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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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까.
얘는 왜 또 갑자기 나한테 갠톡을 했지?
전혀 이유를 모르겠어서 일단 짧게 답장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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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
[백설]– 그렇게 잘 싸우면서, 그때 왜 굳이 최유성한테 도움을 구한 건데? 괜히 힘이라도 숨기겠다고 그런 무모한 짓을 한 거야?
– 이거 말고도 나 너한테 물어볼 거 많아.
– 너 그때 나한테 했던 말들 무슨 의미였어? 그런 말들이 나한테 위로가 될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지?
– 그거 진짜 큰 착각이야. 앞으론 그런 식으로 오지랖 부리지마. 존나 재수 없으니까.
– 아무튼 30강은 꼭 뚫어라. 누가 조언을 해줘야하는 입장인지 똑똑히 깨닫게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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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손에 모터라도 달았나. 어찌 이리 빠르게 코톡이 내려가는 걸까.
나는 결국 그녀의 코톡을 사뿐히 읽씹하고 알람을 끈 다음, 알리사와의 갠톡으로 화면을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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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사]– 대용님 재빈님이랑 희진님이 이번 기회에 톡방을 만들자 해서 깜짝 초대를 하게 됐어요!
– 혹시라도 불편하셨으면 죄송해요….
괜찮아 –
[알리사]– ㅎㅎ 다행이네요.
– 아! 대련 진짜 잘 봤어요. 너무 많이 때리시던데 손은 좀 괜찮아요? ㅠ.ㅠ
– 오늘 30강도 치러야 하니까 남은 시간 동안 몸조리 잘 하세요! 심지어 다음 상대로 상은님을 이겼던 그 분이 올라올 수도 있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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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자기가 속한 스타디움에도 강한 생도들이 모여 있는데 나를 먼저 걱정하네.
게다가 걔네들이 하자고 해서 톡방까지 파고… 그냥 원작의 알리사랑 완전 다른 사람이구만.
“후훗.”
그런데 왜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일까.
하긴. 사실 이런 알리사도 나쁘진 않지… 아니, 오히려 좋아.
나는 바보처럼 실실 쪼개며 알리사에게 카톡을 계속 보내기 시작했다.
타닥, 타닥.
그렇게 그녀와 즐겁게 카톡을 한 지 5분 정도 지났을까.
“그대의 대련은 아주 잘 봤다.”
내 옆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의 해피타임을 방해한 사람은 바로, 30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다분한 최성아였다.
“…그러냐.”
“그 오태식이 맥을 추리지 못하다니. 역시… 그대는 내 기대 이상이야.”
그녀는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바로 옆에 앉아있었다.
최성아는 뭔가 만족스러워하는 눈빛으로 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는데, 눈동자가 짙은 푸른색이라서 그런지 어째 좀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그대는 역시 나처럼 힘을 숨기고 있었던 모양이군.”
“…….”
“처음부터 나와 동류의 느낌이 들긴 했다. 그대에게서 느껴지는 힘. 내겐 꽤 익숙한 것이었거든.”
이 여자는 뭔 개소리를 하는 걸까.
최유성도 못 느끼는 걸 무슨 수로 자기가 느낀다는 거지?
“어쨌든, 오후에 있을 30강 대련을 기대하고 있겠다.”
그런 물음표가 떠오름과 동시에, 최성아는 자기 할 말만 하고 곧바로 자리를 떠버렸다.
무척 가벼운 대화였지만, 나는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끼고 어느새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조심해야겠어.”
그녀의 말투 때문에 긴장감은 떨어졌지만, 그녀 역시 신세계교에 협력하고 있는 협력자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
다음 경기까지 시간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SHA 채널 LIVE 방송’에 접속했다.
이번엔 60강의 마지막 대련이 진행될 차례였다.
내가 굳이 제 2 스타디움의 대련을 중계하는 채널에 접속한 이유는, 이번 대련 시험에서 가장 큰 난관이 될 생도의 힘을 미리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이 생도를 보기 위해 대련 관전을 신청한 분들도 많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네! 그야말로 ‘역대급’ 생도라고 평가받고 있죠. 많은 분들이 기다리시던 대련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도가 입장하실 때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최유성 생도, 입장합니다!]-와아아아!
