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196
– 왜 희진아?
[희진이]– 오 리사 칼답 ㅋㅋㅋㅋ
– 다른 건 아니고 혹시 너무 일찍 들어가서 아쉽지 않아?
알리사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확실히 경사스러운 날에 너무 빨리 들어온 것 같아서 아쉽긴 해도 이미 다 끝나고 각자 집에 갔는데 뭐 어쩌자는 거지?
[백설기]– 뭘 아쉬워
– 피곤해 죽겠구만
[상은이]– ㄹㅇ 좀 아쉽긴 하당
– 영화라도 보러 갔으면 좋았을 텐데 ㅠㅠ
[희진이]– 그치그치? 그래서 말인데
알리사는 그런 의문을 느끼며 윤희진 코톡을 기다렸다.
[희진이]– 우리 파자마 파티할래?
그리고 금방 올라온 코톡을 본 알리사는 두 눈을 반짝거렸다.
“오….”
파자마 파티.
이것은 일찍이 친구들을 잃어버린 알리사에게 있어서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것들 중 하나였으니까.
Episode.92 : 파자마 파티
오후 10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
이 늦은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임모르탈리스의 제주도 지부, 알프레드의 집무실.
“…네 방에서 파자마 파티를 하고 싶다고?”
“응!”
알프레드는 귀엽고, 사랑스럽고, 소중한 동생 알리사가 그 어느 때보다도 두 눈을 빛내며 두 손에 주먹을 꽉 쥔 채 자신에게 부탁하고 있는 기이한 모습을 감상하고 있었다.
‘아, 이게 황홀경인가.’
그의 소원 중 하나는 알리사가 어릴 때처럼 이런 깜찍한 모습을 다시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처음에는 꿈인가 해서 알리사 몰래 자신의 다리에 스파크를 살짝 방출해 보았고, 아주 따끔했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오빠라는 사람은 항상 점잖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법.
최대한 목소리를 가다듬고 알리사에게 묻는다.
“…누구누구 오는 거니.”
“내 친구 셋!”
“사내놈들은 안 오고?”
“오빠! 대용이가 있는데 왜 남자애들을 부르겠어?”
알프레드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는 혹시라도 나쁜 마음을 먹고 파자마 파티에 참여하는 놈들이 있을까 해서 물어본 것이었는데, 다행히 모두 동성친구들이라니 마음을 놓을 수 있을 듯했다.
“…너무 늦게까지 깨어있지 말고 알아서 잘 하려무나.”
“허, 허락해주는 거야?”
“그래.”
“와!!!”
알리사는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아이처럼 방방 뛰며 좋아했다.
그런 알리사를 보며 알프레드는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리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지금은 그냥 흐뭇한 미소만 보내기로 했다.
이상한 오빠로 취급받기는 싫으니까.
“고마워 오빠!”
“그래. 대신 숙소는 너 혼자서만 사용하는 게 아니니까 복도에서는 조용히 해야 한다?”
“응응! 당연하지!”
알프레드는 자리에서 일어난 책상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서랍장으로 다가갔다.
그곳에서 견학, 손님용 키로 만든 카드키를 3개 꺼내서 알리사에게 건네주었다.
“친구들이 편의시설 이용하려면 필요할 테니까 받아라.”
“응!”
그 키를 받고 알리사는 활짝 웃으며 집무실에서 나갔다.
그리고 알프레드는 조용히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
알리사는 알프레드에게 허락을 맡고 코톡방에 말했다.
[희진이]– 나이스! 그럼 금방 준비해서 갈게!
– 게이트 닫는 시간이 12시라 다행이다 ㅎㅎ
사실 처음에는 펜리르나 황제 둘 중 하나로 하려고 했는데, 윤희진이 갑자기 공기 좋은 곳에서 아침을 먹고 싶다는 뜬금 없는 소리를 해서 제주도가 있는 임모르탈리스 지부가 우선순위에 올랐다.
[알리사]– 백설기 진짜 억지로 안 와도 돼
[백설기]– 갈 거야
– 갈 거라고
[상은이]– ㅋㅋㅋㅋㅋㅋㅋ
[백설기]– 뭘 웃어 이상은
– (고양이가 발톱 세우는 이모티콘)
그리고 제주도가 우선순위로 결정되자마자, 귀찮다는 톡을 남긴 뒤에 조용하던 백설이 갑자기 자기도 가고 싶다고 톡을 남겼다.
