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49
그것을 본 관객들 사이에서 정적이 흘렀다.
많은 사람들이 결과를 믿지 못하고 있었다.
전광판에는, 분명 어제 개막전과 똑같은 결과가 떠올라있었으니까.
– 나의 어둠이여. 그자에게서 힘을 거두어라.
어제와 같은 주문을 외치는 강대용을 본 관객들은 그제야 확신할 수 있었다.
148위의 권사 생도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을, 그것도 마법사를 상대로 손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데미지를 전혀 받지 않은 채로 승리했다는 것을.
– 승자는 강대용 생도!
[퍼, 퍼펙트 게임이 한 번 더 나왔습니다!]– 와아아아아!
그 사실을 직시한 관객들은 크나큰 함성을 내질렀다.
그 경기 직후, 강대용의 이름은 모 사이트에서 다시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
16강의 첫 대련.
나는 신세계교가 심어둔 추종자, 안정훈을 상대로 승리했다.
[악의 기운을 가진 자와 맞붙어서 승리를 쟁취했습니다.] [안정훈이 가진 악의 기운이 정수에 축적되었습니다.]“휴!”
다행이다.
어제 입은 부상을 회복할 시간을 조금이라도 갖기 위해 일부러 손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어찌어찌 발차기로만 안정훈을 마무리했다.
“운이 좋았다.”
이번 대련의 전투방식은 그가 마법사여서 가능했다.
만일 육체계 영웅이었다면, 이 만신창이가 된 손을 필연적으로 사용해야만 했을 거다.
하지만 사용하지 않았다, 나는 그 사실에 안심하며 생도 전용 통로을 통해 대기실까지 걸어갔다.
그렇게 내가 걸어가던 도중, 갑자기 생도 대기실의 문이 벌컥 열리는 것을 보았다.
그 문을 열고, 황재빈과 윤희진, 그리고 알리사가 튀어나왔다.
“응?”
뭐지? 아직 자기들 나갈 차례도 아닌데 왜 나오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녀석들이 심상치 않은 눈빛을 하고는 곧장 내게로 다가왔다.
“야, 강대용.”
“대용아.”
“대용님.”
“……?”
황재빈은 자신의 지갑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꺼냈다.
뒤에 있던 윤희진과, 그 옆에 있던 알리사도 지갑과 핸드폰 케이스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리고 세 사람은 갑자기 동시에 내게 뭔가를 내밀었다.
그것들은 각각 다른 디자인을 가진 명함이었다.
“너, 2학년부터 우리 누나가 길드장으로 있는 ‘황제’로 들어와라.”
“아냐 대용아, 우리 언니가 있는 펜리르로…”
“대용님, 다 무시하세요. 당연히 저랑 같이 임모르탈리스로 가셔야…!”
그리고 금수저들의 갑작스러운 영입 신경전이 펼쳐졌다.
다음화에 계속
Episode.20 : 유명세 (2)
나는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세 사람을 마주하고서 잠시 머리가 멍해졌다.
이 녀석들이 갑자기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어째서 최유성한테 일어나야 하는 이벤트가 나한테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그 다음으로 들었다.
“사전컨택은 불법이야.”
나는 일단 그 한마디로 녀석들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고 대기실 쪽으로 걸어갔다.
그럼에도 녀석들은 뭐라, 뭐라 말하며 나를 뒤쫓아왔다.
“야, 생도끼리는 이 정돈 괜찮아. 우리 길드로 오면 아티팩트 지원 빵빵하게….”
“대용아, 진짜 우리 언니가 너 마음에 들어 하더라! 오면 직속 팀에서 편하….”
“우리 어차피 결혼도 해야 하는데 그냥 유럽으로….”
게다가 녀석들을 피해서 들어온 대기실에서마저도 다른 생도들의 이목이 내게로 집중되었다.
아니… 평범하게 발차기로 싸운 것뿐인데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이었나.
그것도 아니라면, 혹시 용의 투지가 녀석의 마법을 모조리 막아낸 부분이 좀 놀라웠나.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간에 나는 그 시선들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어제와 같이 캐비닛에서 챙길 것만 챙긴 뒤 잠시 밖에 나가있으려고 했다.
