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247
기어코 미래의 자신과 힘겨루기를 시작한 황재빈.
덕분에 우리에게로 날아오던 공세도 멈춰서, 우린 나머지 녀석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
터엉!
윤희진과 마찬가지로, 미래의 윤희진은 강력한 방어 기술로 우리 일행의 공격을 틀어막고 보조기술과 충격파를 발생시키며 미래의 존재들을 보조했다.
“미아네….”
쉽사리 뚫리지 않는 미래의 윤희진.
그녀는 내게 슬픈 시선을 보내며 의미심장한 말을 중얼거렸다.
도대체 왜 저쪽에 선 것일까.
의문이 들었지만, 그렇다 해서 공격을 멈출 생각은 없었다.
“윤희진! 할 수 있는 강화 기술 뭐든 다 사용해!”
“응, 대용아!”
나는 강력한 강화 기술을 받고서 미래의 나와 검으로 맞붙었다.
녀석도 나도 윤희진의 기술로 강화되고 방어 기술에 보호를 받고 있어 둘 다 뒤로 밀리지 않았다.
[말도 안 돼…. 영체인데도 이 정도로 힘을 끌어올 수 있다고?]흑염룡이 말하길, 나한테 전혀 밀리지 않는 이 녀석은 여전히 영체 상태였다.
그런데도 놈은, 나와 막상막하인 것이다.
“…강해졌구나. 이러면 충분히 녀석을 쓰러뜨릴 수 있겠어.”
“…….”
놈은 나와 칼날을 맞댄 채로, 뭐라고 주절거렸다.
나는 당연히 내 집중력을 흩뜨리기 위한 방해 공작인 줄 알았다.
“그거 아나? 우리 구면이라는 거.”
“…….”
확실히, 그때 꿈에서 봤으니 구면이긴 하다.
근데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인가?
지금 내 머릿속에는, 너를 밟고 만마전에 갈 생각밖에 없는데.
“꿈에서 만난 구면이 아니다. 강대용.”
“……?”
“시작부터…. 난 너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녀석의 분위기가 뭔가 이상했다.
마치 그냥 나를 붙잡기만 하면 된다는 듯, 녀석에겐 살기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널 이 세계에 데려오면서, 내가 했던 말 기억하나?”
“뭐…?”
“…『때가 되었다.』라고 했지.”
쿵, 쿵.
녀석이 한 말을 듣자마자,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뛰었다.
날 집어삼켰던 흑룡. 그게 설마….
“네 생각대로다. 그리고 지금, 네 오른팔에 묶여 있는 그 물건으로 넌 그 모습이 될 수 있다.”
녀석은 내 모든 생각을 꿰뚫고 있는 듯 말했다.
그 때문인지 집중력을 완전히 잃은 것은 아니었지만 점차 느슨해지고 있었다.
“어쨌거나, 그때 내가 말했던 것처럼 드디어 때가 되었다. 그러니 네게 모든 진실을 알려주마….”
그때, 미래의 나는 나와 칼을 맞댄 채 내게로 수상한 기운을 흘려보냈다.
나는 황급히 물러나려 했으나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
갑자기, 내 머릿속에서 수많은 기억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큭…!”
나는 그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피가 흘러내릴 정도로 입술을 깨물었으나, 결국 모든 것을 떠올리고 말았다.
“이게…. 내가 1000년 동안이나 실패한 이유다.”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그러나 넌 할 수 있겠지.”
잔인한 진실을 마주하고서, 나는 정신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곧 많은 것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할 수 있겠지’가 아니라, 오직 너밖에 할 사람이 없다.”
“…….”
“내 경고를 무시하고 여기까지 온 ‘용기’를 지닌 네가…. 유일하게 다른 길을 선택한 네가, 모든 것을 끝내라.”
내가 줄곧 수많은 책임감과 친구들의 소중함을 중요시한 이유.
그리고 계속 희생을 생각했던 이유.
그 모든 것이, 미래의 내가 ‘미래의 백설’을 통해서 조작한 것이었다.
이 세계의 완벽한 결말을 위해서.
Last Episode : 세계의 기둥
내가 떠올린 이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었다.
그러나 내 본능이 말하고 있다.
애초부터 이 싸움은, 대마신을 이긴다고 끝나는 게 아니었다는 걸.
“···나를 쓰러뜨리고 ‘폭식의 띠’를 사용해라.”
“······.”
“용의 형상이라면, 만마전의 꼭대기까지 금방 갈 수 있을 테지.”
미래의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모두 이어받았다.
이 녀석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미래의 존재들에게 자신의 파편을 나눠 주었고 그 파편 중 하나가 나에게 닿기를 기다렸다.
미래의 나로부터 파편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가 나와 접촉하든 상관없었다.