그 의도가 너무 훤히 보여서, 알리사는 조금 못마땅했다.
‘…그래도 같이 자는 김에 못 들었던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을 테니까.’
하지만 파티를 하면서 내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들어, 알리사는 결국 백설도 초대하기로 했다.
요즘의 백설은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을 날카롭게 대하지도 않으니 괜찮겠다 싶기도 했고.
‘아 맞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알리사는 문득 머릿속에서 누군가를 떠올렸다.
‘성아도 오라고 할까?’
조금 맹하지만 재밌는 친구인 최성아.
알리사는 기왕 파자마 파티를 하는 김에 그녀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어떻게 연락하지? 성아 연락처도 없고….’
그러나 그녀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곤 최성아를 부르는 건 포기해야할 것 같다 판단했다.
‘아!’
그러다가, 그녀의 뇌리에 좋은 방법이 스쳐지나갔다.
‘대용이한테 부탁하면 되겠다!’
최성아는 대용이를 사부라고 부르며 따라다닌다.
무엇보다도 한창 강대용이 훈련에 중독되었을 때, 마치 약속하던 것처럼 최성아가 나타나던 것을 알리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좋아!”
알리사는 엘리베이터를 탄 뒤 곧장 강대용의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
“큼….”
[폭식의 마신(魔神) 흑염룡이 아주 X같은 글씨체라고 당신의 필체를 마구 욕합니다!]“알아 인마.”
오하와의 통화가 끝난 뒤.
나는 방에 구비된 책상에 앉아서 알리사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 중이었다.
[폭식의 마신(魔神) 흑염룡이 그냥 나가 죽으라고 당신을 구박합니다!]“…왜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아쉽게도 나는 그다지 글씨는 못 쓰는 편이라서 도저히 성의 있어 보이는 편지가 나오지 않았다.
저쪽 세계의 어머니 말대로 글씨 좀 연습할 걸….
조금 후회스럽기도 하다.
“처음 하는 건데 서툴 수도 있지….”
[폭식의 마신(魔神) 흑염룡이 이래서 모쏠은 안 된다고 당신을 비판합니다!]…이 새끼가?
지는 모쏠인 시절 없었나? 진짜 말 심하게 하네.
요즘 나랑 친해졌다고 자꾸 선을 넘으려고 하는데, 넌 진짜 안 되겠다.
“3일간 음소거 형에 처한다.”
[폭식의 마신(魔神) 흑염룡이 이까짓 음소거 뚫을 수 있….]내가 음소거 기능을 키자 그제야 좀 조용해졌다.
계속 훈수를 두던 놈이 사라졌으니, 이제야 좀 맘 편히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흠….”
근데 진짜….
내가 봐도 이 볼펜으로 쓴 편지는 받는다고 좋아할지 모르겠네.
일주일 동안 작문법 밤새서 공부해서, 지난 며칠 동안 고민한 끝에 완성한 글이긴 한데 글씨체가 이러니 뭔.
띵동─.
그때,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큰일 났다. 내 방에 올 사람은 단 한 사람밖에 없는데.
– 대용아 나야!
…역시 알리사다.
이것저것 벌려놨는데 어쩌지.
서프라이즈로 준비하는 걸 이렇게 들키는 건 좀 그런데.
“베일!”
나는 결국 급하게 목에 걸고 있던 목걸이 쪽으로 말을 걸었다.
[예 폐하!]“잠깐 나와봐!”
요새 잘 안 불렀던 베일은 내가 부르자마자 내 곁에 소환되었다.
그녀는 이만수의 집에서 입고 있던 가벼운 복장을 하고 있었다.
…마침 뒹굴 거리고 있었다는 얘기겠지.
“무슨 일이십니까 폐하?”
“저, 미안한데 이것 좀 잠깐 아공간으로 가지고 들어가주라.”
나는 급하게 쓸어담은 100일 이벤트 잔해들을 봉투에 대강 담아서 베일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러자 베일은 싱긋 미소 지으며 내게 말했다.
