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Academy's Black Flame Dragon RAW novel - chapter 76
그러자 [670pt를 타인에게 양도하시겠습니까?]라는 메시지가 적힌 홀로그램이 강대용의 포인트워치 위로 떠올랐다.
강대용은 당연히 [YES] 버튼을 눌러 그것을 수락했고, 확인을 마친 이만수는 곧바로 베이스 캠프의 ‘아공간 박스’에서 차례차례 물건을 꺼내주었다.
“텔레포트 장치 2개, 1000kcal 알약 3개, 마나 포션 10개, 체력 포션 10개, 그리고··· 올스텟 상승 포션, 화 속성 마나 흡수 포션, ‘사차원 주머니’···. 확인해봐라.”
“맞습니다.”
확인을 마친 강대용은 바로 알약 3개를 꿀꺽 삼켰다.
이만수는, 그가 한 번에 3000Kcal를 섭취하는 것을 보곤 숨김없이 당혹감을 표했다.
“···그걸 한 번에 다 먹는 거냐?”
“배가 든든해야지 뭐든 잘 할 수 있거든요.”
그런 말을 한 강대용은 ‘사차원 주머니’를 자신의 활동복 오른쪽 주머니에 착용한 뒤 그 안으로 구입한 물품들을 전부 집어 넣었다.
삑- 삑-
그 중 텔레포트 장치 하나만 빼서, 바로 좌표를 설정하기 시작했다.
대용위키의 힘을 빌려, 강대용은 수월하게 나태민이 있는 곳 바로 앞으로 좌표를 설정했다.
‘좋아!’
설정을 완벽히 끝낸 강대용은 둥그런 은색 구 형태의 텔레포트 장치를 앞으로 던졌다.
콰아아-!
땅으로 떨어진 텔레포트 장치는 폭탄처럼 터졌다.
직후, 장치가 터진 곳에서는 푸른빛으로 빛나는 거대한 빛줄기가 솟아올랐다.
장치의 발동이 제대로 끝났다는 신호였다.
“좋은 하루 되십쇼!”
“어, 그래. 너도 열심히 해라.”
강대용은 짧은 인사를 한 뒤, 그 빛줄기에 몸을 맡겼다.
***
“강대용! 우리끼리 싸울 필요 없다!”
다시 현재.
강대용은 짐승 같은 움직임으로 오태식을 밀어붙이고 있다.
한 대 한 대가 버거운 공격을 받아내며 지친 오태식은 강대용을 회유하려고 했으나, 당연히 씨알조차 먹히지 않았다.
강대용은 오태식의 말에 답하는 대신 쉴 새 없이 다리와 주먹을 그에게 뻗어댔다.
‘우리의 정체를 알고 있을 거라더니. 이렇게나 빨리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군.’
역시 상층부에서 말한 대로였다.
강대용은 분명 추종자들이 누구인지 전부 알고 있을 것이고, 신세계교를 적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시험에서 적극적으로 방해공작을 펼칠 것이라는 그 말이.
화르륵!
궁지에 몰린 오태식은 생각했다.
여기서 반마화를 사용하면 강대용을 이길 수 있을까?
‘무리다.’
압도적인 격의 차이.
이것은 분명 반마화로도 좁혀지지 않는 격차다.
반마화를 한 이후에 강대용에게 쓰러져서 긴급 탈출 장치가 발동되기라도 한다면, 학교 측에 자신의 정체가 들통 나는 것은 물론 다른 추종자들에게까지 타격이 갈 가능성이 있다.
“나태민! 들리나!”
“…….”
“난 여기까지다! 하지만 넌 절대 여기서 끝나선 안 돼!”
결국 오태식은 반마화를 사용하지 않는 방향을 택했다.
나태민만 이곳에서 탈출시킬 수 있다면, 오태식은 이번 시험이 이대로 끝나도 상관이 없었다.
“놈을 깨워서 이곳에서 탈출해라!”