“대용아.”
그때, 소지품을 챙기고 있는 내게 최유성이 말을 걸어왔다.
“왜.”
“…혹시, 그동안 원래 가진 힘을 숨기고 있었던 거야?”
그 말을 듣자마자 최유성이 어떤 착각에 단단히 사로잡혔다는 확신이 들었다.
얘는 나를 힘숨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
뭐, 실전 대련 시험에서 내가 보여준 행적들이 솔직히 내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기는 했다만….
“아니. 그랬으면 한강 사건 때 굳이 너한테 구조됐겠냐? 그냥 내가 때려잡았지.”
최유성한테 ‘맞아, 사실 전부터 힘을 숨겼어’라고 거짓말을 했다간 별로 좋은 인상은 줄 수 없을 것 같아서, 나는 조속히 그 오해를 풀기로 했다.
“그럼, 어떻게 단기간에 그 정도까지 성장한 거야?”
하지만 최유성은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도 뭔가 탐탁지 않다는 말투로 말했다.
그것이 영 나를 의심하고 경계하는 모습이라서, 아무래도 부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았다.
나는 잠시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녀석이 반박할 수 없는 대답을 내놓았다.
“너도 재각성 해봐. 그럼 이해가 좀 될 걸.”
“…….”
이 세계에서 재각성을 한 초능력자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만큼, 아마 최유성이라 해도 꼬투리를 잡긴 힘들 거다.
게다가 최유성 역시 회귀 5회차 때 ‘재각성’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내가 재각성 덕에 성장했다고 하면 어느 정도 납득할 터였다.
“이제 비켜줄 수 있냐? 나 바람 좀 쐬고 싶은데.”
“…그래.”
그리고 최유성은 역시나 내게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나는 그 사실에 안심하며, 쫓기듯이 대기실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후.”
나는 스타디움 밖에 있는 벤치에 앉아 잠시 멍을 때리고 있었다.
금수저 3인방이 날 따라오려고 했으나, 내가 ‘잠시 혼자 있고 싶다’라는 말을 하면서 녀석들을 떼어놓았다.
우웅-
그렇게 혼자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스마트워치에서 진동이 울렸다.
(싸가지)
“이 시간에 뭔 일이지.”
발신자를 확인해보니, 내가 싸가지라고 저장해 둔 황투희였다.
무슨 일로 전화했는지 이유는 모르겠으나, 그녀가 내게 따로 연락하는 이유는 보통 훈련 시간을 잡기 위한 연락이었으니 받긴 받아야 했다.
“어, 사부.”
– 대련 잘 봤다.
내가 통화를 받자, 황투희는 떨떠름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하긴. 일류 영웅인 그녀의 눈으로 보기에는 내 부족한 점이 많이 보였겠지.
– 큼큼. 아직 많이 부족하더라. 정말 씨발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엉성한 발차기였어.
“나도 알아. 사부 기술에 비해서는 한참 부족한 거.”
– 크흠… 그래. 그러니까 앞으로도 많이 노력하자구나.
황투희는 어색한 말투로 내게 격려의 말을 건넸다.
처음에는 정말 걸레를 입에 물었나 싶을 정도로 대화의 절반 이상을 욕이 차지했었는데, 지옥훈련을 시키다보니 내게 정이라도 붙인 모양이었다.
어찌됐거나, 배워야하는 입장에선 좋은 변화라고 생각했다.
…뭐, 좋은 변화는 좋은 변화인 건데.
설마 굳이 저 말을 하려고 전화한 건가?
그런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그녀는 곧 본론에 들어갔다.
– 아 맞다. 오늘 밤에 시간이 비게 됐어.
“그러냐? 그럼 맨날 보던 곳에서 만나면 되겠네. 내일 결승전에 갈 수도 있는데… 오늘도 새로운 기술 가르쳐 줄 거야?”
– 네가 얻은 기술의 숙련도도 한 번 점검해야 할 것 같고, 그것들이 좀 나아졌다싶으면 새로운 기술 훈련에 들어가도록 할게. 야, 악의 기운은 얼마나 찼냐?
