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107)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107화(107/180)
핵심 도시와 자본가들 (1)
미국이 전기 전신을 도입한 뒤로 코만치 부족은 숨통이 조여지는 기분을 느꼈다. 약탈은 계속 실패하고 빠르게 나타난 미군에게 뒤를 잡혀 3만 명까지 늘어났던 전사 수가 2만 명까지 줄어들었다.
멕시코의 영토로 돌아가자는 주장도 나왔지만, 멕시코에 당했던 기억은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했다.
그렇게 궁지에 몰린 채 운명을 걸고 싸운 마지막 전투에서, 코만치 부족은 패배했다.
코만치 부족도 무턱대고 대규모 회전을 벌인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무너지면 자네들은 무사할 것 같나?”
포츠나크와히푸는 그렇게 호소했었다.
미국 정부가 원주민들을 전부 쓸어버리고 멕시코로 보내려고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자는 없었다.
지난 몇 년간은 코만치 부족이 점점 커지며 미군의 주의를 끌었지만, 그것도 이제 끝이 다가온다.
“우리 부족은 전투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네. 자네 말대로 다음은 우리니까 말이야.”
“고맙군.”
코만치 부족과 다른 부족들 간의 사이가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들도 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미국 서부의 많은 원주민 부족들이 캔자스로 집결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운명을 건 전투를 위해서였다.
여러 부족을 흡수하며 덩치를 키운 코만치 부족 전사 2만 명과 기타 부족들의 전사 2만 명이 모였다.
코만치 부족은 그동안 구해온 무기들을 아낌없이 풀었고, 정말로 이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터무니없는 오산이었다.
게릴라전을 포기한 코만치 부족은 더 이상 무섭지 않았다.
콰콰쾅!
히히힝-
“대포! 대포부터 처리해!”
포츠나크와히푸는 목이 터져라 외쳤으나, 정면충돌에서 코만치 부족과 인디언 연합군은 미군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코만치가 자신의 강점을 포기하며 약해졌지만, 미군은 빠르게 강해져 왔기 때문이었다. 약 2년 만에 몇 배로 늘어난 병사 수, 코만치에게 깨지며 얻은 경험과 훈련도, 많은 예산을 투입해 발전시킨 무기들, 전기 전신까지.
전장에는 마주칠 일 없던 대포가 100문 넘게 동원되었고, 전장은 지옥이었다.
“···참혹하군.”
단 한 번의 전투로 엄청난 전공을 세우게 된 윈필드 스콧(Winfield Scott)은 그렇게 말했다.
뚫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처절한 전투는 양측에게 엄청난 희생을 발생시켰다.
“피해 보고하게.”
“사상자가···1만 명, 사망자가 7천 명입니다.”
코만치 놈들은 그동안 포획한 리볼버 권총을 사용했는데, 그 총탄 수가 이상할 정도로 많았다.
코만치 기병대가 포대를 지키기 위해 장창으로 무장한 병사들 앞에 서서 리볼버 권총을 쏴대는 모습을 봤을 때는 윈필드 스콧도 순간 머리가 새하얘질 정도였다.
“하,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군.”
철저히 준비했음에도, 적은 예상외의 역량을 보여주었고, 미군은 너무 큰 피해를 보았다.
“그래도 이 주변 부족들을 한 번에 모은 것이었으니, 대승입니다!”
부관은 그렇게 말했지만, 스콧의 찌푸려진 미간은 펴질 줄을 몰랐다.
“우리 미군이 저 야만인 놈들과 정면으로 싸웠는데 겨우 3대 1의 교환비를 내다니, 이건 치욕일세. 다시는 대승이라는 개 같은 말을 꺼내지 말게.”
“···예.”
“우리 병사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으려면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돼. 인디언 놈들을 모조리 잡아들여!”
미국에도 이 전투는 중요했다. 동원한 병력은 보병 3만에 기병 2만, 포병 1만에 달하는 대군이었다. 그랬는데도 1만 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나온 것이다.
스콧은 승리에 대한 공을 치하받기는커녕 원주민과 싸우는데 미국인을 7천 명이나 죽게 했다고 질타받을까 봐 두려웠다.
사령관인 그의 명령에 수만 명의 미군이 원주민 부족을 ‘포획’하기 시작했고, 그 첫 타깃은 당연히 코만치 부족이었다.