그것이 백설이 되었을 뿐 결국 파편을 가진 사람과 내가 접촉하기만 하면, 내 감정에 자극을 주고 생각을 바꿀 수 있었으니까.
[나의 분신이여···.]“···어.”
미래의 내가 생각하던 계획은 성공했고, 이제 내가 그 계획을 이어받아서 마무리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미래의 나를 베어내야 했다.
“오의.”
슈와아아─.
엑스칼리버가 주변의 공기를 빨아들이며 거센 기류를 만들었다.
쿵, 쿵.
칠두룡의 정수가 박동하고, 용의 투지가 들끓었다.
“···대마신을 이길 수 있다는 건 확실하겠지.”
“확실하다.”
엑스칼리버를 다시 한번 머리 위로 들었다.
미래의 내가 각오를 한 만큼, 나도 각오를 했다는 의미에서.
“그럼, 난 널 베겠다.”
나는 이 녀석에게 검을 내리친다.
콰과과과─!
은백색 섬광이 바다와 마기를 가르며 미래의 강대용에게로 뻗어나갔다.
콰쾅!
금방 녀석에게 다다른 왕의 참격은, 골이 떨릴 정도 커다란 굉음과 함께 터졌다.
“······.”
미래의 내가 있던 부근에는 이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흔적도 없이, 영체였던 미래의 나는 소멸한 것이었다.
[칠두룡의 정수가 알 수 없는 힘을 모두 흡수합니다.]사아아아···.
내 몸에서 미래의 강대용이 얻었던 경험이 새겨졌다.
능력치가 소폭 상승하고, 기술의 위력이 강해졌다.
[저쪽도 거의 다 끝난 듯하구나.]“어.”
그 점을 확인한 다음, 나는 일행들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수적으로 우리가 압도적으로 우세했기에, 미래의 윤희진은 금방 뚫린 듯 보였다.
“···X발 지랄하지 말라고.”
“······.”
물 위에 쓰러진 ‘미래의 자신들’을 내려다보는 황재빈과 이상은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쓰러진 미래의 자신과 손을 잡고 있는 윤희진이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모습도 보였다.
[그건 이 대용위키가 설명해주지! 가 세 사람이 미래의 힘과 지식을 흡수했다고 말합니다!]멀린은 대용위키의 메시지를 내게 보내주었다.
그리고 나는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얘들아.”
내가 부르자 일행들은 일제히 나를 쳐다보았다.
모두 표정이 그렇게 좋지 못했으나, 나는 묵묵히 그들에게 말했다.
“만마전에 오를 준비를 하자.”
“······.”
최유성과 알리사, 최성아를 제외한 모두가 미래의 기억을 보고 미래의 힘을 얻었다.
그것은 곧 안 그래도 강한 녀석들이 더 강해졌다는 의미였고, 그들이 대마신 토벌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대용아.”
“어.”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그때, 윤희진이 숨이 끊어진 ‘미래’의 눈을 손으로 감겨준 다음 내게 물었다.
“이번에도 알리사랑 유성이만 데려갈 거야?”
“아니.”
사실 미래의 나에게 기억을 받기 전까지, 대마신을 혼자 상대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미래의 기억은, 그리할 필요 없다고 말해 주었다.
“모두 다 같이 갈 거야.”
대마신에게는 여기 있는 모두를 데려갈 거다.
더해서, 팔용사들이 도착하면 그들도 모두 데려갈 것이다.
계획은 그것으로 완성될 테니까.
***
“···다시 봐도 어마어마한 규모군.”
우리는 합류한 나머지 팀들과 만마전의 입구에 섰다.
팔용사들은 조금 걸리긴 했지만 우리만큼이나 빠르게 결계를 뚫었고, 수호자를 제외한 일곱 명이 전원 각자의 팀을 무사히 이곳까지 이끌고 들어왔다.
“이 성을 올라가서 꼭대기를 확인해야 한다는 거죠···?”
“그렇지. 10년 전에도 그랬으니까.”
알프레드는 팀원의 질문에 잘 대답해주었고, 나머지 팔용사들도 지친 팀원들을 달래고 있었다.
“강대용. 너희 팀은 모두 멀쩡해 보이는군.”
“아, 예. 모두 강하니까요.”
하지만 난 팀장임에도 그러지 않았다.
미래를 떠올린 이들은 그들의 각오를 이어받은 모양인지 금방 기운을 차렸고, 오히려 내게 신뢰를 보냈으니까.
“···고맙다 강대용. 네가 나를 설득하지 않았으면, 이런 영웅들을 썩힐 뻔했구나.”
“뭘요. 결국 최종적인 결정은 형님께서 하셨잖습니까.”
“···그렇긴 하지.”
