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166

수많은 용종을 조종할 수 있는 그조차도 막대한 양의 마나를 들여서 조종해야만 파프니르의 이성을 유지시킬 수 있다.

이만수가 정신을 놓는 순간, 파프니르 또한 폭주하게 된다.

그야말로 파프니르는 양날의 검이었다.

[정말? 정말 그래도 괜찮아?]

“…그래. 단, 눈앞에 적을 쓰러뜨리기 전까지 만이다.”

[응응! 물론이지!]

그럼에도 그가 파프니르까지 불러낸 이유는, 그만큼 요한이 쓰러뜨리기 힘든 난적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크라라라!!!

파프니르가 포효를 지르며 요한에게 날아든다.

요한은 살짝 긴장한 채 파프니르를 마주하고서 광선을 쏘았다.

우웅.

그러나 파프니르에게 닿은 광선은 허무하게 사라졌다.

마치, 피부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처럼.

‘역시 폭마룡인가….’

요한은 혀를 차며 텔레포트를 시전했다.

아무리 요한이라고 할지라도 피부와 발톱, 이빨에 극독을 품고 있는 파프니르에게 스친다면 부상을 수복하는 데 꽤 애를 먹을 것이었다.

슉!

[날파리 같구나!]

용의 눈은 요한을 놓치지 않았다.

파프니르는 육중한 몸으로 음속을 돌파한 속도로 요한을 따라잡았다.

슉! 슉! 슉!

물론 요한은 가만히 당하지 않고 계속 텔레포트를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파프니르는 요한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내며 앞다리나 꼬리를 휘두르거나 직접 그를 따라다녔다.

[언제까지 도망만 다닐 거냐!]

하지만 결국, 파프니르의 발톱이 요한의 오른팔을 스쳤다.

촤악!

스친 것뿐인데 요한의 팔이 통째로 잘려 나가 하늘을 날았다.

팔이 떨어진 부위에서는 피조차 나오지 않았다.

[시시하구나, 유리몸!]

“…….”

요한은 비명조차 지르지 않고 절단된 부분을 조용히 내려다보았다.

아무래도 극독에 제대로 중독된 듯 보였다.

“제법이군.”

하지만 요한은 도리어 비릿한 미소를 짓고선, 왼쪽 손 위로 무언가를 생성해냈다.

우웅.

황금빛을 내뿜는 성스러운 고리.

그 고리를 다섯 개 생성한 요한은 파프니르에게 그 고리를 내던졌다.

[무슨 개수작을…!]

파프니르는 브레스를 뿜었다.

하지만 요한은 디바인 실드로 파프니르의 화염을 막았고, 요한이 던진 링은 강력한 브레스를 뚫고 각각 파프니르의 앞다리와 뒷다리, 그리고 목에 착 달라붙었다.

콰앙!

그러자마자 날갯짓 하던 파프니르가 허공에서 추락했다.

[마, 말도 안 돼! 내가! 이 내가 졌다고?!]

파프니르의 목에 달라붙은 링은 목과 네 다리를 조이는 구속구를 만들어냈고, 파프니르를 완벽히 굴복시켰다.

“끝이냐?”

“…어, 어떻게.”

이만수는 망연자실했다.

자신의 가장 큰 전력이라고 할 수 있는 파프니르가, 한순간에 제압되어버렸으니.

“그럼 죽어라.”

물론, 요한에겐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애초에 강력한 마 속성을 가진 파프니르에겐, 요한의 권능이 절대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잉─!

그렇기에 그는 당연한 섭리라 생각하며, 이만수에게 광선을 쏘았다. 이만수는 텔레포트를 사용하여 그 공격을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텔레포트가 발동되지 않았다.

“뭣…!”

파프니르에게 채워진 빛의 고리가 이만수에게도 똑같이 채워진 것이었다.

[용혈진]이라도 캐스팅 해보려고 했으나 그것조차 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정통으로 공격을 받아낼 수밖에 없었다.

푸확!

쏘아진 섬광은 그의 복부를 그대로 꿰뚫었다.

새빨간 선혈이 터졌고, 순식간에 광선을 맞은 부위가 녹아내렸다.

“커헉….”

이만수의 배에 커다란 바람구멍이 뚫렸다.

그는 입으로 피를 토하며 즉시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주, 주인!]

“형!!!!”

요한은 히죽 웃음을 흘리며 신태양을 쳐다보았다.

신태양은 계속 이만수를 불렀으나 그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보기 흉하군. 이미 무대의 저편으로 밀려난 조연들이, 이렇게 이야기에 간섭하다니.”

화르륵.

오히려 잘리고 중독되었던 요한의 팔이 원상복구 되었다.