“부지런히 걸어라! 허튼짓하면 뒤통수에 바람구멍을 내버린다!”
이미 멕시코와의 ‘원주민 이주에 관한 조약’의 2번 조항 ‘미합중국 정부는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원주민들을 멕시코 제국 국경의 도시까지 안전하게 이송할 책임을 진다.’는 잊힌 지 오래였다.
이 야만인 놈들에게 수많은 전우가 죽은 것을 생각하면 당장 쳐 죽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잘 참고 있는 것이었다.
“왜 이리 느려!”
말에 탄 미군은 총검을 장착한 라이플을 늦어지는 원주민 노인의 등에 갖다 댔다. 늦어지면 찔린다.
헉-헉-
부족의 젊은 남성은 절반 이상이 죽었으며, 남은 이들은 다쳤거나, 굶주렸거나, 아이거나, 노인이었지만 미군은 그런 사정 따윈 봐주지 않았다.
흑-
한 명이 울기 시작하자, 눈물은 부족 전체로 퍼져나갔다.
그 가혹한 ‘눈물의 길(Trail of Tears)’을 지나, 멕시코의 국경 도시에 도착했다.
국경 도시의 장교와 이민청 직원은 당황했다.
“···이게 대체 몇 명입니까?”
호송을 담당한 미군 장교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2만 명입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앞으로 이것의 몇 배를 더 데려올 테니, 미리 준비해두십시오.”
원주민 이주에 관한 조약은 그 수에 제한이 없었다.
“알겠습니다.”
이민청 직원은 안타까운 눈으로 침울해진 원주민 부족을 둘러봤다.
이들은 멕시코인으로서 잘 살아가게 되리라.
***
수십 년에 걸쳐 수백 개의 계획도시를 건설하는 거대 프로젝트.
프로젝트의 규모가 규모인 만큼 결국은 쓸만한 입지를 가진 곳은 전부 개발되겠지만, 기념비적인 첫 시작점은 바로 치와와주의 치와와시(ciudad chihuahua)다.
현 멕시코의 핵심, 중부 고원 지역도 아니고, 캘리포니아나 텍사스같이 압도적인 잠재력의 지역도 아닌, 애매하다고 볼 수 있는 이 치와와를 선택한 것은 과밀화가 심한 중부 고원의 인구를 점점 더 외곽으로 보내기 위해서다.
치와와시는 치와와주의 중심 도시로서 이미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이기도 했지만, 치와와주에 이만한 입지도 없다.
‘입지 좋은 곳은 매우 높은 확률로 도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니, 입지 좋은 빈 땅을 찾기란 정말 힘든 일이지.’
다행인 점은 정부에서 이 주변 토지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전생이었다면 이 토지 매입 과정이 건설 자체보다도 힘들 정도로 골치가 아팠겠지만, 지금은 시대가 다르다.
현대에 비하면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개인의 권리, 막강한 중앙 정부의 권한, 황제의 권위, 충분한 보상이라는 많은 요소가 토지 매입 작업을 쉽게 만들었고 끝까지 버티는 자는 많지 않았다.
‘이 부분 하나만큼은 현대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하지.’
정부의 폭거라고 할 수도 있지만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고 구매한 것이고, 공익을 위한 사업이다.
끝까지 저항하는 자 중 그 토지에 애정이 있어서 그러는 자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대부분은 더 큰 이익을 위해서 그러는 것이니, 반강제로 적당한 이익을 안겨준 것이다.
“역시 조금 건조하긴 하군요.”
“치와와주는 다 이러니, 어쩔 수 없지. 그래도 덥지는 않지 않는가.”
“예, 덥지는 않습니다.”
7월이다.
특유의 건조한 기후지만 여기도 고원 지대이기에 그리 덥지는 않다. 심지어 여름에도 서울보다 평균 온도가 낮을 정도고, 습도도 낮아서 이 정도면 살기 나쁜 기후는 아니다.
“철도망이 연결되어 있어서 자제 수급도 빠르고 인부들을 데려오는 것도 빠르니, 시작이 수월한 편이군요.”
“그렇지.”
나와 오르테가 건설의 수석 건축가들이 설계한 치와와시는 현재 크기의 5배 이상이고, 현재의 도시는 새 치와와시의 일부인 구도심이 될 것이다.
시민들은 공사 중에는 원래대로 살다가 공사가 완료되면 그곳으로 터전을 옮기게 될 거고, 구도심은 재개발될 것이다.