-꺄아아아악!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놀랐다.
아무리 이 세계에서 영웅의 위상이 높다지만, 아직 영웅이 되지도 않은 일개 생도의 인기가 이 정도로 높다는 게 믿겨지지 않았다.
[대련 시작!]삐익-!
어쨌든 상대방 생도인 안택원의 입장도 끝났고, 곧 최유성의 대련이 시작됐다.
휘슬이 울렸음에도 최유성은 검을 빼들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제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손을 앞으로 뻗을 뿐이었다.
[아! 최유성 생도가 손을 뻗자, 안택원 생도의 다리가 꽁꽁 얼어붙습니다!]절대영도(Absolute zero).
최유성이 지정한 곳을 순식간에 얼려버리는 기술.
환영검과 다소 겹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환영검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때문에 조무래기들은 보통 그 두 기술의 조합으로 잡는 것이 보통이였다.
그리고 최유성에게 있어서, 이 학교에 있는 모든 생도들은 조무래기에 불과했다.
[최유성 생도가 뭐라 말하려는 듯 보이는데요! 여기서 트레이드마크를 하나 꺼내드나요!]– 검이여.
최유성이 그렇게 읊조리자, 대련장 바닥에서 작은 크기의 얼음 기둥이 여럿 솟아올랐다.
그 수가 대략 서른은 되어보였다.
채앵-!
그 얼음기둥들은 순식간에 최유성이 허리에 짊어지고 있는 검과 유사한 형태로 변했고, 곧 그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촤라라락-
찬연한 푸른빛의 궤적을 그리며 공중으로 비산한 환영검들은, 최유성의 주위에서 둥글게 맴돌았다.
그것도 잠시, 표적을 겨냥이라도 한 것처럼 안택원이 서있는 방향으로 칼끝을 날카롭게 세웠다.
“…미친.”
그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저게 최유성이 가진 극히 일부의 능력이라는 사실에 잠시 정신이 아득해졌다.
11회차 초반부도 그렇게 사기였는데, 저 미친놈은 어째 이번 회차에선 더 강해진 것 같았다.
[아! 대련이 시작된 지 몇 초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고비입니다!] [안택원 생도는 궁사인데 상대가 너무 안 좋네요.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순 없겠죠? 안택원 생도, 이 위기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지!]최유성의 상대인 불쌍한 안택원의 표정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화면에서 그가 입술을 질끈 씹는 것이 포착되었다.
아마도 그는 알고 있을 터이다.
저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를.
– …항복할게.
결국 안택원은 곧바로 항복을 선언했다.
***
60강 대련은 그렇게 2시에 끝이 났다.
예상대로 최성아는 상대방이었던 키무라를 최유성과 비슷한 방법으로 처참히 무너뜨렸고, 최유성 무리에 속한 최상위권 생도들 또한 자신의 상대들을 부셔버렸다.
“최유성, 너는 어째 중학교 때보다 더 쌔진 것 같냐.”
“하하. 그래 보였나? 그냥 중학교 때처럼 한 것뿐인데….”
60강이 끝난 뒤, 나를 포함한 최유성 일행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다 같이 점심을 먹었다.
식사시간 내내 나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보던 백설 때문에 하마터면 체할 뻔했지만, 다행히 그녀는 달리 아무 말도 걸어오지 않았다.
“대용님 이번 대련도 파이팅!”
“날 이긴 전학생한테 본때를 보여줘!”
점심을 먹은 뒤, 우리는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배정된 스타디움으로 갈라졌다.
제 1 스타디움에 배정된 나는 다시 혼자가 되었고, 조용히 벤치에 앉아서 다른 스타디움에서 있었던 대련의 리플레이나 보면서 시간을 때웠다.
“강대용 생도. 입장 준비하도록.”
“넵.”
그리고 마침내, 때가 되었다.
