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주인공. 하지만 그가 온갖 위협을 무릅쓰고 평화를 지킨 미국은 그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누군가 자신을 감시한다는 망상 속에서 고통을 겪었고, 일상에도 잘 적응하지 못했다.
‘일반적인 첩보물을 약간 비튼 이야기였지.’
나로서는 꽤나 그럴듯하게 썼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애물단지 취급받던 주인공이 자신을 찾아오는 과거의 동료들과 함께 도시에서 벌어지는 적대 세력의 음모를 파헤친다고 하는 골자는, 그때 당시 변형된 첩보물의 서사와 잘 부합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그것은 어째서였을까.
이 작품의 주인공 ‘한’은 시니컬한 성격의 한국계 미국인으로, 그 당시의 고집이 담긴 흔적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주인공의 인종이 문제인가 하는 분석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수없이 고민한 끝에 나는 부정할 수 없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터널 선라이즈’는 현실성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첩보물이라는 장르가 제공하는 재미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했다. 내가 작가로서 가지고 있던 에고가 나쁜 방향으로 작용한 것이다.
사람들이 왜 첩보물을 보겠는가? 현실적인 면에 치중한 첩보물이건, 반대로 완전히 판타지 쪽으로 가버린 첩보물이건, 매력적인 스파이가 나와서 멋지게 활약하고 이기는 과정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썼던 ‘이터널 선라이즈’는 그런 맛이 많이 부족했다.
괜한 ‘현실성’을 의식했기 때문이었다.
주인공의 활약을 조명하기는커녕 미디어에서 묘사하는 스파이의 삶이 얼마나 허황된지를 꼰대처럼 주장하는데, 그런 소설이 인기를 끌 리가 있나.
나름대로 팬층이 생기기는 했지만, 그조차 극소수였다. 일종의 힙스터라고도 할 수 있겠지.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지.’
다행히 이후로 몇 개의 소설을 더 내면서 내 색깔과 대중성을 조율하는 방법을 어느 정도 찾게 되었으니 더 나은 첩보물을 쓸 수 있을 것이다.
‘Mother’를 통해 내가 쓰고 싶었던 나를 드러낸 소설을 쓴 만큼, 이번에는 확실히 대중성 쪽에 조금 더 무게를 실은 작품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내 색깔도 확실하게 넣고.’
그걸 어떤 방식으로 할지도 이미 생각해 두었다.
주인공은 완벽한 스파이, 이름도 멋들어진 느낌이 나는 ‘칼 로버츠’.
CIA 소속의 그가 쿠바(이 당시는 쿠바가 먹어줬다)로 넘어가 겪는 사건을 그린 활극.
그리고 그의 협력자로 은퇴한 전직 요원, ‘한’이 등장한다.
‘과거’를 대표하는 요원과 ‘현재’를 대표하는 요원이 펼치는 버디물. 예전에 썼던 첩보물의 주인공을 조연으로 넣어, 지금 쓸 첩보물에 개성을 한 스푼 더하는 것이다.
‘나쁘지 않겠어.’
나는 그런 식으로 차근차근 신작을 구상해 나갔다.
***
신작이 조금씩 형태를 갖추고 있을 무렵, 사이먼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작가님,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평소와 마찬가지로 학교를 마친 뒤 가게를 보고 있던 중, 나는 희소식의 전조에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사이먼이 그렇게까지 말하니 기대되는데요. 뭐죠?”
[작가님께서 말씀하셨던 제안에 다섯 출판사가 다 그렇게 진행하자고 대답해 왔습니다.]그 말을 들은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종이책 관련해서요?”
[네. 다들 ‘Mother’라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네요.]“그중에서 사이먼이 함께 일하고 있는 출판사는 어디죠?”
[레드우드 퍼블리싱입니다.]“그럼 그곳과 계약하죠.”
[······저를 믿고 일을 맡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작가님.]“아니에요. 사이먼이 출판사 측과 잘 대화를 나눠서 이런 결과가 나온 거니까요.”
나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사이먼이 추천해주는 쪽과 진행하려던 예정이라 다섯 출판사 모두가 오케이 사인을 보내온 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그것은 ‘Mother’라는 작품이 삽화를 곁들인 확장판을 내도 괜찮을 만큼 인기를 얻었다는 일종의 증명이다. 작가로서 의욕이 샘솟을 수밖에 없는 정보였다.
