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108)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108화(108/180)

핵심 도시와 자본가들 (2)

코만치 부족이 결국은 패배하고, 절멸에 가까운 피해를 보았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원 역사보다 훨씬 빠른 코만치 전쟁의 끝이었다.

‘이게 다 그 카터 스미스라는 놈이 일으킨 나비 효과인가.’

이것보다는 더 오래 싸울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 버렸다. 웬 카터 스미스라는 놈이 우리 멕시코에 대한 정보를 미국에서 잔뜩 알리고 다니는 바람에 안 그래도 멕프전쟁의 결과로 예민한 미국인들의 경각심을 극도로 올려버렸다.

그놈이 풀고 다녔다는 정보를 들은 나는 기겁하여 그를 납치하라고 명령하려 했지만, 정보부대의 지휘관인 리카르도 대령은 암살을 권했다.

납치 쪽이 오히려 리스크가 더 크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승인했고, 작전이 실행되었다. 하지만 그놈이 남긴 영향력은 없어지지 않았고, 결국 미국에서 대규모 군비 증강과 코만치 토벌이 이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것까지는 약탈 경제로 먹고사는 코만치의 업보려니 하겠지만, 내 심기를 건드리는 보고가 있었다.

“톰슨 대사님. 듣자 하니, ‘원주민 이주에 관한 조약’의 2번째 조항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하더군요.”

나는 미국 대사, 와디 톰슨 주니어(Waddy Thompson Jr.)에게 말했다.

“하지만 전하. 놈들은 선량한 인디언이 아닌, 우리 미국인을 수천 명이나 죽인 야만인들입니다. 그런 이들에게 어떻게 우리 병사들이 친절하게 대하겠습니까.”

내가 그토록 막고자 했던 ‘눈물의 길’이 이 세계에서도 거의 비슷하게 벌어졌다. 물론 우리 멕시코에 정착한 원주민이 엄청나게 많으니, 전생보다는 그 수가 적다.

문제는 이송을 담당하는 군대가 전투에서 큰 피해를 보며 원주민들에 대한 원한과 혐오를 품었다는 것.

코만치나 다른 약탈 경제로 살아가는 부족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그렇지 않은 많은 부족이 이번 전투에 동참하여 토벌되었다.

채집과 수렵으로 먹고살던 그들이 싸운 이유는 단 하나, 코만치 부족이 무너지면 그다음은 자신들을 잡으러 올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도덕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건 국가 간의 정식 조약입니다. 미국 측에서 2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우리 멕시코에서도 1항을 지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그건···. 크흠, 알겠습니다. 원주민들을 최대한 안전하게 이송하도록 주의하지요.”

“예. 앞으로 십만명 이상이 들어올 거라고 이야기하던데, 이번에 들어온 2만명과 비슷한 상태라면 받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눈물의 길을 방지하기 위한 경고다.

지금쯤이면 이미 많은 인원이 고통을 받고 있겠지만, 아직 북미대륙에 원주민은 한참 남았다.

예전이라면 안하무인으로 나왔을 미국의 태도도 많이 바뀌었다. 코만치와 싸워보니 우리 멕시코의 육군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내 호출에 궁으로 왔던 와디 톰슨 대사가 나가고, 나는 디에고에게 지시했다.

“국경에서 충분히 치료시키고 이송시키라고 해. 밥도 잘 먹이고, 오렌지도 먹이고.”

그래도 죽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눈물의 길에서 사망한 자들은 배고픔이나 과로로 죽은 자도 있었지만, 질병으로 죽은 자들의 비율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서구의 사람들과 밀접하게 접촉해버린 이상,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된 이들이 많을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의료 인력이 더 필요하면 보내도록 하고.”

“예, 전하.”

할 수 있는 조치를 했음에도 착잡한 기분이었다. 디에고는 그런 내 기분을 눈치챈 듯 말했다.

“원주민이 최소 10만명이면 올해 인구 증가 수치가 확 늘어나겠군요.”

“···그렇긴 하겠군.”

현 멕시코의 인구는 폭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출산율은 이 시기에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미국과 유럽 국가들 이상으로 추정되며, 10년 전부터 구축해온 이민 시스템은 미국의 몇 배에 달하는 이민자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10만명은 작은 숫자가 아니었다. 이 시기 기준으로 중형 도시 2개에 해당 숫자 아닌가.

코만치 부족을 포함하여 미국에서 보낸 원주민들은 북부 개척지들뿐만 아니라 확장 중인 치와와시와 남부 영토까지 골고루 배치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들을 잘 먹고 잘살도록 해주는 것뿐이다.

***

“이 도시에서 우리가 만들 이 상하수도 시스템에 대해 여러 의구심이 있겠지만, 나는 이 시스템이 언젠가 전 세계의 도시에 적용될 것이라고 확신하네. 이번에 성공적으로 구축한다면 우리가 그 첫 번째 성공자라는 명예를 얻을 수 있을 거야.”

상하수도 시스템.

인프라를 공부하는 토목공학 전문가로서 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 분야 중 하나다.

