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250
강대용은 쓰게 웃곤 왼손을 심장 부근에 가져다 댔다.
“마신의 힘과 권능을 모두 잃었으니까요.”
“···역시 그랬군.”
조금 기운이 다르다고 느끼긴 했기에 알프레드는 크게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그 근원이 ‘마신’이라는 부정적인 존재의 것이었기에, 사라졌다는 게 차라리 다행이었다.
“잠깐 기다려라. 황제와 펜리르의 지원이 오기로 했으니. 그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본사로 돌아가도록 하지.”
“예 형님.”
아무튼 강대용과 할 얘기는 많을 듯했다.
당장은 화났다는 마음이 훨씬 컸지만, 알프레드는 피치 못한 선택을 한 듯했던 강대용이 조금 안쓰럽고도 반가웠다.
슉! 슉!
그리 생각하며 강대용을 슬픈 눈빛으로 훑어보던 그때, 조금 떨어진 곳에 텔레포트 마법진이 펼쳐지며 다수의 군중들이 나타났다.
펜리르의 지원군이었다.
“······.”
그 선두에 선, 기다란 검은 머리의 여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곤 알프레드와 강대용에게 다가왔다.
그 뒤를 따르는 갈색 단발머리의 여인 또한, 같은 표정을 지었다.
“···아.”
강대용은 두 사람을 보고서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여인들은 부대를 이끌고 빠르게 강대용 쪽으로 다가왔다.
“···환술이 느셨네요. 대마도사님.”
“그러게.”
두 사람은 싸늘한 표정을 짓고서 강대용을 노려보았다.
강대용은 마음의 준비가 안 됐었기에 침을 꼴깍 삼키며 뒷걸음질 쳤다.
그들은 강대용의 친구이자 이 세계의 주역, 백설과 윤희진이었으니까.
“환술이 아니다.”
차라리 여기선 환술이라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강대용은 그런 생각을 하며, 솔직하게 말한 알프레드를 곁눈질했다.
“그럼 이건 뭐죠?”
“강대용이다.”
“······.”
하지만 알프레드의 입은 열렸고, 진실은 전해졌다.
강대용은 불안감을 느꼈다.
이곳에서 흠씬 두들겨 맞을 것 같았다.
“으, 으으흑···.”
하지만 그의 예상과 달리, 백설은 힘이 풀려버린 듯 주저앉더니 흐느끼기 시작했다.
“야, 야···.”
강대용은 백설과 눈높이를 맞추고서 조심스럽게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 했다.
염치가 없는 짓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반드시 달래줘야 할 것 같아서.
“강대용.”
“아, 윤희진···.”
그때, 윤희진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강대용을 불렀다.
강대용은 당황하며 대뜸 숙였던 몸을 일으켰다.
“···오, 오랜만이다?”
“······.”
윤희진은 희미하게 마나를 방출했다..
그녀는 그 마나를 오른손에 응집시켰다.
퍽!
그리고 곧장 강대용의 배로 주먹을 휘둘렀다.
강대용은 피하지 않고 그 주먹을 맞아줬다.
“그, 어···. 미안하다···. 대마신이 된다고 한 건 다 사정이 있어서였고···.”
그럼에도 강대용은 아픈 기색 하나 없이 구차한 변명을 시작했다.
퍼억!
그래서 윤희진은 한 번 더 같은 부위를 때렸다.
이번에는 조금 아팠는지 강대용이 ‘컥!’ 소리를 내며 배를 문질렀다.
“우, 우리 일단 말로···.”
“끄윽. 왜, 왜···. 이제야 돌아왔어···.”
“······.”
윤희진은 백설과 마찬가지로 눈물샘이 터져버렸다.
“끅. 끄윽···. 그렇게, 그딴 식으로 우릴 쫓아냈으면서···. 왜 지금에서야 돌아왔냐고···.”
“···미안하다.”
“미, 미안하면 다야?!”
