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238
나는 결국, 주역들에게 대부분의 사실을 실토하고야 말았다.
***
다음 날 아침.
“누나가 우리 길드에서 가장 마기를 잘 차단하는 최상품들로 선정해서 가져온대.”
“역시 재빈쓰야~.”
“···너도 같은 길드잖아.”
결국, 주역들은 나를 따라가기로 합심하고 나와 함께 워프게이트 터미널에 와 있었다.
우리는 바로 출발하지 않고, 몇 가지 준비를 하며 어떤 사람들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말했지만, 너희는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마. 정말 위험한 싸움이 될 테니까.”
“당연하지! 대용쓰는 우리는 뭐로 보는 거야? 그동안 같이 훈련해봐서 알잖아.”
기다리는 중에도 나는 주역들에게 계속 신신당부하는 중이었다.
물론 주역들은 아마도 괜찮을 것이다.
전장이라고 해도 내가 아는 사람들 중 가장 듬직한 이들이 이 녀석들을 보호할 테니까.
아즈모데와 마몬 주변으로만 오지 않으면 된다.
“아! 저기 오셨다!”
그것보다도 곤란한 것은 따로 있었다.
지금 막 게이트에서 걸어오고 있는 저 사람이, 그 곤란한 것들 중 하나였다.
“강대용. 어른들에게 사정도 말하지 않고 혼자 나서려고 하다니.”
“······.”
내가 어제 사실을 실토하자마자, 알리사와 백설, 그리고 황재빈은 ‘가족’에게 통화를 걸었다.
하지만 나는 당연히, 그들이 세 사람의 말을 개소리로 치부하리라 생각했다.
“오빠!”
“오랜만이구나 리사야.”
그러나 그것은 내 크나큰 착각이었다.
공교롭게도 세 사람의 가족들은 모두 ‘강대용’이라는 생도를 범상치 않은 인물로 취급하고 있었고, 그 결과 터무니없이 큰 눈덩이가 굴러가 버렸다.
“설아아아아!!!”
“아 징그러 진짜!”
“···왔어 누나?”
“······.”
임모르탈리스의 부길드장, 알프레드 폰 그라이펜.
펜리르의 길드장, 백은호.
황제의 길드장이자 ‘세계 1위’의 영웅, 황재은.
그들을 비롯한 세 길드의 엘리트 영웅들이, 갑자기 내 조력자로 합류해버린 것이었다···.
Episode.105 : 끝의 시작 (2)
오전 10시, 중국의 최대도시 상해.
그곳에 위치한 상해 푸동의 상징, 송신탑 ‘동방명주’ 근처에 있는 드높은 빌딩.
– F팀. 이상 없습니다.
– I팀. 이상 없습니다.
– E팀. 이상 없습니다.
‘신세계교 토벌 팀’은 일반적인 관광객과 시민들의 모습으로 위장하여 그 주변을 자연스럽게 맴돌고 있었다.
– 부길드장님. 각 팀 모두 자리를 잡았으니 바로 돌입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알았다.”
이 세계의 푸동 역시 매우 혼잡하고 사람이 득실거린다.
때문에 신세계교가 혹여나 테러를 일으킨다면, 세계사에 기록될 대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우리는 그런 부분은 상정하고서, 일행을 네 팀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F, I, E라는 이름이 붙은 세 팀은 빌딩 주변의 감시와 민간인 관찰, 그리고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마기 폭탄’ 수색을, 나머지 한 팀은 ‘돌입’을 맡는 것으로 결정했다.
F 팀은 펜리르의 영웅들과 백설, 윤희진.
I 팀은 임모르탈리스의 영웅들과 알리사, 최성아.
E 팀은 황제의 영웅들과 황재빈, 이상은.
마지막으로 돌입팀은 황재은, 알프레드, 백은호, 최유성, 그리고 내가 맡기로 했다.
사실, 나와 최유성도 바깥에서 감시하는 팀에 배정될 뻔했다.
