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an American Retro Novelist RAW novel - Chapter (97)
97.
방과 후, 키튼즈 코믹북 스토어 앞.
매도 알고 맞으면 좀 낫다고 했던가.
마음의 준비(?)를 끝마친 나는 학교가 끝나자마자 로드 두푸스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오늘은 ‘Princess quest’의 11화가 연재되는 잡지가 나오는 날이었고, 우리는 건즈 앤 소드 매거진을 구매할 예정이었다.
······잡지사에서 따로 작가용 책을 보내주긴 하지만, 배송에 며칠 시간이 걸려서.
‘겸사겸사라는 거지.’
책도 사고, 사람들의 반응도 보고.
나는 조금 긴장한 채 간판을 올려다보았다.
오래되고 낡은 글씨로 이렇게 써 있었다.
[Kiton’s comicbook’s store]이곳은 내게 있어서도 어느새 특별한 장소가 되었다.
아직도 눈만 감으면 두피와 빌이 플라스틱 공을 서로에게 쏘면서 혈투를 벌이던 때가 떠올랐다. 그야말로 ‘Epic battle’이었다. 그 장엄했던 전투는 마지막에 두 남자가 서로를 인정하며 끝이 났고, 나는 그 일 이후로 이 키튼즈에 나름의 애정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조금 걱정은 되지만 가야지.’
가볍게 심호흡.
두피가 날 돌아보며 물었다.
“Are you ready, Shin?”
“그, 그럼. 준비됐지.”
고개를 끄덕인 나는 천천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려고 했다.
바로 그때, 내부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
[SEEEEEEEEEEEEEEEEEEEEEEEEEEEENNNNN-!]아. 못 들어가겠다.
“······우리 오늘은 그냥 돌아갈까?”
“Frrrrr······. 예상했던 반응이군.”
“아니, 그 정도야?”
“신. 너는 너드들이 클레어와 제이나에게 갖는 애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군.”
중지와 약지를 엮어 안경의 브릿지를 스윽- 밀어 올리는 두피.
“두 사람의 우정을 보는 것도 이 작품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였던 바, 그게 무너지는 순간에 독자들이 받을 충격은 어마어마하지. 아니, 사실 무너져도 상관은 없다. 세션의 전개를 비튼 아주 멋진 이야기였어. 하지만 이들의 분노는 앞으로 2주라는 긴 시간을 감내해야 한다는 사실로 비롯된다. 나 역시 2주 동안 냉동 수면에 들어가고 싶을 정도다.”
“그, 그 정도니?”
“그래. 앙케트 엽서 1위에 ‘Princess quest’를 넣을 수밖에 없더군.”
“······고, 고마워.”
“훗, 아니다.”
“저기, 근데. 혹시 지금까지는 1위 안 줬어?”
“그 부분은 프라이버시라 말해줄 수 없다.”
“웅······.”
나는 살짝 침울해진 채 대답했다.
“어쨌든, 내 말의 요지는 간단하다. 충격적이고, 작가를 원망할 수밖에 없는 전개였지만, 그만큼 재밌었다. 그러니 너무 걱정은 하지 마라. 결국, 소설은 그게 가장 중요한 법이니.”
두피의 말이 맞았다.
애초에, 나도 이들의 감상이 듣고 싶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굳이 여기 오지 않았으리라.
“가자. 두피.”
그렇게 문을 열고 들어선 나는 내 선택을 후회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코믹북 스토어의 너드 중 하나가 자신이 느낀 분노를 토로하고 있었다.
“제이나의 가문을 멸문시킨 게 클레어의 가문이라고?! 신 이 나쁜 자식! 으아아아-!”
“클레어의 가문이 제이나의 가문을 멸문시켰어?!”
“아, 제기랄! 스포일러!!”
“거 누가 저놈들 좀 진정 좀 시켜! 나는 아직 못 읽었다고!!”
아수라장이 되어가는 코믹북 스토어.
한동안 황망히 그 광경을 지켜보던 중, 그들 모두의 시선이 동시에 내 쪽으로 집중되었다.
‘아.’
좀비 사태 때 어그로를 끈 주인공의 기분이 이러할까.
***
키튼즈 코믹북 스토어는 크게 두 개의 구역으로 나뉘었다.
코믹북과 장르 소설, 잡지를 주로 판매하는 ‘페이퍼 섹션’과 TRPG 관련 굿즈, 게임기, 보드게임, 간이 테이블과 각종 과자 및 음료를 판매하는 ‘플레이 섹션’.
