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18
진짜 내 부모님을 들먹이는 거면 나도 이성을 잃었을 거다. 하지만 다행히도 지금 마동훈이 하는 얘기는 원래 강대용에게 국한되는 이야기.
그러니까 최대한 침착하게 반격할 수 있는 것이었다.
물론 그 뒤로도 거지새끼, 음식물쓰레기 퍼먹는 새끼 등 입에 차마 담기도 힘든 말들이 마동훈과 그 패거리들에게서 튀어나왔다.
하나, 나는 녀석들을 비웃거나 앵무새처럼 익살스럽게 따라 말하며 도리어 놀리는 쪽의 얼굴을 붉히게 만들었다.
“아···· 개 시끄럽네.”
그러던 중, 의외의 인물이 나와 마동훈 패거리의 말싸움을 막아섰다.
“지금 입 털어서 뭐 해? 이따가 링 위에서 싸우면 되잖아. 괜히 시끄럽게 하지 말고, 거기서 한 명 뒤질 때까지 싸워 병신들아.”
최유성도 나간 뒤라 누가 우리를 말렸나 궁금했는데, 다름 아닌 황재빈이었다.
생각해보니, 황재빈은 캐릭터 설정 상 ‘남자는 입이 아니라 주먹으로 싸워야 한다.’라는 신조를 갖고 있긴 하다.
그러니 우리가 재잘재잘 떠드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아, 재빈아. 그냥 친구들끼리 장난 좀 친 거야. 시끄러웠으면 미안.”
강약약강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마동훈은 황재빈의 권고를 듣고는, 조용히 자기 패거리를 이끌고 탈의실 바깥으로 나갔다.
탈의실을 나서기 전에, 마동훈은 낮은 목소리로 내게 경고했다.
“넌 이따 보자 강대용.”
그 말을 하고 나가는 녀석의 뒤통수에, 나는 가볍게 가운데 손가락을 세워주었다.
*
2교시 대인전투무술 시간.
생도들은 5줄로 나란히 앉아서, 우락부락하게 생긴 교관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1조부터 차례대로 링 위로 올라가서 자유롭게 싸운다! 그리고 나머지 생도들은 대련하는 생도들의 대련을 평가해서, 지금 나눠준 태블릿에 뭘 잘했고, 뭘 못했는지를 입력하면 된다!”
그 말을 듣곤, 나는 태블릿 화면을 켜보았다.
화면에는 15개로 나눠진 어플들이 먼저 보였는데, 각 어플마다 [1-A, 1조 평가] 이런 식으로 어플 명이 붙어있었다.
그 중 하나를 터치하자, 서술형 시험지 같이 생긴 화면이 떠올랐다.
“입력을 꼭 하진 않아도 된다! 하지만 내가 가장 잘 적었다고 생각하는 평가 중 5개를 뽑아, 그걸 작성한 생도들에게 각각 7만 포인트를 지급할 거다.”
7만 포인트면 7만원의 가치가 있으니 적지 않은 포인트다.
그러니 돈이 궁하고 글 솜씨가 좋은 생도들은 아마 열심히 적을 것 같았다.
“대련 시간은 5분이다! 즉, 15조 모두 대련을 마치면 대략 1시간이 조금 넘어갈 거다. 그래서 다음 이론 시간 교수님께 양해를 구해, 시간을 조금 빌려 쓰기로 했으니 그리 알고 있도록.”
이론 시간이 줄어든다는 말에 생도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역시 몸을 쓰는 쪽을 더 선호하는 생도들이 대부분인 만큼, 당연한 환호였다.
“조용!”
교관은 우렁찬 목소리로 그 환호를 지웠다.
그러곤 자신의 옆에 놓인 상자에서 검은색 고리처럼 생긴 기기를 꺼내, 목에 착용하며 말했다.
“이 초커는 너희가 몸에 입은 데미지를 측정한다. 불이 들어온 게 보이나? 이런 식으로 불이 들어오면 잘 착용되었다는 뜻이다.”
