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143
“···‘맨날 같이 먹는데 뭘 그렇게 새삼스럽게 말하고 있냐.’ 라고 말하려 했어.”
윤희진은 정녕 알리사의 저 살의 어린 시선이 안 느껴지는 걸까.
아무리 자제심을 잃었다지만, 저 정도로 눈치가 사라져버리는 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웅? 너무너무 사랑해서 항상 이렇게 부르는 건데? 혹시 안 되는 거얌?”
“···후우.”
“네, 네가 참아 리사야···.”
백설이 준 리스트에 대한 걸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우선 이 바보폭주기관차부터 멈춰야지.
알리사의 머릿속 ‘이성의 끈’이 끊어지기 전에 말이다.
“죽여 버···.”
“나, 나쁜 말 멈춰!”
젠장. 내가 볼 땐 조만간이다···.
***
윤희진, 백설에 대한 것을 생각하다가 금방 수업이 끝나고, 어김없이 찾아온 방과 후.
“다 왔나?”
-넵!
나는 지금 학교 측의 허가를 받고 SHA 제1 스타디움을 사용하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내일 있을 교류전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물론 이 커다란 스타디움을 나 혼자 사용하는 건 아니었다.
나를 포함해서 우리 학교 1학년 전교 1등부터 7등까지의 생도들. 즉, ‘적폐’ 최유성 무리가 모두 모였고 거기에 인솔교관으로 이만수 교관이 붙었다.
“너희도 알다시피, 이번 교류전은 사실 9월 중순에 치러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테러 사건으로 한 달 휴교를 했기에, 10월 달인 지금에서야 하게 된 거지.”
이렇게 모인 이유는, 내일 있을 교류전 때문이었다.
이번에 견학을 온 UHH의 녀석들은 단순히 견학만을 목적으로 온 것이 아니다.
교류전이라는 명목으로 UHH와 SHA의 전력을 비교하기 위해서, 그리고 되도록이면 ‘우리 UHH가 SHA보다 우위다’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온 것이다.
“이번 교류전에서, UHH는 최선을 다할 거다. 작년에 진 것으로, 5년 연속 교류전에서 우리에게 졌거든.”
이만수의 설명에 따르면 이 교류전은 팔용사가 졸업한 이후부터 시작되었고, 세계 1, 2위를 다투는 학교 간의 교류전인 만큼 열릴 때마다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교류전을, UHH는 5년 연속으로 SHA에게 패배한 것이다.
그러니 UHH 측은, 베디비어나 스칼렛 같은 괴물들이 있는 이번 세대가 설욕해주기를 기대하며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도 전력으로 싸워야겠지? 우선, 지금 나눠준 리스트를 보도록.”
교류전은 SHA 중간고사처럼 대규모는 아니지만, 방송국에서도 경기 송출을 목적으로 방문한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관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니 포털 사이트든, 커뮤니티든, 입에서 입으로든 여러 이야기가 오가게 될 거다.
지는 쪽은 위로를 받긴 받겠지만 분명 무진장 욕을 먹게 될 거고, 이기는 쪽은 사람들이 치켜세워줄 게 뻔하다.
마치, 앙숙인 국가 간의 축구 평가전처럼 말이다.
[SHA 출전 목록]─────
1. 최유성 – 속성 : 빙(氷) / 무기 : 검(쌍검)
2. 강대용 – 속성 : 화(火) / 무기 : 너클
3. 알리사 폰 그라이펜 – 속성 : 암(暗) / 무기 : 창
4. 백설 – 속성 : 철(鐵) / 무기 : 스태프
5. 황재빈 – 속성 : 화(火) / 무기 : 검(대검)
6. 이상은 – 속성 : 화(火) / 무기 : 총
7. 윤희진 – 속성 : 수(水) / 무기 : 방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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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속성 밸런스가 참으로 엉망이다.
만일 최성은이 1학기 때 전학을 왔더라면, 윤희진 빠지고 화 속성 4명이 자리를 차지했을 텐데···.
이거, 화 속성이 좀 적폐 속성인가?
[UHH 출전 목록]─────
1. 베디비어 나이트 – 속성 : 광(光) / 무기 : 검
2. 스칼렛 플레처 – 속성 : 화(火) / 무기 : 검, 활
3. 스미스 킹 – 속성 : 지(地) / 무기 : 건틀렛
4. 크리스 브라운 – 속성 : 철(鐵) / 무기 : 망치
5. 벨라 다이크 – 속성 : 수(水) / 무기 : 스태프
6. 스티브 코너 – 속성 : 풍(風) / 무기 : 단도
7. 안토니 테일러 – 속성 : 목(木) / 무기 : 마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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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또 UHH 애들을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
마나 속성이 한 명도 안 겹치다니.