그는 돌아온 오른손의 손아귀를 몇 번 쥐어보곤, 이번엔 이사장이 세워둔 빙벽으로 광선을 쏘았다.

콰르릉!

아까는 뚫리지 않았던 빙벽이, 단번에 무너져 내렸다.

신태양은 두 눈을 의심했다.

요한의 힘은, 11회차보다 훨씬 강해져 있었다.

파악!

“커억!”

요한은 무릎 꿇은 신태양의 옷깃을 오른손으로 강하게 붙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높게 들어 올렸다.

“신에게 대항한 대가란 바로 이런 것이다. 자, 저길 보아라.”

요한은 왼손 검지로 이사장의 뒤편을 가리켰다.

이사장은 등을 돌려 자신이 세워놨던 방벽 뒤에 상황을 똑똑히 보았다.

“새, 생도들이….”

신태양의 궁극오의 [만년빙벽]을 뚫어낸 광선은, 미처 도망치지 못했던 생도 몇 명을 그대로 녹여버렸다.

그 때문에 피와 살점을 잔뜩 뒤집어쓴 생도들이 패닉에 빠진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네가 세워둔 방벽을 뚫은 내 광채가, 무고한 생도들을 몇 죽였다. 저들은 너 때문에 죽은 것이다. 너는 조속히 항복하고 내 요구를 들어줬어야 했다.”

요한은 쿡쿡 웃음을 흘리며 신태양에게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색욕이 말한 대로라면, 너는 미리 이런 일이 벌어질 것 정도는 알고 있었을 터인데…. 참으로 어리석구나.”

“…닥쳐라.”

“왜? 할 말이 없나보지? 네놈이 무능한 것에 대해서 말이야!”

요한은 이사장의 멱살을 더욱 강하게 움켜쥐었다.

이사장은 두 손으로 요한의 오른쪽 손목을 강하게 움켜쥐어 그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려고 했다.

“지렁이가 꿈틀대는 것 같군. 이게 정녕 세계 최강의 영웅이었던 자의 힘인가!”

하지만, 요한은 요지부동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강하게 신태양의 숨통을 죄일 뿐이었다.

“무의미한 저항은 그만둬라! 나는 당장 손짓 한 번으로 네놈이 아끼는 생도들을 개미떼처럼 죽일 수 있다!”

“…커, 커헉!”

“하지만 저항을 그만두고 내 요구를 들어준다면…. 너는 저들을 모두 살릴 수 있다. 그리고 내 요구는 단 하나다.”

광기에 휩싸인 요한은 목소리를 계속 높이며 이사장에게 요구했다.

“알리사 폰 그라이펜을 내놔라.”

“그, 그럴 순….”

하지만 그 요구를 들어줄 듯 보이지 않자, 요한은 결국 협박의 세기를 높여야 했다.

지잉!

요한은 자신이 들고 있는 신태양의 배에도 그대로 광선을 쏘았다.

“컥!”

“어리석은 선택을 했구나.”

요한은 신태양이 뿜어낸 피를 뒤집어썼다.

이만수처럼, 신태양의 배에도 커다란 바람구멍이 뚫린 것이다.

철푸덕!

그는 그대로 이사장을 바닥으로 내동댕이치고, 피투성이가 된 채 생도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생도들은 모두 사색이 되어 그로부터 뒷걸음질 쳤다.

“잘 들어라! 내가 원하는 건 알리사 폰 그라이펜 뿐이다!”

요한은 군중의 심리를 이용하기로 했다.

‘한 명만 희생하면 된다.’라는 요구로 알리사를 인질로 잡을 생각으로 말이다.

“그녀만 내게 넘겨준다면 너희는 모두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를 넘기지 않는다면, 너희는 모두 죽는다!”

사실 요한은 한시가 급했다.

이미 강대용은 자신이 세워둔 결계를 엑스칼리버로 뚫어버렸고, 곧 이곳에 당도할 것이었다.

그 전에 협상 테이블에 올릴 인질을 한 명이라도 확보해야만 했다.

그 역할로는 당연히, 강대용에게 아주 각별한 존재인 알리사가 가장 어울렸다.

웅성웅성.

요한의 요구에 생도들이 일제히 술렁였다.

모두가 도망치는 것을 포기한 채로 벌써부터 알리사를 찾고 있었다.

“1분 주겠다. 1분 안에 내 앞으로 알리사를 데려오지 않으면, 여기 있는 모두를 죽이겠다.”

요한은 험악하게 생도들을 협박했다.

그러자 생도들과 민간인들 사이에서 아우성이 계속 터져 나왔다.