“또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요?”
[레드우드 측에서는 작가님 책을 ‘Mass-market paperback’과 ‘Trade paperback’, 두 가지 버전으로 출간하고 싶다고 합니다. 어, 정확한 설명을 좀 드리자면······.]“대충은 알고 있습니다.”
Trade paperback은 소프트커버로 겉표지를 만들고 내지를 접착제로 붙인 일반적인 책을 말한다. 여기에 삽화를 넣어 약간 고급화된 버전으로 내자는 거겠지.
Mass-market paperback은 일반적인 신문 연재작이 출간되는 버전으로, 크기가 작고 종이도 ‘Trade’보다 싸구려를 써서 말 그대로 한 번 보고 버리기에 딱 좋은 책이었다.
[이야기가 빨라지겠군요. 어쨌든, 계약 조건은 비슷합니다. 8퍼센트를 걸었네요.]“그게 일반적이겠죠?”
[네네, 아무래도 신인이시니까요. 부수는 보통 5,000부로 시작하는 편입니다만, 작가님 작품 같은 경우에는 잘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큰 인기를 끈 작품인 데다가, 저희 신문사의 연재작으로서는 최초로 삽화를 넣은 책을 내는 거니까요.]“부수 관련해서는 사이먼과 출판사의 의견을 전적으로 따르겠습니다.”
그게 맞았다. 그 방법 외에는 없었고.
책을 뽑는 것에는 상당한 돈이 든다. 그리고 출판사는 그 리스크를 안고 작가에게 돈을 준다. 그러니 초판 인쇄 부수는 그쪽에서 정하는 게 당연한 이치였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작가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뭔가요?”
[어, 일이 왜 이렇게 흘러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좋은 삽화가를 찾은 것 같습니다.]“벌써요?”
[네네, 혹시 지금 팩스 받아보실 수 있나요? 그분 그림을 보여드리고 싶어서요.]슬쩍 건너편을 확인한 나는 임씨 아저씨네 전파상이 열려있는 걸 확인했다.
“가능합니다. 보내주시죠.”
[네, 바로 보내겠습니다.]“네, 보고서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
역시나 1980년대. 미래였다면 스캔해서 메신저나 메일로 뚝딱 보냈을 그림이, 팩스라는 도구를 통해야 받아볼 수 있다.
나중에 대출금 좀 갚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팩스부터 사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가게 반대편에 있는 전파상으로 가서 사이먼이 보낸 팩스를 받아왔다.
흰 종이에 연필로만 스케치한 몇 장의 그림.
‘어디 보자.’
나도 모르게 한순간 숨이 멎었다.
강렬한 이미지였다. 그것도 내 취향의.
무엇을 그렸는지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음에도 한눈에 소설 속의 어느 장면인지 파악되었다. 사이먼이 보낸 그림은 그만큼 ‘Mother’의 세계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내 어떤 기시감을 느꼈다.
‘어디서 많이 봤던 화풍인데.’
그림 쪽에 조예가 없는 나였지만, 분명 어디선가 겪어본 느낌의 일러스트였다.
알 수 없는 기시감을 느끼면서 나는 사이먼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아, 작가님. 그림 확인하셨을까요?]“네. 아주 멋진 그림이네요. 혹시 그리신 분 성함이 어떻게 될까요?”
[저희 회사의 디자인 팀 직원인 덴젤 플레어입니다.]“······덴젤 로이드 플레어요?”
사이먼에게서 그 이름을 듣자마자 복잡해졌던 머릿속이 명쾌해졌다.
그림에서 느껴진 기시감이 한순간에 납득되었으니까.
[그, 글쎄요? 미들네임까지는 잘 모르는데, 한번 물어볼까요?]“아닙니다. 사이먼, 이분으로 가죠.”
[예? 다른 후보도 보시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아닙니다. 반드시 이분으로 잡아주세요.”
나는 최대한 힘주어 이야기했다.
덴젤 로이드 플레어.
지금 눈앞에 놓인 ‘Mother’의 세계가 담긴 그림은,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는 미숙한 느낌이지만 분명 그만의 특징이 담긴 화풍으로 그려져 있었다.
