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n American Retro Novelist RAW novel - Chapter (36)
36.
『“쿠바에 가줘야겠네.”
CIA의 국장, 랜디 ‘스피터’ 쇼로부터 그 말을 들은 칼은 피식 웃었다. 다음 임무에 대해 듣기 위해 찾아올 때마다 그는 버릇처럼 목적지부터 먼저 말했으니까.
어두운 방 안,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앉은 채 반대편 벽에서 슬라이드 쇼가 펼쳐졌다.
가장 먼저 쿠바인으로 보이는 안경을 낀 남자의 사진이 나왔고, 칼은 곧바로 그것을 기억했다. 그러고는 브리핑의 무거운 공기를 풀려는 듯이 유쾌한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흠, 독재자에게 모든 걸 빼앗긴 이탈리안 마피아가 남긴 보물이라도 찾아야 합니까? 그렇다면 지금 슬라이드 쇼에 얼굴이 나오고 있는 저 친구는 분명 제 안내인이겠군요.”
포마드를 발라 넘긴 금발, 푸른 눈동자와 잘 발달한 턱. 우아한 맹수 같은 외모였다.
칼 로버츠, 코드네임 ‘슬러거’.
CIA의 최정예 요원이지만, 조직보다는 국가를 사랑하는 신념으로 살아가는 남자. 거기에서 비롯된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조직 내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켰지만, 실력만큼은 확실해 CIA에서는 그에게 언제나 가장 중요한 임무만을 맡겨왔다.
스피터는 슬라이드를 넘기며 설명을 이어 나갔다.
“이름은 롱 존 실버······가 아니라 앤드류 마르티네즈. 쿠바 연구소의 과학자였지. 그리고 현재는 쿠바에서 비밀리에 개발 중이던 생화학 무기의 설계도를 가지고 잠적했어. 그 물건이 암시장에 흘러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분명 엄청난 재앙이 일어나고 말 거야. 그렇게 되기 전에 과학자를 찾아내 설계도를 탈취하는 게 이번 임무라네. 슬러거.”
“항상 과학자가 문제로군요. 쿠바 정부에서는 어떻게 반응하고 있습니까?”
“당연히 난리가 났지. 그 무기는 쿠바가 미국에 대항하고자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던 물건이니까. 일을 진행하면서 그쪽에서 파견된 요원을 마주할 수도 있다는 말일세.”
“만약 그렇게 되면, 처리해도 괜찮습니까?”
“자네의 정체가 들키지만 않는다면. 이상으로 브리핑을 마치지.”
스피터는 슬라이드 쇼를 종료했다.
어둠과 정적에 휩싸인 회의실에는 이내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다.
*
냉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국과 소련, 두 국가 모두 현재로서는 한발 물러선 움직임을 보이기는 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대외적인 모습일 뿐이었다. 두 세력을 물밑에서 떠받치고 있는 이들은 오히려 더 재빠르고 영민하게 움직이고자 노력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적들도 그러고 있으니까.’
쿠바의 어선으로 위장한 배 위.
칼 로버츠는 저 멀리 보이는 쿠바 해안을 쌍안경으로 겁도 없이 살폈다. 가라앉아 보이는 국가 정세처럼 항구의 전경은 평온하기만 해 보였다.
쿠바는 여행이 금지된 국가였지만, 이전에 임무 덕에 몇 번인가 와봤던 칼 로버츠는 문득 하룻밤 정열적인 사랑을 나눴었던 남미의 미인을 떠올렸다.
‘뭐, 지금까지 했던 일을 하면 되겠지.’
임무를 수행하고 조국의 품으로 돌아간다. 칼 로버츠는 그렇게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만난 또 한 명의 스파이로 인해 그 예상은 크게 빗나가고 말았다.
-Double spy 2화에서 계속』
‘스파이가, 둘?’
1화를 읽은 사이먼 카버는 눈썹을 치켜떴다.
두 명의 스파이. 흔하지는 않은 소재였다.
자연히 2화에 손이 갔다.
그리고 계속해서 손이 갔다.
어선에 탑승해 쿠바로 진입한 칼은 그곳에서 미리 CIA 측에 의해 매수되어 있던 군의 장교와 만난다. 그는 칼을 동독의 사업가로 위장시켜 공산당 관계자에게 소개하고, 관계자는 왜 파나마가 아니라 굳이 이곳까지 왔는지 묻는다. 이때 당시 쿠바는 미국의 경제 봉쇄로 인해 산업에 필요한 물자 대부분을 밀수하거나, 파나마에서 소규모 회사를 운영했다.
