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30
부디 인과율의 조정으로 적들이 강해지지 않길 바라며, 나는 미지의 세상으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다음화에 계속
Episode.12 : 백설의 프라이드 (2)
한강의 마경은 열대지방에나 있을 법한 커다란 섬이 구현되어 있는 곳이다.
해변에서는 어류, 갑각류형 같은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물들이 출현하며, 수풀이 우거진 밀림에서는 곤충, 포유류, 파충류형 등 다양한 종류의 마물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촤아아-
에너지가 넘실거리는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에메랄드빛 바다였다.
아무래도 우리는 한강 마경의 해변 쪽으로 입장한 것 같다.
“생도 분들은 잠시 대기해주세요.”
정상훈은 스마트폰을 톡톡 두드리며 뭔가를 설정하고 있다.
아마 출구인 이곳의 좌표를 정확히 남기기 위한 작업의 일환일 것이다.
“좌표는 제가 기억해놓았고, 이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겠습니다.”
-네!
“모두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서 마물을 사냥하게 될 텐데, 일단 밀림으로 들어갈 조와 해변에서 머무를 조를 나누도록 할게요.”
그는 사다리 타기 어플을 이용해 공정하게 조를 나누었다.
밀림 : 2조/ 3조/ 5조
해변 : 1조/ 4조
아쉽게도 이 부분은 원작 그대로다.
이렇게 되면 4조가 변종 마물을 만나는 건 필연적인 이야기가 되겠다.
“프하! 오늘은 SHA에 전학 온 뒤 처음으로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될 겁니다!”
“이걸 휴대용 드론으로 영상 각을 잡네….”
물론 원작과는 조금 다른 조도 있다.
이상은이 추가된 2조는 좀 더 시끌벅적할 것이다.
윤희진만 있어도 전투할 때 시끄러울 텐데, 이상은의 쌍권총이 난사된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소란스러울지는 안 봐도 뻔하다.
“애들아 이따보자!”
윤희진은 우리에게 크게 손을 흔들며 밀림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밀림 조가 밀림 쪽으로 들어서자, 정상훈은 오른쪽과 왼쪽을 번갈아 가리키며 우리에게 말했다.
“1조는 왼쪽으로 가시고, 저희 4조는 오른쪽으로 가겠습니다!”
양옆으로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을 쭉 둘러보며 나는 생각했다.
부디, 전개가 완전히 바뀌어서 변종마물이 등장하지 않기를.
그게 아니라도 원만하게 사건이 끝나기를 말이다.
***
우리 4조는 10분 째 파도소리만 들으며 모래사장을 걷고 있다.
아직까진 마물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상황.
그것이 의아했던 모양인지, 백설이 먼저 정상훈에게 물었다.
“정상훈 영웅님. 얼마나 더 가야하나요?”
“조금만 더 가면 마물이 대량으로 출몰하는 포인트입니다! 저기 보세요!”
갯바위가 즐비한 지대에 들어서자, 다수의 마물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징그러운 형태의 갈색촉수 갯강구와 단단한 껍질을 가진 진주집 소라게의 군체였다.
“지금부터 40분간 마물을 잡아보겠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을 관찰하고, 보완해야할 점을 피드백 해드릴게요.”
조원들은 제자리에 멈춰 서서 무기를 꺼냈고, 나 역시 가방에서 너클을 꺼냈다.
내 너클을 보는 백설의 눈총이 따가웠지만, 실제 마물을 상대로 각인철 너클을 사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순 없다.
물론 마물을 잡는 건 잡는 거고, 나는 사건에 대비한 보험을 하나 만들어놓기로 했다.
“정상훈 영웅님.”
나는 슬쩍 정상훈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동네 형 같은 친근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네. 강대용 생도. 질문이 있으신가요?”
“그게 아니고,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말씀해보세요.”
이 정상훈이란 영웅은 살짝 우둔하지만, 심성이 원채 착하니까 내 부탁을 들어줄 것이다.
인과율의 조정이나 정보창의 변화도 없어 보이니까 원작 그대로겠지.
“이따가 제가 이상한 걸 발견하면 소리를 칠 수도 있는데, 그 때 생도들이 공격하는 걸 막아주실 수 있나요?”
“음… 이상한 게 나올 리는 없지만, 알겠습니다. 최대한 제가 통제해볼게요.”
그는 내 어깨를 두드려주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 순간만큼은 B급 영웅에 불과한 그가 든든한 우군으로 비춰졌다.
정상훈은 나와 얘기한 후, 바로 생도들에게 공격 허가를 내렸다.
“자! 아무렇게나 공격해 보세요!”
피융-!
정상훈의 외침과 함께 한승연의 마법화살이 쏘아져 갯강구의 대가리에 박혔다.
그걸 본 백설은 곧바로 기술을 캐스팅했다.
“강철비.”
백설이 나지막하게 주문을 읊자, 그녀의 주변에서 무수히 많은 칼날들이 비산했다.
그 칼날은, 눈 깜짝할 새 갯강구 쪽으로 날아갔다.
파바바바박!