일단은 누구나 원한다면 두 섹션을 자유롭게 오가는 게 가능했으나, 암묵적인 규칙이 하나 존재했다. ‘키튼즈에 속한 사람’이 아니면, 허락을 맡고 플레이 섹션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규칙이었다.
그것은 수천 권의 코믹북을 모조리 탐닉한 탐욕스러운 코믹북 마스터, 빌의 명령이었다.
물론, 그는 사장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의 존재가 코믹북 스토어의 매상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던 터라, 실제 이 가게를 소유하고 있는 키튼은 그냥 적당히 봐줬다.
원망에 찬 너드들의 시선을 감내하며 신은 그들을 지나쳐 플레이 섹션으로 향했다.
다행히 약속은 잘 지켜져 그들은 외부의 다른 손님이 있는 상황에서 ‘SEEEEENNNN!!’거리면서 달려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따라붙는 서늘한 시선 때문에 가만히 페이퍼 섹션에 머물렀다가는 수상함을 느낀 타지의 너드들에게까지 정체를 들킬지도 몰랐다.
신은 겨우 플레이 섹션으로 들어서 억눌렀던 숨을 후욱 내뱉었다.
그러자 등 뒤에서 누군가 문을 닫으며 퇴로를 차단했다.
이윽고 성큼성큼 다가오는 한 남자.
탐욕스러운 코믹북 마스터, 빌이었다.
“비, 빌.”
“신, 두피.”
“빌.”
각자의 이마를 타고 흐르는 식은땀 한 줄기.
세 남자의 시선이 교차했다.
“왜······ 그랬지?”
“어, 음. 이렇게 과몰입할 일일까요?”
“그럼 소설을 좀 덜 재미있게 쓰던가!”
빌이 버럭 외치는 걸 기점으로 뒤따라온 다른 너드들이 달려들어 원망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래! 너무하다!”
“어서 다음 내용을 공개해!”
“어떻게 여기에서 끊을 수가 있어!”
“우우-! 악당!”
잇따라 ‘Booooooooooo-!’ 하는 야유가 곳곳에서 쏟아졌다.
그 앞에 선 신은 부끄러우면서도 동시에 자기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자신이 쓴 11화의 반전이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증거였으니까. 이들의 반응을 보고서 ‘Princess quest’를 쓰기 잘했다고 생각했고, 그는 오히려 뻔뻔하게 나가자고 마음먹었다.
그들 앞에서 한 번쯤은 제대로 된 빌런 짓도 해보고 싶었다.
······사실, 매번 그런 것 같기는 했지만.
“여러분, 정말 12화가 보고 싶어요?”
삽시간에 조용해지는 너드들.
안경을 스윽 밀어 올린 빌이 물었다.
“저, 정말 보여줄 수 있나?”
“제 머릿속에는 다 있는데.”
“······.”
“······.”
순간 맴도는 침묵.
너드들이 다시 맹렬한 분노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걸 소설로 읽고 싶다고!”
“빨리 가서 글 써! 소설가가 무슨 코믹북 스토어에 오고 있어?!”
“건즈 앤 소드 매거진도 매주 발매하라고 해-!!”
말도 안 되는 요구를 울부짖는 너드들.
그 앞에서 신은 생각했다.
‘이 정도 반응이면 기대해도 되겠는데.’
염원하던 순위 상승을 말이다.
***
원래부터 ‘Princess quest’는 앙케트 모집 초반의 기세가 대단한 작품이었다.
소드 앤 소서리의 패러디에 가까웠던 이 작품의 팬들은 앙케트 엽서를 빠르게, 심지어 여러 장 구매해서 보내는 편이었다. 장르 소설계에 관심이 많으며 업계에 의견을 제시하고 싶어 하는 너드 팬, 그리고 이 소설만을 좋아하는 마니아 팬층이 많은 작품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연재가 시작되고 몇 화 되지 않아 집계 초반에 1위를 차지하는 일이 잦았다.
그 뒤 하루하루 캘린더가 넘어가며 연재 기간이 더 길고, 그만큼 더 많은 독자로부터 지지를 얻는 세 작품, 레인보우 월드, 로난 더 바바리안 시리즈, 디피스트 던전에게 추월당하기는 했으나, 그마저도 옛말이었다.
