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174
까드드득!
놈은 그 상태로 랜슬롯에 힘을 실었다.
이대로 힘으로 밀어붙여서, 프리드웬으로 보호되고 있지 않은 유일한 부위인 내 머리에 치명상을 안기겠다는 심산인 듯하다.
깡!
하지만 어림도 없다.
나는 바로 프리드웬 위에 [코팅]을 두르고 랜슬롯을 튕겨냈다.
모드레드는 그 반동으로 살짝 뒤로 물러났고, 나는 기술을 하나 더 발동시켰다.
“흑염권법! 그림자의 권(拳)!”
내가 주먹으로 사용하는 공격을 따라하는 [마권].
나는 그 마권을 발동하고서 자세를 바로잡았다.
화륵! 슈와아!
왼손에는 불꽃의 기운, 오른손에는 물의 기운을 강하게 발산시킨다.
그 직후 양손에 주먹을 꽉 쥐고서 녀석을 향해 휘두르기 시작한다.
쾅! 콰앙! 캉!
모드레드는 내 주먹과 마권을 막아내며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내가 주먹을 휘두를 때마다 [광랑권]의 발톱 잔상이 녀석의 칼날에 흠집을 내고, 최유성의 몸에 상처를 남긴다.
“큭!”
공격을 막아내기만 하는 모드레드는 더는 방도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과할 정도로 강하게 빙 속성 마나를 방출했다.
어마어마한 냉기와 내 주먹이 내뿜는 푸른 불꽃이 수증기를 일으켰다.
타닷!
그 틈을 타 모드레드는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좀 더 넓은 곳에서 나를 상대하려는 듯했다.
타앙─!
그때, 모드레드를 향해 굵직한 검은 탄환이 쏘아 졌다.
모드레드는 차마 그 탄환을 감지하지 못하고 허벅지를 꿰뚫리고 말았다.
쿵!
녀석은 그대로 운동장으로 떨어졌다.
나는 탄환이 근원지로 눈을 돌렸다.
“형님! 어서 따라가십쇼!”
그곳에는 날개를 펄럭이고 있는 미윤에게 안긴 채로 마법을 캐스팅하고 있는 벨의 모습이 보였다.
아무래도 생도들이 전부 떠날 때까지 학교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펄쩍!
아무튼 간에, 녀석이 엄호 사격을 해준 덕에 상황이 더욱더 유리해졌다.
나는 엑스칼리버에 잠시 눈길을 준 뒤, 곧장 크게 점프해서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뛰어내린 나는 가볍게 모드레드 앞에 착지했다.
“그으으. 비겁하잖아 아버지···.”
모드레드는 탄환에 맞은 허벅지를 회복시키며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살짝 시건방진 미소를 흘리며 녀석에게 답했다.
“난 네 애비가 아니다.”
“···뭐?”
그 한마디만 하고 곧바로 녀석에게 달려들며 주먹을 뻗었다.
쾅!
이번에도 모드레드는 검으로 내 공격을 막아냈다.
하지만 잘 막아내던 아까와는 달리, 이번에는 부들부들 떠는 모습을 보였다.
“네 애비는 검사지 권사가 아니다.”
“우, 웃기지 마!”
나는 슬슬 모드레드의 멘탈을 긁기 위해서 입을 털기 시작했다.
“네 애비는 오래전에 이미 죽었다. 여기 있는 나는 단지 네 애비의 힘을 빌릴 뿐인 ‘환생’일 뿐이다.”
모드레드의 비원은 ‘아서 왕’을 꺾고 자신의 힘을 그에게 인정받는 것이다.
이는 ‘악마를 삼킨 회귀자’에서 모드레드가 최유성에게 직접 밝힌 것이기에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에게 인정받고 싶은 거겠지. 그러니까 최유성의 육신까지 장악하려고 한 거겠지.”
그렇기에 목표가 없는 ‘11회차의 모드레드’는 조금 신경질적일 뿐, 최유성을 꽤 잘 따르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이번 12회차의 세계엔 아서 왕의 환생인 내가 돌아왔고, 최유성은 마침 아직 모드레드를 제대로 통제할 수 없는 시점에 그를 해방해주었다.
모드레드에게 있어서, 나를 상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것이다.
“허나 모드레드.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다.”
하지만 이제야 겨우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던 그의 목표가 영원히 이루어질 수 없는, 의미 없는 목표라는 것을 똑똑히 새겨준다면?
그는 순순히 최유성에게서 빠져나와 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나는 ‘아서’가 아니라 ‘강대용’이다. 그렇기에 네놈이 나를 이긴다한들 그 어떤 의미도 없다.”
나는 주먹을 계속 휘두르며 말을 이었다.
모드레드의 저항이 점차 약해져가고 있는 게 느껴진다. 분명 애써 부정하고 있겠지만, 녀석도 점차 인정하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대화해보니 알지 않겠나. 나는 네가 줄곧 뛰어넘고 싶어 했던 네 아비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퍼억!