하지만 그럼 뭔가 이상하지 않는가?
원래 내가 계획한 싸움인데 작전의 주권조차 넘겨버리는 건 역시 좀 그랬다.
그래서 나는 내가 돌입팀에 반드시 있어야 할 인재임을 증명했다.
오늘 아침, 팔용사들에게 내가 가진 힘의 일부분을 보여주는 것으로 말이다.
또한, 최유성도 나와 비슷한 방식으로 증명하고 돌입팀에 합류했다.
녀석이 굳이 돌입팀에 합류한 이유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가 지난 세계와 확연히 달라진 신세계교를 미심쩍게 보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이 빌딩 전체가 신세계교의 것이란 말이지.”“제가 얻은 정보에 따르면 이곳이 확실합니다.”
“···자금력이 상당한가 보구나.”
어쨌거나 본격적으로 작전은 시작되었다.
다른 팀들은 주변을 감시하면서도 분주히 폭탄을 수색 중일 거다.
그리고 내 명령에 따라 이 주변을 감시할 터였던 기사들 역시, 예정대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아니 우리는 이제 이 본부에서 기다리고 있을 마신들만 쓰러뜨리면 된다.
[그건 이 대용위키가 설명해주지! 가 신세계교의 현 본거지는 이곳이 확실하며, 수장들 또한 이곳에 머물고 있을 거라고 합니다!]‘···할아범. 왜 말할 수 있으면서 메시지를 보내는 거야?’
아즈모데를 비롯한 신세계교의 핵심 인력들이 이 빌딩에 모여 있다는 사실은 당연히 멀린이 알려주었다.
물론 그 정보만으로는 아즈모데와 마몬이 있다는 것까지는 알아낼 수 없었으므로, 오하와가 사용하는 [염탐]이라는 기술의 도움을 받았다.
– 강대용. 마몬은 49층 회의실에, 아즈모데는 50층 집무실에 있어.
그리고 그 도움은 지금도 받고 있는 중이었다.
오하와는 내 앞에 아즈모데와 마몬의 모습을 스크린 화면처럼 띄워주었다.
아직까지는 두 녀석 모두 여유로운 기색으로 의자에 앉아있었다.
“먼저, 이 빌딩에서 쥐새끼 한 마리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들겠다.”
하지만 저들의 여유도 곧 사라질 것이다.
지금 내 곁에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마법사가 서 있으니까.
“모두 뒤로 물러서라.”
알프레드는 돌입팀을 뒤로 물러나게 한 뒤, 게티아를 소환했다.
그다음 페이지를 딱 2페이지만 넘겼다.
그것만 보고도, 나는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수 있었다.
사아아아···.
마도서로부터 검은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연기는 순식간에 거대한 먹구름이 되어 50층짜리 빌딩 전체를 휘감았다.
“성공이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무언가를 숨기거나 시야를 가리는 기술처럼 보이겠지만, 저 먹구름은 그리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알프레드는 지금, 최고위 악마를 부려서 능력을 사용한 거니까.
“이제 놈들은 저곳에서 벗어날 수 없다.”
2페이지의 악마, 아가레스.
알프레드가 부리는 악마 중에서 가장 강력한 악마.
놈은 웬만한 건 전부 이 세상과 동떨어지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아가레스의 능력은 결계와는 비슷하지만 상위개념이라도 보면 된다.
결계가 단순히 바깥세상과 결계의 안쪽을 차단하고 단절시키는 것이라면, 아가레스는 ‘새로운 공간’ 그 자체를 창조한다.
그리고 알프레드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그곳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지금 만약 알프레드가 우리 뒤에 있는 동방명주를 넣고 싶다고 생각하면, 동망명주는 아가레스가 창조한 저 먹구름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모두 들어갈 준비는 됐겠지.”