로드 두푸스의 리타이어를 계기로 3위에 안착하더니만, 이제는 앙케트 모집 초반, 1위 자리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결국은 차근차근 올라온 레인보우 월드나 로난 더 바바리안 시리즈가 1위, 2위를 나란히 탈환한다 해도, 그 차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특히나 11화가 연재되고 한 주가 지나 앙케트 순위의 윤곽이 거의 드러난 시점에서, 건즈 앤 소드 매거진의 편집장 아서 레이놀즈는 흥미로운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다.
‘차이가 거의 없군.’
건즈 앤 소드 매거진의 앙케트는 5위까지의 점수제로 진행되었다.
이유는 몇 가지가 있지만, 개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최대한 공정한 심사를 위해서였다.
작품 하나만을 꼽으라고 한다면 독자들의 투표는 당연히 상위권 작품으로만 모일 터였다. 그렇게 되면 순위가 크게 변화하지 않고 특정 작품만 계속해서 유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읽은 잡지에서 가장 재밌었던 작품 다섯 개’를 꼽으라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제일 좋아하는 작품을 상위로 꼽더라도, 그 이외에 자신이 잡지를 읽으면서 만족할 작품을 넣을 여지가 생긴다. 그러면 팬층의 규모만이 아니라, 순수한 재미로 경쟁을 붙이는 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그 사실을 ‘Princess quest’가 증명했다.
‘Princess quest’는 앞선 세 작품만큼 충성도 높은 팬층을 다량으로 보유하지는 못했다. 연재 기간이 세 작품과 배수 단위로 비교해야 할 만큼 짧고, 작품 자체가 워낙 주류와는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머러스함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어? 내가 좋아하는 작품만큼은 아니지만, 은근히 재미있네?’라는 감상을 새기며 자신을 각인시켰다.
아서는 집계를 끝마치고 정리해 둔 엽서 더미에서 몇 장을 뽑아 확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대부분의 엽서에 ‘Princess quest’의 이름이 보였다.
설령 어떤 한 독자에게 있어서 최고의 작품은 되지 못할지라도, 이 작품은 이래저래 화제성을 보이며 카멜레온과 같은 매력으로 유니크한 재미를 어필해 왔다.
‘브이’의 경우가 그러했듯이, 이 특수성 때문에 많은 작가들이 이 작품으로부터 영감을 받으며 경쟁의식을 느낀다는 소식을 전해올 정도였다.
편집장이자 장르 소설의 팬, 거기에 더해 건즈 앤 소드 매거진을 이끌고 있는 실질적인 리더로서, 아서는 굉장히 멋진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보통 인기작을 길게 끌고 나가면서 고착화가 일어나기 마련인 잡지에서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 작품이 나와준다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밀어줄 용의가 있었다.
‘거기다 ‘Knight’s of the wisdom’ 사와의 계약도 있고.’
아치발트나 직원들에게 이야기하기 전이었으나, 아서는 이 작품을 연재가 끝날 때까지 잡지의 마지막에 실으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 분명 작가들에게 더 큰 자극이 될 테고, 건즈 앤 소드 매거진의 상황에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터였다.
‘일단 그 전에.’
확인을 해둬야겠다 싶었던 아서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로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가고, 곧 수화기에서 목소리가 들려 왔다.
[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줄리아 챈들러입니다.]“줄리아, 지금 통화할 수 있어요?”
[아서~! 물론이죠. 무슨 일 때문에 그러세요?]“‘Princess quest’ 때문에 물어볼 게 있어서 그런데, 이 작품 확실히 16화로 끝납니까?”
[아마도요? 신 작가님이 지금까지 글 쓰시면서 분량 문제로 이슈를 일으킨 적은 없었던 분이니까요. 몇 차례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16화에 맞춰서 끝내시지 않을까요?]“믿어도 되겠죠?”
[네. 혹여나 문제 생기지 않도록 제가 옆에서 잘 보조할게요.]“그러면 이 작품, 완결 날 때까지 잡지 마지막에 싣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다섯 화 분량을요?]“네, 다음 호에 실릴 12화부터 완결인 16화까지요. 지금 앙케트 집계된 걸 봤는데, 이 작품에 독자들이 거는 기대가 보통이 아닌 거 같아서 말이죠. 특히나 이번에 클레어와 제이나 사이의 비밀이 밝혀지는 지점은 독자들의 호응이 엄청났어요. 엽서뿐 아니라 팬레터도 끊임없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고.”
[로난이나 레인보우의 팬이 반발하지 않을까 걱정이네요.]“별일 있겠어요? 이 폼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다들 인정할 수밖에 없겠죠.”