칼날의 세례를 받은 갯강구들은 살점과 피를 튀기며 무참히 찢어졌다.
그 옆에서 잠자코 있던 소라게 무리는, 기괴한 울음소리를 내며 우리 쪽으로 빠르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강대용 후배 님, 저놈들은 우리가 맡죠!”
“네!”
소라게류 마물의 껍질 윗부분은 웬만한 금속보다 훨씬 단단하다.
그러니 껍질의 강도가 매우 약한 아랫부분을 노려야 하는데….
팍-!
그래서 나는 달려오는 소라게에게 있는 힘껏 앞차기를 날렸다. 내 힘이 강해졌기에, C급에 불과한 소라게는 그대로 뒤집어졌다.
2학년이라 노련한 성현민도 대검으로 소라게를 넘어뜨렸다.
“잘하고 있어요! 후배님!”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였다.
발이 빠른 소라게류 마물을 다수 상대할 때는, 이렇게 전위 선 사람들이 신속히 뒤로 넘어뜨려줘야 한다.
콰드득-!
『가가가각….』
그래야 넘어진 소라게를 후위에 선 사람들이 정리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생도인 백설과 한승연은 우리가 넘어뜨린 즉시 칼날과 화살로 소라게를 사살했다.
그 과정이 반복되며, 20분 정도 일방적인 학살극이 이어졌다.
“후!”
“모두 고생했어! 선배님도요!”
“후배님들이야말로 고생 많으셨어요.”
“나쁘지 않았네.”
몇 백은 되어보였던 마물의 군세는 우리의 협동 공격으로 전부 쓰러뜨릴 수 있었다.
물론 전방에 선 나와 성현민은 비린내 나는 마물의 체액으로 샤워를 했지만, 그만큼 후위에 선 사람들도 마물을 정리하느라 고생했으니 역할 분담은 제대로 된 것이다.
“와! 진짜 좋은 전투였습니다! 수고 많았어요! 이거 피드백 할 부분이 거의 없겠는데요?”
우리를 지켜보던 정상훈은 눈을 휘둥그레 뜬 채 4조의 전투를 극찬했다.
그는 흠흠 헛기침을 흘리며 우리에게 말했다.
“좋은 팀워크였어요. 뒤로 잘 뒤집어지는 소라게의 약점을 잘 이용했네요. 물론 그 과정에서 전위 두 분이 아주 처참한 몰골이 되었지만… 그래도 너무 잘하셨습니다!”
정상훈은 40분이 걸릴 줄 알았던 전투가 20분 만에 끝나버려서 당황한 듯 보였다.
그는 더 잡을 마물이 없나 주위를 두리번거렸고, 우리는 숨을 돌리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키라아아악!』
그러나 그 휴식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물속에서, 어류와 인간을 섞어놓은 모습의 괴물들이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뭐야 저거?”
“머맨… 같군요. C+급의 마물입니다.”
“흥. 좀 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마저 정리하고 쉬도록 하죠.”
벌써 저 변종들이 튀어나오다니.
절대 놈들과 싸워선 안 되는 걸 알기에, 나는 다급히 조원들에게 외쳤다.
“공격하지 마!”
콰직-!
그러나 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조원들은 이미 머맨들을 도륙내기 시작했다.
백설의 강철비가 머맨들을 여러 조각으로 분리시켰고, 성현민의 대검이 녀석들을 두 동강, 세 동강으로 갈라버렸다.
한승연의 화살은 꽂힌 상태로 마나의 뿌리를 뻗어 머맨의 신체를 터뜨렸다.
터지고 조각조각 찢긴 사체들은, 갯바위와 모래사장으로 흩뿌려졌다.
“뭐야. C+급이라더니 너무 약한데?”
“그러네요. 머맨은 이렇게 쉽게 터지는 마물이 아니라고 들었는데….”
씨발. 당연하지.
그 놈들은 평범한 머맨이 아니니까.
그러니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빨리 이 장소를 벗어나자고 설득해야한다.
“빨리 도망쳐야 해요!”
“생도 분들, 공격을 멈추세요!”
내 다급한 몸집을 지켜보고 있던 정상훈은 약속대로 생도들의 움직임을 통제했다.
당연하지만 나와 정상훈의 행동은 다른 생도들에게 이상하게 비춰질 거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나를 믿어줄 리 없다.
“헉! 저거 봐!”
한승연이 경악하는 목소리로 우리에게 외쳤다.
부서진 머맨의 사체가 꿈틀거렸다.
그리고 빠르게 그 크기를 불리며 어떤 형태로 변하기 시작한다.
『키아아라아락!』
…이러면 늦었다.
이미 우리 주변에 떨어져있던 사체들이 새로운 머맨으로 분열되었다.
분열된 머맨은 금방 우리를 포위하듯 둘러쌓았다.
그 수가 적어도 백은 되어 보였다.
“뭐야. 떨어진 신체조직에서 새로운 머맨이?”
“분열하는 마물은 꽤 흔하니까, 분열을 못할 때까지 베면 될 겁니다. 보통 저런 녀석들은 한계치가 있어요.”
나는 성현민의 한 말에 곧바로 반박했다.
