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232
Episode.103 : 주체할 수 없는 흐름 (3)
결론적으로, 오하와가 아즈모데 쪽에 붙지 않고 인간으로 환생을 택한 건 천만다행이라고 여겨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그녀를 완전히 신뢰해서는 안 되지만.
“…아무튼 미래의 내가 마냥 날뛸 수는 없다는 거네.”
“응. 하지만 미래의 네가 강력한 힘을 사용하고도 ‘현재’에 계속 머무를 수 있는 걸 보아선, 미래의 육체와 여전히 연결이 끊어지지 않았을 거야.”
“그럼 어떻게 된다는 거지.”
오하와는 내가 ‘바알서’일 시절에 한 번, 몇 달 전에도 한 번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
지금도 역시 혼자서만 알고 있는 어떤 ‘진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녀가 곧이곧대로 말한다는 생각은 집어치워야 한다.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미래로부터 지속적으로 힘을 끌어올 수 있을 거라고 봐.”
“그럼 아놀드를 제압했을 때 썼던 힘을 또 쓸 수도 있다는 거냐.”
“응. 이대로 계속 두면 미래로부터 모든 힘을 끌어올 수 있는 수준까지 회복하겠지.”
성가시다.
지금도 아놀드 폰 그라이펜을 단번에 처리하는 녀석인데, 더 강해질 수도 있다니.
“…육체도 없는 괴물이 우리 앞을 가로막겠군.”
“응…. 그래서 모두가 걱정하는 거고.”
어쨌거나 미래의 강대용이 무진장 괴물 자식이라는 건 알았다.
하지만 미래의 나에 관한 정보가 이게 다라면, 결국 대책은 하나밖에 없을 듯하다.
그래서 나는 오하와에게 물었다.
“더 말해줄 정보는 없나?”
“지금으로선 내가 알 수 있는 것도 여기까지야.”
…[플롯]을 알고 있는 저 여자가 일부러 내게 말해주지 않은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내가 닦달한다고 해서 말해주지는 않을 테니 괜히 열 올리지 말자.
미래의 내가 영체 상태라는 걸 알게 된 게 어디냐.
[폭식의 마신(魔神) 흑염룡이 엑스칼리버의 명령만 먹혔어도 답답한 부분은 없었을 거라면서 아쉬워합니다.]흑염룡의 말대로 엑스칼리버를 그녀에게 사용하여 속마음을 들을 수 있으면 좋았을 거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그게 불가능하다.
인간으로 환생한 사탄의 ‘격’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날 상회하니까.
예전에는 느낄 수 없었으나 엑스칼리버를 얻고 난 뒤부터 뚜렷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목적도, 녀석에 대해서 더 알 수 있는 것도 없다는 건가. 그렇다면 대책은 하나뿐이다.”
“그게 뭡니까 폐하?”
때문에 그녀에게 진의를 듣는 것은 훗날의 일이다.
지금은 그저 천천히, 아직은 내 조력자인 그녀로부터 단물을 빨아먹으면 되는 거다.
그것보다도 지금은 여기 모인 이들에게 말해야 한다.
“내가 더 빨리 강해지는 것.”
“예…?”
나는 미래의 나를 대비할 수단이 오직 나뿐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먼 미래에서 온 지는 모르겠다만, 설령 새로운 힘을 얻었다고 해도 나는 나일 테니까.
“당장은 미래의 내가 뭘 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녀석이 영웅 편에 붙을지, 그것도 아니면 대마신 편에 붙을지. 그걸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어. 하지만 방금 말했다시피, 미래의 나로 추정되는 녀석이 내게 경고를 남긴 것을 생각해볼 때, 놈이 내 앞길을 가로막게 될 가능성은 있다.”
내 말에 동의한다는 듯 카페 안에 있던 모두가 일제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나는 설명을 이어갔다.
“그래서 놈이 어느 편이냐, 이건 그다지 우리와 상관없어.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놈의 목적이다.”
“목적이요?”
“그래. 내가 말했던 ‘가능성’으로 생각해 볼 때, 놈의 주요 목적이자 타겟은 결국 ‘강대용’이겠지.”
그리고 금방 내가 대책이라고 세워둔 황당한 것이 맞는 말임을 모두가 인정했다.
저들이 생각하기에도 정말 이것밖에 없을 거다.