게다가 워낙 강해져서인지, 녀석들은 지치지도 않았다.
알프레드는 그런 녀석들을 보며 몇 달 전에 있던 일을 회상하는 듯했다.
그를 비롯한 주역들의 가족들은 당연히 아직 생도인 나와 주역들의 원정 참여를 반대했었다.
그러나 나와 주역들은 여러 테스트를 통과한 것은 물론 S급 도어를 닫는 위용까지 보여주었고, 그것을 근거로 내가 알프레드를 한 달 동안 설득해서 이번 원정에 정식 팀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이 만마전 내부에는 위험한 함정과 악마들이 도사리고 있으니 우리에게 딱 붙어서···.”
“그럴 필요 없습니다 형님.”
“뭐?”
그렇게 합류한 우리는, 여러 걱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무색해지게 여러 팀들 중에서 가장 빠르게 이 만마전 앞에 도달했다.
그 점 때문에 우리 팀을 제외한 모두가 놀랐지만, 사실 지금부터 내가 할 짓을 생각하면 아직 놀라긴 이르다.
“제게 단번에 꼭대기까지 올라갈 방법이 있습니다.”
“······.”
알프레드는 몇 달 전에 나에게 보냈던 불신의 눈빛을 한 번 더 보냈다.
당연히 믿지 못할 것이다.
만마전의 특성을 생각해보자면, 그런 짓은 불가능했으니까.
“만마전의 외부의 강력한 마기가 텔레포트든 뭐든 틀어막는데 무슨 수로 그러겠다는 거지?”
“날아서 갈 겁니다.”
“···무슨 개소리냐.”
그러나 내 ‘본모습’이라면 그 특성을 무시하고 만마전의 꼭대기에 도달할 수 있었다.
꼭 미래의 나 자신이 내게 알려주지 않았어도, 이 정도는 알고 있었다.
“개소리가 아닙니다. 정말 가능하니까 이렇게 말하는 거지요.”
“······.”
“형님. 절 한 번 더 믿어보시겠습니까?”
알프레드는 만마전과 나를 번갈아 보다가, 검지와 엄지를 턱에 얹었다.
뭔가를 골똘히 고민하는 듯한데, 설령 그가 안 된다고 내게 말해도 나는 주역이라도 데리고 올라갈 생각이니 큰 상관은 없었다.
물론 내게 있어서 팔용사들이 합류해주는 편이 훨씬 더 좋지만 말이다.
“···좋다.”
“예?”
사실 그가 허락을 내리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알프레드는 내 생각보다 나를 훨씬 더 신뢰하고 있는 듯했다.
“인간이 만든 건축물보다 훨씬 높은 저 악마의 성을, 어떻게 돌파할지 한 번 지켜보겠다.”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저 내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는 식으로, 그는 웃으면서 말했다.
“차세대를 이끌어갈 영웅이라면···. 누구도 믿지 못할 기적을 한 번쯤은 보여줄 수 있어야 하지.”
“···감사합니다 형님.”
나는 고개를 꾸벅 숙인 다음, 다시 고개를 들어 만마전을 보았다.
확실히, 아주 드높고 넓은 성이다.
이걸 1층부터 일일이 깨고 위로 올라가려면 몇 달은 족히 걸리겠지.
물론 인명 피해나 자원 낭비가 극심할 테고.
“모두 입구 쪽으로 모아주십시오.”
“알았다.”
그렇기에 내게 [폭식의 띠]가 있다는 점은 천만다행이다.
용으로 돌아온 나는 저 마기를 뚫고 영웅들을 대마신에게로 인도해줄 수 있으니까.
“모두! 입구로 모여라!”
나는 각오를 다시며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다른 영웅들도 알프레드의 말을 듣고 모여들기 시작한다.
“지금부터, 만마전 돌입 작전에 관한 것을 강대용 생도가 설명할 거다.”
– 네?
당연히 모두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특히나 사령관을 맡은 백은호는 바보처럼 입을 벌렸다.
“뭐, 뭔 소리유 형님.”
“말 그대로다. 강대용에게 만마전 돌입 작전에 관해서 설명시킬 거다.”
“미리 정해둔 작전이 있는데 무슨 소리여!”
백은호는 이해가 가지 않는 듯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럼에도 알프레드는 단호하게 다시 한번 말했다.
“나 한 번만 믿어봐라.”
“···쳇. 일단 들어나 보쥬.”
그 정도까지 나오니 백은호도 일단은 내 말을 들어보기로 한 듯했다.
하지만 다른 팔용사들 중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있었다.
“이제 와서 작전을 바꾼다고?”
“무모해.”
임모르탈리스의 길드장 아리아와 황제의 부길드장 이상아는 눈살까지 찌푸리며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