소리를 버럭 질러보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고 하염없이 흐른다.
강대용은 슬픈 미소를 짓고서 윤희진에게 말했다.
“내가 너희한테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할게.”
“···으, 끄윽.”
“미안해. 정말로.”
알프레드와 했던 것처럼 포옹하기는 조금 그래서, 어깨라도 두드려주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확!
주저앉아있던 백설이 강대용의 품에 기습적으로 달려들었다.
강대용은 대처하지 못하고, 백설과 함께 바닥으로 넘어졌다.
“···배, 백설.”
“으흑. 으흐흑···!”
“······.”
강대용은 어쩔 수 없이 백설의 머리를 쓸어주면서 그녀를 달랬다.
“으허어엉!!!”
하지만 그러는 바람에 곤란해졌다.
윤희진도 강대용에게 달려들어선 백설과 같이 안겨버린 것이었다.
“···하, 하하. 괜찮아. 나 이제 어디 안 가.”
결국, 강대용은 땅바닥에서 그녀들을 10분이 넘도록 달래준 후에야 겨우 진정시킬 수 있었다.
“···30분 동안 그러고 있어.”
“네, 넵.”
그리고 그 보답으로, 강대용은 ‘벌’을 받았다.
윤희진과 백설은 강대용을 무릎 꿇게 한 뒤 두 손을 들고 있으라고 했고, 그 앞에 앉아서 눈물을 닦았다.
“저, 누님들. 저 힘이 너무 빠져서 그런데 10분으로···.”
“안 돼.”
“···네, 넵.”
강대용은 체력이 많이 빠진 상태라서 힘이 좀 들었다.
그렇기에 벌 받는 것도 상당히 심혈을 기울여서 받아야만 했다.
쉬아악!
그러던 와중, 갑자기 강대용은 불길한 소리를 들었다.
뭔가 뒤쪽에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나는데···?
퍼억!
“끄억!”
그 예상은 적중했다.
손을 들고 있던 강대용의 허리 쪽으로, 두 사람의 발차기가 동시에 꽂힌 것이다.
“잘 돌아왔다 이 X발새끼야!”
그중 한 사람은 입이 험한 황재빈이었고, 그 곁에는 그의 누나인 황투희였다.
강대용은 우스꽝스럽게 앞으로 넘어지며 얼굴을 바닥에 처박고 말았다.
“밟자 동생아!”
“어 누나! 이 새끼는···.”
그 상태로 강대용은 황 남매에게 밟혔다.
물론 황 남매는 너무 강하게 밟진 않고 가볍게 툭툭 밟았다.
“재, 재빈쓰! 그만!”
“넌 빠져 이상은!”
황제의 지원군은 사실 펜리르와 거의 동시에 도착했지만, 너무 당황한 나머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가만히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강대용이 벌을 받기 시작한 지금이 타이밍이라 생각하고, 바로 난입했다.
“자, 컥! 잠, 잠시만! 나 말 좀!”
“X까!”
강대용은 간략하게라도 상황을 설명하려 했지만, 황재빈의 분노가 커도 너무나도 컸다.
더불어 그의 전생 여동생이었던 황투희도 오하와가 사라진 것과 강대용의 선택에 잔뜩 불만을 갖고 있었기에 같이 밟았다.
“백설! 윤희진! 얘네 좀 말려···. 컥!”
“···손드는 거 대신 그거로 때워.”
“으억!”
게다가 윤희진과 백설도 그들을 말리지 않고 방관했다.
결국, 강대용은 5분 동안 밟히고 나서야 겨우겨우 용서받을 수 있었다···.
***
“···저, 둘 다 이제 좀 놓지?”
“입 다물어.”
“넵···.”
돌아오자마자 힘찬 신고식을 치른 나는, 양팔에 윤희진과 백설을 끼고서 모두와 함께 임모르탈리스 제주 지부로 왔다.
“어디 못 가게 잡는 거야. 다른 뜻은 없어.”
