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20
분명 윤희진이 불렀던 노래 중에 내가 살던 세계의 노래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건 이 대용위키가 설명해주지! 가 아마 노래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세계의 지구는 당신이 살던 지구와 그런 부분에서는 매우 흡사하다고 안심시킵니다.]평행세계의 지구라는 설정으로 만들어진 소설이니, 그런 부분은 어떻게든 구현되어 있나보네.
“…딱 1시간이야.”
“좋았어!”
결국, 나는 마지못해 윤희진의 취미에 어울려주기로 했다.
“대용이 노래 잘 불러?”
“기대는 하지 마.”
“알리사는?”
알리사는 골똘히 고민하는 듯 잠시 침묵을 유지했다.
생각해보니 궁금하네.
얘는 워낙 그런 사소한 얘기는 많이 언급이 안 됐으니깐.
곧 그녀가 침묵을 깨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전 괜찮게 부른다고 생각해요.”
[그건 이 대용위키가 설명해주지! 가 알리사의 진위 여부를 분석합니다.] [등장인물 : 알리사는 심각한 음치입니다.]***
“한국의 노래방… 생각보다 특별한 건 없네요.”
나는 결국 학교 부지 서쪽에 위치한 복합 상가에 있는 영웅노래방에 끌려왔다.
대용위키로부터 알리사의 충격적인 진실을 듣곤, 억지로라도 훈련장이나 카페로 끌고 가려했으나, 그녀의 고집과 호기심을 이길 수 없었던 것이다.
“대용아. 먼저 부를래?”
“아냐. 너희 먼저 불러.”
기왕 여기까지 온 거 소설의 인물설정이 구현되는 걸 지켜보기로 했다.
설정 상, 윤희진은 노래를 굉장히 잘 부른다.
백설도 꽤 잘 부르는 편인데 윤희진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데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eight(에잇)] [UI(Prod.& Feat.TBS)]“슬~프지 않은 이야기를 나눠~ 우울한 결말 따위는 없어~ 난 영원히 너와~.”
와. 진짜 잘 부르네?
진짜 영웅 때려 치고 가수해도 될 만큼 잘 부른다.
에잇의 랩 파트도 부드럽게 소화하는 걸 보니 랩에도 소질이 있다.
그녀의 노래가 끝나자, 나도 모르게 물개 박수가 치고 있었다.
윤희진은 우리를 향해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며 활짝 미소 지었다.
[Let It Go] [Idinasu Senzel]“Let↗it↑go↗↗↗Let↗it↑go↗↗↗!”
알리사의 노래실력은 절망적이었다.
저음 파트에선 괜찮은가 싶었는데 고음부터 완벽히 망가지는 모습이다.
윤희진은 어색한 웃음으로 관람했지만 노래가 끝나자마자 잘 불렀다고 말해주고, 알리사는 머쓱했는지 뒷목을 긁적였다.
그래. 그거면 된 거지.
듣기는 좀 힘들긴 했지만 부르면서 기분 좋았으면 된 거야.
다음은 내 차례.
나는 대용위키가 알려준 대로 번호를 누르고, 무난하게 ‘정류장에서’를 부르려고 했다.
[흑염룡이 마이크를 잡은 당신을 보고 씨익 웃습니다.]응?
아니. 이 중2병은 또 뭘 하려고….
[흑염룡이 당신에게 새로운 재능을 하사합니다.] [재능 : 진정한 남자라면 록이지! 를 획득했습니다.]불길하다.
갑자기 내 재능 목록에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다섯 번째 재능이 추가됐다.
나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방금 얻은 거’라고 중얼거려서 재능을 확인했다.
진정한 남자라면 록이지! (재능)
─────
* 록 장르에 포함된 노래를 베테랑 가수처럼 부를 수 있다.
* 단, 록 장르에 포함되지 않은 노래를 부를 경우 이 세상 모든 음치의 특징을 전부 얻는다.
* 이 재능은 목에 큰 무리를 줘서, 50분 부른 뒤엔 목이 무조건 쉰다. (5시간 동안) (현재 누적 시간 : 0분)
─────
“하….”
“대용아?”
흑염룡 이 새끼는 진짜 또라이다.
이젠 하다하다 초능력과 관련된 재능도 아니고 이런 걸 준다고?
그것도 여자애들 앞에서 다른 선택지도 없이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장르인 록을 부르라고?
애초에 언최드 덕분에 놀라운 적응력이 있는 나한텐 그냥 패널티 같은데…
하지만 이미 놀림거리가 많은 상태에서 음치라는 오명을 쓰긴 싫다.
나는 예약해 둔 곡을 취소하고, 내가 좋아하는 록 장르의 노래로 곡을 바꿨다.
[돌덩이] [상현우 / 드라마 – 홍대앞 클라스 ost]“오, 갑자기 상현우 노래를 부른다고?”
