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26
“저 세 사람은 이미 내 암시에 걸려있거든? 지금 당장 내가 널 공격하라고 말하면 진짜로 공격할 거야.”
“…원하는 게 뭐야.”
“원하는 거? 하나는 나와 꼭 같이 가주면 하는 곳이 있는 거고.”
이민희는 천천히 내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녀는 나를 와락 안은 채로 속삭이듯이 말을 이어갔다.
“또 하나는 네가 내 사랑스러운 애완동물이 되는 거야.”
“애완동물?”
“응. 내가 원할 때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를 안아주고, 나한테 좀 밟혀주는 애완동물. 나 남자 경험 무진장 많거든? 그러니까 진짜 잘해줄 수 있어.”
색욕의 악마와 계약한 여자 아니랄까봐, 취향도 정말 변태 같다.
당연하지만, 여기서 순순히 이 여자의 계획에 넘어갈 순 없다. 애완동물이란 게 되면, 분명 온갖 험한 꼴은 다 당할 테니까.
“이 장면, 드론이 전부 찍고 있지 않아?”
“드론? 그런 게 없으면 어떡할래? 그리고 긴급호출 버튼도 소용없을 걸?”
그 말을 듣고 나서 주변을 둘러보니, 드론이 자취를 감추었다는 사실을 어렵잖게 알 수 있었다.
게다가 긴급호출 버튼도 안 먹힌다고 했지?
씨발. 이건 이민희와 한패인 그 교관의 짓이다.
“대용아. 이 미로에서 널 구해줄 사람은 없어.”
분명 학교 측에 들킬 위험이 다분할 텐데도, 왜 이런 계획을 강행한 것일까.
나를 신세계교로 데려가기 위해서?
도대체 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릿속에서 이어지던 중, 이민희는 내 턱을 손가락으로 치켜세우며 제안했다.
“그런 불쌍한 너에게 선택지를 줄게. 지금 항복하고 나랑 화끈하게 놀래? 아니면 저 세 명이랑 피 터지게 싸워볼래?”
“두 가지 선택지 외엔 없는 거지?”
“응!”
나는 곧바로 내게 달라붙어있던 그녀를 밀쳐냈다.
그리고 붕대에 손을 가져다대며 앙칼진 조소로 답해주었다.
“너 같은 변태와 뒹굴 바에 후자를 택하겠어.”
도대체 왜 날 노리는지 알 수 없지만, 여기서 이민희에게 무릎 꿇은 순간 정말로 끝이다.
그러니까, 내 선택은 ‘네 사람을 쓰러뜨린다.’로 귀결되었다.
“그래?”
항상 웃는 상이었던 이민희는 내 대답을 듣고, 정색하는 표정으로 얼굴을 싹 바꿨다.
“역시 그렇게 나와야 재밌지.”
그것이 내가 처음으로 목도한 그녀의 본 모습이었다.
다음화에 계속
Episode.10 : 이민희의 계략 (3)
오후 3시 30분.
미로 중앙의 워프 게이트를 타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무사히 바깥으로 나오고 있었다.
“후!”
“모두 고생 많았어!”
“희진버스 승차감 지리네~.”
윤희진의 조는 길을 많이 헤매긴 했지만 결국 9위로 수업을 끝냈다.
어둑서니 사건 이후 수련에 박차를 가한 윤희진은, 입학식 당시보다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이번 미로실습에서 가히 압도적인 전투력을 보였다.
“5조, 2시간 30분 23초! 수고 많았어.”
신 교관에게 확인을 받은 다음, 윤희진의 조는 서로를 칭찬한 뒤 각자 원래 반으로 흩어졌다.
윤희진은 당연히 A반의 학생들이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얘들아! 이번에 나 빨….”
“꼴찌 어서오고.”
“아. 또 꼴찌야…?”
황재빈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윤희진을 놀렸다.
윤희진은 발을 동동 굴렀지만 결국 이번에도 자신이 꼴찌라는 걸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최유성 무리를 쭉 둘러보던 윤희진은, 이내 손뼉을 치며 말했다.
“아! 나 꼴찌 아니야! 대용이가 아직 못 왔잖아!”
알리사, 백설, 황재빈, 최유성은 있는데 강대용만 없다.
윤희진은 최유성 무리의 꼴찌에서 탈출했음에 매우 기쁨을 느꼈다.
그러나 윤희진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
윤희진이 밖으로 나온 뒤로 30분 정도가 더 지났다.
이젠 거의 모든 조가 바깥으로 나온 시점에서, 아직까지 미로에서 나오지 못한 조가 있었다.
진행 요원은, 신 교관에게 그 사실을 보고했다.
“14조가 아직 안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14조.
그 숫자를 듣자마자 알리사는 최유성 무리에게 말했다.