무서운 점은, 아가레스가 만든 저 공간의 수용력에 제한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빠져나갈 방법도 ‘아가레스가 마기를 전부 소모한다.’와 ‘알프레드를 죽인다.’ 이 둘 중 하나로, 극히 한정적이다.
“아가레스. 우리를 네가 만든 공간으로 인도해라.”
설정상, 아가레스는 지금 사용한 저 기술로 마기가 바닥나려면 3시간은 걸린다.
즉, 우리가 아즈모데와 마몬을 쓰러뜨리기엔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는 뜻이다.
슈왁!
그래도 우리는 곧바로 먹구름 안쪽으로 들어왔다.
시민들이 혼란을 느낄 것이 분명하므로, 최대한 빨리 일을 처리하기 위함이었다.
아가레스가 창조한 공간의 하늘은 온통 우중충한 먹구름이 뒤덮고 있었다.
알프레드가 끌고 온 빌딩 외에는 온통 흑(黑)으로 이루어진 세상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뭔가 좀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다.
“여전히 기분 나쁜 능력이구려 형님.”
“···백은호. 그게 불만이라면 지금 당장 내보내 줄 수도 있다.”
나랑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던 백은호는 알프레드에게 장난스럽게 말했다가 그에게 눈총을 받았다.
“허어!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나는 그놈에게 갚아야 하는 빚이 있어서 안 나갈거유.”
“그럼 잔말 말고 따라와라.”
물론 그것이 다툼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우리는 그 이상의 잡담은 나누지 않았고, 천천히 빌딩의 출입문을 밀고 내부로 진입했다.
[크큭. 우리가 올 것 정도는 역시 예상하고 있었나 보구나.]1층은 불이 전부 꺼져 있어서 어두컴컴했다.
무슨 깜짝 파티라도 준비하는 것처럼,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탁!
하지만 그것도 잠시, 조명이 켜지고 1층의 모습이 드러났다.
우리는 보자마자 어이없다는 듯 웃을 수밖에 없었다.
신세계교 녀석들, 준비를 아주 철저히 해놓았구나.
-크르르르···!
수백, 아니, 수천 명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하얀 로브를 두른 채 이곳저곳에서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들은 겉모습만 보면 사람이었으나, 모두 이미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침을 질질 흘리며 대형 견이나 낼 법한 소리를 내는 게 흡사 짐승 같았다.
“···해방.”
세계 제일의 영웅, 황재은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허공에서 가웨인을 뽑아 들었다.
알프레드는 게티아의 페이지를 쉴 새 없이 넘겼고, 백은호는 변신하기 위해 웃통을 벗었다.
[나의 분신이여. 저 앞에 반가운 얼굴이 보이는 구나.]그 와중에 나는 ‘인간이 아닌 자들’의 선두에 서 있는 한 사내를 주시했다.
그는, 분명히 탱글탱글 섬에서 내가 반 죽여 놓았던 그 녀석이 맞았다.
“···최성운.”
최유성이 내 곁에서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확실히, 지금 선두에 서 있는 저 녀석은 ‘껍데기’만 보자면 최성운이 맞았다.
“모든 암흑의 존재 위에 군림할 어둠의 용왕이여···. 지금 이곳에 현현하여 그 힘을 떨쳐라!”
[하하! 좋다! 내 힘을 빌려주겠노라!!!]나는 흑염룡을 사용한 다음, [용안]으로 최성운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리고 난 녀석의 ‘알맹이’에 최성운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낼 수 있었다.
“우워어어어─!”
그 순간, 선두에 서 있던 최성운이 함성을 외쳤다.
로브를 두르고 있는 이들 모두도, 그를 따라서 외쳤다.
– 우워어어어!!!
그 함성이 끝나자, 최성운과 로브를 두른 자들의 신체에 두드러지는 변화가 이는 것이 보였다.
그 변화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만 없던 우리는,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콰쾅─!
백은호가 바닥을 박차고 중앙으로 날아들고, 황재은이 섬전처럼 오른쪽으로 뛰쳐나갔다.
