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n American Retro Novelist RAW novel - Chapter (58)
58.
입안에서 씁쓸한 기운이 감돌았다.
혀가 마비되는 듯했다. 그 단어를 나도 모르게 입에서 다시 굴렸기 때문이었다.
칭, 챙, 총.
동양인, 그중에서도 동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표현.
그 유래는 다음과 같다. 중국인이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할 때, 서양인들의 귀에는 대충 저런 식으로 들렸다고 한다. 그리고 동아시아 3개국 사람들은 서양인이 보기에 생김새가 다 비슷비슷했기에, 하나로 묶어서 부르는 멸칭이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주변에서 이 말을 정말로 많이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직접 눈앞에서 대놓고 들은 적은 딱히 많지 않았다. 왜냐하면 ‘칭챙총’은 흑인을 비하하는 ‘N-word’에 가까울 정도의 멸칭이었기 때문이다. 공개석상에서 동양인을 향해 그 말을 대놓고 쓴다면, 그게 누구든지 간에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단어였다.
그래서 이 말을 쓰는 이들은 항상 교묘하게 사용했다.
헛기침하면서 슬쩍 사이에 끼워 넣거나, 단어를 비틀어 빠져나갈 여지를 두거나, 단둘이 있을 때만 쓰거나, 귓속말로 나직이 속삭이거나. 교사로 재직하던 때에도 버릇 나쁜 애들이 내게 혼나고 돌아설 때 칭칭거리는 소리를 몇 번인가 들었을 정도였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흑인 무리는 얼마 전에 전학 온 지우의 성씨가 ‘Chang’이라는 사실에서 착안한 듯했다.
다 같이 모여 조그마한 여자애 하나를 물고 뜯어댔다. 본인들 입장에서야 그냥 가벼운 장난이겠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전생에도 이랬나.’
그래서 지우는 항상 검은 후드를 뒤집어쓰고 숨었나.
나는 짜게 식는 감정을 느꼈다.
옛날 같았으면 이런 상황에서 나도 휘말리고 싶지 않아 무리에 숨거나 선생에게 고자질하는 정도에서 그쳤을 터였다. 하지만 지금 당장 그럴 수는 없었다.
흑인 무리의 공격이 굉장히 거셌고, 지금의 나는 무척이나 화가 났으며, 동시에······ 나보다 먼저 반응한 친구 때문이었다.
“진짜 너희 쓰레기들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
“뭐야, 넌?”
흑인 남학생이 이쪽을 휙 돌아보았다.
길쭉한 체형에 펑키한 헤어. 네 명 중 리더인 것 같았다.
아무래도 남자가 여자를 괴롭히는 건 그림이 안 산다고 느꼈는지 도망치는 지우의 뒤를 쫓아오면서 ‘창창’ 대는 건 주로 여자 둘이었다. 하지만 알렉사가 끼어들어 훈계에 가까운 말을 내뱉자 그 옆에서 낄낄거리며 웃기만 하던 남자 둘도 확실하게 긁히고 말았다.
“우리가 뭘 어쨌다고 그래?”
“이 녀석 이름이 치우 챙이거든. 그래서 챙챙거린 건데, 뭐 문제라도?”
전형적인 눈 가리고 아웅식의 발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어라, 동양인은 치우 챙이라는 이름 가지면 안 된다는 거? 그쪽이 더 나빴네~.”
그야말로 능구렁이처럼 아무렇지 않은 척 넘어가려는 멘트에 알렉사도 순간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나는 옆에 있던 두피의 안색을 확인하고 물었다.
“두피.”
“으, 응. 신.”
“도와줄 수 있어?”
“당연히······!”
“그럼 내 옆에 서 있어 줘.”
나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 채 알렉사의 뒤로 다가갔다.
“알렉사, 괜찮아?”
“아, 신······.”
순간 안심하며 돌아보는 알렉사.
머릿속으로 계산을 대충 끝마친 상태였던 나는 흑인 무리의 중심에 서 있는 남학생을 바라보았다. 표정에도, 동작에도, 어조에도 일부러 아무 감정도 싣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는 상대라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쯤 해둬. 보기 안 좋으니까.”
“넌 또 뭐야?”
