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10
“마동훈.”
최유성은 성큼성큼 우리 쪽으로 다가와 마동훈의 손목을 붙잡았다.
“아악!”
마동훈은 커다란 자극을 느꼈는지 내 멱살을 잡은 손을 풀고, 왼쪽 손으로 최유성이 붙잡고 있는 오른쪽 손목을 툭툭 쳐댔다.
“아직 교관님이 말씀하시기도 전이야. 그리고 대용이 말대로, 진짜 반마였으면 멀쩡히 교실로 돌아왔겠어?”
“아! 알았다고! 그만 할게!”
그렇게 마동훈이 비명을 지르고 있던 도중, 앞문이 열리며 이만수가 들어왔다.
“자리에 앉아라, 이것들아!”
그걸 본 최유성은, 꽉 쥐었던 손을 풀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애들을 통솔해 자리에 앉게 했다.
표정도 어찌나 빨리 바뀌는지, 방금 전 화내던 녀석이 맞나 싶었다.
하여튼… 이제 이만수가 이야기를 시작하겠지.
“오늘 있던 실습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아마 외부인의 소행일 거라고 추측하고 있는데, 계속 조사 중이니까 웬만하면 봉인의 수해 근처론 접근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한다.”
학생들은 자기 옆자리에 있는 생도들과 소곤거렸다.
이만수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인상을 잔뜩 구기곤 생도들에게 경고했다.
“조용! 그리고 강대용 생도는 정밀검사결과, 반마도 뭣도 아닌 평범한 인간임이 확인됐다.”
그 말과 함께 소란스러웠던 분위기는 차분히 가라앉았다.
드디어 내 결백이 완벽히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변신계 특성은 잘 알고 있겠지? 강대용 생도 역시 그 종류의 특성을 재각성한 케이스였다. 매우 희귀하고 특이한 능력이라 같은 조였던 녀석들이 많이 놀랐을 것이라 생각한다.”
변신계 특성이라는 말에 많은 생도들의 눈길이 내게로 향한다.
그래. 대표적으로 한 명만 짚자면, ‘팔용사’ 중 한 명인 ‘은랑(銀狼)’이 변신계니까 관심을 가지는 게 당연한 반응이긴 하지.
덕분에 나를 혐오와 경멸의 시선으로 쳐다보던 눈들은 차츰 호기심에 찬 눈빛으로 변했다.
“이제 수업 시작해도 되지? 반장, 인사하도록.”
나는 그제야 안심하고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아무래도 소설 세계에 떨어진 이래로 가장 큰 고비를 넘긴 것 같다.
***
5교시, 대인전투무술 시간.
이번 시간에는 무기 없이 맨손으로 싸우는 법을 배우고, 훈련하는 시간이다.
물론 재능이나 특성 등 초능력의 힘을 빌릴 수는 있어서, 초능력이 강한 생도와는 제발 짝이 되지 말았으면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오늘은 2인 1조로 짝을 이뤄서 무규칙으로 대련을 겨루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런데 내 짝이 하필….
“정말 죄송합니다.”
부담되는 녀석이었다.
내 앞에서 90도 직각으로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알리사.
그녀는 그래도 마동훈과 달리 자신이 잘못한 것을 제대로 알고 있는 상식인인 듯 했다.
“뭘 잘못했다고 그러냐.”
“…죽을 위기에서 해결책을 마련해주신 분을 반마로 의심한 것 자체가 잘못입니다. 그러니, 제가 보상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하겠습니다.”
“진짜 괜찮다니까.”
“제게 확실히 사죄할 기회를 주십시오.”
거참. 진짜 부담되는 여자네.
어차피 계속 멀리해야할 여자라 엮이고 싶지도 않은데, 이걸 계속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럼 나중에 카페에서 음료수 한 번 사던가.”
“…네?”
“같은 생도지간인데 큰 걸 바랄 수도 없잖아.”
“아…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알리사는 내가 사과를 받아준 것이 다행이었는지 살짝 미소를 띤 얼굴로 내게 재차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고, 나는 이젠 괜찮다고 말하며 애써 웃었다.
그렇게 2분간의 사과가 끝난 후, 그녀가 경쾌한 목소리로 내게 외쳤다.
“그럼 대련을 시작해볼까요!”
“그래!”
나도 모르게 같이 힘차게 외쳐버렸다.
그렇게 외치곤 대련을 시작한 지 5분 정도 지났을까.
어느새 나는 그녀에게 처참히 얻어맞고 깃 초크로 붙잡혀 있었다.
“이럴 리가 없어요.”
“항복….”
“…아니. 당신이 이 정도일 리 없어요. 어서 벗어나 보세요.”
“항, 항복… 이거 풀어줘… 제발….”
알리사는 나를 깃 초크로 붙잡은 상태로도 여유로운지 나긋나긋하게 말하고 있었다.
내가 탭을 치며 항복 의사를 표하자, 알리사는 초크를 풀고 나를 일으켜 세웠다.
“변신해보세요 대용님. 변신하면 잘 싸웠잖아요.”
“…안 돼.”
미친년아. 그걸 우리 반이 다 모여 있는 체육관에서 하라고?