그녀는 내게 훈련 시간을 통보할 겸 해서 내 상태를 확인하고자 전화를 건 것이었다.
아무튼 나는 그녀가 궁금해 하는 부분에 답하기 위해선 내 특성을 확인해야만 했다.
[■■■의 계승자] (특성) [악의 기운 축적량 : 77% / 100% 달성시 세 번째 키워드 해제, 효과 강화.]“77프로.”
– 오. 꽤 많이 찼네. 최유성이랑 대련 한 판 끝내면 다 차오를 수도 있겠다. 그럼 나중에…
그녀는 내 대답을 듣곤 슬슬 통화를 끝내려는 듯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옆에서 여생도의 우렁차고 시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부-!”
“….”
– …이거 설마 최성아, 그 년 목소리 아니냐?
쓸데없이 고성능인 스마트워치는 최성아의 목소리를 황투희에게 들려준 듯 했고, 그녀는 당혹스러운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 근데 씨발 뭐야. 사부? 너, 너 설마 별의 파편을 제자로 들인 거냐?
“…이게 좀 사정이 있었어.”
“사정은 뭔 사정이야 미친 중2병 새….”
나는 결국 황투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오랜만에 욕을 먹어야만 했다.
***
“스타디움에서 대련을 관전하고 있어라. 앞으로 우리와 같이 싸우게 될 자들이 될 수도 있으니, 눈에 새겨두는 편이 도움이 될 거다.”
“알았다 사부!”
황투희와의 버거운 통화가 끝난 뒤.
나는 최성아를 다른 곳으로 보내버린 다음 생도대기실로 돌아왔다.
“쟤, 어젠 저런 능력 사용 안 하지 않았나?”
“그러게. 참 괴상한 능력이네 저거….”
헌데, 대기실에서 감도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최유성 일행 녀석들은 영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TV를 보고 있었다.
아마도 지금 대련하고 있는 생도의 능력을 보고 그런 것 같았다.
[승자! 심덕훈 생도!]TV에서는 곧 심덕훈이 승리했다는 선언이 들려왔다.
우리 반의 어떤 여생도와 비슷한 순박한 외모의 남학생은, 어쩐지 내 눈에는 비열한 모습으로 비춰졌다.
“아, 들어오셨네요.”
“…강대용. 너 다음 상대 조심해라. 저 새끼, 좀 이상한 능력을 사용하는 것 같더라고.”
대련을 지켜본 황재빈은 내게 경고를 해왔다.
나는 물론 저 경고를 듣지 않아도 심덕훈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아무튼 저 녀석이 내 8강 상대라면….
내가 만약 녀석에게 ‘간파’당했다면 힘든 상대가 될 수도 있고, ‘간파’당하지 않았다면 누구보다도 쉬운 상대가 될 것이었다.
“대용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내 어깨에서 부드러운 감촉과 함께 향기로운 장미향 풍겨왔다.
이젠 아주 과감해진 알리사가 내 어깨에 바짝 기댄 것이었다.
“저 잘하고 올게요. 응원해 주실 거죠?”
두 번째 대련이 끝났으니 다음은 알리사의 차례였다.
그녀는 가서 방어구와 무기를 점검하러 가야했기에 금방 나가봐야했고, 그 전에 미리 응원을 부탁한 것이었다.
“…당연하지. 응원하고 있을 테니까 잘 하고 와.”
“네!”
그 말을 들은 알리사는 내게 사슴 같은 눈웃음을 보여준 뒤, 힘차게 문을 열고 나갔다.
때문에 주위에선 나를 놀리는 말과 시선들이 쏟아졌지만, 나는 그것을 애써 무시하고 심덕훈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상태로 15분이 빠르게 지나갔고, 곧 알리사와 벤자민의 대련이 시작됐다.
대련의 내용은 그야말로 속전속결이었다.
[아! 역시 압도적입니다! ‘여제’의 수제자라는 별명에 걸 맞는 실력이네요!]화면의 알리사는 시뻘건 안광을 번뜩이며 사수인 벤자민을 유린하고 있었다.
벤자민은 그녀의 특성을 알고 있는지 그녀를 공격하기보단 회피에 전념하였으나, 결국 그녀의 창에 스쳐 피를 보이고 말았고 그 순간부터 알리사 쪽으로 전세가 기울었다.
