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173
“진짜···, 진짜 그 사람들 맞지?”
생도든 교직원이든 자신들의 앞에 나타난 두 사람에게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희진아─!”
“어, 언니?!”
학교를 나서고 있던 일행들은 윤세라와 백은호를 만난 것이었다.
“괜찮아? 어디 안 다쳤어? 눈이 왜 이렇게 부었어?”
“어, 언니! 나 괜찮아! 하나도 안 다쳤어!”
윤세라는 당연히 친동생인 윤희진을 챙겼고 백은호는 우뚝 서서 백설을 바라보았다.
“···뭐야 오빠. 여긴 무슨 일인데?”
백설은 위험에 빠진 자신을 구하러 바쁜 오빠가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에 조금 감동을 받았지만, 최대한 평소처럼 귀찮은 표정과 어투를 만들었다.
그런 솔직하지 못한 백설을, 백은호는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내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흐앗?”
백은호의 돌발행동에 백설은 놀라서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이내 그녀는 자신이 부드러운 곰인형에게 안겨있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고, 천천히 눈을 떴다.
“오, 오빠···?”
“다행이다···. 설아···. 다행이야···.”
백은호는 백설을 끌어안은 채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며 ‘다행’이라는 말을 되뇌었다.
“뭐, 뭐야! 징그럽게 왜 이래! 아 진짜! 좀 떨어져!”
백설은 평소와는 조금 다른 오빠의 애정 표현에 질색했지만, 곧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유일한 가족의 품은, 너무나도 따뜻했으니까.
“집으로 가자.”
백은호는 품에 안은 백설을 놓아주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 말에 조금 울컥한 백설은 고개를 푹 숙였다.
투두두두─!
그때, 갑자기 주변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 저거!”
생도들은 하나둘씩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주시하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헬기다!”
“왠 헬기지?”
온통 검은색인데다가 뭔가 무기처럼 생긴 것까지 달고 있는 거대한 헬기가, 생도들의 행렬 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투두두두.
그 헬기는 어느 상공에서 우뚝 멈췄고, 그것으로부터 무언가가 떨어졌다.
“리사야아아아!!!”
떨어지는 무언가는 괴성을 내질렀다.
때문에 그곳에 있는 모두가 결계 사건을 일으킨 세력의 지원 병력이라도 온 줄 알고 전투태세를 취하거나 우왕좌왕 했다.
“자자! 모두 진정하시죠.”
그때, 백은호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손짓하며 생도들에게 말했다.
“저희 편입니다.”
백은호가 그렇게 말하자마자, 떨어지던 물체는 갑자기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사라졌다.
“리사야!!!”
“오, 오빠?”
그리고 그 물체는 알리사의 뒤편에서 갑자기 나타나더니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
누구보다도 알리사를 끔찍하게 아끼는 동생바보, 세계 2위 영웅 알프레드의 등장이었다.
“크흐흑···. 무사했구나···!”
“응 오빠···. 나 괜찮아.”
그는 대성통곡을 하며 알리사의 여기저기(?)를 살폈다.
알리사는 오빠의 칠칠치 못한 행동에 저절로 얼굴이 화끈해졌으나, 그가 얼마나 자신을 걱정했을지 알 것 같았기에 꾹 참았다.
“휴우···. 정말 다행이야···.”
알프레드는 그 일련의 확인 과정을 거친 후 알리사를 인형처럼 부둥켜안았다.
알리사는 멋쩍은 웃음을 흘리며 도리어 오빠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백은호는 너털웃음을 흘리며 윤세라에게 말했다.
“알프레드 형님의 동생 사랑은 여전하시군.”
“그러게.”
그 말을 들은 백설은 황당한 표정으로 대화에 끼었다.
“···오빠도 똑같거든?”
“크, 크흠! 설아? 나는 저 정도까진 아니야!”
그렇게 훈훈한 가족상봉이 이루어지고 있을 때쯤, 누군가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그들에게 다가왔다.
“빨리 가야하니까 비키지 그러냐.”
“···앗, 삼촌! 오랜만입니다!”
이사장 대신 대열을 이끌고 있던 이만수였다.
그는 아주 질색하는 표정으로 팔용사 세 명에게 옆으로 비키라고 손을 저었다.
“누가 네 삼촌이냐. ···아무튼, 빨랑 대열에 합류 하던가 비키던가 해라.”
“그렇죠 참! 하지만 걱정 마십쇼! 저희가 삼촌을 도와서 이 행렬을 안전하게 학교 바깥으로 모실 테니까요!”
“그러니까 누가 네 삼촌이냐고···.”
그 대화 이후, 얼떨결에 든든한 보디가드들을 얻게 된 생도들의 행렬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가는 동안 잡담은 나누지 않았다.
