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120
“…날 이긴 다음에 풀어주도록 하겠다.”
역시 순순히 풀어주진 않는다.
그는 뭔가 비장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녀석은 끝장을 볼 생각인 듯 보였다.
“그럼 목에 차고 있는 저 위험한 물건들이라도 전부 풀어줘. 저거 안 풀어주면 난 포로들 죽던지 말던지 하고, 그냥 다시 나간다?”
“…….”
나는 최대한 껄렁하고 뻔뻔하게 말했다.
오태식은 그런 내 모습을 보고 한숨을 쉬더니 안정훈에게 말했다.
“안정훈. 강대용 말대로 ‘폭탄’은 전부 풀어서 내 앞으로 던져놓아라.”
“…알았어.”
녀석의 말대로 안정훈은 리모컨을 사용해서 포로들이 목에 차고 있던 ‘폭탄’의 결박을 푼 다음, 오태식의 앞으로 던졌다.
“…확성기 마법 실행시킨 뒤에, 포로들을 데리고 5층으로 가 있어라.”
“응 태식아.”
그 후, 오태식은 뜬금없이 확성기 마법이라는 걸 부탁하더니 커다랗게 외쳤다.
“나는 신세계의 은총을 받은 사자, 오태식이다! 비록 새로운 세계로 가진 못하지만! 지금 이곳에서 강대용을 제물로 삼아, 창세서에 이름을 새길 것이다!”
그의 눈에서 맹목적인 믿음이 이글거린다.
역시 추종자들 중 그 누구보다도 신세계교에 충성을 맹세한 오태식답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원작에서도 건들지 않는 고아원 아이들을 건드릴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어리석은 우민들아! 너희가 사는 이 타락한 세계는 이 시점부터 서서히 무너져 내릴 것이다! 세상은 정화되고, 모두가 평등한, 오로지 선으로만 가득 찬 세상이 찾아올 것임을 명심해라!”
오태식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아마 녀석은 수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시키기 위해 일종의 연설을 하는 것 같았다.
나는 노력했는데 세상이 엿 같다, 대충 그런 뜻인 것으로 보인다.
“잘 봐둬라! 이것이 신세계의 신께서 내려주신 은총이다!”
푸욱─!
어쨌거나, 녀석은 쓸데없는 자기합리화 연설을 한 뒤에 주머니에서 시뻘건 단도를 하나 꺼내 자신의 배에 찔러 넣었다.
꾸루룩─! 뿌드득─!
녀석의 몸이 커다랗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피부는 핏빛으로 물들고 눈동자는 황금색으로 일변한다.
『크라라라라─!』
이윽고 오태식은 리저드맨을 닮은, 적어도 3m는 넘어 보이는 덩치의 괴물이 되었다.
…이 때문에 도어를 발동했던 건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힘을 온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거였어.
『강대용. 다시 말하지만 나를 이기면 포로들은 풀어주도록 하겠다.』
“…네 모습을 보니까 그다지 믿기지가 않은데.”
녀석은 자신의 의지를 유지한 채, 완벽한 악마로 변모했다.
나는 곧바로 오태식의 능력치를 확인해보았다.
[힘 900/ 체력 900/ 마력 900/ 민첩 900]…뭔 이런 능력치가 다 있을까.
그냥 날 죽이기 위해서 불렀다 봐도 무방한 능력치다.
아무래도 장광현에 몸에 심어져 있던 그 악마와는 격이 다른 것 같다.
뭐, 그렇다 해도 여기까지 온 이상 그냥 돌아갈 수 없는 노릇이다.
“크큭. 악이 없으면 선도 없고, 불평등이 없으면 평등도 없다. 네가 바라는 세상은 모순된 세상일 뿐이지.”
『뭐라고?』
[진(眞) 흑염룡이 “지금 주문 외친 거 맞지?”라고 헷갈려하며 아무튼 당신에게 어둠의 힘을 빌려줍니다!]나는 흑염룡의 주문을 외치면서 오태식에게 한 마디 해주었다.
“네가 믿는 신앙, 그거 다 개소리라고.”
Episode.55 : 축제의 끝
『무슨 망언을…!』
녀석은 이마에 주름을 만들며 나를 노려보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녀석을 향해 주파하며 외쳤다.
“느려!”
오태식의 거대한 몸뚱이가 살짝 가라앉는 것이 보였다.
녀석은 안 그래도 육중해진 몸이 더 무거워지자 꽤나 당황한 표정이 되었다.
“날뛰어라 흑염룡!”
[현재 능력치 : 힘 550/ 체력 550/ 마력 580/ 민첩 542] [아티팩트 : 헤르메스의 전령의 효과로 민첩이 100 상승합니다! (현재 민첩 : 642)]나는 [흑염룡의 그림자]를 왼손에 건틀릿 형태로 두르고 녀석의 머리를 내려치려 했다.
부웅─!
그러나 녀석은 팔을 내두르는 것으로 내 공격을 막아냈다.