강대용은 그가 그렇게 외치든 말든 계속해서 그를 커다란 반죽이라 생각하며 뭉개버렸다.
“강산을 무너뜨리는 짐의 화염! 받아보거라!”
결국 ‘태산염왕격’에 명치를 맞고 허공으로 날아간 오태식은, 동굴 벽면에 처박혔다.
콰쾅-!
드넓은 해저 동굴을 뒤흔드는 굉음.
그 소음과 함께 오태식의 데미지 초커에 빨간 불이 들어왔고, 곧 푸른 빛무리가 그의 몸을 감싸 안았다.
‘강하군···.’
그렇게 오태식의 기말시험은 허무하게 끝이 났다.
이제 이 동굴에 남은 것은 나태민과 강대용, 그리고 나태민을 지키는 마물뿐이었다.
“마나 포션 줘.”
강대용은 아까 사둔 ‘사차원 주머니’에게 명령하여, 마나 포션 하나를 받아서 들이켰다.
흑염룡을 해방하지 않고 싸우려니 역시 마나가 조금 달리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나는 모든 용의 정점에 선 자! 태고의 어둠이여! 나의 명에 따라 이 몸에 강신하라!”
아무튼 마나도 채웠겠다, 그는 해먹에 누워있는 나태민을 향해 곧장 달려들 준비를 했다.
그는 아껴두었던 흑염룡을 망설임 없이 해방했다.
그 다음 사차원 주머니에서 ‘올스텟 상승 포션’과 ‘화 속성 마나 흡수 포션’을 꺼내 빠르게 들이킨 후 땅으로 던져버렸다.
‘그나저나 아글로베일··· 이 용 대가리는 어디에 있지?’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태민에게 달려들기 직전, 강대용은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다.
분명 그의 주변에 있어야 할 아글로베일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쿠구구구-
그런 의문을 느낀 순간, 동굴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강대용은 흔들거리는 노면 위에서 중심을 잡으며 실소를 그렸다.
키와아아아아-!
나태민의 뒤편에서 검은 공간이 열리더니 붉은 비늘로 뒤덮인 용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격이 높은 ‘드래곤’과 달리 앞다리가 없는 ‘드레이크’지만, 그 압도적인 자태는 인간을 압도하기엔 충분해보였다.
거대한 두 날개를 펄럭이는 아글로베일은, 해먹에 누워있던 나태민에게 ‘염동(念動)’을 사용해 조심스럽게 허공에 띄운 뒤 자신의 등 비늘 사이로 안착시켰다.
크라라라라-!
그런 다음 세로로 찢어진 동공과 황금빛 눈동자를 번뜩이며 강대용을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뚜렷한 살의가 어린 위협적인 눈빛.
허나, 그 눈을 본 강대용은 긴장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여유를 느끼지도 않았다···.
“허어··· 하, 하하하!”
그는 이 상황에서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희열’이었다.
– 왕비를 죽여라!
– ■■■ 경··· 왕을 배신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오···!
강대용은 아글로베일의 눈을 보자마자,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렸다.
그것은 ‘마신’이 되기 전, ‘인간 시절’의 기억들이 분명했다.
하지만 어째서.
어째서 이 용을 보고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는가?
강대용은 그런 위화감에 휩싸인 채 대용위키를 발동시켰다.
[그건 이 대용위키가 설명해주지!가 마물의 정보를 불러옵니다!]─────
마물명 : 아글로베일
성장도 : 성체
선제공격 여부 : ○ (흉폭함)
위험 등급 : A+(정예)
마물 속성 : 화(火)
마물 타입 : 용종
능력치 : 힘 450/ 체력 450/ 마력 450/ 민첩 450
기술 : 브레스(A), 죽음을 부르는 발톱, 화풍(火風), 용암의 비늘···
특성 : ■■ 군단의 말단 [자세히 보기] [현재 기술 : 테이밍에 조종당하고 있어, 능력치가 상당히 감소한 상태입니다!]