칼은 이렇게 대답한다. ‘쿠바의 최고급 시가를 원하는 분들께 제대로 알려주기 위해, 직접 이 나라의 정취를 경험하고자 왔다.’라고. 당 관계자는 크게 웃었고, 칼은 신뢰를 얻은 뒤 대담하고 과감한 행동으로 많은 정보를 탈취한다.
그러면서 그는 과학자를 계속해서 추적해 나간다.
‘재미있는 캐릭터야.’
사이먼 카버는 3화까지 읽고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첩보물의 히어로는 대부분 007 제임스 본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캐릭터는 그 흉내를 내면서도 절묘하게 몇몇 부분을 비틀어 흥미롭게 느껴졌다. 젠틀한 ‘영국 신사’에다 ‘전쟁 영웅’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한 모습을 보이는 본드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칼 로버츠는 조금 더 ‘미국인’에 가까운, 다시 말해 조금 더 유쾌하고 마초적이면서 부드러운 일면도 함께 가지고 있는 제임스 본드로서 그려졌다.
‘슬러거’라는 코드네임에서 이미 암시가 된 부분였다. 완벽한 젠틀맨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적절한 폭력성을 드러냈고, 그럼에도 쓸데없는 살인은 최대한 피하려고 했다.
거기다 쿠바라고 하는 배경까지 더해져 이 ‘더블 스파이’는······ 뭐랄까.
‘유쾌하군.’
주인공인 칼 로버츠가 툭툭 내뱉는 말 때문일까.
아니면 밝고 정열적으로 묘사한 쿠바라는 배경 때문일까.
어느 쪽이든 작가의 역량이 엿보였다.
부담 없이 가볍게 읽히면서, 계속해서 다음 내용이 궁금하게 만들었다.
싱긋 웃으며 소설을 계속 읽어나가는 사이먼.
칼은 과학자를 계속 추적한 끝에 공산당의 묵인 아래에 마약을 제조해 미국으로 팔아넘기던 카르텔과 접촉하게 된다. 그곳에서는 미국의 시칠리안 마피아로 위장한 채 보스와 이야기를 나누며 정보를 캐내고, 그 와중에 그의 애인과 눈이 마주친다. 그 고혹적인 미모에 넋을 놓은 칼은 그날 밤, 모두가 잠든 사이 애인의 침실로 찾아가 인사를 나눈다.
『바로 그때였다.
‘위험하다’. 그렇게 인지한 순간 몸이 기계처럼 움직였다. 옆으로 구르며 소피아를 당긴 그는 함께 소파 뒤로 숨어 총알 세례를 피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소피아는 마구 비명을 질러댔다. 그리고 그 급박한 와중에 칼은 바로 옆에 놓여 있던 전화벨이 울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카르텔이 총탄을 퍼부어 대는 이 엄청난 소음 속에서도 그 소리가 명확하게 들린 이유는, 그동안 수많은 사선을 건넜던 경험에 따라 위기의 순간에도 침착하게 타개책을 찾으려 들기 때문이었다.
칼은 작게 성호를 긋고 손을 뻗어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반대편에서 무뚝뚝한 목소리가 하나 들려왔다.
[짧게 말하지. 옆의 창문으로 뛰어내려. 수영장 아래에 비밀 문이 있다. 그곳을 통한다면 적들이 자네를 찾지 못할 거야.]“넌 누구지? 내가 널 어떻게 믿고?”
[무사히 빠져나온다면 하바나의 ‘선 라이즈’라는 술집에서 보자고.]“주님?”
[개소리를 지껄이는 걸 보니 포기하지는 않은 모양이로군. ······아, 여자는 버리고 탈출해라. 짐만 될 뿐이니까.]그리고 전화는 툭 끊어졌다.
머리 위를 지나는 총알 사이에서 입을 다물고 있던 칼은 사실 이 수상한 전화를 걸어온 남자가 제시한 방법 이외에는 이곳을 빠져나갈 수단이 없음을 깨닫고 소피아를 바라보았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호박색의 커다란 눈.
그걸 바라보다 손을 뻗어 줄리아의 손을 잡았다.
‘개소리하지 말라고.’
스파이에게도 각자의 규칙은 있는 법이고, 칼의 규칙은 무척이나 간단했다.
국가와 여자가 나를 버려도 나는 그들을 버리지 않는다.
그뿐이었다.
-Double spy 6화에서 계속』
“하.”
사이먼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신의 권유로 함께 소설을 읽던 줄리아도 사이먼에게 이어서 건네받은 5화까지 전부 읽더니 미소를 지었다.