사실 막상 코앞으로 다가오면 무척 긴장이 될 줄 알았는데, 내 재능 때문인지는 몰라도 도리어 평온할 뿐이었다.
나는 곧 담당 교관에 뒤를 따라서 대련장 입구 앞에 섰다.
[자, 영웅업계에 파란을 불러온 요주의 생도죠! 지금 모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다크호스!]그런데 캐스터가 나를 소개할 때 말하던 멘트가, 아침과는 확연히 달라진 걸 들을 수 있었다.
아니. 오태식 한 번 이겼다고 저런 수식어까지 붙여가면서 소개해준다고?
그리고 뭔데 아직도 실검에 올라가 있어?
최성아와 대련하는 것보다, 어째 실검에 올라가 있다는 부분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하지만 그 잡념을 심호흡 한 번으로 떨쳐버리고, 나는 당당히 대련장으로 입장했다.
[강대용 생도, 입장합니다!] [최성아 생도, 입장합니다!]나와 마주 보고 선 최성아는, 매우 즐거워 보이는 표정을 띠고 있었다.
최성아가 웃는 일은 설정 상 정말로 흔치 않다.
그녀에게는 ‘감정’이라는 요소가 보통 인간에 비해 매우 결여되어있기 때문이다.
즉, 그녀는 그 결여된 감정의 한 줌을 쥐어짜서 저런 표정을 만들 만큼 나와의 대련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 아무거나 하도록.”
최성아의 얼굴을 보며 상념에 잠겨 있던 그때, 심판이 우리에게 체념한 듯이 말했다.
격려의 말 대신 하고 싶은 말이라.
아마도 내가 오태식한테 외쳤던 것과, 최성아가 키무라에게 외친 것 때문에 그런 거겠지.
“어둠의 힘을 다루는 자여. 부디 나를 실망시키지 말아다오.”
그리고 역시나 최성아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말을 하며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 손을 받지 않고 씨익 조소하며 맞받아쳤다.
“쿠쿡… 어리석은 자여. 나의 어둠이 느껴지는가?”
그렇게 나와 최성아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중2병 더비’를 성사시키고야 말았다.
다음화에 계속
Episode.18 : 계약(契約)
30강이 시작된 시각, 신세계 교회.
가장 넓은 사도의 집무실에서, 변 사도는 편안한 소파에 앉아 TV를 틀었다.
그는 제 1 스타디움의 대련을 중계하는 KCS 채널로 채널을 돌렸고, 언짢아하는 표정으로 화면을 바라보았다.
똑똑.
그때, 집무실의 입구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변 사도는 노크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었기에 곧바로 대답했다.
“들어오십시오.”
그러자 문을 열고 후줄근한 행색의 홍 사도가 조심스러운 기색으로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이상한 조합의 간식이 들려있었다.
“변 사도님. 녹차랑 팝콘 가져왔습니다. 팝콘은 시키신 대로 카라멜 맛입니다.”
“고맙습니다.”
변 사도는 괴상한 입맛의 소유자였고,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이런 식으로 홍 사도에게 군것질거리를 부탁하곤 했다.
홍 사도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군것질을 즐기는 변 사도가 이해되지 않았으나 그것에 대해서 뭐라고 하진 못했다.
변 사도는, 간식을 받아든 다음 홍 사도에게 뜬금없이 말했다.
“역시 쉽지가 않군요.”
변 사도의 머릿속에선 오늘 아침에 보았던 충격적인 장면이 아직도 아른거렸다.
‘본 교회’에서도 유망 인력으로 평가받았고 ‘폭식의 파편’까지 하사받았던 그 오태식이, 타겟으로 삼고 있는 사내에게 무참히 무너졌던 그 장면이.
“네? 아, 강대용 말씀이십니까? 솔직히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마동훈과 이민희를 쓰러뜨렸다고는 하지만….”
“뭐,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칠마신’을 품을 그릇을 가진 육체니까요.”
신세계교의 원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칠마신 중 일부를 강림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강했던 ‘폭식’과 ‘분노’, 그리고 ‘교만’의 현신(現身)이 될 육체가 필요했다.