─────
역시 원작이랑 다른 것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강대용은 가슴이 뛰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흑염룡의 인격이 강대용의 사고와 이성을 삼키고, 옛 기억을 일깨우고 있었다.
[‘과거의 충신’과의 조우로 인해 잃어버렸던 권능이 하나 개방됩니다!]강대용은 자신이 ‘왕’일 시절의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이 용은 분명 나의 부하였고, 나는 그의 주인이었다.
[권능 : ‘가장 위대했던 용의 왕’이 개방되었습니다!]그렇기에 강대용은 하찮은 인간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부하를 안타깝게 여겨, 주인으로서의 의무를 행하기로 결정했다.
『짐의 신하여.』
그 한마디에, 적대심을 뿜고 있던 아글로베일의 동공이 풀렸다.
동시에 테이밍으로 아글로베일을 조종하고 있던 나태민도 잠에서 깨어났다.
『꿇어라.』
[조건이 달성되어, ■■의 영혼 중 첫 번째 키워드가 해제됩니다.] [첫 번째 ■는 폭(暴)입니다.]다음화에 계속
Episode.33 : 첫 번째 권능 (2)
쿵!
강대용이 명령함과 동시에 아글로베일은 두 무릎을 땅으로 내리찍었다.
그 광경을 목격한 나태민은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씨발··· 이런 얘긴 없었잖아.’
자신의 정신계 간섭 기술의 영향력과 효과는 ‘나태의 파편’ 덕분에 크게 증가한 상태일 텐데, 그 중 하나인 ‘테이밍’의 힘이 저 강대용이라는 사내의 몇 마디로 완전히 끊겨버렸다.
‘무슨 테이밍에 간섭해?’
이런 일은 파편을 받기 전에도 없었다.
오직 정신계와 교란계 쪽 기술과 재능만을 갈고 닦아온 나태민에게 있어서,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또래 중에선 절대로 정신계 간섭 기술로 자신을 이길 사람은 없다.
스스로에게 그런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그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었다.
허나 그 신뢰가 오늘 깨져버렸다.
같은 마법사도 아니고 ‘권사’에게 말이다.
그 뿐만 아니라 강대용은 자신의 재능 [의식수면]에 까지 영향을 끼쳐 오태식이 흠씬 얻어맞고 있을 때도 깨지 않았던 깊은 잠까지 깨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마법사에게 있어서 완벽한 패배를, 나태민에게 안겨준 것이다.
‘역시 안 움직여. 컨트롤의 주도권을 완벽히 뺏겼어.’
상층부가 알려준 데이터와 자신이 나름 꼼꼼히 분석했다고 생각했던 정보들이 어제부터 계속 틀리고 있다는 사실에, 나태민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오만가지 부정적인 생각만이 그의 머릿속을 가득 매웠다.
『나의 신하여.』
그렇게 나태민이 아연실색하고 있던 중.
강대용은 싸늘한 목소리로 아글로베일에게 명령했다.
『그대의 등 뒤에 있는 인간을 바닥으로 내던져라.』
그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나태민은 자신의 몸이 허공으로 두둥실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방금 전 나태민을 구해주었던 염동이 이번엔 반대로 그를 내치고 있다.
이 웃기지도 않는 상황에, 나태민은 커다란 실소를 머금을 수밖에 없었다.
쾅-!
“컥···!”
강하게 동굴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진 나태민은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렸다.
그는 그 자리에서 대자로 뻗었고, 강대용은 그런 나태민을 내려다보며 악마 같은 미소를 머금었다.
“정신이 들어?”
나태민은 뻗은 채로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테이밍의 영향에서 벗어난 저 A+ 용종이 사용하는 [염동]의 힘은, 자신의 [디스펠]을 상회하고 있다는 것을 나태민은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굳이 움직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끝났네. 2일차에 돌입하자마자.’