이건 원작에서도 못 본 정보라서 꽤 신선하구먼.
원작에서는 수석인 베디비어의 부재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중요한 교류전이 ‘스칼렛이 최유성에게 떡 발리고 자존심을 잔뜩 구겼다’라는 식으로 대충 지나가서 생도들의 정보를 보지 못한다.
UHH 견학생 에피소드는 황재빈과 이상은의 성장을 위한 장치와도 같았으니, 인간관계 갈등에 더 중점을 두고 이런 부분은 비쳐주지도 않은 것이다.
“뭐야. 나 왜 5등이야?”
“재빈아. 확인도 안 하고 3인자라고 한 거였어?”
“···바보냐 황재빈?”
아무튼, 이번 교류전에서 난 베디비어를 쓰러뜨려야 한다.
녀석이 준 쪽지의 봉인을 푸는 조건은 ‘교류전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베디비어를 이기는 것’이니까.
“조용! 우선 이번 교류전의 룰을 설명하겠다.”
물론, 그건 어떻게든 될 거다.
최유성만 나보다 앞 순서가 아니라면 말이다.
일단 교류전은 당연히 단체전.
그 룰은, 어느 한쪽의 생도들이 모두 패배할 때까지 진행되는 ‘섬멸전’이다.
“대련은 데미지 초커를 찬 채로 1 대 1로 진행된다.”
이만수는 스타디움 벽면에 영사 마법으로 스크린 비슷한 걸 띄워서, 교류전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알아먹기 쉽게 해줬다.
(예시)
─────
1. 첫 번째 대련 결과, SHA 측의 승리.
2. 두 번째 대련 시작 시, UHH 측만 다음 차례로 나올 생도로 선수를 교체.
3. SHA 측 생도는 필드에서 내려가지 않고 그대로 다음 경기까지 진행함. 이때, SHA 생도가 차고 있던 데미지 초커의 누적 데미지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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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지 초커가 100%가 되거나 항복하면 다음 사람에게 바통 터치. 그렇지 않다면 필드에서 내려오지 않고 다음 차례의 상대와도 계속해서 싸우는 방식이다.”
아주 심플한 설명 덕에 빠르게 이해한 우리는 추가 질문 같은 건 하지 않았다.
“룰은 확실히 이해한 것 같으니, UHH 측에선 어떤 녀석들이 있는지를 설명하겠다···.”
이만수는 곧바로 UHH 생도들의 특징을 핵심만 콕콕 짚어서 우리에게 알려주고, 그 다음으론 작전 회의 비슷한 것을 시작했다.
“첫 번째 대련은 되도록 이기는 것이 좋겠지. 사기진작과 기선제압이 생각보다 중요하니까. 그러니 되도록 속성 상성을 잘 타지 않는 첫 주자로 나서야 한다.”
우리 일곱 사람의 담임이자 1학년 부장인 이만수는 이번 교류전에서 승리하고 싶어 하는 듯하다.
내 눈엔, 그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도 열정적으로 비쳐졌다.
“알리사 생도.”
“네!”
“네가 선봉을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나?”
“상관없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의견을 물어보며 찬찬히 나갈 순서를 정했고, 각 속성과 무기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도 짤막하게 알려주었다,
“···좋다. 얼추 다 말한 것 같으니, 지금부턴 모의 대련을 시작하도록. 한 사람은 짝꿍이 비니, 나와 대련한다.”
쿠구구구-!
그러곤 바로 어떤 리모컨을 조작하더니 스타디움을 바닥을 총 4개의 직사각형 코트(court)로 변환시켰다.
“어차피 전부 돌아가면서 대련할 테니까 고민하지 말고 대충 짝 지어서 바로 시작해라.”
···근데 자기를 상대하라니.
아무리 퇴물이라고 해도 아저씨, 이 세계에서 이름을 떨친 십이영웅 중 하나잖아요?
뭐 막 ‘내가 가진 힘의 10%만 발휘해주지!’ 이럴 생각인 건가?
“뭐가 불만이지 강대용?”
“네? 아,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러냐? 그럼 네가 가장 먼저 나와 대련한다.”
이런. 포커페이스 좀 유지할 걸.
졸지에 반면교사가 되게 생겼잖아 나?
***
훈련은 밤 10시까지 이어졌다.
그 뒤로는 컨디션 관리를 위해서 학교 측에서 특별히 지급된 포션과 영양제 등을 섭취한 후, 곧장 기숙사로 돌아왔다.
[리사♥]– 잘 자♥
– (강아지가 침대에 누워서 코 고는 이모티콘)
돌아오자마자 후딱 샤워와 양치를 마친 뒤 침대에서 뒹굴며 알리사와 코톡을 했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좀 많이 고민하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그리고 이튿날.
SHA와 UHH의 교류전이 있는 금요일 아침이 밝았다.
