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123
그저 조금이라도 윤희진이 정신 차리기를 바라서 말했을 뿐이지.
“오키오키! 네가 그렇게까지 말해줬으니까, 나 훈련 진짜 열심히 할게!”
…아주 말은 잘해요.
저래놓고 계속 코톡 보내면 진짜 한 소리 해야겠다.
“강대용.”
“응?”
그렇게 윤희진을 벼르고 있는데 백설이 손가락에 머리카락을 배배 꼬며 수줍게 말했다.
“한 달 후엔 여기서 볼 수 있길 바랄게.”
“그래.”
“호, 혹시 심심하면 펜리르 자주 놀러와. 우린 아마 계속 길드 건물에서 지낼 테니까….”
“…불여우 백설기.”
“너, 너한테 한 말 아니거든!”
그녀의 대답에 나 대신 알리사가 거절 의사를 내비쳤고, 백설과 알리사는 오랜만에 또 서로를 보며 으르렁대기 시작했다.
이 모습도 한 달 동안 못 보겠구먼.
조금 그리워지긴 할 것 같다.
“…이만 약속 시간 다 돼서 이사장실로 가봐야겠다.”
“아, 이제 가려고 리블링?”
“응. 너희도 조심히 가.”
아무튼 이제 잠시만 안녕할 시간이다.
나는 그녀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한 다음 곧바로 이사장실로 향했다.
원래라면 생도들의 목소리로 꽉 차서 시끌시끌해야하는 학교가 무척이나 고요하다.
안 그래도 생도들이 자주 왕래하지 않아 조용한 5층은 고요하다 못해 썰렁할 지경이었다.
똑똑.
나는 그 5층에 있는 이사장실의 문에 노크했다.
-들어오십시오.
끼익.
문을 열고 들어가자, 상당히 표정이 우울해보이는 이사장이 두 손으로 턱을 괸 채로 정면을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오셨군요 강대용 군.”
“몰골이 말이 아니네.”
“하하…. 사태가 사태이니만큼 말이죠.”
이사장은 억지웃음을 흘리며 나를 손님용 소파에 앉혔다.
나는 이사장이 타온 커피를 홀짝이며 그에게 곧장 물었다.
“왜 불렀어.”
“당신의 휴교기간플랜을 제안하기 위해 불렀습니다.”
이사장은 그렇게 말하면서 내 뒤쪽으로 눈짓했다.
나는 그 의미를 깨닫고 바로 고개를 돌렸다.
“…벨이랑 황투희?”
“오랜만입니다 강대용 님.”
“크흥…. 오랜만이구나 제자야.”
이 녀석들은 왜 불렀을까.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휴교기간플랜과 연관이 있긴 하겠지?
“이 둘이 나한테 뭘 해주려는 것 같네.”
“맞습니다.”
이사장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바로 말을 이었다.
“두 사람의 저택에서 휴교 기간을 보내는 걸 추천드리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두 사람의 저택?”
“네. 벨과 투희는 동거하고 있거든요.”
나는 그 사실에 화들짝 놀라서 두 사람 쪽으로 고개를 재차 휙 돌렸다.
뭐야.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였어?
“…뷰, 븅신 같은 생각 하지 마.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절대로 아니니까. 그리고 동거한지도 얼마 안 지났거든?”
“쑥스러워하시긴. 투희 님이 외롭다고 해서 제가….”
“으갸아아악!”
…반응을 보니까 황투희가 심심해서 부탁한 모양이네.
“갸아아아악!”
“…하하. 그럼 다시 얘기를 해볼까요?”
“그, 그래.”
이사장은 애써 부정하며 괴성을 지르는 황투희를 보다가 짐짓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투희는 현역 S급 영웅이라 벌어놓은 재산이 많습니다. 그래서 호화롭고 넓은 저택도 마련했고, 개인 훈련실도 구비하고 있죠.”
“오….”
오하와한테 들은 대로, 황투희는 역시 잘 나가는구먼.
하긴. 이 꼬맹이도 전생에 마신이었으니까.
초능력도 무척 강력할 테니, 잘 나가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
“최근 신세계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으니, SHA 안에 혼자 있는 것보다도 두 사람의 보호를 받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나야 당연히 좋지. 황투희가 세계랭킹 34위라면서. S+가 코앞인 여자가 옆에 있는데 뭐가 무섭겠어? 게다가 벨도 상당히 강하다고 했잖아.”
어쨌거나 이러면 부담도 없겠다.
황투희는 일단 나한테 빚이 있으니 내가 자기 집에서 뭔 지랄을 떨든 쉽사리 아무 말도 못할 테지.
“그럼 결정됐군요. 우선 한 달 동안 저를 비롯한 학교 운영위원회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을 테니, 당신은 안전하게 두 사람과 생활하고 계십시오. 투희에게 훈련도 종종 받고, 혹시라도 외출할 땐 벨을 대동하시고요.”
“좋아. 그렇게 할게.”
어쨌든 아주 잘 풀린 것 같다.