‘알리사 능력치.’
[힘 278 (+38, 합 316)/ 체력 228 (+38, 합 266)/ 마력 191 (+38, 합 229)/ 민첩 222 (+38, 합 260)] [등장인물 : 알리사가 특성 : 흡혈귀로 인해 일시적으로 능력치를 흡수한 상태입니다.]알리사의 특성 ‘흡혈귀’는 적으로 삼은 대상이 피를 한 방울이라도 흘리는 순간, 그 피를 흡수하여 일시적으로 대상의 능력치를 서서히 빼앗아 오는 강력한 특성.
물론 대상이 사망하거나 그녀가 전투를 중단할 경우엔 그 능력치는 주인에게로 돌아가지만, 다수의 대상을 상대할 때도 발동되고 마물을 대상으로도 발동하기 때문에 작중 몇 안 되는 ‘S급 특성’으로 설정된 특성 중 하나였다.
[승자! 알리사 생도!]어쨌든 알리사는 자신의 특성과 쾌속의 창술을 이용해 그대로 벤자민을 무너뜨렸다.
그러고는, 그녀는 재빠르게 생도대기실로 돌아왔다.
“이겼어요!”
그리고 나는 발랄하게 말하는 알리사를 보면서, 엄지를 치켜세워주었다.
[역시 무시무시한 공격입니다! 성준혁 생도가 아무것도 못하고 쓰러지네요!]그 다음은 백설의 대련이 펼쳐졌다.
그녀는 저번 한강 마경에서 보여줬던 주력기 ‘강철비’와 금속을 들고 있는 상대방의 중력을 순간적으로 대폭 증가시키는 ‘중력장’을 이용해 몇 대 맞지 않고 대련을 마무리했다.
[힘 157/ 체력 152/ 마력 378/ 민첩 150]백설의 능력치는 꽤 상승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이고, 이만수의 밑에서 개인교습을 받기 시작할 때부터 그녀는 본격적으로 팔용사의 뒤를 이을 대마법사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휴.”
“설아 고생했어!”
대기실에 돌아온 백설은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자리에 앉자마자, 갑자기 내게 눈길을 보냈다.
“…흥.”
그러고는 입을 삐죽이며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나는 그녀가 무슨 의미로 저런 몸짓을 보여줬는지에 대해선, 그 당시엔 아무것도 몰랐다.
차례대로 최유성과 황재빈의 대련이 이어졌다.
두 사람 모두 압승이라고 봐도 좋을 만큼 상대방을 짓밟아버렸다.
“다녀올게 얘들아!”
“잘 하고 와라 윤희진!”
그들의 대련 시간이 상당히 짧았기 때문에, 금방 윤희진의 차례가 되었다.
– 으랴아아아아!
대련의 임한 윤희진의 모습은 그야말로 폭주기관차였다.
– 하아아아압!
[아! 윤희진 생도의 회심의 일격이 들어갑니다!]윤희진은 커다란 기합소리를 내지르며 언월도를 사용하는 장민호를 대련장 바닥에 내리꽂아 버렸다.
살아있는 것 외엔 어떤 물질이든 열 번 연속으로 때리면 뚫어버리는 사기적인 재능,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가 장민호의 언월도를 두 동강 내고 그를 타격한 것이었다.
[힘 265/ 체력 282(+150, 합 432)/ 마력 142/ 민첩 190]윤희진의 성장 속도는 원작보다 훨씬 빨랐다.
어둑서니 사건에서 조기 구조된 그녀는, 자신의 폭발 성장기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방패를 들고 전투에 임할 때 체력이 대폭 증가하는 ‘성기사’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1학년 생도들 중에선 최유성 다음으로 튼튼한 생도로 거듭났다.
그렇게 주역들의 압도적인 대련과 눈부신 성장을 보고 있자니, 나도 더욱 성장에 박차를 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승자! 이상은 생도!]관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고 들어간 이상은까지 맥스를 상대로 압도적으로 대련에서 승리하면서 16강 대련은 마무리 됐다.
[8강 대진표]=====
148위 강대용 – 100위 심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