엄청난 양의 건설 자재, 멕시코 중부에서 모집한 수만 명의 건설 인부, 오르테가 건설의 수석 건축가 절반이 이 도시에 모였다.
“전하, 레알 인베르시온의 치와와시 지부도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좋아. 공사가 끝나면 이 도시의 일자리를 알선할 수 있도록 미리 잘 준비해놓게.”
“예,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전하.”
공사가 시작되었다.
설계대로 도시의 각 구획이 나뉘기 시작했고, 시청과 경찰서를 비롯한 여러 공공건물들, 상업 지구의 상업 건물, 주거 지구의 다가구 주택과 고급 주택들, 널찍하게 내놓은 도로 등이 건설되기 시작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치와와에서 사업할 자를 모집한다는 신문 광고가 나갔고, 레알 인베르시온에선 매주 5건 이상의 투자가 꼬박꼬박 집행되기 시작했다.
많은 인부가 소비하는 금액으로 도시의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숙박업과 요식업을 중심으로 하는 내 회사 ‘솔리스’도 치와와시에 진출했다.
도시 건설과 산업 육성은 발맞춰서 진행되어야 한다. 인부들을 가능한 만큼 이 도시에 정착시킬 계획이기 때문이다.
도시 이민의 혜택을 그대로 줄 생각이다. 지금 건설 중인 다가구 주택들의 집을 무이자 대출 형식으로 주고 일자리도 알선해줄 계획이다.
“계획한 대로 된다면 멕시코 중부의 인구를 어느 정도 옮겨올 수 있겠군요.”
“그렇지. 이 도시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를 지을 때도 멕시코 중부에서 최대한 많은 인부를 모집할 계획이니, 반복하다 보면 적절하게 분산될 수 있을 걸세.”
***
“이게 사실인가?”
나는 보고서를 보며 디에고에게 물었다.
“예, 안타깝지만 사실로 확인되었습니다.”
“한 공장에서 두 달 만에 7명이 과로사했는데, 왜 인제야 알려진 거지?”
“공장주가 말이 흘러나가지 않도록 직원들을 단속했다고 합니다.”
“단속이라···.”
멕시코 제국의 산업화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었다.
내가 일방적으로 끌고 나가는 상황이 끝나고, 많은 이들이 사업과 투자에 뛰어들고 있었다.
지주들은 내가 벌이던 각종 사업을 직접 따라 하진 못했지만, 레알 인베르시온과 비슷한 투자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는 점점 늘고 있었다.
멕시코에 10년 전까지만 해도 없던 자본가 계층이 등장한 것이다.
‘투자자들의 압박은 알겠지만, 아니 그것도 그냥 핑계일 가능성이 높지.’
멕시코시티 근처에서 사업을 하는 한 놈이 공장을 24시간 2교대로 돌리고 있었다. 잠깐이면 몰라도 오래 버티지 못할 만큼 가혹한 노동이었다.
하루 12시간 근무도 문제지만, 밤에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이런 공장들은 새벽에 교대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수면에 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노동자들의 불만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일에 대한 기사까지 나가면 무슨 일이 생길지 염려됩니다. 일단 기사를 내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그대로 내보내도록 하게.”
부르주아 계급은 산업 발전이라는 긍정적인 작용도 있지만, 부작용도 함께 가져온다.
이쯤에서 한번 손 볼 필요가 있다.
이 시대에 12시간 근무는 흔한 일이지만, 이 멕시코에서만큼은 새벽 근무까지 포함한 12시간 근무가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멕시코 제국의 실업률은 0%에 한없이 가깝고, 노동자가 턱없이 부족하다.
다른 자본가들은 내 소유 기업들이 제시하는 수준의 임금과 노동 조건을 맞춰줘야 고용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엔 유럽과 남미의 이민자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아시아 이민자들까지 몰려들고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직 기업들이 여유를 부릴 정도는 아니다.
특히 최근엔 멕시코 중부 지역의 도시 이민자 수를 제한시켰으니 멕시코시티는 더더욱 인력난일 터.
일자리가 넘치는 이 상황에서 과로사할 정도인데 공장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 다니다가 죽었다는 것은 뭔가 이상하다.
뭔가 구린 것이 있다.
나는 이 정보를 가져온 정보부대 요원에게 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