너는 수치심이라는 것도 없냐? 너도 내가 뭐라 외치는 지 들었을 거 아냐.
“어서요.”
“절대 안 돼.”
그녀는 변신을 요구하며 계속해서 내게 달려들었지만, 나는 끝까지 흑염룡을 사용하지 않았다.
결국, 나는 이번 시간 내내 알리사의 샌드백이 되어야만 했다.
***
모든 수업이 끝난 후, 학교 교정.
백설은 윤희진과 함께 학교 본관 왼쪽에 있는 도서관에 가고 있었다.
“설아. 공부는 나중에 하고 나랑 노래방 가자니까···?”
“야. 넌 경각심도 없어? 가뜩이나 필기 시험 어렵다는데 준비 안 할 거야?”
“에이, 어차피 4월부터 시작인데 지금은 좀 즐겨도 되지 뭐! 그러니까 이제 그만 튕기고, 나랑 노래방 가자앙~.”
“아 징그러 죽겠네! 좀 떨어져!”
자신에게 팔짱을 끼고 귀찮게 달라붙은 윤희진을 계속 밀어냈다.
하지만 천진난만한 윤희진은 그런 차가운 백설이 좋다며 계속 들러붙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장난을 치며 걸어가던 중, 백설이 갑자기 마나를 발산했다.
“설아?”
백설은 잠시 제자리에 멈춰 서서 휙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봤다.
그녀는 자신과 윤희진이 지나쳐온 오래된 느티나무 쪽을 노려보았다.
‘누가 따라오는 느낌이었는데.’
백설은 뭔가가 자신을 따라오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착각’이었다 생각하곤, 다시 귀찮은 윤희진과 함께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ㅇㅃ… ㅇㅈㄷㅇㄴ?』
하나, 백설은 어떤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늘에 가려져 암영이 짙어진 나무 아래에서, 이형의 존재가 자신을 보고 몸을 꿈틀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다음화에 계속
Episode.4 : 불길한 흐름 (2)
“으어어….”
오후 10시 30분.
길고도 긴 하루가 끝났다.
나는 샤워를 끝내고 곧바로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삭신이 쑤신다.
“…할 건 하고 자야지.”
맘 같아선 당장이라도 눈을 감고 자고 싶지만, 바로 잠들어선 안 되는 이유가 있다.
3일간 정신없이 달려온 만큼, 나의 능력에 대한 점검과 지금까지 겪어온 모든 것들을 정리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
“내 정보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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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강대용
생년월일 : 2014년 12월 24일 (현재 17세)
신장 : 176cm
몸무게 : 66kg
혈액형 : AB형
능력치 : 힘 125/ 체력 125/ 마력 13/ 민첩 74
마나 속성 : 화(火)
기술 : 매콤주먹, 폭염(爆炎)/흑염(黑炎)…[자세히 보기]
재능 : 그 정도론 이 몸을 꺾을 수 없다!, 그건 이…[자세히 보기]
특성 : 흑염룡(黑炎龍)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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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3일 만에 1kg나 쪘다고?”
내 체질이면 살찌기가 많이 힘든데 놀랍다.
정신없이 싸우고 훈련하다 보니 능력치도 꽤 상승했다.
느린 속도지만 상승이 있다는 거 자체가 긍정적인 변화다. 그나저나 마력도 올랐네.
[그건 이 대용위키가 설명해주지! 가 아까 네펜데스에게 흑염을 사용해서 얻은 수치라고 합니다. 나머지 능력치는 전투, 훈련, 운동에서 얻은 수치들이라고 당신이 대견스러운 듯 말합니다.]그래도 내 재능이라고 칭찬까지 해주네….
여전히 시끄러운 녀석이지만 죽을 고비를 넘겨서 그런지 조금은 정겨워진 느낌이다.
그래서 난 녀석들에게 한 마디 툭 던졌다.
“야. 근데 너랑 흑염룡 정체가 뭐냐? 진짜 단순한 특성과 재능인 거야?”
진심으로 궁금해서 한 말이었다.
그러나 내 머릿속에도, 상태메세지로도 돌아오는 말은 없었다.
뭐··· 나중에 결말이 가까워지면 그 정체가 드러나던지 하겠지.
[재능 목록]─────
· 그 정도론 이 몸을 꺾을 수 없다!
· 그건 이 대용위키가 설명해주지!
· 언젠간 최고의 드래곤이 되겠어!
· ??? [특정 조건 달성 시 해금]
─────
오랜만에 재능 목록도 열어봤다.
물론 언최드가 열린 뒤로는 재능창에는 변화가 없다.
“4번째 재능은 좀처럼 열리는 법이 없네.”
아무래도 좀 좋은 재능인지, 상당히 비싸게 군다.
하긴. 언최드보다 늦게 열리는데 안 좋은 재능일 리가 있겠어?
저건 언젠간 열릴 테니까 일단 두고 보자.
· 무기의 기억 흡수 진행도 : 7.2% (10% 달성 시, 기술명 해금)
각인철 너클의 흡수율은 이 정도다.
몸놀림이 조금은 달라진 것 같기도 한데, 그렇다고 뚜렷한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다.