왜냐?
미래의 나도 결국엔 ‘나’이고, 그렇기에 놈에게도 기사들을 모조리 조종할 수 있는 ‘권능’과 자신보다 격이 낮은 자들을 조종할 수 있는 ‘명령’이 있을 테니까.
“결론은, 내가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강해져야 한다는 거다. 너희가 아무리 날 지키려고 한들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미래의 나를 막는 건 힘들 테니까.”
“…….”
“놈은 내가 꺾어야 한다. 물론 녀석이 날 가로막는다는 가정하에지만.”
그렇기에 다른 대책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오직 내가 녀석이 내 앞에 나타나기 전까지, 내가 놈보다 강해지는 것.
그것만이 유일한 대책일 것이다.
“오하와. 이제 할 얘기는 모두 끝난 것 같은데. 더 이상 이렇게 모여 있을 이유가 있나.”
“아니. 없는 것 같아.”
“그럼 마지막으로 내가 몇 마디만 하고 모임을 해산시키지.”
그렇기에 더 이상 나눌 얘기도 없다.
하지만 나는 기왕 이렇게 모인 참에, 내 뜻을 기사들에게 확실히 전하기로 했다.
물론 정신적으로 나와 연결되어 있으니 내 목표는 아주 잘 알고 있겠지만, 생각만 하는 것과 말까지 듣는 것은 감회가 분명 다를 테지.
“다들 이미 알고 있겠지만 몇 년 후, 커다란 전쟁이 있을 것이다.”
나는 최대한 근엄한 목소리로 기사들에게 말했다.
기사들은 진지한 얼굴을 하고서 내 이야기를 들었다.
“그 기간까지, 너희는 내 걱정은 하지 말고 너희들을 단련시켜라. 내가 바라는 건 오직 이뿐이다. 알겠나?”
-예!
할 말은 길지 않았다.
그저 녀석들의 주인으로서 명령만 하면 될 뿐이었다.
그러나 나는 아서도, 바알서도 아닌 강대용이다.
그렇기에 나는 명령 뒤에 한마디 더 덧붙였다.
“…모두 변함없이 날 따라줘서 고맙다.”
전생에서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감사의 말을.
***
기사들과 모임을 가진 그날 이후.
금방 크리스마스가 끝나고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었다고 바뀌는 건 많이 없었다.
나는 어김없이 부지런한 하루하루를 보냈고, 거짓말처럼 시간이 빠르게 갔다.
그래도 신년이 되면서 바뀐 점을 하나 꼽아보자면, 부지런함의 탈을 쓴 무모한 생활을 그만두었다는 거다.
살인적인 스케줄을 뜯어고친 것이다.
내가 조급해 할수록 오히려 성장 속도가 저하된다고 판단했고,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힘 : 700/ 체력 : 700/ 마력 : 721/ 민첩 : 703]그리고 놀랍게도, 나는 하루가 다르게 내 무구들에 적응하면서도 더욱 빠르게 능력치를 성장시킬 수 있었다.
그리하여 내 순수 평균 능력치는 2월 1일인 오늘 700을 넘겼고, 이 추세라면 800까지도 금방일 듯했다.
“…대용이 요새는 좀 적당히 하는 것 같네?”
“대신 한 번 할 때 강도를 굉장히 높여서 하잖아.”
“그런가? 어쨌든 요새는 안색이 좋아서 보기 좋아!”
“…….”
내가 이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대련 훈련을 늘렸기 때문이다.
나를 상대해 준 사람들은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명이었는데, 그중 한 사람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윤희진이었다.
“안색은 원래도 좋았어.”
“그래? 내 눈에는 그렇게 안 보였는데!”
“…지나치게 솔직하잖아.”
윤희진이 부지런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묘하게 나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훈련도 같이하게 되고, 내 대련 상대가 되어 주기도 했다.
지금도 역시, 나와 같이 몸을 풀고 있고 말이다.
“아하하! 그래야 네가 귀담아듣지 않겠어?”
“그럴 수도 있겠네.”
같이 훈련을 하면서 신경 쓰이는 점은, 윤희진의 성장 속도가 이상할 정도로 빠르다는 것이었다.