사실 나도 걱정된다.
그나마 제일 튀지 않는 거로 고르긴 했는데 못 부르면 또 밋밋해지는 게 이 곡이니까.
하지만 진짜 평타면 치면 되니까 괜찮겠지.
배테랑 가수 급으로 잘 부르는 게 사실이라면 믿어볼 만하다.
“Hit me harder, Make me strong~”
…목소리 뭐야.
나는 내 입에서 튀어나온 소리를 듣고 내 두 귀를 의심했다.
이거면, 이 목소리면 가능하다.
나는 최선을 다해 내지르기 시작했다.
“나를 봐~ 이야이야! 끄떡없어~ 우오! 쓰러지고, 떨어져도, 다시 일어나! 오를 뿐야!”
내가 처한 상황에 심취해서 부르니 더 잘 불러지는 느낌이다.
흑염룡 새끼… 이걸 노린 건가.
“난 말야~ 이야이야! 똑똑히 봐! 우오! 깎일수록 깨질수록, 더욱 세지고 강해지는! 돌덩이….”
내 곡이 끝나자마자 나는 일행의 반응을 확인했다.
상당히 얼떨떨한 표정들.
아무래도 내 노래가 나쁘지 않았던 모양이다.
“대용아, 나랑 듀엣 한 번 할래?”
윤희진은 내 팔을 툭툭 치며 흥분한 듯이 말했다.
물론 부담스럽단 이유로 듀엣 제의는 거절했다.
***
오후 6시.
마동훈은 남학생 기숙사 근처 풀숲에 몸을 숨기고 있다.
그는 지금 자신에게 모욕을 남겨준 녀석을 덮치기 위해 방과 후부터 암약 중이다.
그는 병원에 누워있는 내내 생각했다.
분명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규칙적으로 영양제를 복용했고 훈련도 빠짐없이 다녔다.
미국 영웅에게 배운 ‘마운틴 스트라이크’도 무사히 발동했다.
그런데 왜, 어째서 그 근육도 제대로 안 붙어있는 고아 새끼한테 진 것일까?
그런 분노로 가득 찬 마동훈의 시야에, 드디어 타겟이 들어왔다.
“우리 수요일에도 노래방 갈까?”
“아니. 이제 곧 쪽지 시험도 있는 공부해야지.”
“아쉽지만 저도 공부할 게 좀 남아서요.”
강대용.
저런 놈이 뭐가 좋다고 계속 저런 최상위권 생도들이, 그것도 예쁜 여자들이 붙는 것일까.
저 마음의 안 드는 새끼를 족치기 위해 아무래도 해방해야 할 것 같다.
절대로 섣불리 해방하지 말라고 그 사람들이 말했지만,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마동훈은 품에서 검붉은 색 칼날을 꺼냈다.
그 칼날을 자신의 심장 쪽으로 향하게 겨눴다. 그리고 그것을 그대로 찔러 넣으려고 했다.
“그만 둬.”
하지만 그때, 소름이 끼칠 정도로 낮은 음색이 마동훈의 행동을 저지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보았다.
그곳에선, 최유성이 싸늘한 표정으로 마동훈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걸 사용하면 다신 인간으로 돌아오지 못할 거야.”
“어, 어떻게 여길……?”
최유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마동훈의 목덜미를 향해 검을 들이밀었다.
그러곤, 시퍼런 안광을 뿜어대며 협박하듯이 말했다.
“조용히 학교생활을 하면… 널 어디에도 신고하지 않을게. 아직은 계약만 했을 뿐이지, 완벽한 반마가 되진 않았으니까.”
“…그게 무슨.”
“하지만, 만약 네가 그 칼날을 사용해서 반마가 된다면.”
최유성은 생각했다.
어쩌면 강대용의 그 능력은 대마신을 쓰러뜨릴 열쇠가 될지도 모른다고.
강대용이라는 인재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인과율을 소모하더라도 괜찮을 것이라고.
“그땐 내가 직접 널 죽이겠다.”
그렇기에 그를 포섭하기 위해서라면 수단은 가리지 않고 사용할 계획이다.
최유성은 11번 동안 반복된 실패를, 더 이상 반복하지 않기로 결심했으니까.
물론 여기서 마동훈을 바로 죽일 순 없다.
아직 반마로 각성하지 않은 녀석을 죽여 봤자, 자신만 살인범으로 몰릴 뿐이니까.
일단 강대용을 건들지 못하도록 겁만 줘 보고, 이 녀석이 반마로 각성한 즉시 여지없이 처리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최유성의 그 ‘겁주기’ 계획은 결국 실패할 운명이었나 보다.
‘씨발. 도대체 왜. 저런 새끼를. 왜.’
마동훈의 마음속에선 이미 질투가 빠르게 뿌리 뻗고 있었다.