교관의 말대로, 검은색이었던 초커가 파란 빛을 내뿜고 있었다.
“이 초커를 착용하고 대련에 임한다. 어느 쪽의 초커에 빨간 불이 들어오는 시점에서, 대련은 즉시 중단된다. 빨간 불이 들어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알겠지?”
그 빛이 빨간색으로 변하면 패배한다는 거겠지.
그냥 패배한다고 말하면 되는데 괜히 돌려서 말하네.
“자! 설명은 끝났다. 이제 1조 강대용, 마동훈부터 나와서 초커를 받은 후 링 위로 올라가라.”
나와 마동훈은 초커를 지급받고 교관 뒤에 있는 링으로 올라갔다.
그걸 확인한 교관은, 우리를 따라서 링 위로 올라왔다.
“영웅에게 있어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니, 지금부터 그 부분을 내가 확인해 보겠다.”
교관은 우리를 마주 보게 세워두곤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부터 30초간, 내가 보는 앞에서 상대방을 도발해라. 30초가 끝나면 타이머가 울릴 거다. 그것으로, 대련은 바로 시작이다.”
물론 교관이 평정심을 유지하는 걸 보겠다는 건 핑계.
그냥 단순히 우리가 얼마나 입을 잘 터는지 보고 싶은 거다.
이 교관은 그런 부분에서 희열을 느끼는 변태다. 악질 교관으로 불리는 데에는, 그 이유가 있는 것이다.
“자! 지금부터 30초 시작이다.”
교관은 두 손으로 우리의 어깨를 살짝 밀친 뒤, 바로 스마트워치를 조작했다.
그 직후, 마동훈은 뭔가를 준비해왔는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내게 권유했다.
“우리 내기 하나 하는 거 어때.”
“내기?”
“지는 새끼가 1학년 동안 이긴 사람 밥 셔틀 해주는 걸로. 만약에 내가 지면, 애들한테도 너 터치하지 말라고 할게. 콜?”
갑자기 내기를 걸어올 줄이야.
아무래도 녀석은 자신이 이길 거라고 확신하는 듯하다.
‘마동훈 정보창.’
[등장인물 정보]─────
이름 : 마동훈
생년월일 : 2014년 4월 9일
신장 : 192cm
몸무게 : 89kg
혈액형 : B형
능력치 : 힘 201/ 체력 200/ 마력 102/ 민첩 160
마나 속성 : 목(木)
기술 : 질풍참격, 마운틴 스트라이크····
재능 : 마력을 좇는 눈, 신속한 발놀림·····
특성 : 뛰어난 검사 [자세히 보기] [이 인물은 어떤 악마와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
성장 속도가 나보다 느리긴 하지만, 어쨌든 능력치가 상승해있다.
몸무게도 2kg나 늘어난 거 보니 아무래도 관리를 소홀히 한 건 아닌 것 같다.
자신이 이길 수 있다는 근거는, 꽤 충분하단 것이겠지.
하지만···· 넌 그 내기를 저번 주에 걸었어야 했다. 마동훈.
“콜.”
나는 녀석의 내기를 흔쾌히 수락하곤, 신발과 양말을 벗어서 링 밖으로 던져버렸다.
마동훈은 내 돌발행동에 잠시 동요했지만, 곧 다시 웃음기를 되찾았다.
“자퇴 마려울 만큼 조져줄게.”
“크큭·····”
[흑염룡이 당신이 비웃는 소리에 덩달아서 씨익 웃습니다.]마동훈은 내 비웃음에 기죽지 않고, 도리어 더욱 위압적인 기세로 내게 말했다.
“그래. 지금은 웃음이 나오지? 이따가 뼈가 꺾여도 웃을 수 있는지 보자.”
“자신보다 강한 자를 알아보지 못하는 우둔하고 우매한 마동훈이여····· 너무 강한 말을 쓰지 말거라.”
“중2병이냐? 말투 개 역겹네.”
나는 흑염룡을 부를 준비를 하며 슬슬 대사를 치기 시작했다.
“그대가 너무 약해보이거든.”