“대용님이 속한 조에요.”
“강대용이? 걔는 이론도 잘해서 길을 헤맬 리는 없고, 힘이 부족한가?”
최유성의 뇌리에 불안감이 스쳐지나갔다.
‘내가 좀 이상하게 보일 지라도, 강대용에게 이민희를 조심하라고 경고를 해줬어야 했다.’
혹여나 강대용에게 아무 말도 못해준 게 화근이 된 것일까.
최유성이 그런 후회를 하고 있던 그때였다.
퍼엉-!
우렁찬 굉음이 미로 쪽에서 들려왔다.
생도들은 폭발음이 들려온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미로 안에서 자욱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것을 본 신 교관은 식은땀을 흘리며, 급히 스마트워치의 무전기 기능을 실행시켰다.
“아! 미로실습수업 중 긴급상황 D 발생! D 발생! 지원을 요청함!”
***
타앙-!
내가 협상 결렬을 선언하자마자, 맥스의 총이 발포되어 내 오른쪽 어깨를 뚫고 지나갔다.
“윽!”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잘못 생각하는 것 같은데?”
“Oh! 대용! 섣불리 움직이면 내 총알이 너의 머리에 박힐 거야!”
그래도 참을 만하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스마트워치로 ‘그 기능’은 실행해놨고 이미 이민희가 나를 위협했다는 증거도 충분히 잡아놨으니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된다.
문제는 내가 이곳에서 성한 몸으로 나갈 수 있느냐다.
어쩌면 여기서 죽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얘들아. 대용이를 좀 혼내주렴! 다리 하나쯤은 부러뜨려도 좋아!”
그녀가 발랄한 미소를 짓자, 나와 한 팀이었던 생도들이 일제히 내게로 달려들었다.
총탄에 맞은 어깨가 격통으로 비명을 지른다.
아마도 맥스의 탄환에 특수한 처리가 되었음이 분명하다.
“대용아 어서 항복하고 편해지자니까. 지금 항복하며 나랑 놀 수 있는데~.”
이 통증을 안고 녀석들을 전부 제압해야하는 상황.
심지어 녀석들은 정신 고양으로 능력치가 올라간 상태.
“생각 없어.”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붕대의 힘을 실험할 적기다.
나는 검은색 붕대를 잡아당기며 흑염룡을 불러낼 주문을 영창했다.
“심연 속에 봉인된 흑염의 사자여….”
콰아아아!
잡아당긴 붕대가 풀리며 내 몸에 활기가 돌았다.
아침 9시경부터 축적해놓은 마력이, 내 몸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한 것이다.
“나의 부름에 답해 이곳에 강림하라!”
[흑염룡이 엄중한 표정으로 당신에게 힘을 빌려줍니다!]빠르게 흑염룡의 형태로 변화하는 내 신체.
팔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아팠던 어깨도 다시 움직일 수 있었다.
[지금부터 3분간, 마력이 139 증가합니다!] [영구적으로 마력이 3 증가합니다!] [당신은 처음으로 마력이 깃든 붕대를 풀었습니다!] [붕대가 당신이 가진 용의 피에 반응하여, 새로운 기술을 하사합니다!]거기에 더해, 아침에 붕대를 묶었을 땐 나타나지 않았던 기술이 드디어 내게 깃든다.
『ㅈ! ㄴㄱ ㄱㅈ ㅈㅈㅎ ㅎㅇ ㅇㅂㄹ ㄴㄲㅂㄹ!』
왠지 모르겠지만 나는 알 것 같았다.
내가 얻을 기술이 무엇인지를.
[기술 : 용의 투지를 획득했습니다!]검붉은 마나의 오라가 내 몸을 휘감았고, 나에게 돌진해오던 세 사람의 몸뚱이가 허공을 날았다.
이민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곤,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오라라고?”
그녀의 말대로 어설픈 형태지만 확실히 오라다.
물론 내 마음대로 조절이 되는 것 같진 않는데… 없는 것보다야 낫지.
타닷-!
나는 곧바로 이민희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뻗었다.
이민희는, 양태윤을 방패로 앞에 세워 내 공격을 회피했다.
피융-!
그와 동시에 한지훈의 화살이 나를 향해 쏘아졌다.
6발의 마법 화살은 치명적인 급소만을 노리고 있었다.
텅-!
그러나 용의 투지가 만들어낸 오라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화살 세례를 완벽히 막아주었다.
오라는 방어를 한 뒤, 한지훈에게 뻗어가 공격을 시도하기까지도 했다.
그러나 내가 쉴 틈은 없었다.
탕-! 탕-! 탕-!
커다란 총성이 3번 들려왔다.
그 소리와 함께 내 앞으로 사람 크기의 탄환 3발이 날아왔다.
아마도 이건 맥스의 기술이다.