“흥미롭네요. 이 소설.”
“작가님, 어느새 이런 멋진 작품을······.”
“어떠셨어요?”
“저는 진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쿠바에 대한 묘사라든가, 비살상 마취 총이라든가, 주인공의 캐릭터성이라든가! 독자들도 굉장히 좋아할 것 같습니다!”
“······.”
잔뜩 신이 나서 떠들어대는 사이먼과는 달리 그 옆에서 침묵하고 있는 줄리아.
신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줄리아는 어떠셨어요.”
“왜 이런 작품을 기획하셨나요? 몇 화 정도로 예상 중이시죠?”
줄리아는 사이먼보다 더 깊게 파고들었다.
사이먼이라고 해서 그러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난 뒤면 꼭 항상 이렇게 신이 나서 한참 떠든 후에야 분석을 시작하고는 했다.
그러나 줄리아는 그와 완전히 반대였다. 소설을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보았으며, 그에 따라 철저하게 분석했다.
그리고 신은 그런 그녀의 의견이 궁금해서 그녀에게도 소설을 읽어달라고 권유한 것이었다.
“첩보물을 써보고 싶었거든요. 30화 전후로 예상 중입니다.”
여러 이유가 존재했지만, 일단은 거기까지만 대답했다.
줄리아는 눈썹을 찡그리고 잠깐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Mother’와 완전히 다른 분위기네요.”
“조금 더 많은 사람이 읽어줬으면 했거든요.”
“‘Mother’ 때도 충분히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음. 작가님, 저는 이 작품이 어린 연령층에도 많이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그렇다고만 보기에는 성인 취향의 테이스트가 아예 없지도 않고. 굉장히 여러 색깔이 혼합된 것 같은 느낌이에요. 주인공 칼 로버츠는 왜 살인을 피하려는 성향으로 구성하셨는지 여쭤도 괜찮을까요?”
“보다 인간적인 첩보원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인간적인?”
“네, 인간적인 첩보원이요. 그로 인해 때론 실패도 하는······ 5화처럼요. 그래도 자신이 믿는 신념을 포기하지 않는 사랑스러운 첩보원 캐릭터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확실히, 이 첩보원은 하드보일드한 맛은 조금 부족해도 호쾌한 맛이 있네요. 그러면 여기에서 질문 하나 더. 혹시 5화에서 전화를 건 인물이 또 한 명의 첩보원인가요? 그는 상당히 냉혹한 성격으로 보이는데 말이죠.”
“맞습니다. 그편이 칼과의 대비도 있다고 생각해요. 칼은 모험물에서 나올 법한 캐릭터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한이 조금만 냉혹하게 굴면 역으로 더욱 강렬하게 느껴질 수 있을 거고요.”
“‘한’이요? 한 솔로에서 따오셨나요?”
“아뇨, 한국계 성씨입니다. 제 성이기도 하죠.”
‘Han’.
펜으로 원고용지의 빈 곳에 작게 글씨를 쓴 신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솔로 주인공으로라면 무리겠지만, 더블 주인공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작가님의 오너캐라고 봐도 무방할까요?”
“그건, 아닙니다. ······어, 아닌가?”
슬쩍 고개를 갸웃거리는 신.
그 앞에서 작품이 선사하는 쿠바 여행(?)으로부터 겨우 빠져나온 사이먼이 말을 이었다.
“멋지네요! 칼과 한. 한과 칼. 한은 어쩌다 이곳까지 흘러들어오게 된 건가요?”
“그게 그러니까, 베트남 전쟁 때문인데······. 전직 CIA 요원이라는 설정입니다.”
“호오, 뭔가 안 좋은 일을 겪고 필요 이상으로 냉혹해진 전직 요원과, 한창 현장에서 자기가 믿는 바를 위해 싸우고 있는 현직 요원. 어떤 관계를 보여줄지 기대되는데요.”
“모험물, 첩보물, 그리고 버디물. 이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군요.”
계속해서 생각에 잠긴 채 말을 잇는 줄리아.
두 사람 앞에 앉아 있는 신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반응은 나쁘지 않군.’
오랜만에 써보는 첩보물이라 과연 어떨까 싶었는데, 이 정도면 다들 괜찮게 느끼는 듯했다. 그리고 저연령층에 어필할 것 같다는 줄리아의 반응이 확실히 흥미로웠다.