그 말을 마치고 나니 모드레드의 가드가 완전히 허물어졌다.
녀석은 두 검을 내리고 그대로 내 주먹을 맞았다.
최유성의 얼굴에서 코피가 터졌다.
“설령 내가 네 아비라 해도, 지금 상황이 어떻지? 너는 엑스칼리버를 들지 않은 나조차도 이기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
“······.”
나는 주먹질을 멈추고 잠시 모드레드에게서 떨어졌다.
그 후 마지막으로 모드레드에게 경고했다.
“뭐, 그런데도 네가 끝까지 해보겠다면, 널 기절시키는 것밖에 방도가 없겠구나.”
“···크큭.”
하지만 모드레드는 여전히 꺾이지 않았다.
그는 두 검을 교차시켜서 머리 위로 치켜들고, 거대한 힘을 방출했다.
“아직 안 졌어.”
4기사 랜슬롯과 모드레드의 칼날이 빛을 발했다.
녀석은 아무래도, 끝내 인정하지 못하고 [궁극오의]를 내게 사용할 작정인 것으로 보인다.
“형님! 피하십쇼!”
하늘에서 벨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대신, 나는 빛나는 검을 집요하게 쳐다볼 뿐이었다.
모드레드는 씨익 웃더니, 눈 깜짝할 새에 서 있던 자리에서 사라졌다.
“오의!”
사라졌던 녀석은 내 등 뒤에서 나타났다.
동시에 녀석의 궁극오의가 칼날이 광풍을 뿜어내기 시작한다.
휘오오오─!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수천 마리의 마물을 쓰러뜨린다는 검격을, 10초 동안 무려 100번이나 퍼붓는 기술─.
“죽어라!”
메일스트롬(Maelstrom).
마치 거대한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는 것만 같은 공격을 보고 알프레드가 이런 이름을 붙여줬다는 설정이 있는, 최유성의 두 번째 궁극오의.
그것을 모드레드가 사용한 것이었다.
스르륵···.
그러나 폭풍의 소용돌이는, 휘몰아치기도 전에 멎어버렸다.
“···뭣?!”
모드레드의 얼굴에 경악이 깃든다.
마나를 쏟아부어 발동했던 궁극오의의 기운이, 순식간에 소멸해버렸으니까.
“네놈의 궁극오의는 내가 ‘파괴’했다.”
훅!
동요하고 있는 녀석의 뺨에, 나는 빠르게 주먹을 날렸다.
퍼억─!
모드레드는 그 공격에 대비하지도 못했다.
주먹에 맞은 녀석은 몸이 옆으로 꺾이더니, 그대로 운동장 바닥을 몇 번 나뒹굴었다.
그리고 녀석은 완벽히 대자로 뻗어버렸다.
“······.”
나는 천천히 누워있는 모드레드에게 다가가 녀석을 내려다보았다.
모드레드는 넋이 나간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엑스칼리버를 들지도 않고···.”
그 말에 나는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그러곤 왼팔을 옆으로 쫙 펴고서 나지막하게 말했다.
“해방.”
그러자 언제나처럼 허공에서 손잡이가 툭 튀어나왔고, 나는 그것을 잡아당겼다.
모드레드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여기로 뛰어내리기 전에 미리 몸속으로 회수해두었지. 네가 이런 식으로 발악할 것 같아서 말이야.”
나는 뛰어내리기 전에 엑스칼리버를 쳐다보는 것으로 ‘회수’한 것이었다.
엑스칼리버는 나와 영혼으로 묶여있기 때문에, 그저 눈으로 주시하는 것만으로도 회수가 가능했다.
“···하하.”
모드레드는 황당한 듯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웃음을 터뜨리는 녀석의 표정은 왠지 허망해보였다.
“졌어. 아버···, 아니, 강대용.”
그 후, 최유성의 몸에서 느껴지던 사악한 기운이 서서히 소멸해갔다.
Episode.82 : 제압(2)
최유성은 편안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그의 안색은 아까 전보다 훨씬 좋아졌고, 느껴지는 마나도 온전히 최유성의 것으로 돌아왔다.
“휴우.”
나는 가볍게 한숨을 내뱉은 후 흑염룡을 해제했다.
그와 동시에 프리드웬은 내 몸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
여전히 바깥쪽이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겠으나, 이곳에서의 싸움은 모두 끝났다.
“결국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했네?”
그때, 어디 숨어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낸 황투희와 내가 데리고 왔던 녀석들은 천천히 내게로 다가왔다.
“맞습니다! 왜 저를 사용하지 않으신 거죠? 기껏 완전무장까지 하고 왔는데!”
투구로 얼굴을 가려서 어떤 표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샤를은 매우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을 것만 같은 어조로 내게 따지듯이 말했다.