최유성은 모드레드와 랜슬롯을 뽑아 든 뒤 환영검을 소환해서 왼쪽을 휩쓸기 시작했고, 알프레드는 온갖 보조마법으로 그들을 도왔다.
“···프리드웬.”
그 틈에 나는 몸에 프리드웬을 두르고 주문을 준비했다.
1층은 저들에게 맡기고, 나는 바로 최상층으로 날아갈 생각이었다.
“심연의 어둠이 이곳에 도래하니, 그 어둠 앞에서 넌 무릎을 꿇게 될 것이다!”
[크큭···. 광기를 원하는가? 좋다. 원하는 대로 빌려주도록 하지···!]준비된 주문을 외치자, 프리드웬을 뚫고 커다란 날개가 돋아났다.
[광폭화 1단계를 발동합니다!]나는 그 날개를 크게 한 번 움직여본 다음, 천장을 바라보면서 온몸에 마나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강대용! 너도 어서 전투에 가세해라! 이렇게 많은 악마들이 바깥으로 빠져나가면···.”
“1층은 부탁드리겠습니다.”
“뭐···?”
금방 준비는 끝났다.
나는 두 무릎을 굽히고 날개를 쫙 펼쳤다.
콰앙─!
그리고 불어넣었던 마나를 바닥으로 방출하며 힘차게 점프했다.
방출한 마나는 거대한 추진력이 되었다.
“강대요오오옹!!!”
알프레드의 분노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도리어 머리 위로 주먹을 치켜들고서 외칠 뿐이었다.
“지옥의 화염을 머금은 나의 주먹이여! 벽을 부숴라!”
콰쾅!
태산염왕권은 내가 위를 가로막는 천장을 부쉈다.
그것으로 나는 순식간에 2층에 도달할 수 있었지만, 나는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
쾅! 쾅!
금방 2층 천장에 도달한 나는 또 그것을 부쉈고.
콰앙!
그런 식으로 차례차례 천장을 부숴가며 위로 향했다.
하지만 추진력이 무한할 수는 없으므로, 나는 5층에서 멈추게 되었다.
[오호. 아즈모데가 이상한 것들을 만들어놓았구나.]5층에는 거대한 시험관들이 잔뜩 배치되어 있었다.
그 안에는 검은 용처럼 보이는 실험체들이 안착되어 있었는데, 아직 눈을 감고 있는 걸 보니 완성된 놈들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흐읍!”
인류에 위해가 될 게 분명하니 당장 부수고 싶지만, 그것은 나중으로 미루기로 했다.
나는 아까 1층에서 했던 것처럼 온몸에 마나를 불어넣고 자세를 잡은 뒤, 다시 한번 마나를 방출하며 점프했다.
콰앙! 쾅!
그 후에도 멈출 때마다 똑같은 짓을 반복했다.
이 무식한 방법을 반복해도 내 마나는 충만했다.
그만큼 나는 전성기였던 마신 시절에 거의 다 도달했다고 말할 만큼 강해진 것이다.
쾅!
그 사실을 상기하며 점프를 반복하던 나는, 곧 어느 층에 도달했다.
[어린 왕이여. 이곳은 49층이다.]49층.
그놈이 있는 층이었다.
[큭큭···. 도착했구나.]“······.”
아무도 없는 것처럼, 49층은 고요하고 어두웠다.
하지만 나는 용안 덕에 아주 뚜렷하게 느끼고, 볼 수 있었다.
뚜벅. 뚜벅.
조심스럽게, 빠른 걸음으로 복도를 걸었다.
걸어갈수록 코를 자극하는 역겨운 냄새가 짙어지고, 놈의 마기가 강하게 느껴졌다.
[도착했구나.]이윽고 난, 어느 커다란 문 앞에 멈춰 섰다.
고개를 들어서 보니 ‘Conference Room’이라고 적힌 깔끔한 팻말이 매달려 있는 것이 보였다.
···회의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