강철로 만들어진 기둥을 붕붕 휘두른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묵직한 대응에, 나는 한 차례 뒤로 피할 수밖에 없었다.
“후우…!”
녀석은 무거워진 몸에 적응했는지, 뒤로 점프한 나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 속도가 사안의 저주를 받았음에도 무척 빨라서 차마 피할 수가 없었다.
퍼억─!
“커억!”
나는 놈의 주먹을 맞고 옥상 문 쪽으로 날아갔다.
내 몸뚱이는 옥상 입구 쪽 벽면에 처박힌다.
콰앙-!
힘 900의 펀치.
그것의 여파로 용의 투지를 몸에 두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몸의 뼈가 전부 으스러지고 내장이 터졌다.
내 몸은 시체처럼 축 늘어졌고, 겨우겨우 정신만 붙잡는 상태가 되었다.
『…기나긴 악연이었군. 작별이다.』
오태식은 내 행색을 보고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
그렇다. 본래라면 녀석의 승리였을 것이다.
“쿨럭!”
하지만 놀라운 회복력으로 부상을 순식간에 치유하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사장이 준 팔찌의 힘이었다. 이게 없었으면 정말로 죽었을 것이다.
『…호오. 무슨 재주를 부린 거지? 뭐, 상관없다. 죽을 때까지 처절하게 밟아주마.』
그 위력을 본 오태식은 잠시 흠칫했지만, 쉬지 않고 내게 달려들었다.
날아오는 녀석을 직시하며, 나는 바로 기술을 사용했다.
“심연의 어둠이여! 나를 삼켜라!”
풍덩-!
암중비약을 사용하여, 나는 그림자에 빠지는 것으로 공격을 가볍게 피해냈다.
그 직후, 거센 숨을 몰아쉬며 재빨리 녀석의 재능과 기술을 체크했다.
[그건 이 대용위키가 설명해주지! 가 악마의 정보를 출력합니다!]─────
마물명 : 오태식 (임시)
성장도 : 성체
선제공격 여부 : ○ (인간을 멸시함)
위험 등급 : S(정예)
마물 속성 : 마(魔), 철(鐵)
마물 타입 : 악마종
능력치 : 힘 900/ 체력 900/ 마력 900/ 민첩 900
기술 : 발경(S), 백호금강(S), 무신의 권(S)…
재능 : 반신의 피부(S+), 서늘한 광기…
특성 : 태산의 악마 [자세히 보기]
* 현재 이 악마는 폭식의 파편을 품고 있어 능력치가 상승한 상태입니다.
* 현재 이 악마는 스스로 자멸하고 있습니다. (자멸 완료 시간 : 59분 32초)
─────
다행히 재생이나 소생 관련 능력은 없어 보였다.
대신 재능 : 반신의 피부(S+)로 인해 맷집은 상상 이상으로 단단할 것 같았다.
“심연의 어둠이 이곳에 도래하니, 그 어둠 앞에서 넌 무릎을 꿇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버티는 것보단 녀석을 쓰러뜨리는 쪽을 택했다.
이 말도 안 되는 능력치를 초월할 수 있는 수단이 있기 때문이었다.
[광폭화 (1단계)의 힘으로 흑염룡의 능력치 상승효과가 배로 증가합니다!] [현재 능력치 : 힘 655/ 체력 655/ 마력 685/ 민첩 747]우선 최유성과 싸웠던 날 이후로 발동하지 않았던 광폭화를 사용했다.
내 등에서 날개가 돋아났고, 여러 메시지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광폭화만으로는 오태식을 이길 수 없었다.
“용의 분노.”
콰아아아-!
내 몸에서 흐르던 마나의 격이 그 전과는 차원이 달라졌다.
급격히 늘어난 체력에 통증은 사라졌고, 스테로이드를 맞은 것처럼 근육이 터질 듯이 빵빵해졌다.
1.5배로 증가한 능력치를 확인한 나는, 피식 웃음을 흘린 다음 곧바로 그림자 밖으로 튀어나갔다.
첨벙─!
『강대용!!!!』
날 찾느라 두리번거리고 있던 오태식은 내가 나타나자마자 무서운 기세로 내게 달려들었다.
나는 날개를 쫙 펴고 녀석의 공격을 가볍게 피해냈다.
피융─!
가볍게 피한 것뿐인데 공기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
…이것이 바로 민첩 1200의 속도인가.
가벼운 동작 하나만으로 소닉붐이 일다니. 진짜 말도 안 되잖아.
피융─!
아무튼 이거라면 3분 안에 녀석을 정리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나는 음속을 돌파한 속도로 녀석의 명치로 다리를 뻗었다.
방금 전과 달리, 오태식은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공격을 그대로 맞았다.
쩌억─!
『카악!』
오태식의 살이 갈라지는 소리가 났다.
녀석은 커다란 통증을 느꼈는지 가슴을 부여잡으며 몸을 경련했다.