“평범한 분열이 아니에요. 절대 베면 안 됩니다!”
“아, 호들갑 좀 떨지 마.”
하지만 백설은 또 내 말을 무시하고 지팡이를 뻗었다.
나는 곧바로 그 지팡이를 꽉 붙잡고 그녀에게 최대한 진지한 어투로 말했다.
“진짜 내 얘기 한 번만 들어봐.”
“야. 지팡이에서 손 안 떼?”
“들어보라고 씨발.”
나는 어쩔 수 없이 욕까지 뱉으며 강하게 말해야 했다.
백설은 어깨를 살짝 움츠리더니, 이내 콧방귀를 한 번 뀌곤 지팡이를 내렸다.
“놈들이 우리를 파악하느라 움직이지 않는 지금이 기회니까 잘 들어요.”
이미 사달이 터져서 어쩔 수 없지만, 이 이상 분열되는 건 반드시 막아야한다.
나는 속사포처럼 말을 뱉었다.
“저놈들은 씨큐컴벌 머맨입니다.”
“씨큐… 뭐라고요?”
“이름이 생소하실 겁니다. 아는 사람만 아는 변종이거든요.”
놈들은 파란해삼을 주식으로 하는 씨큐컴벌 머맨.
그 특징을 아는 영웅들은 씨벌머맨이라고 부르는 골치 아픈 녀석들이다.
“그래서 저보고 막아주라고 한 거군요. 그나저나 강대용 생도는 어떻게….”
“잠자코 들어요.”
『키아아하학학!』
어느새 셀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난 머맨들은, 우리를 비웃듯이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저건 놈들이 공격을 준비하는 신호다.
“놈들은 무한으로 분열하고 증식합니다. 심지어 분열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요.”
“……그게 정말이에요 생도님?”
“네.”
『키아캬아아오!』
한 머맨이 포효하자, 머맨의 군세가 우리를 향해 물 밀려오듯이 들러붙기 시작한다.
우리를 파악하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가 끝난 것이다.
“백설! 어서 차단막을 생성시켜!”
“…알았어.”
백설은 황급히 지팡이로 땅바닥을 내려찍었다.
“차단하라!”
우리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한순간 은백색 섬광이 빛났고, 곧 차단막이 펼쳐졌다.
조원들은 퀭한 표정으로 차단막 너머를 주시했다.
머맨들은 포기하지 않고 이빨과 발톱으로 차단막을 계속 긁고 있다.
“강대용 생도.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정상훈은 다급한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지금 상황에서 그가 해줄 것은 하나 밖에 없다.
“일단 구조 신호를 보내세요. 그 정도는 구비하고 들어왔잖아요.”
“알았어요!”
이대로 최유성이 올 때까지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다만, 그러기엔 조금 문제가 생겼다.
[어떤 이들의 회귀와 빙의로 인해 인과율이 조정이 이뤄집니다.] [최유성은 이미 저번 생에서 백설을 구해냈음. 게다가 이번 회차에선 ■■의 ■■가 깃든 강대용이 그녀의 곁에 있음.] [그러므로, 이번 회차에서 4조를 습격하는 씨큐컴벌 머맨의 힘과 민첩을 180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함.]이 메시지의 의미가 뭐냐면, 한마디로 큰일 났다는 거다.
힘이 180이나 되는 녀석들이 차단막을 계속 두들기면, 최유성이 오기도 전에 반드시 무너질 테니까.
“일단 구조 신호는 보내놨으니까 조금만 버텨봅시다. 백설 생도. 차단막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 것 같나요?”
“……5분이 한계에요.”
“그럼 못 버텨.”
말은 이렇게 했지만, 절망하긴 이르다.
어쩌면 최유성이 오기 전에 내가 정리할 수도 있을 거다.
왜냐하면 녀석들의 ‘약점’이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인과율의 조정 메시지에 없었기 때문이다.
“백설. 지금부터 내 말대로 움직여 줘.”
“어떻게 하면 되는데.”
100마리 이상으로 불어난 머맨들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는 방법.
오로지 내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그 기술뿐이다.
“일단 이 주변에 ‘무중력장’을 발동해. 우리에겐 무중력 상태가 되지 않도록 ‘매직 쉘’을 씌워주고.”
“내 기술을 어떻게 전부…?”
“…공중에 뜬 머맨들을 ‘아이언 마그넷’으로 전부 한 곳에 뭉쳐줘. 폭발 기술을 쓸 거니까 최대한 거리가 떨어진 곳에.”
“아니. 내가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어떻게 알고 있냐니깐?”
“그걸 따질 때가 아니잖아. 차단막 깨지면 우리 다 죽는다고!”
백설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날 봤지만, 차단막을 긁고 있는 머맨들을 보고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너… 끝나고 나서 전부 설명해.”
“알았으니까 어서! 이 차단막에 소모되는 마나 아껴야 하니까!”
그녀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뒤 차단막을 해제했다.
그 직후, 지팡이로 다시 한 번 땅을 내리찍었다.
“매직 쉘! 무중력장!”
『캬아락아라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