“내가 누구인 게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너희는 ‘색깔’만 보는데.”
“아니, 아니아니. 왜 자꾸 사람을 그렇게 몰아가? 그냥 장난이라고~.”
“장난도 상대가 그렇게 받아들여야 장난이지.”
나는 차분하게 지적했다.
그들은 ‘농담’이나 ‘장난’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상황을 가볍게 만들고자 했지만, 그것을 곧이곧대로 받아줄 마음은 없었다. 오히려 웃어주면서 좋게 이야기할수록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터였다.
그리고 예상한 대로 그들은 이쪽을 위협해 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뭐 어쩔 건데?”
“······.”
“장난이라니까? 거 되게 걸고 넘어지네. 아니면 뭐 어쩔 거냐고.”
“보통 사람들은 할 말이 없으면 화를 낸다고 하지.”
“어이구, 그러셨어요? 질문에 대답이나 하시지. 뭘 어쩔 거냐니까?”
그 말을 들은 나는 피식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학교 측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해야지. 이런 문제를 좌시할 거냐고.”
“······뭐?”
“학교 측에서 묻고 넘어가려 할 수도 있겠지. 그러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 너희가 저지른, 명백한 인종차별적인 행동과 괴롭힘에 대한 증언을 최대한 모아서. 만약에 그랬는데도 경찰에서 애들 장난이라면서 대충 넘기면, 정식으로 변호사를 고용해서 너희 네 사람을 고소하겠어. 그때부터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지. 너희도 변호사를 고용해야 할 테고. 기나긴 싸움이 될 거야. 아, 이 과정에서 만약 너희가 나에게 신체적인 위협을 가한다면 그게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지. 그리고 걱정 마. 나는 그 과정을 충분히 견딜 힘이 있으니까.”
“뭐, 뭐라는 거야?”
“······그, 그냥 가자.”
“그래, 좀 미친놈 같아.”
“내 말 다 안 끝났으니까, 닥치고 들어.”
마지막으로 나는 위협적으로 말했다.
이런 친구들을 손쉽게 잠재우는 방법은 간단했다. 죄를 깨닫게 하는 것보다, 이쪽이 마음먹으면 얼마나 미친 짓까지 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 갱들과 이런 마찰이 빚어진다면 폭력 자체에 휘말려 더 위험할 수 있지만, 눈앞의 학생들은 어렸고 이곳 센트럴 시티 밸류 하이스쿨은 준수한 수준의 학교였다.
이게 바로 사회를 알고 있는 어른(?)만이 할 수 있는 싸움이었다.
“너희 얼굴, 전부 기억해 뒀어. 만약 앞으로 조금이라도 수상쩍은 행동을 한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끝까지 달라붙어서 너희 모두를 조져버리겠어. 기억해 두라고.”
내 으름장을 들은 흑인 학생들은 모두 안색이 창백해져서 황급히 물러갔다.
옆에 있던 알렉사나 두피는 물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지우까지도 순간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고, 나는 그런 세 사람을 향해 활짝 웃었다.
“자, 이제 괜찮아.”
그래, 가벼운 마음으로 농담 삼아 장난친 것일 수 있겠지.
하지만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농담’ 삼아 ‘장난친’ 대가가 어떻게까지 돌아올 수 있는지를 뼈저리게 가르쳐주었다. 만약에 돌아가서 지금 내가 한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시 달려든다면, 나는 정말 말한 대로, 나라가 정한 법대로 행동해 줄 생각이었다.
아직은 힘의 논리가 만연한 시대인 만큼 학교 폭력처럼 쉬쉬하면서 적당히 넘기고 있는 문제였지만, 인종 차별 역시 엄연히 법으로 금지된 행동이었다. 물고 늘어지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그러는 게 가능했다.
“굉장하군. 역시 신이야.”
“저기, 괜찮니?”
안경을 스윽 밀어 올리는 두피를 뒤로하고 알렉사가 지우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마치 햇빛을 싫어하는 뱀파이어처럼 후드를 더 푹 눌러 썼다. 하지만 그래도 도움을 받았다는 자각은 있는지, 이내 아주 조그마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
“······감사합니다.”
“어디 다친 데는 없어?”
