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64
펜리르의 실질적인 사령탑, SHA 이사장의 양아들.
그리고 훗날 임모르탈리스의 계획을 끈질기게 막는 돌부리가 될 ‘프로젝트 : 글레이프니르’의 창안자.
마도병기, 라이너스 신(Linus Shin).
그 사내가 나에게 웃는 얼굴로 손을 내밀고 있었다.
다음화에 계속
Episode.28 : 두 사람의 마음
삐빅-
나는 라이너스와 함께 직원 전용 출입구에 카드를 찍은 다음 그곳 너머로 이어진 복도를 걸었다.
“느껴지는 기운을 보아하니,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훨씬 더 강해지셨네요.”
“아, 감사합니다.”
라이너스는 내 왼손을 가리켜며 살짝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마력이 깃든 붕대 맞죠? 꽤 쓸 만한 아티팩트를 쓰고 있군요.”
“…맞습니다. 뭐, 이제 이것도 얼마 안 남았지만요.”
“오. 벌써 그렇게나 마력이 높아졌다는 겁니까?”
마력이 깃든 붕대에는 얻었던 당시엔 몰랐던 명확한 한계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순수 마력이 500이 되었을 경우, 마력이 깃든 붕대의 효과 중 ‘영구 마력 증가’는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는 것.
처음에는 설명에 쓰여 있지 않아 대용위키에게 따지듯이 물어봤지만, 이건 마력을 깃든 붕대의 문제라기보다는 체내에서 너무 강해진 마력이 인공적으로 흡수한 마력을 거부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했다.
물론 붕대에 축적시켜서 순간적으로 증가하는 마력은 계속 받을 수 있긴 하지만, 그 효과조차도 내 마력이 500을 넘었을 경우에는 반 토막이 난다고 대용위키에게 예고 받았기에, 나는 슬슬 새로운 아티팩트를 구해야하나 생각 중이었다.
“권사인데 벌써 마력 500에 가까워졌다니… 강대용 생도는 역시 탐나는 인재군요.”
“하하….”
그런 생각을 하며 복도를 걷고 있는데, 오른쪽 통로에서 생도복으로 갈아입은 윤희진과 백설이 나타났다.
“아! 안녕하세요! 부길드장님!”
“안녕하십니까!”
백설과 윤희진은 깍듯이 라이너스에게 인사했다.
라이너스는 괜찮다는 듯 손짓하며 그녀들의 고개를 들게 했다.
“강대용 생도. 체험 시작까진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천천히 둘러보세요.”
“아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두 분도 오늘 파이팅입니다.”
“넵!”
라이너스는 살짝 고개를 끄덕인 후 옆에 있던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것을 본 윤희진은 고개를 살짝 왼쪽으로 기울이며, 우리에게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언니가 평소에는 저런 모습이 아니라는데, 상상이 잘 안 가…”
“그러니까 일류 영웅이지.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한다는 거니까.”
라이너스는 팔용사들 중에서도 한 성격 한다는 설정이 있다.
입에는 걸레를 물었고, 자기 마음대로 안 되면 화내고, 자기보다 강하면 질투하는 유치한 성격으로,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망나니’이다.
어찌 보면 백설과 비슷하다고도 볼 수 있는데, 오히려 생도 시절 때는 백설보다 성격이 더 고약했다는 설정이 있는 인물이었다.
물론 진짜 모습은 사적인 관계에게만 드러내는 듯 하고, 길드에서는 저 스탠스를 쭉 유지하는 모양이라 정말 ‘아는 사람들’만 그의 본모습을 알고 있는 듯 했다.
“강대용.”
“응?”
“부길드장님이랑 무슨 얘기 했냐?”
백설은 팔짱을 끼고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내게 물었다.
굳이 숨길 내용은 없었기에, 나는 뒷목을 긁적이며 사실대로 말했다.
“별 얘긴 아니고. 나보고 많이 성장했다고 하셨어.”
“…흥. 칭찬 받았으면서 별 얘기가 아니긴.”
“대, 대단하다! 부길드장님 누구 칭찬하는 거 되게 드물다는데…”
그런 얘기를 나눈 뒤 윤희진이 ‘1층 구경시켜줄게!’라고 말하며 나와 백설을 끌고 다니기 시작했고, 백설은 중간중간에 윤희진이 설명하기 힘들어하는 걸 대신 설명해주었다.
우웅-
그러던 도중, 우리 세 사람의 스마트워치가 동시에 울렸다.
스마트워치에는 간략히 [15층으로]라는 메시지가 와있어서, 우리는 바로 시간을 확인해보았다.
“5분 전이네.”
우리는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15층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가 위치한 공간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서 들어간 15층의 모습은 대기업의 사무실을 방불케 했다.