“후우···.”
분명 간만에 잘 자서 상쾌해야하는 아침이었다.
그런데 그러지 못했다.
알람을 끄면서 스마트폰을 확인하다가, 방 이름만 도 아주 숨 막히는 단톡방에 내가 초대된 것을 보고 말았으니까.
[세계최강(世界最强) SHA 생도회★ (12)] (오늘)– 후배후배! 오늘 기대하고 있을게! ⓴
뭔데 이거.
Episode.67 : 제안
…세계최강 SHA 생도회?
인원을 보아하니 평화 담당 녀석들을 초대한 방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럼 생도회 공식 일원들이 모인 곳인가.
안녕하세요 –
내 코톡아이디를 어떻게 알아냈는지, 날 초대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나, 그렇다고 무시할 순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일단 형식상의 예의를 보이기 위해 단톡방에 인사한 거다.
─────
[류시연]– 오오! 후배님 일어났구나!
– (너구리가 두 손을 흔드는 이모티콘)
[연우]– ㅎㅇㅎㅇ!
– 갑자기 초대해서 당황하거나 하진 않았니? 혹시 당황했으면 미안해 ㅠㅠ
─────
그러자 선배들은 즉답으로 내게 인사했다.
뭔가 내게 굉장히 호의적인 말투로 보아하니, 다행히 이상한 의도로 날 초대한 건 아닌 것 같다.
저는 왜 초대하신 거에요? –
그래도 이유는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조금 딱딱해 보일 수 있지만 단도직입적으로 그들에게 물었다.
─────
[연우]– 아 이게 우리 생도회 전통 같은 거야.
전통이요? –
[연우]– 응. 마음에 드는 후배 한 명만 불러내서 내년 생도회 임원을 제안하거든.
─────
뭐 이런 전통이 다 있어?
생도회 임원을 이런 식으로 뽑아도 되는 거야?
아니. 그것보다도 내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으면 임원 제안까지 하는 건데?
─────
생도회 일원도 아니고 대뜸 임원이요? –
[류시연]– 응응! 물론 강제는 아니야! 우리가 지금 당장 후배를 뽑겠다는 것도 아니고!
– 단지 우리는 싹수가 보이는 친구에게 부회장, 회장 선거에 나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 보는 거야!
– 나도 작년에 선배들한테 이런 식으로 소환됐다가 회장 선거 나간 거다? 엣헴!
─────
싹수가 보였다고?
도대체 내 어디가 싹수가 보였다는 거지.
문제아라고 평가하면 나도 어느 정도 인정하겠는데, 부회장이나 회장 맡을 재목은 절대로 아닌데?
─────
제 어떤 부분을 보고 이런 제안을 하시는 건가요? –
[류시연]– ㅎㅎ 사실 봐버렸거든!
– 우리 후배님이 UHH 생도들에게 혼신의 참교육을 하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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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미친.
설마 내가 그 개노답 5인방한테 ‘사과하는 법’을 가르치는 모습을 본 거야?
아니. 분명 남자 기숙사 앞이었잖아. 도대체 어떻게 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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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어떻게 봤어요? –
[연우]– 오~ 지금 시인하는 거야?
– 역시 대용후배는 소문이랑 다른 부분이 더 많네~
[류시연]– 내 런닝 코스가 무진장 길걸랑! 그래서 항상 남자 기숙사 앞은 지나가!
– 우리 후배가 연기하느라 내가 지나가는 걸 눈치 못 챘구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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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였구나.
내가 예전에 윤희진을 구할 때 했던 ‘조깅 코스가 길다’라는 변명을, 회장은 진짜로 실천하는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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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연]– 물론 꼭 그거 말고도 최근에 후배가 여러 사건을 해결한 것도 우리 눈에 들었구!
– 무엇보다도 후배는 필, 실기 성적도 최상위권이잖아?
– 우리들이 판단하기로는 후배가 가장 차기 회장에 어울리겠다고 생각했어!
회장이요? –
[류시연]– 응응! 후배는 생도회장 어떻게 생각해?
– 후배가 내년부터 대형길드 들어간다는 소문이 파다하긴 하던데, 어차피 일주일에 최소 3일은 학교 수업 들어야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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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 사람들 안목은 어떻게 돼먹은 거지.
나보고 생도회장 선거에 나가보라고?
뭐 중2병을 널리널리 퍼뜨릴 일이라도 있는 건가.
내 성적이랑 최근 행적만 보고 너무 날 과대평가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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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역시 너무 급작스러워서… –
[류시연]– 응응? 그래? 아쉽네 ㅠㅠ 난 후배가 차기회장이면 안심하고 이 학교를 맡길 수 있을 것 같은데!
– 그래도 일단은 11월까지 좀 생각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