이번 휴교 때는 내가 뻘짓만 안하면 편안하게 보낼 수 있겠구나.
***
이사장과 이야기가 끝난 후.
나는 벨과 황투희와 함께 [초장거리 텔레포트]로 순식간에 황투희의 저택으로 왔다.
“도착했습니다. 이곳이 바로 저와 투희님의 러브하….”
“아, 지랄 노.”
초장거리 텔레포트를 시전한 것은 벨이었다.
그는 그림자를 매개로 사용해 이 텔레포트를 사용할 수 있다는데, 이 부분만 봐도 그가 상당한 능력자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미쳤네.”
뭐 그건 그건데.
황투희 집이 너무 호화로워서 놀랐다.
아슬아슬한 절벽 끝에 만들어져서 바로 앞으로는 인천 앞바다가 보이고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온다.
크기도 어찌나 큰 지 혼자서 사는 집이라고는 절대 볼 수 없었다.
개를 키울만한 마당도 있는데다가 2층 단독주택이다. 외견은 하얀색과 회색의 미니멀리즘 디자인이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평수도 집만 따져도 얼추 100평은 훨씬 넘을 것 같은데?
이런 데서 혼자 사니까 당연히 심심하지….
“크흠. 그럼 제자야. 얼른 짐을 풀고 지하로 내려오너라.”
“응? 갑자기?”
그렇게 황투희의 집을 평가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그녀가 팔꿈치로 내 어깨를 툭툭 치면서 피식 웃음을 흘렸다.
“900급 악마종을 잡았다면서? 네 실력을 좀 확인해봐야겠다.”
…오랜만에 얘한테 얻어터질 준비 해야겠구먼.
Episode.56 : 휴교 (2)
나는 황투희를 따라서 저택 안으로 들어왔다.
천장에 샹들리에 비스무리 한 조명이 매달려있는 게 영락없는 부잣집의 모습이었다.
“이런 집은 얼마나 하냐.”
“응? 얼마 안 해. 분양가가 50억쯤 하던가? 지하에 훈련실 마련하는 금액은 별개였고.”
이야. 얘는 50억이 푼돈인가보다.
뭐, 일개 생도인 내가 인턴 때 받는 금액을 생각해보면 황투희가 “겨우 50억!”이라 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그래서 두렵다. 얘는 도대체 얼마를 받는 걸까?
“야.”
“응? 왜 그러냐 제자야.”
“너는 연봉 얼마 받냐?”
“세금 다 떼고도 한 400억 정도 받지?”
“…….”
이 세계의 경제관념은 어떻게 되어있는 거지.
영웅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긴 해도 아직은 인원이 상당히 많은 세계 아니었어?
그런데도 무슨 가레스 베일급 연봉을 받고 있냐 이 녀석은?
내 표정이 볼만했는지, 황투희는 입아귀를 치켜세우며 자랑이라는 듯 말했다.
“세계 34위정도 되면 이 정도 대우를 받는단다. 게다가 내가 몸담고 있는 길드는 황제 길드잖냐?”
“그, 그렇긴 한데….”
“들어보니까 너도 뭐 계약금까지 다 해서 100억 주기로 했다더만.”
뭐야. 내 연봉은 또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나는 듣기만 해도 정신이 아찔해지는 금액이라서 입 꾹 닫고 다녔는데.
“…누구한테 들었냐?”
“재빈이한테 들었지.”
…재, 재빈이? 내가 아는 그 황재빈?
근데 왜 저렇게 친근한 듯 말하는 걸까.
얘가 황제 길드 전속이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길드장의 친동생한테 그럴 위치가 되나?
의문이 좀 드는데.
“황재빈이랑 친한가봐?”
“친하긴. 동생이라 엄청 싸우지.”
…뭔 소리지.
황재빈 위로 누나는 길드장인 황재은 하나뿐이잖아.
나머지는 분명 전부 형들인 걸로 알고 있는데?
“…의형제라도 되냐?”
“내가 수양딸이니까 일단 친동생은 아닌데…. 그래도 가족은 맞아.”
오우. 상상도 못한 정체.
이런 걸 볼 때마다 대마신은 [악마를 삼킨 회귀자]를 아주 지 입맛대로 적어놓은 것 같다고 느낀다.
아니. 물론 웹소설이라서 간결하게 한 부분도 분명 있긴 할 테지만, 이건 축약 수준이 아니잖아.
그래도 나름 주역 중 한 명의 가족인데 그저 [악마를 삼킨 회귀자]의 독자 중 하나라는 이유로 아예 언급조차 없다는 게 말이 되나.
혹시 지금까지 내가 한 행동도 만일 대마신의 손에서 [악마를 삼킨 회귀자] 같은 소설로 적어지고 있다면 전부 삭제되는 거 아니냐?
그건 좀 무서운데.
…아무튼, 이 녀석의 비정상적인 연봉의 이유는 어쩌면 수양딸이라도 황 씨 일가의 가족이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그리 예상하며, 나는 황투희를 따라 지하로 내려왔다.
“와….”