“…그때나 예전이나 왕비폐하에 대한 사랑은 여전하시군요.”
“그, 그래! 근데 지금 그런 감상을 늘어놓고 있을 때가 아니야! 얼른 가지고 들어가 줘!”
“하하, 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그녀는 둥지로 되돌아갔다.
이제 방에는 100일 이벤트의 흔적이 남지 않게 되었으니, 문을 열어줘도 될 것이다.
“어, 어서 와 리사야. 무슨 일이야?”
나는 바로 문을 열고 알리사를 맞이했다.
알리사는 뭔가 기분 좋아 보이는 표정으로 자신의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쉬고 있는데 미안 대용아! 혹시 성아 번호 좀 찍어줄 수 있어?”
“…최성아 번호?”
“응응!”
뭐지. 왜 갑자기 걔 번호는 왜 필요하다는 거지.
물론 저번 체육대회 직전에 얻어놓은 번호가 있긴 한데….
문제가 좀 있다.
“일단 주긴 하겠는데…. 걔 통화 못 받을 지도 몰라.”
“응? 왜?”
“걔…. 스마트워치 다루는 게 서툴거든.”
최성아는 일단 떠돌이였기 때문에 통신 수단이라곤 SHA에서 제공한 스마트워치 밖에 없다.
그런데 그 녀석은 그 유일한 통신 수단을 너무나도 다루기 어려워했고, 내가 체육대회 때 알려주고 나서야 조금 다룰 수 있게 되었다.
“헐, 그래?”
“어…. 좀 충격적이지만 실화야.”
그런데 지금은 몇 달이라는 시간이 흘려버렸으니, 최성아가 내가 알려준 방법을 기억하고 있을 지가 미지수였다.
물론 내가 너무 그녀를 평가절하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최성아라면 충분히 까먹었을 수도 있을 터였다.
“아, 근데 최성아한테 전화는 왜 하려고? 혹시 훈련 때문에 그래?”
그나저나, 알리사는 왜 갑자기 최성아의 번호를 받고 싶은 걸까.
“오늘 여자들끼리 파자마 파티 하거든!”
“…응?”
갑자기 웬 파자마 파티?
설마 알리사의 표정이 좋아 보이는 것도 이거 때문이었나?
“어디서?”
“내 방에서! 숙소가 워낙 넓잖아?”
“그렇긴 하지.”
그래 뭐…, 할 수도 있지.
알리사는 죽은 친구들과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차마 못해본 게 있다는 설정이 있으니까 더더욱 그렇겠지.
“그럼 오늘 밤새서 놀다가 내일 아침에 가는 거야?”
“응! 사실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해변도 가기로 했어!”
그렇게 생각하니 어쩐지 조금 짠하다.
동시에 알리사가 그 녀석들이랑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좀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
“좋겠지?”
“…어. 좋겠다. 재밌게들 놀아.”
나는 실실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알리사는 갑자기 얼굴이 빨개졌다.
“아, 내가 너무 애처럼 굴었나? 하하….”
“아냐. 너무 좋으면 그럴 수도 있지.”
아무래도 자신이 너무 유치하게 그런 게 아닐까 해서 급격히 부끄러워진 모양이었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미소 지었다.
“추억은 남기면 남길수록 좋으니까 재밌게 놀아.”
“아, 응….”
알리사는 볼을 긁적이며 내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손뼉을 한 번 치며 내게 말했다.
“아, 아무튼! 이왕 하는 김에 성아도 오면 좋을 것 같아서!”
“그래. 근데 생각해보니까 걔,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전화하면 안 올 것 같으니까 그냥 내가 한 번 걸어볼게.”
“그래!”
그 직후 나는 최성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음이 이어지는 거 보니 스마트 워치를 꺼놓지는 않은 듯했다.
– 이 밤에 무슨 일인가 사부!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최성아가 전화 받는 법을 잊지 않고 멀쩡히 전화를 받았다.
“뭐하고 있냐?”
– 훈련 끝나고 샤워를 마치고 나온 참이다!
이 시간까지 훈련을 하다니.
내 제자라는 녀석은 날 닮아서 성실하구먼.
아니, 지금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지 참.
“잘 됐네. 너 혹시 지금 제주도 올 생각 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