“괜찮아요.”
“지우, 맞지?”
나도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그 말에 슬쩍 고개를 드는 지우. 다크서클이 짙게 낀 인상, 새하얀 피부. 길게 기른 반곱슬의 검은 머리칼이 어깨 근처에서 찰랑거렸다.
“······네. 신 오빠.”
“어? 너랑 아는 사이야?”
“얼마 전에 우리 옆집으로 이사 왔어.”
“······그거 굉장한 우연인데.”
눈을 동그랗게 뜨며 우리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는 알렉사.
나는 지우에게 친절한 미소를 담아 이야기했다.
“오지랖일 수도 있겠는데, 혹시 또 이런 문제가 생기면 말해줄 수 있어?”
“네. 그렇게 할게요.”
순순히 대답하는 지우.
알렉사에게 한 번 더 감사의 인사를 전한 그녀가 돌아섰고, 나는 왠지 초라하게 느껴지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확실히 오지랖이긴 하군.’
그럼에도 전생에는 몰랐던 사실을, 이 불합리한 상황을 알게 된 이상 그냥 넘기고 싶지는 않았다.
바로 그때, 나와 같이 지우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알렉사가 뭔가를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 쟤······.”
“응?”
“어디서 봤다 싶더라니, 코믹북 스토어였어.”
그녀의 말을 들은 나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
학교에서의 사건이 일단락되고 난 뒤, 알렉사는 연습을 하러, 두피는 나와 가볍게 시간을 보내고 돌아갔다. 하지만 조금 전 일 때문에 분위기는 조금 가라앉은 상태였다.
나는 두피와도 헤어진 뒤 집으로 가는 길에 올랐다.
그리고 버스에 탄 채 스치는 풍경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조금 복잡한 기분이었다.
1980년대로 돌아와 삶을 바로 잡고 추억을 쌓는 동안, 나는 정말 좋은 사람들을 통해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내게 벌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차별이라는 행위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과거의 내가 동양인 무리와 방송실 안에 숨어 있느라 보지 못했던 이때의 ‘사건’을 알게 되면서, 나는 지우의 입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전생에는 딱히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넘겼던, 잠깐 옆집에 살았던 여자애.
내가 그저 무리에 섞여 살아남기 급급했던 전생에도 지우는 이런 일을 겪었겠지.
“끄응.”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음에도 괜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 정글 같은 미국 사회에서 한인은 서로를 돕고 지내야 한다는, 딱히 그런 집단의식 때문은 아니었다.
다시 돌아와 지금의 지우를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온갖 차별을 겪은 끝에 상처받고 마음의 문을 닫았을 때의 내가 생각났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신경을 써주고 싶었다.
‘나도 사람에게 상처받았지만, 사람으로 그 상처를 회복했으니까.’
내 소설을 읽고 사랑해 준 수많은 독자들, 나를 적극적으로 서포트해 주는 좋은 동료들, 아직 학생인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좋은 친구들.
이 미국에는 차별의 세계만이 아닌, 그런 세계도 있으니까.
하지만 현재 지우와 나는 딱히 접점이랄 게 없는 관계였다.
옆집에 살기는 했으나, 그걸 빌미로 매일 찾아가 ‘혹시 오늘도 누가 너를 챙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니?’라고 물어볼 수는 없었다. 전생의 교사 경력으로 말미암아 예상해 보자면, 내가 그렇게 물어보는 순간 지우는 아마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 잠글 터였다.
‘굳이 내 쪽에서 먼저 움직일 필요까지는······ 없나?’
무리해서 챙겨주려고 해 봤자 역효과만 날 테고, 일단은 이대로 상황을 좀 지켜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래, 그편이 낫겠어.’
나름대로 결론을 내린 나는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 흐릿하게 흘러가던 창밖의 풍경에 다시금 시선의 초점을 맞췄다.
저번에 애들하고 놀던 시내 옆을 지나가는 도로 위.
문득 알렉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지우를 코믹북 스토어에서 봤다고?’
거기다가 짧게 이어진 설명에 의하면, 조우한 곳은 가게 안쪽의 TRPG 코너였다.
순간 이해가 가지 않는 이야기였다. 거기에는 두피 역시 비슷하게 반응했다.