지하의 모습은 누가 봐도 커다란 체육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저 멀리 SHA에도 있는 캡슐훈련실이 보이고 대련을 위한 링도 보인다.
또한 여러 역기와 운동기구들이 줄줄이 배치되어 있는 모습이다.
타앗─!
황투희는 토끼처럼 점프해서 바로 보이는 링 위에 착지했다.
그녀는 링 위에서 내게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드루와~.”
나는 그 웃음에 화답하여 폴짝 뛰어서 곧바로 링 위로 올라갔다.
황투희는 두손으로 우드득─! 소리를 만들며 나에게 말했다.
“언제나처럼 자유 대련으로. 네가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하는 거다. 알긋냐?”
“오키.”
나는 살벌한 마나를 내뿜고 있는 황투희를 마주한 채로도 미소를 잃지 않고 당당하게 외쳤다.
“어둠보다도 어두운 마신의 영혼이여! 절대강자의 육체에 걸맞은 힘을 나에게 다오!”
[진(眞) 흑염룡이 어째 점점 대사가 약해지고 있으니 다음에는 더 분발하라고 당신에게 말합니다!]“날뛰어라 흑염룡! 느려!”
콰앙─!
즉시 흑염룡을 해방하고 황투희에게 선빵을 얻어맞지 않기 위해 [흑염룡의 그림자]를 풀어준 다음 [사기안]과 [분화]를 사용하면서 그녀에게 접근했다.
슉─!
[사안의 저주]에 걸렸음에도 황투희는 어찌나 빠른지 자신의 잔상까지 남기면서 내 공격을 가볍게 피해냈다.제기랄. 여전히 무진장 빠르구만.
퍼억─!
“윽!”
황투희는 순식간에 내 왼편에서 모습을 드러내더니 푸른 화염을 두른 무릎으로 내 어깨를 강하게 올려쳤다.
절로 근육이 터질 것 같은 통증이 찌르르 어깨에서 전신으로 퍼져나간다.
타다닷-!
나는 다급히 옆으로 스탭을 여러 번 밟는 것으로 그녀와의 거리를 벌렸다.
하지만 날 놔주지 않고 가볍게 점프하는 것으로 나에게 붙었다.
퍼억-!
“커억!”
그녀가 내지른 주먹이 내 복부 중앙에 정확하게 박힌다.
동시에 내 허리가 크게 꺾이며 창에 꿰뚫린 것만 같은 격통이 치달았다.
‘용의 분노…!’
이 여자, 지금껏 했던 어떤 훈련보다도 자신의 힘을 가장 많이 쓰고 있다.
그렇다면 나도 전력을 다해야만 한다.
광폭화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용의 분노를 사용하기만 해도 능력치 1.5배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으니 할 만해질 것이다.
슈슉─!
“오.”
이제야 좀 황투희의 속도를 겨우겨우 따라갈 수준은 되었다.
그 모습을 본 황투희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감탄사를 뱉었다.
“화염과 분노의 발톱이여!”
나는 [광염예살권]을 사용해서 황투희에게 연속적으로 주먹을 날렸다.
황투희는 고개를 비틀고 팔을 들어 올리는 것으로 내 공격을 피하고 막았다.
그녀의 입가에서 커다란 미소가 떠올랐다.
“새로운 기술을 하나 알려줘도 되겠구나.”
그렇게 말하는 황투희로부터 막대한 화 속성 마나가 느껴졌다.
휘오오오─!
그러더니, 갑자기 그녀를 중심으로 푸른 화염의 돌풍이 휘몰아치며 위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돌풍은 금방 크기를 키워 링을 전부 뒤덮을 정도로 커졌다.
화르르륵!
화 속성 마나를 갖고 있는 나조차도 뜨겁다고 느껴질 정도로 위력적인 화 속성 기술이다.
“몸 안에 축적되어 있는 잉여 마나를 컨트롤하는 기술이다! 세심한 컨트롤이 필요하지만 익혀두면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 쓸 만하지!”
“…그런 것 같네.”
[용의 투지]를 두르고 있음에도 뜨겁다.정녕 잉여 마나만 활용해도 이 정도의 위력이라니.
새삼 이 여자가 강한 걸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다.
“지금부터 1분 버티면 차차 알려주마!”
나는 용암 속에서 지져지는 기분을 느끼는 것도 모자라서 황투희의 주먹과 발차기까지 버텨야했다.
이런 광역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황투희가 하는 물리공격의 기세는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퍽-! 퍼억-!
그래도 나는 열심히 방어하고 피하면서 이 악물고 버텼다.
그런데 어쩐지 점점 충격이 덜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서서히 뜨거운 느낌도 사라져가고, 오히려 내가 가지고 있는 힘이 넘치는 기분마저 들었다.
[재능 : 용의 피부(S)가 화 속성 마나를 흡수하며 당신의 능력치를 일시적으로 증가시킵니다!]아, 오태식을 잡고 얻은 이 재능 덕분이구나.
설명을 읽어서 알고 있었지만 역시 성능 확실하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