어쨌든 수월하게 상승 중이니, 자연스럽게 오르게 둬야지.
“자자!”
그렇게 모든 점검을 끝내고, 나는 눈을 감자마자 곯아떨어졌다.
***
3월 6일 목요일.
등굣길에서 많은 생도들이 전단지나 부스를 설치하고 뭔가를 열심히 홍보 중이다.
오늘은 아마 내일부터 활동이 시작될 ‘동아리 홍보’가 활발히 진행될 거다.
물론 지금 홍보를 하고 있는 동아리들은 나와 크게 상관은 없다.
‘바깥에서 홍보하는 것들은 자율 동아리니까.’
상관이 없는 이유는 이 학교의 동아리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져 있어서 그렇다.
첫 번째, 필수 동아리.
매달 첫째 주, 세 번째 주 금요일 5, 6, 7교시 ‘C.A 시간’에 진행되는 동아리다.
말 그대로 하나는 무조건 들어야하는 필수 동아리인 만큼 침착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었다.
‘필동은 실전 동아리지.’
그 필수 동아리는 ‘실전전투 동아리’로 들어갈 생각이다.
실전전투 동아리는, 여러 무술을 훈련시켜주는 것은 물론 담당 교관의 동행 하에 학교 밖으로 ‘현장체험실습’을 나간다.
특히나 실제 마물이 출현하는 ‘마경(魔境)’에 진입해서 실제 마물과 싸워볼 기회를 갖는 만큼, 경험이 절실히 필요한 내겐 무조건 들어가야 하는 동아리라 할 수 있다.
어제 네펜데스와 싸울 때에도, 알리사와 대련할 때도 느꼈다.
난 요령도 부족하고 기술도 많이 부족하다는 걸.
특히나 캡슐 훈련을 하면서도 느낀 거지만, 마물을 상대론 킥복싱으로 쌓아둔 경험이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좀 더 체계적인 전투 기술을 익혀야만 한다.
그래서 가장 괜찮다고 생각한 동아리가 바로 최유성 무리가 들어가는 실전전투 동아리였던 것이다.
두 번째, 자율 동아리.
생도들이 자유롭게 스케줄을 짜고, 학교 측의 허가를 받아서 운영하는 동아리이다.
자율동아리엔 재밌는 게 많다.
보통 사람들이 가질 법한 취미부터 시작해서 마니아틱한 취미를 즐기는 동아리까지, 온갖 동아리가 다 만들어져 있다.
내 기억에는 이건 최대 2개까지 들어갈 수 있고, 꼭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자율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면, 학교의 화폐인 ‘포인트’가 지급되긴 하는데···.
‘자동은 보류다.’
안 들어갈 거다.
괜히 들어가 봤자 내가 쓸 수 있는 여가 시간이 줄어든다.
포인트와 시간을 저울질 했을 때 당연히 시간 쪽으로 기우는 법이다.
드륵.
동아리 문제로 조금 고민하다보니 어느새 A반 교실에 도착했다.
나는 곧바로 조용히 자리에 가서 앉았다.
괜히 또 마동훈이랑 시비가 붙어서 기분이 더러워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 강대용이라고 있나?”
“대, 대용아!”
그런데 자리에 앉자마자 교실 앞문에서 범생이같이 생긴 안경 낀 놈이랑 심덕희가 나를 불렀다.
뭐야 쟤는. 혹시 마동훈 같은 새끼인가.
얌전히 멍이나 때리고 싶었는데 나를 왜 찾는 거지.
“제가 강대용인데요.”
“오! 네가 강대용이군!”
말투부터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거 어째 불안한데.
“강대용. 우리의 동료가 되어라!”
“네?”
자신을 2학년 A반 ‘오한솔’이라고 소개한 안경은, 침을 튀기며 말했다.
“여기 있는 심덕희 생도에게 너의 활약상을 들었다! 듣자하니, 육체 안에 ‘흑염룡’을 봉인하고 있다지…?”
“아닌데요.”
“발뺌해봤자 소용없다! 이미 여기 있는 심덕희 생도에게 너의 관한 이야기를 전부 들었으니!”
무슨 사이인지 모르지만 심덕희를 구슬려서 당시 상황에 대해서 들었나보군.
그런데 내 흑염룡이 자기랑 무슨 상관이라고 저러지.
“우리 ‘문예창작부’로 와서 네 안에 있는 흑염룡을 마음껏 날뛰게 해라!”
…자율 동아리 포섭이었구나.
‘응, 절대 안 가~.’
내가 미쳤다고 재밌는 활동이 널린 자율동아리 중에서 문예창작부를 선택할까.
게다가 재밌는 자율 동아리도 당장 들어갈 생각 없는데.
그리고 도대체 문예창작이랑 흑염룡이랑 뭔 상관이 있는 거고?
“죄송합니다. 아직 자율 동아리는 들어갈 생각 없어서요.”
“뭐라고? 너 같이 감수성이 풍부한 녀석이 자율동아리를 들어가지 않아?”
아 겁나 집요하게 구네.
그 2학년 선배라는 놈은 ‘문예창작부의 장점’에 대해서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물론 나는 전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