그렇게 품고 있던 생각을 말로 변환하면서, 아서는 자신의 생각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그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작은 소요가 발생하게 되었다.
***
1982년 9월 8일. 화요일
건즈 앤 소드 매거진이 발매되기 이틀 전, 늦은 밤.
네 명의 코믹북 슈퍼 히어로가 캘리포니아의 북동부의 한 물류 창고로 향했다.
빌과 프레드, 데이빗과 마이클.
연령부터 인종과 체형까지 다 제각각인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안경’을 썼다는 점이었다.
네 명 중 유일하게 운전이 가능한 프레드가 차를 몰았다.
가로등이 뻗은 캘리포니아 66번 국도를 따라가다가 바깥으로 빠져나갔고, 그들은 자정을 넘긴 시간이 되어서야 물류 창고에 정차했다.
다들 으스스한 감각을 느끼면서 평소에 하던 왁자지껄한 대화로 시간을 때웠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점의 밤.
산악림이 뻗고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는 캘리포니아 도로 위는 무척이나 어두웠다.
가끔 차 안의 온도가 너무 떨어졌다 싶을 때마다 프레드가 시동을 켜고 히터를 틀었다. 두툼한 체격의 빌과 마이클은 덥다며 불평했지만, 깡마른 프레드와 데이빗은 코를 훌쩍였다.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도로 너머로 뻗은 가운데, 밤하늘의 별이 반짝였다.
자정이 넘어갔다.
눈앞에 펼쳐진 캘리포니아의 자연은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세계선 같기도 하고, 때로는 어디선가 전기톱을 든 살인마가 자신들을 노리고 있는 세계선 같기도 하다.
그런 감성이 담긴 이야기로 도란도란, 네 명의 남자는 마치 캠핑이라도 온 듯이 낄낄거리면서 웃었다.
이들이 이렇게 캘리포니아 전역으로 물건이 배송되기 전에 모여드는 물류 창고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키튼즈 코믹북 스토어에 들어갈 건즈 앤 소드 매거진을 가져가기 위함이었다.
코믹북 마스터인 빌의 아이디어로 사장인 키튼에게 간곡히 부탁, ‘앞으로는 테이블에서 감자칩과 음료를 먹을 때 흘리면 본인들이 전부 치운다.’라는 조건을 대가로 오늘 하루만큼은 이렇게 네 사람이 직접 건즈 앤 소드 매거진을 가져올 수 있게 되었다.
말인즉슨, 남들보다 하루 먼저, 수요일 아침에 건즈 앤 소드 매거진을 볼 수 있다는 의미였다.
“정말 멋진 아이디어야! 마스터!”
“Huuuuuu······. 너의 배트 모빌이 아니었다면 실행할 수 없었겠지.”
“야야, 근데 우리 작품 하나 보려고 이렇게까지 하는 거 진짜 오랜만이지 않아?”
“신이 문제라고. 이전 화를 그렇게 써버렸는데 어떻게 하루를 더 기다리지?”
자신들의 돌발행동에 도취한 네 사람은 조금만 있으면 ‘Princess quest’의 12화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잠도 안 자고 기다렸다.
중간에 배가 고파져 가져온 과자를 마구 뜯어 먹고, ‘더 세븐’ 빌이 가게에서 몰래 가져온 폐기 햄버거를 맛있게 나눠 먹기도 하고.
그들은 마치 소년 시절에 영원히 갇힌 자들 같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분명히 그리워하고 부러워할 광경이었다.
시간은 흘러, 동이 터오는 새벽.
물류 창고가 개방되고, 키튼을 대신해 건즈 앤 소드 매거진을 챙겨 든 그들은 한달음에 가게로 달려갔다. 아직 가게가 오픈도 하기 전이라 그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운 채 그대로 잡지를 펼쳐 들었다.
그리고 아서의 결정으로 빗어진 작은 날갯짓이 폭풍과도 같은 혼란을 발생시켰다.
“야, 야······! 프린세스 퀘스트가 없는데?!”
“이 무슨! 맨 처음에 다른 소설이 실려 있어!”
“서, 설마······ 『휴재』, 인가?”
“작가 놈이, 휴재?”
“······아, 맨 뒤에 실려 있다.”
잡지 첫 페이지의 목차를 당연하다는 듯이 스킵해 잠깐 혼란에 빠졌지만, 그들 중 가장 냉철한 데이빗의 말 한마디로 겨우 흥분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곧바로 다들 홀린 듯이 맨 뒤편의 소설부터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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