대부분의 이들이 두 눈에 불을 켜고 알리사를 찾기 시작했다.

“나만 가면 되는 거겠지!”

그때였다.

청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군중의 술렁임이 멈췄다.

요한은 한껏 미소 지으며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보았다.

우르르르.

생도들이 길을 터주고 있었다.

그들이 터준 길을, 비장한 표정을 한 은발머리 소녀가 걸었다.

그 뒤에서는 그녀의 친구들이 계속 소녀가 가는 것을 말리는 모습이 보였다.

“알리사 폰 그라이펜….”

“…….”

알리사는 곧 요한의 앞에 도달했다.

그녀는 매우 날카로운 눈빛으로 요한을 노려보았다.

“나만 잡아가. 다른 사람들은 다 풀어주고.”

“좋아. 아주 협조적이군. 네 뜻대로 다른 이들은 건들지 않고….”

“대신, 조건이 있어.”

그녀의 당당한 태도에 요한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그에 아랑곳 않고 알리사는 죽어버린 생도들과 이만수, 신태양을 번갈아 보았다.

“모두 살려줘.”

“…뭐?”

“뭐든 할 테니까 모두 살려주라고.”

알리사는 어깨를 살짝 떨었다.

그녀는 생도들이 죽은 게 자신의 탓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었다.

“네 목적은 나잖아. 그러니까 휘말린 사람들을 살려줘. 너는 그럴 능력이 있잖아.”

요한은 그런 슬픈 눈빛을 보자마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찰싹!

결국 그 화를 참지 못한 요한은 알리사의 뺨을 후려쳤다.

그 힘이 어찌나 강한지 알리사는 옆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윽….”

“…그때도 넌 그딴 식으로 말했었지.”

퍽!

요한은 알리사의 어깨를 발로 짓밟기 시작했다.

“우리의 목숨은 안위에도 없는 주제에, 그 반마를 막아서선 그런 위선을 떨었지.”

퍼억!

알리사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가린 채 몸을 웅크렸다.

그런 저항에 개의치 않고 요한은 계속 알리사를 짓밟았다.

“살려줄 능력도, 마음도 없는 너는 우리의 죽음을 방관했다. 그로 인해 내가 이렇게 된 거다! 이 세상과 신을 증오하게 된 건, 모두 네 년 때문이다!”

“무, 무슨 소리를…! 컥!”

퍼억!

요한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알리사의 배를 강하게 걷어찼다.

“끄윽…. 끅….”

그러곤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크흐흐…. 하하하!!!”

그러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 모두가, 요한이 미쳐도 제대로 미쳤다고 느꼈다.

“내가 보낸 쪽지를 읽고도, 그 어떤 생각도 안 들었나보지?”

요한은 갑자기 자신의 얼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 후, 아무렇지도 않게 잡아당겼다.

뚜둑, 뚜두둑.

그러자, 요한의 얼굴 가죽이 벗겨지기 시작했다.

알리사는 배를 움켜잡은 채로 그 말도 안 되는 장면을 지켜보았다.

“자, 이 얼굴을 봐라 그라이펜! 이래도 넌 기억하지 못하는 건가?”

어느새 요한은 자신의 얼굴 가죽을 모두 벗겨냈다.

그걸 본 알리사는, 하마터면 숨이 멎을 뻔했다.

“마, 말도 안….”

그간 보였던 얼굴과는 생김새가 완전히 달랐다.

끔찍한 화상 자국이 오른쪽 이마와 눈 부근에 남아있었고, 이국적인 얼굴이라기보다는 순수한 동양인에 가까운 얼굴이었다.

무엇보다도, 화상 자국만 지우면 강대용과 아주 닮은 얼굴이었다.

“한스….”

그는 바로 알리사의 첫사랑이자, 반마에게 잃어버린 친구들 중 하나.

누구보다 씩씩했으며, 누구보다 신을 믿었으며, 누구보다 올곧았던 소년.

“오랜만이다. 머저리 같은 년아.”

한스 리.

그 소년이 죽지 않고, 사이비 종교의 교주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알리사는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당연히 헛것이라고 생각했다.

분명, 그 참상의 날에 죽은 친구들을 오빠가 직접 묻어주었으니까.

꽈악!

“끅…!”

“여전히 가증스러운 은발이네. 그라이펜.”

요한은 알리사의 머리카락을 강하게 잡아당기며, 그녀의 고개를 억지로 젖히게 했다.

“전학 오자마자 네 년은 꼭 족치고 가겠다고 다짐했었지. 그게 아마도 오늘인 것 같고 말이야.”

그러곤 알리사의 귀에 대고 온갖 심한 욕설을 속삭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