변 사도가 지금껏 지켜본 강대용은 그 중 ‘폭식’의 현신이 될 그릇에 재격이었고, 그를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교회로 끌고 올 생각을 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성장했군. 무슨 마법을 부린 거지? 혹시 색욕께서 말씀하신 그 자들과 접촉한 건가.’
하지만 그가 손을 쓰기 힘들 정도로 강해졌다면 고민을 좀 해야 했다.
말로 넘어올 것 같은 호구도 아니고, 무력으로도 누를 수 없다면 좀 더 강경한 수단을 사용할 수밖엔 없었다.
“홍 사도님.”
“네, 변 사도님.”
“혹여나 최성아 양까지 저 사내에게 질 경우엔, 빠른 시일 내에 ‘베히모스’를 SHA로 보낼 예정입니다.”
“베, 베, 베히모스를요? 본 교회에서 허가가 떨어진 겁니까?”
베히모스(behemoth).
현 신세계교의 실세 중 하나인 ‘색욕’의 주도하에 만들어진, 마물과 인간을 억지로 융합시켜 만든 키메라.
비록 프로토타입이긴 했지만 베히모스의 전투력은 검증된 지 오래였고, 이젠 명령을 따르는지만 확인하면 실전에까지 투입시킬 수 있었다.
“네. 안 그래도 오늘 아침에 본 교회에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곧 ‘통제 가능한’ 베히모스 중 한 마리를 보내줄 테니, 요긴하게 사용하라고 말입니다.”
명령을 인지할 수 있게 된 베히모스는 반마 추종자들과 더불어 신세계교의 든든한 전력이 될 터였다.
변 사도는 그 베히모스를 이용한, 다소 위험한 계획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대련 시작!]그런 계획을 구상하고 있던 중, TV에서 강대용과 최성아의 대련이 시작됐다.
***
삐익-!
사아아아-
휘슬이 울리자마자, 최성아의 극빙의 영역이 대련장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그녀는 최유성이 환영검을 소환할 때와 똑같이 ‘검이여.’라는 주문을 중얼거렸고, 곧 최성아의 등 뒤에서 열 자루의 환영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먼저 들어 오거라.”
…저 여자는 아주 신난 모양이다.
허나, 그녀와 달리 나는 무척 차분했기 때문에 섣불리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
“그쪽이 안 온다면 이쪽에서 먼저 간다!”
타다다닷-!
최성아는 살얼음판을 주파하여 금방 내 앞에 다다랐다.
역시 감정이 거의 없는 만큼 겁도 없어서, 내 예상대로 거침없이 선공을 가져간 것이다.
슉-! 슉-! 슉-!
허공에서 활공하던 환영검 열 자루와 그녀가 휘두르는 검이 동시에 나를 노렸다.
어찌 보면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나는 당황하지 않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파칭-!
용의 투지가 환영검을 으스러뜨리고 내 주먹이 검을 튕겨낸다.
동시에 나는 최성아의 뺨을 향해 카운터펀치로 왕의 주먹을 날렸다.
“어둠왕의 주먹이다!”
팡-!
최성아는 그 공격을 피하지 않았다.
주먹에 맞은 그녀의 뺨에서 뭔가 터지는 소리가 났고, 뺨은 붉게 상기되었다.
“후후… 그래. 어둠왕이란 말이지.”
그럼에도 최성아는 이상한 말을 지껄이며 검을 휘두르는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그 속도가 지금껏 경험한 그 어떤 공격보다도 빨랐다.
깡! 깡! 깡! 깡!
그녀의 검이 내 주먹과 용의 투지에 부딪치며 금속음을 만들어냈다.
소리의 템포는 갈수록 빨라졌다.
“좋다, 어둠왕! 너의 힘으로 나를 즐겁게 해보아라!”
최성아는 매우 흥분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속도를 올렸다.
나는 그 난타를 잘 막거나 튕겨내고 있었지만, 이것도 몇 초가 한계일 거라는 불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