많은 영웅들이 학교 외곽을 감시하고 있다 해도, 아직 상황이 다 끝난 것도 아니고 혹여나 사건을 일으킨 세력의 잔존 세력이 습격할 수도 있겠다는, 이만수의 첨언 때문이었다.
띠리리리─!
그렇게 분주히 움직이던 도중, 백은호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뭐야?”
발신인은 부길드장 라이너스.
백은호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수신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 백은호, 나다.
“엉. 무슨 일인데?”
–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 잘 들어라.
라이너스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있었다.
그걸 금방 눈치챈 백은호는, 마나 파동 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짐작했다.
그는 바로 라이너스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라도 터진 거야?”
– S급 도어가 열렸다.
“···뭐?”
– 그리고 지금, 우리는 아주 빠른 괴생명체 한 마리를 놓친 참이다. 놈은 학교 안쪽으로 향하고 있다.
백은호는 꺼져가던 불씨가 다시금 커다란 불길로 번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갑자기 ‘살아있는 재해’라고 불리는 S급 도어가 열린 것도 모자라서 그 라이너스마저 놓치는 속도를 가진 마물이 튀어나왔다니.
– 아마도 곧 너희와 맞닥뜨리게 될 거다. 그러니까 네가 책임지고 그 괴생명체를 제압한 후에 사람들을 데리고 우리 쪽에 합류하라. 생도들이 빠져나갈 길목을 터두었으니까.
“알았어! 마침 여기에 알프레드 형님도 합류했으니까, 우린 걱정 말고 너나 몸조심해라!”
“그래. 끊는다.”
뚝.
통화가 끝나자마자, 백은호는 살짝 굳은 표정을 하곤 이만수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이지.”
“행렬을 멈춰주십시오.”
“뭐?”
백은호는 갑자기 펄쩍펄쩍 점프하더니, 행렬의 선두에 우뚝 섰다.
“흐읍!”
그러곤 눈을 감고 마나를 방출하여, 모든 감각을 바람을 읽는 것에 집중시켰다.
타다다닷···!
희미하지만, 가까운 곳에서 성난 발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발소리를 내는 존재는 마치 목표물에 들이박겠다는 듯 미친 듯이 질주하고 있다.
“알프레드 형님! 행렬 전체에 차단막을 부탁드립니다! 세라 누님은 엄호 사격 준비해주십쇼!”
“으응?”
“···갑자기 차단막을?”
“이유는 묻지 말고 어서!”
백은호는 자신의 특성을 발현했다.
뿌득, 뿌드득!
금방 근육이 크기를 키우며 골격이 변형되었고, 그는 아즈모데를 만났을 때처럼 펜리르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온다!”
백은호 눈을 부릅떴다.
그는 온몸에 힘을 불어넣고 바로 앞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단지 휘둘렀을 뿐인데, 폭풍을 방불케 하는 위력의 돌풍이 휘몰아쳤다.
쾅─!!!
그 돌풍을 맞고, 정체불명의 존재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Episode.82 : 제압
백은호는 미간을 좁히고, 자신과 마주 보고 있는 적을 자세히 관찰했다.
‘···사람?’
도어에서 튀어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존재는 사람, 남성으로 보였다.
하얀 가면으로 얼굴을 전부 가리고 있으며 머리카락의 색깔은 은발이었고, 시꺼먼 창을 들고 있었다.
‘아니. 이 기운은 분명 마기다. 사람이 이렇게나 역겨운 마기를 뿜어낼 리가 없지.’
백은호는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 채 남성의 정체를 유추했다.
저것은 사람의 행색을 하고 있지만, 절대로 사람은 아니다.
그럼 악마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는 마물인가?
‘뭐···, 아무렴 어때.’
백은호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설령 저것이 사람이라고 해도, 백은호는 딱히 상관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금방이라도 우리를 죽이려고 달려들 텐데.’
놈에게선 코를 찌르는 진한 피 냄새가 풀풀 풍겨오고 있었으니까.
콰과과과!
남자가 사람을 한두 번 죽여 본 놈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한 백은호는, 생도들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하기로 했다.
가벼운 공격이긴 했으나 자신의 공격을 받아내고도 생채기 하나 없는 내구력.
또한 저 어마어마한 마기로 가늠해볼 때, 남자는 최소 S+급 마물의 수준을 갖고 있다.
“아우우우─!”
강자와의 싸움에선 그에 걸맞은 대비가 필요한 법.
백은호는 우선 [늑대의 포효]를 내질렀다.
쿠구구구─!
그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마나가 한층 더 강대해졌고, 지축이 거세게 뒤흔들렸다.