백설과 마찬가지로 ‘미래’에게 영향을 받는 건가 싶을 정도로, 그녀는 원작보다 몇십 배는 더 빠르게 강해지고 있었다.
이 추세라면, 금방 나머지 두 히로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다.
“희진아~. 조금만 옆으로 가줄래?”
“아, 응! 리사야!”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고.
그 두 히로인 중 한 사람이, 지금 막 러닝머신에서 내려와 윤희진과 내 사이에 섰다.
“용아! 시작하기 전에 물 마셔!”
“고마워 리사야.”
알리사는 기네비어의 기억을 이어받은 이후로, 자는 시간을 제외하곤 항상 나와 같이 있으려고 했다.
훈련하는 시간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오늘도 똑같은 규칙으로 할 거야?”
“어. 아직 내가 너한테 검을 사용하는 건 역시 아닌 것 같아서.”
그녀는 내게 [롱고미니아드]를 넘겨받은 이후부터 아주 좋은 연습대련 상대가 되었다.
감히 평가하자면, 지금의 그녀는 그 최유성의 턱밑까지 따라붙었다고 봐야 했다.
“대용아. 오늘은 순서 어떻게 짰어?”
“평소대로.”
뭐, 그렇다고 지금 내 뒤에 서서 간단히 몸을 푸는 최유성이 성장하지 않았다는 건 절대 아니다.
최유성은 이미 랜슬롯과 모드레드를 길들이는 데 성공했고, 단련과 아티팩트 파밍(?)도 소홀히 하지 않았기에 S급 영웅 수준으로 성장해버렸다.
결론만 말하자면, 이 녀석도 내 대련 상대 중 하나였고 내가 기어코 ‘엑스칼리버’를 뽑게 만드는 강자였다.
“바보 같은 황재빈만 안 걸리면 좋겠네.”
“그 바보랑 자강두천하는 천재가 누구?”
최유성 곁에서 사이좋게 몸을 풀고 있는 저 둘도 내 대련 상대였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어쩌다가 이렇게 늘었는지 잘 모르겠다.
“누가 자강두천을 해? 너 나 못 이기잖아!”
“응~. 너 한 번 졌어~.”
“아, 닥쳐 좀! 제발!”
일단 백설.
그녀 역시 알리사만큼이나 능력치를 비롯한 많은 부분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는데, 그 이유는 당연히 미래의 백설 덕분일 거다.
아무튼 이 녀석도 자주 내 대련 상대가 되는데, 솔직히 이젠 최유성만큼이나 까다로운 상대가 되었다.
“응~. 닭 안 칠 거야~.”
“개역겨워 진짜….”
“역이 귀여워?”
“하….”
…황재빈은 그냥 여러모로 원작과 완전히 판이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휴교 기간 동안 누나에게 지옥훈련을 받았다고 했더니, 그때 뭔가 혈이라도 뚫린 모양이다.
대용위키로 확인했더니 능력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기술이나 재능도 눈에 띌 정도로 늘어났다.
12회차 회귀자이자 대마신의 분신, 미래 치트 둘(윤희진은 아직 추정이지만), 환생 치트 둘.
이 사이에서 비빌 수 있는, 이미 생도 수준을 넘어선 무언가가 되어버린 것이다….
한마디로, 인간승리였다.
“몸 다 풀었으면 슬슬 시작하자.”
아무튼, 이렇게 5명이 새벽 시간에 내 대련 상대가 되어 주는 이들이었다.
모두 1학년 중에서, 아니, 어쩌면 이 학교에서 가장 강한 생도들이었기에 캡슐 훈련보다도 내게 큰 도움이 된다.
“먼저, 나랑 최유성부터 올라갈게.”
그리고 도움이 되는 것은 이 녀석들도 마찬가지일 거다.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는 게 좀 부끄럽긴 하지만….
내 전투 패턴은 상당히 다양하고, 근거리와 원거리가 동시에 가능하니까.
무엇보다도 내가 이 녀석들보다 강하기도 하고.
“대련 시간은 5분, 그 시간 동안 데미지 초커 30%를 먼저 채우는 쪽이 패배.”
“대용아. 슬슬 규칙 바꿀 때 되지 않았어? 요새 힘들어하던데.”
“…봐준 거다 인마.”
허세가 아니라, 아마 바깥에서도 나만한 대련 상대를 찾는 건 힘들 거다.