분주하게 전화를 받거나 키보드를 두드리며 업무에 몰두하는 직원이 스무 명 정도 있었고, 사무실 벽에 걸린 스크린에서는 서울시의 지도가 커다랗게 영사되고 있었다.
스크린에 비친 지도에서는 무수히 많은 불빛들이 조그맣게 빛나고 있었는데, 대개 초록빛을 띠고 있었고 중간 중간마다 파란색, 노란색이 섞여있었다.
“아! 올라오셨네요!”
“안녕하세요!”
우리를 본 젊은 여직원이 빠른 걸음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자신을 ‘펜리르 상황 통제실 대리, 이민정’이라고 소개했고, 통로를 천천히 걸어가며 우리 세 사람에게 또박또박 설명을 시작했다.
“여기가 바로 펜리르의 상황 통제실이에요. 이곳에선 길드의 영웅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현장에 파견시키는 사안을 결정하죠. 펜리르가 담당하는 구역은 보통 서울 남부고, 다른 길드나 국가기관으로부터 지원 요청이 있으면 북부까지 가기도 합니다. ‘마나 레이더’에 잡히는 파장이 있거나 제보를 받으면 그곳으로 영웅들을 출동시키게 돼요.”
그녀는 커다란 스크린이 있는 곳 사무실 끝에 멈춰서더니, 레이저 포인터로 지도를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갔다.
“지도 위에서 빛나는 좁쌀 같은 불빛들 보이시죠? 이것들이 전부 현재 출현한 도어들입니다. 위험도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데, 초록색은 D급, 파란색은 C급, 노란색은 B급이죠. 주황색이랑 빨간색, 보라색도 있는데, 그것들은 보통 서울에선 출현이 드물어요.”
어제 임모르탈리스의 상황 통제실에서 들었던 것과 똑같은 설명이었다.
직원이 굳이 설명하지 않은 주황색은 A, 빨간색은 A+, 보라색은 S등급의 도어들이 출현했을 때 나타나는 불빛이었다.
아무튼 그 설명 뒤에도 상황 통제실에 대한 여러 설명이 이어졌고, 대부분의 설명들은 어제 들었던 것과 비슷했다.
“서울시는 크고 작은 도어들이 수시로 출현합니다. 그렇다보니 영웅 분들이 사내에 남아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돼요. 지금도 한 팀을 제외하면 모두 파견을…”
그렇게 직원에 안내에 따라 상황통제실을 둘려보던 그때였다.
“비상사태! A급 도어 출현 확인!”
모니터를 보고 있던 한 직원이 큰 소리로 외치자, 다른 직원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차례차례 보고를 시작했다.
“강동역 부근에서 열린 A급 도어로부터 ‘재규어 코뿔소’ 무리가 다수 출현! 도어로부터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중입니다!”
“출동할 수 있는 영웅 팀은 검은 이리 팀뿐입니다! 나머지 팀들은 현재 다른 지역에서 임무 수행 중이고요!”
“검은 이리 팀! 곧바로 준비를 마치고 강동역으로 출동해주세요!”
“라이너스 부 길드장님은 현재 연구실로 들어가셔서 출동이 불가능합니다!”
직원들의 다급하고 큰 목소리가 상황의 긴박함을 반증한다.
잘 출현하지 않는 A급 도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출현한 마물 때문인 것 같았다.
“재규어 코뿔소라니…!”
재규어 코뿔소는 A급 마물 중 하나로, 특유의 호피무늬 피부와 질기고 강한 뒷다리를 가진 마물이다.
육중한 마물인 만큼, 출현할 때마다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런 마물이 떼거지로 출몰했으니 위급한 상황인 게 당연했다.
“재규어 코뿔소래… 진짜 큰일 난 거 아냐?”
공부를 못하는 윤희진도 재규어 코뿔소가 위험한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녀는 백설의 어깨를 손으로 툭툭 치며 눈살을 잔뜩 찌푸렸고, 백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회사에 남아있는 검은 이리 팀원들은 3명뿐이야… S+급 이상은 없고.”
“그럼 너무 부족한 거 아닐까?”
순식간에 심각해진 상황 속에서, 우리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를 담당하던 대리도 어디론가 통화를 돌리고 있었고, 우리는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다.
그때, 통화를 마친 이민정 대리가 우리에게 고개를 숙이며 부탁했다.
“생도 분들! 혹시 검은 이리 팀과 같이 출동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가서 인명구조만 도와주시면 됩니다!”
우리 세 사람은 잠시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나는 또 귀찮은 일에 휘말린 것 같아 썩 내키지 않았지만, 내 앞에 있는 두 여자는 뭔가 이상한 투지에 불타오르고 있었다.
“갈 거지 대용아?”
“내뺄 생각 마.”
“알았어….”
결국, 우리는 동시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대리의 부탁을 수락했다.