80년대에 호러 소설의 표지 일러스트나 삽화로 업계에 뛰어든 이후, 90년대에는 영화에 나오는 온갖 크리처를 디자인했고, 00년대 이후로는 게임 업계까지 그 명성이 뻗어나갔던 거장.
그리하여 붙은 별명이 ‘미국의 H.R. 기거’였으니,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내가 알고 있는 대로 상황이 흘러간다면, 그는 몇 년 이내에 그림 하나만으로 엄청난 두각을 드러낼 것이다.
‘이 사람 그림을 볼 때마다 진짜 어떤 정신세계를 가졌나 궁금했었지. 그런데 내 작품의 삽화가가 된다고?’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친해져야 할 인물이었다.
***
출판사 쪽에서 빠르게 일을 진행하고 싶었는지 금방 계약 조건을 제시해 왔다.
인세는 8퍼센트.
요율 자체는 일반적이었다. 거기에서 신문사와 6대4로 나눠야 한다.
하지만 부수 쪽에서 신인 작가의 작품으로는 이례적인 제안을 받았다.
레드우드 퍼블리싱에서 제안한 Mass-market 판의 초판 부수는 1만 부에 정가는 3달러였고, 삽화를 넣을 Trade 판은 3천 부를 내고 정가는 9달러였다.
출판시장에서 작가는 책 가격과 인세, 초판 부수에 따라 ‘선인세’를 받는다.
제안을 듣고 나서 곧바로 가게 안에 있던 계산기를 꺼내 종이 위에 내가 받을 금액을 계산했다.
그 액수는 2,736달러.
‘상당하네.’
여기서 재고가 부족해져 증쇄에 들어가면 추가 부수만큼의 인세를 다시 지급받을 수 있다.
‘적어도 3쇄는 나와주면 좋겠구만.’
그 조건에 동의한 나는 계약서에 사인하기 위해 토런스로 가기로 했다. 그리고 이참에 겸사겸사 삽화를 맡을 덴젤과 먼저 만나기로 사이먼과 스케줄을 잡았다.
그로부터 며칠 뒤.
아직 계약도 하지 않았지만, 조건에 따라 앞으로 들어올 인세에 대해서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오늘의 만남도 내게 있어 무척이나 특별했다.
그러한 심정이 드러났는지, 레드우드 관계자와 만나기 전에 이루어진 삽화가 미팅의 분위기는 아주 화사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덴젤 플레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플레어 씨. 신 한이라고 합니다.”
덴젤 플레어는 ‘잭슨 파이브’의 멤버로 있어도 이상하지 않겠다 싶을 정도로 패셔너블한 흑인 남성이었다.
내가 봤던 섬세하고 귀족적인 그의 화풍과는 전혀 다른 인상이었지만, 그 펑키한 이미지 자체가 특별한 예술성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그런 식으로 생각할 만큼 그에 대한 나의 호감은 상당히 컸다. 전생에는 그가 그린 멋진 그림에 밤잠 못 이룬 날이 있을 정도였으니까.
시간을 돌아와 이렇게라도 만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어쨌든 나를 대하는 그의 태도는 무척 온건했고, 우리는 서로 기분 좋게 악수했다.
우리 사이에 끼어 있던 사이먼이 싱긋 웃었다.
“덴젤은 신 작가님의 굉장한 팬이라고 하네요.”
“아, 그런가요?”
“작가님 작품 때문에 밤잠을 못 이뤘죠. 그뿐만이 아닙니다.”
자리에 앉은 덴젤이 미소를 지었다.
“제 가족도 모두 다 팬입니다. 얼마 전에는 여동생도 작가님 소설을 읽고 팬이 되어서 저희 집안에서는 항상 ‘Mother’ 이야기가 흐르고 있어요.”
“그거참 영광스러운 일이네요.”
마찬가지로 똑같이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
나는 좋은 계약을 앞두고 들뜬 상태에, 소년이 되어 미래의 거장 앞에 앉아 있다는 이 상황이 너무나 흥미로워 그의 사소한 신변잡기는 흘려들었다.
당장 이번 작업에 대해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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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출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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