[흑염룡이 당신에게 흔쾌히 힘을 빌려줍니다!]대사를 마치자마자, 내 몸이 흑염룡의 형태로 변형되기 시작했다.
삐비비빅!
“대련 시작!”
그와 동시에 대련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울렸다.
*
생도들은 태블릿으로 시험지를 띄워놓고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주제는 당연히, 이번 대련에서 누가 이길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30등이랑 150등이 싸우는 건데, 너무 뻔해.”
“당연히 동훈이가 이기겠지. 쟤 집에 돈도 많아서 이번에 좋은 영양제도 많이 먹었대.”
“저 새끼···· 드디어 질질 짜는 꼴을 보겠네~”
마동훈 패거리는 당연히 마동훈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동훈 패거리가 아닌 생도들도 대개 마동훈의 승리를 점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강대용이 신발과 양말을 벗어서 던지는 수상한 행동을 보였다.
그 모습에 생도들은, 재밌어하면서도 꽤나 당황했다.
“와! 퍼포먼스야?”
“뭐야? 맨발로 싸워도 충분하다는 건가?”
그 후, 강대용의 변화를 감지한 생도들은 하나둘씩 그에게 손가락질하기 시작했고.
“야! 쟤 변신한다!”
“오. 저게 그 재각성했다는 특성인가 봐.”
“징그러워····”
바로 두 사람이 맞붙었다.
선제공격은 마동훈이었다.
그는 마나를 두껍게 두른 스트레이트를 강대용에게 날렸다.
공기가 떨릴 정도로 강력한 공격이었다.
“어?”
“뭐야?”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장면이 전개됐다.
강대용이 그 스트레이트를 가볍게 피하고, 마동훈의 안면에 잽을 먹이고 있었다.
다음화에 계속
Episode.7 : 대련 테스트 (2)
마동훈은 시작하자마자 내 안면을 향해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렸다.
휙-
하나, 너무 단순한 움직임이다.
나는 오른쪽으로 고개를 틀어 그 펀치를 가볍게 피하곤, 매콤주먹을 발동해서 레프트 잽을 날렸다.
“윽!”
내 주먹은 마동훈의 콧대를 강타했다.
녀석은 매우 놀란 듯 눈을 휘둥그레 뜬 채 자신의 코를 붙잡았다.
…병신.
지금 코를 붙잡으면 안 되지.
파앗-
곧바로 녀석의 품으로 파고든다.
그 직후, 마동훈이 쉴 틈조차 주지 않고 공격을 이어간다.
퍽!
바디 블로우로 녀석의 왼쪽 허리를 후린다,
퍼억!
그 다음은 레프트 스트레이트를 복부 중앙에 내지르고.
퍽! 퍽! 퍽!
라이트, 레프트 잽을 번갈아가며 녀석의 명치에 박아 넣는다.
마동훈은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내 콤비네이션 펀치에 계속 두들겨 맞았다.
저항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고, 이미 그 얼굴에서 웃음기는 떠난 지 오래다.
“허, 헉!”
녀석은 급하게 자신의 재능을 이용해 내 공세에서 빠져나갔다.
신속한 발놀림은 순간적으로 민첩을 대폭 상승 시켜주는 재능이다.
하지만 그것도 역시 찰나일 뿐.
나는 곧바로 뒷걸음질 친 마동훈에게 잽싸게 달려가, 녀석의 얼굴을 향해 잽을 날렸다.
마동훈은 내가 단순히 잽만 날릴 줄 알고 그것을 피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는 듯 보였다.
꽉!
하지만 이 주먹은 마동훈의 ‘마력을 좇는 눈’을 역이용한 페이크.
나는 곧바로 주먹을 거둬들인 뒤, 녀석의 다리를 붙잡고 그것을 잡아당기는 동작으로 태클을 시도했다.
체급차가 압도적으로 나는 상황에서 태클은 무모할 수도 있지만, 이 세계에는 능력치라는 절대적인 수치가 존재한다.
그리고 내 힘과 체력 능력치는, 이미 놈을 상회하고 있다.