오직 그것만을 노리지는 않았으나, 칼이 보스의 애인과 관계를 맺기 전에 넘긴다거나 해서 이 소설이 보다 넓은 연령층과 성별에 어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쓴 것은 사실이었다. 일부러 힘을 주지 않고 쉽고 가볍게 읽히도록 쓴 것도 그 일환이었다.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보는 첩보물쯤 되려나.’
아무래도 첩보물이라는 장르는 ‘정치적인 음모’나 ‘미녀와의 동침’ 같은 클리셰가 있다 보니 성인 남성들이 좋아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Mother’에 이어 따라올 어린 독자나 여성 독자에게도 이 작품을 어필하고 싶었다. 그래서 신은 끈적한 로맨스를 줄이는 대신 두 스파이를 통해 감성을 풍부하게 확장시킬 요량으로 버디물적 구성을 채택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나아갈 수 있는 비즈니스의 가능성도 있을 터였다.
생각에 빠져 한동안 조용해진 줄리아를 대신해, 사이먼이 신에게 한창 작품의 감상을 늘어놓고 있을 때였다.
“작가님, 그리고 사이먼.”
“네?”
“듣고 있습니다.”
“하나 제안 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길고 긴 생각을 끝마친 줄리아가 입을 열었다.
“그 전에, 지금까지 들어본 바를 정리하자면······ 신 작가님은 돈이 필요하지만, 연재 기간이 긴 잡지 쪽으로 가실 마음이 없다는 걸로 이야기가 정리되었다고 보면 될까요?”
“네, 그렇습니다.”
“사이먼은 그러면 신 작가님과 계속 작업하고 싶고?”
“네, 선배. 할 수 있는 한 최고의 대우를 맞춰드려야죠. 가능할까 모르겠지만.”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말은?”
차분하게 상황을 파악해 나가는 줄리아.
신이 직접 나서서 자기가 지금까지 겪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줄리아는 ‘그’ 레미 마틴이 작품 하나에 화당 300달러를 냈다는 말을 듣고는 어이가 없어 웃고 말았다. 자기가 일할 때는 절대 그런 식으로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확실히 이해했다.
“또 그런 계약을 맺어주지는 않겠네요. 신 작가님이 새로이 개재하실 작품은 ‘Mother’의 후속작이 아니라 ‘Double spy’라고 하는 신작이니까요.”
“그렇겠죠. 그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만······.”
“제가 기가 막힌 방법을 하나 떠올렸다고 한다면 믿으시겠어요?”
“뭔가요?”
신이 호기심 어린 어조로 물었다.
학생으로서 살아간다고 해도 돈이 필요 없는 건 아니고, 특히나 집안 사정 때문에라도 신은 항상 최대한 많은 돈을 벌기를 바랐다. 만약에 토런스 뉴 미디어에서 비슷한 수준의 계약을 또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으리라.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신에게 줄리아는 자신이 떠올린 사악한(?) 계획을 이야기했다.
“작품을 ‘더블’로 연재하는 거죠.”
“······더블로요?”
줄리아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이먼.
하지만 신은 달랐다.
‘미쳤군.’
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고 말았다.
“스파이가 둘이니 작품도 둘로 쪼개자, 그런 말씀이신가요.”
“네, 저도 이기고, 사이먼도 이기고, 작가님이 가장 크게 이기고. 그렇지 않나요? 가능할까요? 더블 스파이의 더블 연재.”
“일단 한 쪽의 이야기에 대해 생각을 안 해둔 건 아니긴 합니다만······.”
신은 가볍게 말끝을 흐렸다.
정리하자면, 줄리아가 낸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았다.
‘Double spy’는 두 명의 주인공이 나오는 첩보물이었다. 그리고 눈앞의 두 기자는 각각 토런스 뉴 미디어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라는 두 개의 신문사에서 근무했다.
그러니 ‘칼’과 ‘한’을 주인공으로 삼은 두 개의 더블 스파이를 각각의 신문사에서 연재한다.
그 방식대로라면 비즈니스적으로도, 스토리적으로도 여러모로 시너지가 날 터였다.
그러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줄리아는 의기양양해하며 말했다.
“제가 무슨 일이 있어도 300달러로 맞춰드리죠. 그러면 레미도 비슷하게 따라올 겁니다.”
아직 열기가 식지 않은 ‘Mother’를 쓴 작가의 신작.
최근 급격히 성장한 토런스 뉴 미디어의 판매 부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는 소문이 돌 만큼, 현재 신문 연재 판에서 작가 ‘SEEN’의 이름값은 상당했다. 줄리아는 자신이 있었다.
분명 환상적인 아이디어였다.
‘······몇 가지가 걸리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받아들일 여지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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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ble spy』 (3)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