『히, 힘이 달라졌군…!』
물론 힘과 체력은 80정도의 차이고, [반신의 피부]가 있어서 녀석은 금방 페이스를 되찾았다.
하나, 그렇다한들 날 이길 순 없을 거다.
절대로 공격을 맞출 수 없을 테니까.
“태동하는 화염과 산을 깨부수는 힘이여….”
나는 태산염왕격의 주문을 외치면서 여유롭게 오태식의 공격을 피했다.
녀석의 동공으로부터 여러 감정이 스쳐지나간다.
당혹감, 분노, 흥분.
그런 같잖은 것들로 똘똘 뭉친 녀석은 제대로 된 판단이 힘들 테지.
“나의 주먹에 깃들어 모든 것을 부숴라!”
주문을 다 외운 나는, 판단능력을 상실한 오태식에게 태산염왕격을 실은 왼쪽 주먹을 내질렀다.
타앙─!
쿠구구구구!
그 한방으로 내 주먹으로부터 거대한 화염 폭풍이 일었다.
단단한 마석으로 만들어진 옥상의 노면에 금이 갔다.
옥상을 둘러싸고 있던 철조망은 화산과 같은 열기에 모조리 녹아버렸다.
『키아아아아!!!』
오태식 역시 커다란 타격을 입었는지 소름끼치는 비명을 질렀다.
놈의 가슴에 커다란 바람구멍이 생겼다.
하지만 아쉽게도 심장을 빗나갔는지 녀석은 아직 쓰러지지 않았다.
“터져라!”
물론 나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최유성에게 보내는 신호이자 오태식에게 넣는 추가타로서 진(眞) 흑염을 사용했다.
콰아아아아─!
1000을 넘어가는 마력이 일으키는 흑염의 폭발은 시꺼멓고 거대한 불기둥을 만들었다.
『캬아아아아!!!』
오태식은 한 번 더 비명을 질렀으나, 이번에도 쓰러지지 않았다.
녀석은 흑염이 붙은 상태로 나를 노려보았다.
부웅-!
오태식은 다시 내게 달려들어 주먹을 내리찍었다.
[기술 : 용의 분노(S+)의 영향으로 당신은 피하지 않고 공격에 대응합니다!]나는 [용의 분노]의 패널티로 흥분하여, 녀석이 날린 주먹으로 힘차게 팔을 뻗었다.
하나, 내 주먹과 오태식의 주먹이 격돌하는 일은 없었다.
째깍째깍─.
귓가에서 시계가 돌아가는 소리가 나며, 이 세상이 멈췄으니까.
***
콰아아아아─!
학교 옥상에서 거대한 검은 불꽃이 솟구치는 것을 확인한 최유성은 곧바로 찰나의 틈새를 발동했다.
타닷!
그리고 자신의 마나를 오로지 달리는 것에만 할애하여 학교 안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5층 이사장실 앞!’
그는 마력의 기운을 감지하여 포로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짚어낸 뒤,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 만에 5층에 그 장소에 도달했다.
최유성의 탐지 능력은 정확했다.
그는 포로로 잡힌 스무 명과 그 주변에 우뚝 서 있는 추종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선 포로들부터.’
최유성은 아주 빠른 속도로 왔다, 갔다하면서 포로들을 계단 앞까지 옮겨두었다.
‘절대영도!’
그 다음 신세계교 잔당들에게 절대영도를 사용하여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꽁꽁 얼려버렸다.
혹여나 도망가는 포로들에게 원거리 공격을 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용이는 괜찮겠지. 포로로 잡힌 사람들을 밖으로 인도한 후에 바로 올라가봐야겠어.’
최유성은 그렇게까지 하고도 안심하지 못했는지 일단은 포로들이 무사히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한 다음 옥상으로 올라가기로 결정했다.
‘…슬슬 영혼이 깎여나가는 게 느껴지니까, 바로 해제한다.’
그 생각과 함께, 멈췄던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
나는 우뚝 멈춰 있는 오태식을 보면서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태산염왕격은 아직 사용할 수 없다.
아니, 정확히는 시간 자체가 멈춰버렸기 때문에 시간이 멈춰있는 동안은 절대 사용할 수 없다.
그렇다면 다른 기술로 이 녀석에게 시간이 멈춘 동안 최대한 피해를 입혀야 한다.
그래서 우선 체육대회 때 장광현을 잡고 얻었던 그 기술을 사용했다.
“나의 그림자여! 지금 이곳에 모습을 드러내라!”
내 그림자가 꾸물꾸물 거리더니 이윽고 입체감 있는 형태로 변모했다.
이것이 바로 기술 마권(魔拳).
주먹을 쥔 공격만을 따라하는 그림자를 소환하는 특이한 기술이었다.
“이곳이 짐의 영역이다!”
그 다음으로는 화 속성 기술의 위력을 높이기 위해 아주 오랜만에 [홍염의 영역]을 발동시키고,
“피어올라라! 모든 것을 찢는 화염의 발톱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