***
“알았지? 절대로 도어 주변으론 오지 마라. 너흰 인명 구조에만 신경 쓰는 거다!”
“넵!”
펜리르의 검은 이리 영웅들과 강대용 일행은 전투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바로 사건 현장으로 출동했다.
워프게이트를 이용해 빠르게 사건 현장에 도착한 영웅과 생도들은 참담한 광경을 목도했다.
“으아아악!”
강동역 주변은 아비규환에 휩싸여 있었다.
이미 출동해서 싸우고 있는 다른 길드 영웅들의 기합소리와 시민들의 비명소리가 뒤섞여 들려온다.
코뿔소에게 짓밟혀 불타고 있는 차량들, 잔해에 깔려 신음을 흘리는 시민들, 싸늘하게 식어 나뒹굴고 있는 사람과 코뿔소의 시체들이 보였다.
게다가 도어에서는 아직도 코뿔소들이 튀어나오고 있어, 그곳으로부터 코뿔소가 더 이상 튀어나오지 못하도록 영웅들이 차단막을 생성하여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다.
“출발하기 전에 말했다시피,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안전한 장소로 피해라! 코뿔소는 우리가 쓰러뜨린다!”
“넵!”
검은 이리 팀의 영웅들은 몸에 오라를 두른 뒤 벽력같은 속도로 도어를 향해 달렸고,
“우린 이쪽이야!”
강대용 일행은 그 방향과 반대편에 있는, 시민들이 신음하고 있는 곳으로 달렸다.
그곳에선 이미 영웅들의 구조 활동이 한창이었다.
“불부터 꺼야할 것 같아! 희진아, 세인트 레인 부탁할게!”
“오케이!”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윤희진은 자신의 주변에 있는 마기와 불길을 꺼트리는 ‘세인트 레인’을 이용해 불길을 소화했고, 백설은 무중력장을 이용하여 잔해들을 공중에 띄워서 시민들을 구출했다.
강대용은 기민한 몸놀림으로 뛰어다니며 잔해를 뒤집고 시민들을 워프게이트 쪽으로 대피시켰다.
“백설! 아무래도 나보단 네가 텔레포트 하는 게 더 빠를 것 같다!”
“알았어!”
“우리도 시민들의 인솔을 도우마! 조금만 더 힘내!”
백설과 다른 길드의 영웅들은 구출한 시민들을 데리고 워프게이트로 갔고, 윤희진과 강대용을 비롯한 몇몇 영웅들은 계속해서 시민들을 구출했다.
강대용 일행은 출발하기 전에 생명반응을 포착할 수 있는 ‘하트렌즈’를 눈에 끼웠고, 때문에 살아있는 사람과 시체를 잘 구별해서 구출하는 것이 가능했다.
쿠오오오!
한편, 도로 한복판에 생성된 주황색 빛을 뿜어대는 커다란 도어에서 코뿔소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대략 50마리가 넘어가는 숫자에, 검은 이리의 S급 영웅 셋이 합세했음에도 살짝 버거웠다.
“서울에서 무슨 이런 도어가 열려! 진짜 세상 망할 때 됐나본데!”
“씨발! 몇 마리 놓쳤어!”
차단막을 뚫은 성난 코뿔소들은 이미 밟고 지나간 곳으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 부근에 있던 윤희진은, 차에 깔려 있던 어린 아이를 들어 올리고 있었다.
“으헤에엥!”
“이제 괜찮아! 누나랑 같이 나가자!”
그녀는 울고 있는 아이를 달래며 품에 안았고, 그래서 코뿔소가 달려오는 것을 신경 쓰지 못했다.
– 코뿔소 무리 중 일부가 너희들 쪽으로 가고 있다! 신속히 대피해!
윤희진은 귀에 꼽고 있는 무전기에서 그런 경고가 들리고 나서야, 코뿔소 무리가 자신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
그녀의 회피기술은 이동거리가 짧았기 때문에, 밀려오는 코뿔소 무리를 피할 방법이 없었다.
윤희진은 회피하기보단 단단한 맷집으로 공격을 막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녀의 몸이 아무리 단단하다고 한들 품에 아이를 안고 있는 상황에선 제대로 된 방어가 불가능했고, 힘이 매우 강한 코뿔소와 정면으로 부딪치면 크게 다칠 것이 분명했다.
“흡!”
결국 윤희진은 품 안의 아이라도 다치지 않게, 등을 돌린 다음 눈을 질끈 감았다.
타닷-!
“으앗!”
그때, 윤희진은 자신의 몸이 갸우뚱 기우는 것을 느꼈다.
시원한 바람이 자신의 얼굴을 스쳤고, 몸은 어딘가에 누운 듯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윤희진은 금방 자신이 누군가에게 안겨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괜찮냐?”