‘여학생이 코믹북 스토어를 갈 리가 없다’.
그래, 그게 우리의 생각이었다.
물론, 이 역시 어떤 의미에서는 차별이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에 근거한 생각이기도 했다.
이때 당시 너드들은 거의 다 남자였다. 여성 독자를 겨냥한 로맨스 소설이나 코믹스 시장도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워낙 크기가 작아서 그쪽은 주로 일반 서점에 포진했다.
두피의 경우를 빗대어 생각해 보면, 여러 곳을 자주 이사 다니며 마음 둘 곳이 없었던 지우가 장르 소설에 관심을 가지고 D&D나 TRPG 관련 너드질을 할 가능성도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과연 그럴 가능성이 높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TRPG.
‘Table-talk Role-Playing Game’의 약자.
미래에 나올 모든 RPG의 원류라고 봐도 좋을 정도의 콘텐츠로, 말 그대로 테이블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규칙이라는 세계 위에서 상상력이라는 무기를 바탕으로 주사위를 굴리며 모험하는 보드게임이었다.
내가 두피네 집에서 플레이했던 ‘로난 더 바바리안 보드게임’은 그 시스템을 일부나마 차용하고 변형해서 만든 것으로, 온갖 복잡한 규칙으로 가득 찬 TRPG를 간략하고 덜 복잡하게 만든 물건이었다.
그리고 그런 물건이 따로 유행을 탈 만큼, TRPG는 입문은 쉬워도 본격적으로 빠져들기는 많이 어려운 너드질에 속했다.
그래서 나는 지우가 TRPG 게이머일 수 있다는 전제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끼이익-.
그리고 버스가 잠깐 정류장에 멈춰선 순간, 나는 확실하게 보았다.
저 멀리, 길을 걷고 있는 검은 후드를 뒤집어쓴 작은 인영을.
지우였다.
“자, 잠깐만요!!”
확인도 하기 전에 몸부터 움직였다.
급하게 버스에서 내린 뒤 멀리서 모습을 확인하자, 확실히 그녀가 맞았다.
정말 그녀가 알렉사의 말처럼 코믹북 스토어를 드나드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나는 조심스럽게 그 뒤를 쫓아갔다.
그리고 이내 놀라고 말았다.
‘진짜잖아?!’
코믹북 스토어 앞에 선 그녀가 주머니에서 검은 천 마스크를 꺼내 썼고.
당당히 입장했다.
그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바로 이거였다.
‘아니, 진짜 너드였다고?! 제기랄, 쟤가 TRPG를 한다고?!’
그러다 어른(?)으로서 정신을 차렸다.
‘열여섯 여자애가 TRPG를 하다니. 얼마나 마음 둘 곳이 없었으면.’
······요즘 들어 어른의 나와 어린아이의 내가 자꾸 뒤섞이는 기분이었다.
아니, 어쨌거나.
나는 머릿속을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판단했다.
만약 알렉사의 말처럼 지우가 TRPG와 관련된 너드질을 한다면 여러모로 함께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같이 TRPG를 플레이하면서 친해질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았다. 두피에 알렉사도 함께 껴서 말이다.
‘나쁘지 않은데?’
싱긋 웃은 나는 가게 안으로 들어서 TRPG 코너로 향했다.
예상한 대로 지우는 그곳에 있었다.
TRPG용으로 나온 서적을 하나 들고서 살펴보고 있는, 검은색으로 몸을 돌돌 가리고 있는 몸집이 작은 여자애.
예상대로 일이 풀리자 싱긋 웃은 나는 어떻게 말을 걸면 좋을까를 고민하면서 가만히 지켜보았다.
······문제는 바로 직후에 벌어졌다.
“흐음······.”
뭔가 고민에 빠진 듯 신음한 지우가 가방 안에서 책 하나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 검은색의 책을 본 순간, 나는 모든 진실을 깨달았다.
우연히 본 표지의 제목은 이러했다.
『흑마술 입문서』.
‘······제기랄.’
잦은 이사와 괴롭힘으로 인해 마음 둘 곳이 없었던 소녀의 유일한 탈출구.
그건 바로 흑마술(사이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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