그래서 난, 2월이 끝나기 전까지 이 녀석들과의 대련에 최대한 열심히 임할 생각이다.
자주 대련할 수 있는 지금이, 어쩌면 녀석들에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해서.
“그럼 좀 진심으로 해도 되는데.”
“…….”
그나저나, 우리 주인공님은 요새 나한테 경쟁의 불꽃이 붙은 것 같다.
이러면 나야 성장에 도움이 돼서 좋긴 한데….
이 녀석이 점점 내게 따라붙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솔직히 좀 두렵기도 하다.
“대용아! 유성아! 타이머는 내가 맞췄어! 두 사람 모두 준비됐지?”
그렇게 생각하며 살짝 긴장하고 있는데, 윤희진 해맑은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나와 최유성은 고개를 끄덕인 다음 스타트 지점에 가서 섰다.
“그럼! 최유성 생도와 강대용 생도의 대련을 시작하겠습니다! 10초 셀게!”
최유성은 언제나처럼 ‘해방’이라고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며 양옆에서 모드레드와 랜슬롯을 뽑았다.
나는 왼손에 묶어둔 마깃붕으로 손을 가져다 댔다.
“10, 9….”
콰아아아!!!
윤희진이 카운트다운을 시작하자마자, 우리는 강대한 마나를 방출했다.
“7, 6, 5….”
최유성은 시퍼런 안광을 번뜩였다.
…역시, 저 섬뜩한 눈빛은 언제 봐도 적응이 잘 되질 않는다.
“4, 3, 2, 1….”
그럼에도 나는 녀석의 눈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마주 본다.
어차피 몇 년 뒤엔 저것과 비슷한 눈을 보며 싸움에 임해야 하니까.
“내게로 오라! 칠흑의 나락에서 태어난 흑염룡이여!”
[폭식의 마신(魔神) 흑염룡이 언제나처럼 사악한 조소를 그립니다!]그런 각오로, 이제 나에게 너무 익숙해져버린 주문을 외치며 마깃붕을 풀었다.
그것과 동시에 프리드웬이 내 전신을 감쌌다.
“시작!”
콰쾅─!
그 직후, 나와 최유성은 섬전이 된 것처럼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녀석의 쌍검과 내 프리드웬이 충돌하면서 어마어마한 굉음이 터졌다.
캉! 카앙!
그 이후부턴 난타전이었다.
최유성은 쌍검을 번갈아 가며, 연달아 내게 찌르고 휘둘렀고, 나는 일단 엑스칼리버를 소환하지 않고 프리드웬을 두른 두 팔로 받아냈다.
카앙─!
살벌한 파찰음만 울려 퍼질 때마다 팔이 저려온다.
내 피부와 마찬가지라서 녀석의 특성에 베이지 않는 건 다행이지만 충격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니까.
“흐읍!”
하지만 나는 엑스칼리버에게만 의지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버텨본다.
솔직히 조금 버겁기는 한데, 버거워서는 안 된다.
대마신의 분신에게도 고전하면, 절대로 대마신을 이길 수 없을 테니까.
“흑의 불꽃이여! 짐의 주먹에 깃들어라!”
벌써 2월의 끝자락이다.
남은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종말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 주인공 녀석은 물론이고 팔용사를 뛰어넘는 강자로 성장해야 한다.
[폭식의 마신(魔神) 흑염룡이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두고 싸움에 집중하라 합니다!]내 순수 평균 능력치는 벌써 700.
얼마 안 있으면 흑염룡의 정신 침식률을 100%로 채워서 [선택의 때]에 돌입하고, [■두룡의 계승자]를 완전 해방할 수 있게 된다.
[폭식의 마신(魔神) 흑염룡이 집중하라고 병신아! 라고 말하며 당신에게 성을 냅니다!]물론 그게 지금은 아니니, 흑염룡의 말대로 최유성을 어떻게 이길지 생각하자.
엑스칼리버를 소환하지 않고 이 녀석을 꺾는 것도, 내게 있어서 성장의 디딤돌이 될 테니까.
Episode.103 : 주체할 수 없는 흐름 (4)
최유성과의 대련은 5분을 꽉 채워서야 마무리됐다.
“그만!”
윤희진이 이렇게 말한 다음, 나는 그대로 주저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