꽝!
역시나 녀석은 벌러덩 바닥으로 넘어졌다.
나는 녀석의 배 위로 올라타서, 내 다리를 마동훈의 다리에 걸어 움직임을 봉쇄시킨 뒤, 안면을 집중적으로 가격하기 시작했다.
퍽! 퍽! 퍽!
빠르게 쇄도하는 주먹을 맞고, 마동훈의 입술이 터지고 코피가 터진다.
흑염룡으로 강화된 내 주먹은 녀석의 견고한 피부를 간단히 짓뭉개버렸다.
마동훈은 팔을 들어 올려서 주먹을 막는 가드 자세를 취했지만, 그래봤자 쓸데없는 발버둥일 뿐이었다.
“씨발!”
결국 놈은 과격한 수단을 택했다.
콰과과!
상당한 마나를 소모해서 오러를 내뿜는 기술, ‘질풍참격’을 검 없이 사용한 것이다.
검이 없어 한껏 누그러진 마나의 오러는, 내게 큰 타격을 주지 못했다.
그래도 내 가벼운 몸을 상당한 거리까지 날려버리긴 했다.
탁!
물론, 나는 안정적인 자세로 가뿐히 바닥에 착지했지만.
나는 전투에 고양감에 한껏 취한 채, 아주 오랜만에 진심으로 웃었다.
킥복싱 선수로 한참 날리던 그 시절 그 느낌이 드는데?
아니지. 어쩌면 그때보다도 더 피가 끓을 지도 모르겠다.
나는 손가락을 까딱이며, 마동훈이 내게 오도록 도발했다.
그는 피칠갑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다가, 순식간에 내게로 돌진했다.
녀석은 크게 차이나는 체급차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태클을 시도했다.
그러나 여전히 녀석의 움직임은 너무 크고 단조롭다.
나는 오른쪽으로 스탭을 밟아서 놈의 움직임을 피한 후에, 로우킥으로 녀석의 다리를 걷어찼다.
마동훈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듯, 우스꽝스럽게 앞으로 넘어졌다.
“으아아!”
녀석은 빠르게 몸을 일으키곤, 괴성을 지르며 대련장 바닥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나왔다. 녀석의 기술 중 가장 위협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마운틴 스트라이크’가.
저 기술은 마나를 대거 소모해서, 몇 초 동안 바닥과 맞닿아있는 모든 물체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충격파를 지속적으로 일으키는 기술이다.
일개 생도라면 저 기술을 버티긴 힘들 것이다. 그러나….
“칠흑의 장막이여. 어둠의 힘으로 나를 보호하라!”
나는 저 기술의 완벽한 카운터격 기술을 갖고 있다.
풍덩!
나는 바로 암중비약을 사용해 내가 밟고 있는 녀석의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겼다.
아주 작은 크기였지만, 잠시 숨기에는 별 지장이 없었다.
“이 개쫄보 새끼가! 나와! 나오라고!”
마동훈은 격앙된 목소리로 나를 찾는 듯 했다. 마운틴 스트라이크로 덜덜거리는 진동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하지만 이윽고, 그 진동이 멈췄다.
첨벙!
진동이 멈추자마자, 나는 곧바로 녀석의 뒤쪽으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두 팔로 녀석의 목을 휘감은 뒤, 강하게 조였다.
“탭 처.”
“으으윽!”
마동훈은 절대로 항복하지 않을 모양인지, 두 손으로 내 팔을 뜯어낼 듯이 잡아당겼다.
그래. 탭 칠 생각이 없다는 거지?
사실 나도 바라던 바다.
너한테 딱 어울리는 기술로 끝내줄게.
“깊은 어둠의 불꽃에 휩싸여 사라져라!”
그 주문과 함께, 나와 마동훈을 중심으로 흑염이 폭발했다.
***
“대련 종료!”
생도들의 수다로 시끄러운 게 언제였다는 듯, 대련장 내부는 고요한 정적에 휩싸였다.
“승자는 강대용 생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