화들짝 놀란 생도들이 비명을 질렀으나 백은호는 개의치 않고 계속 ‘강화 기술’을 사용했다.
휘오오오!
공격 기술은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자연재해를 방불케 하는 현상들이 발생한다.
생도들은 그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며 경이로워 하면서도 부지런하게 뒤로 물러났다.
“그놈의 제자답게 전투 준비도 요란하게 하는구나.”
그때, 잠자코 백은호를 지켜보던 가면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백은호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남자는 분명, 지금 한국말로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
그것도 자신의 스승을 들먹이면서.
“···뭐냐 너는.”
백은호는 늑대의 동공으로 남자를 주시하며 위협하는 어조로 남자에게 물었다.
남자는 시치미 떼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냥 용병이지.”
그러곤 갑자기 마기와 상반되는 힘을 강하게 방출하기 시작했다.
“마나라고···?”
백은호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마기를 뿜어대던 남자가, 마나까지 같이 뿜어내고 있었으니까.
공존할 수 없는 두 힘이 완벽히 공존하는 모순적인 광경에 백은호는 혼란스러웠다.
그 점은 뒤에서 생도들을 지키고 있는 윤세라와 알프레드도 마찬가지였다.
“마물이 마나를 사용한다고···?”
“···말도 안 돼.”
특히나 알프레드는 굉장히 놀란 듯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하지만 그가 굳어버린 이유는, 마나를 사용한다는 것 때문은 아니었다.
‘이 마나는···.’
단지, 알프레드에게 있어서 남자가 방출하고 있는 마나가 너무나도 익숙했기 때문이다.
***
챙─!
최유성의 몸을 빼앗은 모드레드와 나의 싸움은 격렬하게 이어지고 있다.
“역시 쓸 만한데? 새로 살아갈 육체로 딱이야!”
잔뜩 신난 표정을 짓는 놈은 프리드웬에 무수한 칼집을 남기고 있었다.
최유성의 육체를 장악한 지 얼마나 됐다고, 모드레드는 벌써부터 최유성의 검술에 자신의 검술을 조금씩 섞어가며 구사하고 있다.
“아버지! 좀 더 힘내보라고! 검을 사용하지 않고 날 이긴다면서!”
그나저나 이 녀석, 오랜만에 날 만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엄청 시끄럽다.
게다가 최유성의 모습으로 입을 나불거리니까 괴리감이 장난이 아니다.
“겨우 이 정도야? 아까 그 자신만만한 모습은 어디 갔냐고!”
덕분에(?) 긴장감이 좀 떨어지고 있다.
분명 위협적인 검무일 텐데도 내 ‘신체’와 다름없는 프리드웬이 [모든 검의 주인] 특성 효과를 완벽하게 상쇄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서, 저 삼류악당 같은 대사 때문에 분위기는 가볍기 그지없다.
“에휴···.”
“하하! 한탄하는 거야?! 역시 맨손으론 이기지 못하겠지? 어서 검을 들라고!”
그렇다 해서 이 싸움을 설렁설렁 해서는 안 된다.
최유성의 목숨이 달려있는 싸움이니 만큼, 녀석의 목숨을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모드레드의 마음을 꺾어야 한다.
“거산을 붕괴시키는 업화의 정권(正拳)이여!”
나는 [흑염룡의 그림자]를 두르고서 [태산염왕격]을 모드레드에게 내질렀다.
“흥! 겨우 이 정도 가지···.”
콰앙─!
효과는 굉장했다.
모드레드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정면에서 랜슬롯과 자신의 검을 교차시켜 공격을 막아냈지만, 적잖은 충격을 받았는지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저만치 날아갔다.
“헉···. 헉···.”
녀석은 가슴을 부둥켜 잡은 채로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론 그걸 보고만 있는 내가 아니다.
슈슉!
나는 모드레드에게 점프하여 녀석의 턱으로 [무중력 나래차기]를 내질렀다.
캉!
녀석은 검을 들어서 내 발을 막아냈지만, 여전히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휙! 후욱!
내 공격은 계속 이어진다.
무중력 나래차기 후 이어지는 또 한 번의 나래차기. 모드레드의 눈에 당황이 서렸고 녀석은 반격하지 못하고 막는 것에 전념했다.
팍! 텅!
나는 총 8번의 나래차기를 마치고 바닥에 착지했다.
그 착지와 동시에 빠르게 양팔을 교차시켜 [광랑권]을 발동했다.
“동작이 크다고 아버지!”
모드레드는 그것이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내 정수리로 랜슬롯을 내리쳤다.
나는 두 팔을 교차시킨 상태로 어렵지 않게 랜슬롯을 막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