자신을 안아든 강대용이 인상을 팍 쓴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순간, 윤희진의 눈에는 강대용의 얼굴 밖에 보이지 않았다.
“네가 안고 있는 애, 꽉 붙잡고 있어.”
“으, 으응.”
강대용은 안전한 건물 옥상에 착지해, 윤희진과 어린 아이를 사뿐히 내려놓았다.
윤희진은 살았다는 생각에 안도감을 느낌과 동시에, 심장박동이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넌 여기서 대기하고 있어. 저거 잡으려면 발이 꽤 빨라야하거든.”
“응… 고마워.”
…언제부터였을까.
윤희진의 마음속에선 최유성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강대용이 자신을 구해준 그날부터 그에게 친구로서 호감이 생겼고, 강대용이 싸우는 모습을 보며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은 많았지만 언제부턴가 그의 강함에 매료되었다.
‘대용이 등이 언제 저렇게 넓어졌지….’
강대용이 자신에게 방패를 포기하지 말라고 말했던 그때부터, 그녀는 싱숭생숭한 감정을 느꼈었다.
그 당시엔 당연히 착각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방금 자신을 구해준 것이 결정타가 되어, 윤희진은 이제 자신의 감정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백설이나 알리사 만큼은 아니겠지만, 자신 역시 강대용에게 상당한 호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대용아! 조금만 더 힘내!”
그래서 아주 큰 목소리로 그를 응원했다.
물론 저 시크한 남자는 자신의 말에 대꾸조차 하지 않고 그대로 등을 돌렸다.
윤희진은 그 모습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환한 미소를 지었다.
다음화에 계속
Episode.28 : 두 사람의 마음 (2)
[주변에서 시민들의 생명 반응은 느껴지지 않는다. 살아있는 사람은 모두 구출했다.] [도어에서도 더 이상의 코뿔소는 출현하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현재 100마리 정도의 코뿔소들을 차례차례 정리 중이다.] [차단막을 부수고 빠져나간 코뿔소를 처리한 뒤 도어 주변으로 합류하라.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빠르게 진압해야 한다.]‘확성 스킬을 가진 사람이 있나보네.’
강대용은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로 상황을 파악한 뒤 곧바로 건물 아래로 뛰어내렸다.
그는 차단막을 뚫고 간 무리의 선두에서 달리는 코뿔소 앞으로 빠르게 떨어지면서 크게 외쳤다.
“하하! 거산도 무너뜨리는 이 몸의 일격─ 받아보아라!”
콰쾅-!
거대한 굉음과 함께 강대용이 떨어진 지점의 아스팔트 도로가 들썩였다.
마운틴 스트라이크의 충격파가 달리던 코뿔소들을 직격한 것이다.
재규어 코뿔소들이 하나 둘씩 넘어지고, 그 충격을 버틴 코뿔소들도 급브레이크를 밟은 듯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하나, 둘, 셋… 스물다섯 마리 정도인가.’
강대용은 체내로부터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기분이 들었다.
흑염룡, 아니, 과거의 자신과 인격이 섞인 탓인 것 같았다.
끓어오르는 전투본능은 강대용의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고 입술을 초승달 모양으로 만들었다.
‘재규어 코뿔소는 불을 매우 무서워하지.’
뚜둑- 뚜둑-
그는 멈춰있는 코뿔소 앞에서 천천히 목을 풀었다.
코뿔소들은 콧김을 뿜으며 언제든지 달려올 것 같았지만, 강대용은 개의치 않았다.
척.
강대용은 자세를 바로잡고 오른쪽 다리를 뒤로 뺐다.
그 후 바닥을 향해 커다란 곡선을 그리며 청염회축을 발동시켰다.
부웅─ 화르륵!
그러자 강대용이 긋고 지나간 자리에서 푸른 화염이 커다랗게 위로 타올랐다.
마운틴 스트라이크의 충격에도 기세를 잃지 않던 코뿔소들이 그 불길을 보자마자 뒷걸음질을 쳤다.
분화(噴火).
황투희에게 배운 화 속성과 연계해서 사용하는 응용기로, 화 속성 기술로 발생시킨 불꽃을 이용해 커다란 불길을 일으키거나 그것을 폭발시킬 수 있는 기술이었다.
무척 어려운 기술이라 완벽히 컨트롤하기까지 3개월이 걸렸고, 이번이 실전에서의 첫 사용이었다.
‘광랑권 중(中)!’
물론 강대용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곧바로 팔을 X자로 교차 시켰다.
그의 팔에서 일순간 은빛 섬광이 번쩍였다.
슈왁─!
강대용은 자세를 낮춘 뒤 곧바로 자신이 생성해둔 불길을 뚫고 달렸다.
그는 가장 앞에 있던 코뿔소의 미간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