다음화에 계속
Episode.8 : 생도들의 일상 (2)
노래방에서 시간을 보낸 뒤,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기숙사 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그 도중 티격대격하면서 걸어오는 황재빈과 백설을 만났다.
“뭐야. 셋이서 어디 다녀왔어?”
“다 같이 노래방 다녀왔지롱.”
윤희진은 빙그레 웃으며, 자랑하는 어투로 황재빈에게 말했다.
“와. 강대용도 데리고 가는데 나를 빼고 가냐?”
“미안! 아까 유성이랑 얘기하느라 바빠 보여서 일부러 얘기 안 했지.”
“…그래. 말이라도 하고 가.”
그는 살짝 서운한 기색을 내비췄지만, 이내 평소의 페이스로 돌아와선 통보하듯 말했다.
“다음에 갈 땐 나도 껴. 그땐 점수 내기 고?”
“맨날 지면서 점수 내기는! 이거이거… 음치한테 또 밥 얻어먹겠구만.”
황재빈이 낀 노래방 파티?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쟤 낀다하면 나는 슬며시 빠져야겠다.
…옆에 있는 임모르탈리스 아가씨 때문에 빠질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윤희진은 황재빈을 놀리다가, 자연스럽게 백설의 등에 바짝 붙어서 말했다.
“설아, 공부 열심히 했어?”
“…어. 너도 공부 좀 해. 우리 이제 고등학생인 거 알잖아.”
“하하! 영웅이 실기만 잘하면 되지 뭐!”
“에휴….”
백설은 자기 친구란 녀석이 한심한 모양인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한숨을 뿜고 있는 백설 옆에서, 황재빈은 나와 윤희진을 번갈아보다가 대뜸 내게 물었다.
“아, 강대용. 밥 먹고 스파링 한 판 뜰래?”
“…내가 뭐 화나게 했냐. 갑자기 웬 스파링?”
“이 형이 너의 대련을 보고 자극이 왔거든. 아, 무기는 당연히 사용 안 할 거니까 걱정 말고.”
황재빈과의 스파링이라.
최유성이 넘사벽이라 그렇지, 얘도 전교 석차 3위의 실력자인데.
‘황재빈 정보창.’
[등장인물 정보]─────
이름 : 황재빈
생년월일 : 2014년 10월 18일 (현재 17세)
신장 : 185cm
몸무게 : 77kg
혈액형 : AB형
능력치 : 힘 242/ 체력 211/ 마력 113/ 민첩 185
마나 속성 : 화(火)
기술 : 황제검법, 아머 브레이크, 화염갑옷…
재능 : 노련한 검술, 금강불괴, 화속성 친화…
특성 : 폭열맹장(暴熱猛將)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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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빈의 정보창을 확인한 뒤, 내 능력치로 눈을 돌렸다.
[능력치 : 힘 141/ 체력 141/ 마력 25/ 민첩 83]흑염룡을 해방하면 능력치는 황재빈과 막상막하지만, 녀석의 특성 때문에 역시 꺼려진다.
폭열맹장은 화 속성 마나를 흡수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능력치를 일시적으로 증가시키니, 나와는 최악의 상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중에 하자. 오늘은 좀 피곤해.”
“그래? 그럼 나중에 하고 싶을 때 꼭 말해라. 내가 한 수 가르쳐 줄게.”
물론 말만 나중이지, 현재로썬 스파링을 할 생각이 없다.
해봤자 흠씬 얻어맞기만 하고 끝날 것 같으니까.
나중에 황제 길드로 입단하게 될 황재빈을 상대하는 연습은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파훼법이 전혀 없는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
그나저나, 이 둘 사이에 최유성이 없네.
나는 얘들이랑 같이 공부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재빈아. 유성이는?”
“우리랑 공부하다가 약속 있다면서 먼저 나가던데.”
“그래?”
안 그래도 궁금했는데 윤희진이 먼저 물어봐 주었다.
뭐, 항상 최유성이랑 붙어있고 싶어 하니 그 녀석을 찾는 건 당연하겠지만.
“음. 저녁 뭐 먹지… 햄버거나 먹을까?”
“윤희진. 너는 키 큰다면서 무슨 햄버거야? 영양이 골고루 잡힌 걸 먹어야지.”
“뭘 모르네! 원래 열심히 지르고 난 뒤엔 햄버거가 땡기는 법이거든? 참깨빵 위에 순쇠고기 패티~.”
“…그래. 많이 먹으렴.”
윤희진은 갑자기 정겨운 빅맥송을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윤희진의 빅맥송을 듣다가, 우리는 식당 앞에 도착했다.
“뭐야. 저 둘이 왜 같이 있냐?”
황재빈이 가리키고 있는 방향에서 익숙한 두 사람이 보였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최유성이, 웃는 표정으로 마동훈의 등을 두드려주고 있었다.
“어 얘들아. 다 같이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