오라를 두르고 있다지만, 저 거대한 탄환에 정면으로 맞서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나 여기 어둠 속에 있다!”
풍덩-!
그렇기에 나는 미로의 벽이 만들어낸 거대한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겼다.
나는 잠시 그림자 속에서 서성이다가, 뛰어올라가도 괜찮을 것 같은 부근에 자리를 잡았다.
첨벙-!
곧바로 그림자를 박차고 힘차게 뛰어올랐다.
그 직후, 그 녀석이 사용했던 것처럼 왼손에 상당량의 마나를 응집시켰다.
“태산을 뒤흔드는 거대한 힘이여! 지상에 있는 모든 것을 무너뜨려라!”
마운틴 스트라이크.
마동훈에게서 얻은 그 기술로 바닥을 내리찍었고, 순간 시야가 하얗게 물들었다.
콰쾅-!
바닥에 커다란 균열이 일었다.
그 균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고, 이윽고 나를 공격하던 3인과 이민희를 집어삼켰다.
마력 200이 넘어가는 초능력자가 사용한 이 기술의 위력은 내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강력했다.
쿠구구구-!
내가 바닥에서 손을 뗀 뒤에도 땅이 진동한다.
마운틴 스트라이크는 이 상태로 몇 초간 이 주변에 서있는 모든 것을 유린할 것이다.
주변을 슥 둘러보니 이민희에게 조종당하던 3인은 이미 피를 토하며 바닥에서 몸을 경련하고 있었다.
무사하면 좋겠지만, 지금은 내 걱정이 우선이다.
“재밌어! 역시 재밌어 대용아!”
물론 이 무식한 기술을 맞고도 서있는 악인이 남아있으니까.
저 여자가 쓰러지기 전까진,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하하하하하!!』
이민희가 광소(狂笑)하자, 그녀의 뽀얀 피부가 검은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머리에는 붉은색 뿔이 두 개 튀어나왔고, 등에서 꼬리가 하나 돋아났다.
홍채 역시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마동훈보단 덜 흉측하지만 그녀도 결국 반마의 본색을 드러낸 것이었다.
[누군가의 빙의로 인해 세계가 인과율을 조정합니다.]그때, 내 옆에서 상태메시지가 떠올랐다.
그것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유형의 메시지였다.
[등장인물 : 강대용에겐 ■■의 ■■이라는 존재가 깃들었음.] [그에 따라 신세계교가 강대용을 주목하기 시작함. 또한, 신세계교가 등장인물 : 이민희에게 ‘작은 색욕의 파편’을 하사함.]도대체 이게 뭐야.
최유성의 회귀만이 인과율에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라고?
아니. 이건 그렇다 치고, 이민희도 파편 소유자라니.
이러면… 지체할 시간이 없겠어.
나는 순식간에 그녀를 향해 주파했다.
그리고 핵 매콤주먹을 이민희의 안면을 향해 휘둘렀다.
『소용없어! 내 마나 실드면 그런 주먹 쯤은….』
[그건 이 대용위키가 설명해주지! 가 용의 투지가 있으니 주먹을 밀어 넣으라고 합니다!]파칭-!
“억!”
핵 매콤주먹은 이민희의 마나실드를 뚫고 그대로 그녀의 턱을 강타했다.
그녀의 얼굴에서 얼떨떨한 표정이 스쳐지나갔지만, 그렇다고 내 주먹은 멈추지 않는다.
레프트 어퍼컷.
라이트 스트레이트.
레프트 훅.
라이트, 레프트, 라이트, 레프트 잽.
차례대로, 그리고 고루고루 그녀의 안면과 흉부, 복부에 때려 박았다.
파편으로 강화된 육체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몸이 망신창이로 터져 나가는 게 눈에 보였다.
『하, 하하하! 대용아! 더, 더 때려줘!』
…이런 씨발.
이 미친 여자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그렇다면, 이건 어떠냐.
“폭발 예술의 완성은 흑염이다!”
그녀의 두 어깨를 붙잡고 커다란 목소리로 흑염의 주문을 외쳤다.
퍼엉-!
언제나처럼, 경쾌한 폭발음과 함께 우리는 폭발했다.
마력이 높아졌기에, 폭발의 위력은 그 전보다 몇 배는 강했다.
***
[해방 시간 – 5 : 30] [정신 침식률 – 14%]“헉… 헉… 돌아와.”
결국 흑염을 사용한 뒤에도 쓰러지지 않아서 한참을 더 쥐어박아야 했다.
역시 파편을 가진 반마는 혼자 쓰러뜨리기 너무 벅차다.
마법사인 이민희라서 망정이지 마동훈같은 육체파였으면 분명 나는 끝장이었다.
『꽤 많ㅇ 침ㅅㄷㄱㄴ.』
“욱! 우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