나태민은 오태식의 마지막 부탁을 머릿속에서 지운 채 자포자기했다.
그 후, 그는 허무한 표정으로 강대용에게 무덤덤하게 말했다.
“항복. 내 데미지 초커나 떼 줘. 그럼 깔끔하잖아.”
그는 악당답지 않게 아픈 걸 무척이나 싫어했고 또 무서워했다.
그래서 강대용에게 순순히 데미지 초커를 내주기로 결정을 내렸다.
“미안하지만··· 난 지저분한 걸 더 좋아해서.”
“···뭐?”
그러나 강대용은 나태민을 곱게 끝내줄 생각이 없었다.
화아아아-
그는 강대한 화 속성 마나를 왼쪽 다리에 불어넣었다.
곧 무시무시한 기세로 타오르는 청염이 그의 다리를 휘감았고, 그것을 확인한 강대용은 발바닥으로 온 신경을 집중했다.
우드득-!
강대용은 그대로 나태민의 오른쪽 다리를 쌔게 짓밟았다.
그 순간, 나태민은 다리뼈가 완벽히 조각나는 것 같은 감각을 느꼈다.
“끄아아악!”
실제로도, 그의 다리는 완벽히 절반으로 분질러져 버렸다.
하지만 강대용은 멈추지 않는다.
그는 이번엔 나태민의 왼쪽 팔로 발을 뻗고 있었다.
“그, 그, 그만! 항복한다고! 씨발! 제발!”
“오늘은 한쪽 다리와 팔로 끝나지만.”
콰드득-!
무자비한 내리찍기.
나태민의 처절한 비명이 한 번 더 울려 퍼진다.
“으아악!”
“네놈이 지금 몸담고 있는 조직과 계속 협력한다면···.”
강대용이 이렇게까지 흉악하게 나태민을 제압하는 데엔 이유가 있었다.
그는 나태민의 성격을 아주 잘 알고 있었기에, 그에게 강렬한 공포심을 심어준다면 앞으로도 자신의 앞길을 막게 될 성가신 적 하나를 치울 수 있다고 확신한 것이다.
“다음에 부러지는 건 네 목이 될 거다.”
“으어어···.”
그 선언 후, 나태민은 어마어마한 격통을 버티지 못하고 입에 거품을 물며 실성했다.
그가 기절한 것을 확인한 강대용은 흡족한 미소를 그렸다.
‘이 정도면 충분히 겁먹었겠지?’
곧, 기절한 나태민은 오태식과 마찬가지로 긴급 탈출 장치로 인해 텔레포트 되었다.
강대용은 쓸 이유가 사라진 흑염룡을 거둬들였다.
“···돌아와.”
강대용은 아글로베일과의 전투 한 번 없이 끝나버려서 상당히 얼떨떨했다.
졸지에 포션 값으로 나간 포인트들이 아까워졌다.
‘빨리 끝났으니까 좋지 뭐. 이제 나머지 놈들만 부숴버리면 되나.’
그래도 강대용은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이제 나머지 추종자들만 빨리 찾아내서 쓰러뜨리면, 이번 기말고사는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었으니까.
『폐하.』
그런 생각을 하던 강대용의 귓가에서 아름다운 여성의 육성이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놀랍게도 아글로베일의 목소리였다.
강대용의 권능, [가장 위대했던 용의 왕]의 효과 덕분에 강대용은 용종의 말을 알아듣고 대화를 나누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었다.
“오랜만이구나. 베일.”
『···돌아오신 겁니까.』
강대용은 살짝 고개를 주억거리며 용에게 말했다.
“그래. 다만··· 아직 모든 기억이 돌아오진 않았다.”
『구체적으로 찾지 못한 기억은 어떤 겁니까?』
“대부분. 내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으니, 꽤 심각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지.”
『…….』
강대용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아글로베일을 빤히 바라보았다.
‘이 용이 이제 내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강대용은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는 한편 용에게 묻고 싶은 게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