“넵.”
“대답하지 마.”
“······.”
용서는 받았지만, 모두들 나한테 화가 아주 많이 난 듯했다.
아무래도 한동안 계속 굽혀야 할 듯해서, 나는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지하로 가지.”
거기다가 알프레드로부터 안 좋은 소식까지 들어서인지 마음이 심란했다.
“캡슐을 끄면 금방 깨어날 거다. 그때 네가 잘 안정시켜줘라.”
“···예.”
알리사는 나 때문에 몇 번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고, 결국 냉동 수면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녀를 보러 가는 중이었다.
“대용아!!!”
“사, 사부우우!!!”
그때, 좌측에서 우리 주인공님과 제자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개를 틀고 억지웃음을 띠었다.
“오, 오랜만이다?”
“지, 진짜 대용이 맞지?”
“사부! 사부! 사부가 맞다!”
다른 이들과 달리, 두 사람은 내게 엄청 화가 나지 않은 듯 보였다.
오히려 내가 보고 싶었다는 듯 눈을 반짝이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너무 의외라서 불안한데.
“그럼···. 일단 몇 대 맞자.”
“그렇다 사부!”
젠장, 역시나.
이 녀석들이 고분고분하게 넘어갈 리가 없지.
“···잠시만. 일단 리사부터 만나고 다 맞을게.”
“아···.”
“사모를 보러 가는 길이었군···.”
그래도 내가 알리사를 보러 간다고 하니까, 두 사람은 납득하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크게 안도하며 다시 걷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는 나와 강대용만 내려가겠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잠시 일행들과 떨어졌다.
다행히 그들은 날 놓아주었고, 알리사와 재회하는 자리는 차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여기다.”
“······.”
곧, 지하 10층에 도착한 우리는 바로 알리사가 누워있는 방으로 왔다.
나는 알리사를 내려다보며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
“···캡슐을 해제하겠다. 마음의 준비는 되었나?”
“예.”
할 말은 정해져 있었기에, 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녀를 바로 보기로 했다.
알프레드는 고개를 몇 번 끄덕이곤 바로 버튼을 눌렀다.
우웅.
기계음이 나며 알리사가 안착된 캡슐에서 냉기가 뿜어져 나오며 뚜껑이 열렸다.
창백했던 피부가 다시 혈색을 되찾았고, 숨소리가 들려왔다.
“···으음.”
기술력이 대단하다.
냉동 수면이 풀리지 마자, 알리사가 몸을 뒤척이며 숨을 뿜었다.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캡슐 곁으로 의자를 가져와서 앉았다.
“리사야.”
그리고 그녀의 손을 가볍게 잡고 이름을 불러보았다.
내 목소리를 정확히 들은 것일까.
알리사는 천천히 눈을 뜨고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그녀는 아무 말도 없었다.
다만, 자수정처럼 아름다운 눈망울에 눈물이 고이는 게 뚜렷이 보였다.
“으, 으으···.”
“······.”
그녀는 우는 소리를 냈다.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녀의 손을 꽉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아흑흑···, 흑흑!”
“늦어서 미안해.”
결국 알리사는 그렁그렁한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
나는 그녀를 살짝 잡아당겨서 품에 껴안았다.
알리사도 나는 강하게 안았다.
“대용아···. 대용아아···.”
“미안해···.”
나는 그녀의 등을 계속 두드려주었다.
“다시는 어디도 안 갈게.”
그리고 돌아오면 꼭 하려고 했던 맹세를, 덤덤히 그녀에게 전한다.
“내가 있을 곳은 여기니까.”
***
알리사와의 재회가 무사히 끝난 뒤.
임모르탈리스의 회의실.
“맘 같아선 더 혼내고 싶은데···.”
그곳에, 만마전에서 있던 일을 아는 모두가 모였다.
당연하지만, 나는 그들에게도 엄청나게 혼났다.
내 인생에서 아마 지금만큼이나 혼나본 적이 없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