“미안. 그럴 틈이 없었어. 다음번엔 꼭 활약하게 해 줄게.”
“…꼭입니다?”
“어. 걱정 마. 앞으로는 싸울 일 생각보다 많을 테니까.”
그래도 뭐 엄청 불만스럽거나 나에게 실망한 건 아닌지 금방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해졌다.
다른 일행들은 나서지 못했다고 불만이나 그런 건 없는 것 같았고, 그저 나를 좀 걱정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야, 괜찮냐? 너 오늘 아주 권능을 아주 숨 쉬듯이 사용하던데.”
“맞습니다 형님! [파괴]의 권능은 다루기도 힘들고, 삐끗하면 사용자를 좀 먹는 힘이지 않습니까!”
“뭘 걱정하는지는 알겠는데 아주 멀쩡해.”
내가 어깨를 으쓱이고 목을 푸는 모습을 보여주자 벨과 황투희는 뭔가 질색하는 표정이 되었다.
아무래도 내 마신 시절과 지금의 나를 겹쳐본 모양이다.
“…너희는 곧장 학교 바깥으로 나가서, 혹시나 무슨 사달이 터졌으면 거기서 영웅들이나 도와줘.”
“알았어. 너는?”
“바보 같은 녀석 하나 찾으러 가려고.”
뭐, 그들이 날 어떻게 보든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우선 대용위키로 베디비어의 위치를 추적시킨 뒤, 아공간에서 대기하고 있는 베일을 불렀다.
“베일. 드레이크 상태로 나오도록.”
[예 폐하.]화르륵!
그 후 아공간에서 소환된 벨의 등 뒤에 최유성을 업은 채로 탑승했다.
최유성을 데려가는 이유는 그가 깨어나면 어떤 상태인지 가장 먼저 확인해보기 위해서였다.
“그럼, 다들 이따 보자.”
펄럭!
베일은 빠르게 비상했고,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SHA 황제 병원 쪽.
역시, 베디비어는 일행을 탈출시키고 홀로 요한을 막아선 듯했다.
[도착했습니다 폐하.]“고맙다.”
병원까지는 베일을 타니까 금방이었다.
이제 베디비어가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러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폴리모프 사용해서 최유성 업고 따라와.”
[네 폐하.]나는 상당히 마음을 졸이며 병원으로 들어왔다.
엘리베이터는 다행히 결계가 깨져서 전력이 돌아왔는지 잘 작동되었고, 나는 금방 베디비어가 있는 곳에 도달할 수 있었다.
“페하! 저쪽입니다!”
베디비어는 누워있었다.
상처투성이가 된 채로, 부러진 검을 쥐고서.
나는 다가가 녀석의 상태를 확인해보았다.
“…아직 살아있어.”
의식은 없지만 피부에 온기가 있었다.
배에 꽤 커다란 구멍이 나긴 했어도, 베디비어의 재능 덕인지 출혈이 멈춘 상태였다.
“살릴 수 있습니까?”
“아마도.”
나는 베디비어를 벽에 기댄 자세로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손에 붙어있던 검을 살며시 빼내며 말했다.
“…조금만 버텨.”
나는 엑스칼리버에 담겨있는, 오늘 사용할 수 있는 [구원]의 힘을 모두 베디비어에게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
“휴우….”
“고생하셨습니다 폐하.”
베디비어의 목숨은 겨우겨우 부지했다.
나는 아까 이만수와 신태양의 상처를 재생시켜준 것처럼 베디비어에게도 똑같이 [구원]의 힘을 사용했고, 상처를 수복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텅텅 비었구만.”
다만, 이제 24시간 동안 [구원]의 힘은 스마트폰 배터리 충전하듯이 충전해야만 한다.
스마트폰과 차이가 있다면 [구원]은 충전이 끝날 때까지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
“…외곽 쪽에 별일이 없어야 할 텐데.”
즉, 혹시라도 추가적인 부상자가 나와도 지금처럼 치료해주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거다.
“베디비어 경의 상태는 좀 어떻습니까?”
“워낙 회복력이 뛰어나서 더 이상 조치가 필요 없을 정도야.”
그게 좀 걸리지만, 일단 급한 불은 잘 껐다.
이제 남은 건 이 녀석과 최유성을 데리고 일행에 합류하기만 하면 될 뿐이다.
“서두르자.”
“넵!”
나는 베디비어를 업고, 베일은 최유성을 업은 상태로 병원 바깥으로 재빨리 빠져나왔다.
화르륵!
베일은 다시 드레이크 상태로 변신했다.
그녀는 내가 명령하지 않았는데도, 지금 어디로 가야 할지 알고 있었다.
“왕비마마께 가겠습니다.”
나는 베디비어와 최유성을 베일의 비늘 틈에 눕혀두고, 대용위키로 알리사의 위치를 추적하게 했다.
펄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