현대적인 의미의 원 역사에서 상하수도 시스템은 1850년대 후반에 영국에 엄청난 콜레라 유행이 발생하고 나서 처음으로 건설된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며 얻은 기초적인 화학과 생물 지식으로 콜레라를 포함한 수 많은 질병이 수인성, 그러니까 물을 통해 전파됨으로써 발생하는 질병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세계에선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더 많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데 느긋하게 기다릴 필요는 없다. 이미 영국에서 만든 것 이상의 상하수도 시스템을 만들 자신이 있다.

“전하, 이 상하수도 시스템이라는 것이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상수도와 더러운 물을 처리하는 하수도로 구성된다는 것은 잘 알겠습니다. 대부분의 설계는 전하께서 하셨지만 저희도 보면서 배웠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이해한 바로는 이 시설을 운영하려면 더러운 물을 깨끗하게 만들 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한 겁니까?”

“아, 그건 걱정하지 말게. 이미 황립 대학의 교수들과 협력하여 소독할 물질을 개발해 놨으니 말이야. 물론 화학적 처리와 물리적 처리도 병행하게 될 걸세.”

“그렇군요.”

현대의 상하수도 시설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지만, 기초적인 소독을 할 소독제는 지금 기술로도 만들 수 있다.

염소화 석회와 알루미늄 황산염이 그것이다. 염소화 석회는 18세기 후반부터 양산할 수 있었고, 내가 황립 대학 교수에게 연구 과제를 발주해서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것이 양산할 수 있게 된 것이 알루미늄 황산염이다.

이 두 가지 소독제와 자갈, 모래, 숯, 천, 활성탄 등 여러 물질들을 활용한 여과기를 활용할 계획이다.

일반인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이 상하수도 시스템이야말로 이 도시, 그리고 멕시코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상하수도 시스템은 공사와 운용에 큰 비용이 들지만, 그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은 수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콜레라, 장티푸스, 이질을 포함한 많은 수인성 질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비용을 뛰어넘는 효과라고 볼 수 있는데,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이 시대엔 저 모든 질병이 목숨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병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끝이 아니지.’

폐수와 오물을 깔끔하게 처리할 방법이 생기는 셈이니, 위생 상태가 개선되고 도시의 악취도 줄어든다.

수자원을 보호하고 재활용함으로서 지속할 수 있는 수자원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데, 이 치와와 같이 건조한 지역에서는 도시가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느냐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장점이다.

이런 어마어마한 혜택을 가진 상하수도 시스템이 바로 이 치와와시에 전 세계에서 첫 번째로 건설되는 것이다.

“파이프들은 설계한 대로 잘 가공되었나?”

“예, 이쪽에서 주문한 그대로 만들어서 보내줬습니다.”

“결합부도 확실히 확인했나?”

“예, 전하.”

“좋아, 그러면 시작하도록 하지.”

도로와 건물을 만드는 것은 이제 내가 감독조차 할 필요가 없다.

나는 상하수도 건설에 배정된 건축가들과 인부들을 이끌고 현장을 지휘하기 시작했다.

***

1842년 8월.

뜨거운 치와와의 여름이 끝나가던 어느 날, 상세 보고서가 도착했다.

“뭔가 구린 것이 있다고는 생각했는데, 생각 이상이로군.”

“페온을 동원한 것이었군요.”

하아-

예상한 대로 공장의 과로사는 단순한 노동 환경에 대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보다 훨씬 더 깊은, 멕시코의 어두운 면이 드러난 사건이었다.

‘페온(peón)’이라고 불리는 빚노예 제도는 식민지 시대에 중남미에서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은 악습이다.

바야돌리드 논쟁(Junta de Valladolid) 이후 원주민을 노예로 만드는 것은 금지되었다. 하지만 원주민에 대한 착취를 포기할 수는 없었고, 그래서 만든 것이 페온 제도다.

페온들은 명목상 자유인이지만 빚을 다 갚기 전에는 이직을 허가받지 못했다.

지주들은 사실상 노예인 이 페온을 늘리기 위해 자기 농장에서 일하는 소작농에게 본인의 상점에서 생필품, 농기구, 씨앗 등을 높은 가격에 사도록 강요하는 수작을 부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 그 비싼 것들을 사기 위해 지주에게 빚을 질 수밖에 없었고, 그 빚의 이자율은 살인적이었다.

“심지어 지주였던 자가 공장을 차린 것도 아니군. 지주에게 채권을 사서 페온들을 데려온 뒤, 가혹한 노동을 시킨 거야. 이게 노예가 아니라면 대체 뭐란 말인가.”

내가 분통을 터뜨리자, 디에고가 말했다.

“하지만 페온이라는 것은 우리 멕시코의 법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페온 제도를 강요하는 것을 불법화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식민지 시절에도 명문화된 법에 페온 제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야. 아주 넓은 영역에서 관습적으로 행해진 일이지. 이걸 불법으로 규정하기도 쉬운 일은 아닐세. 우리 멕시코의 정체 구도가 크게 황제파, 지주파, 공화파로 나뉜다고는 하지만 그들 중 지주가 아닌 자는 없네.”

황제파와 공화파엔 지주가 아닌 자가 있긴 하지만 그마저 10명 중 한명도 안 된다.

“···페온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을 입법하는 순간 벌집을 건드린 꼴이 되겠군요.”

“그래. 그리고 페온 제도는 없애야 할 악습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네. 빚노예들을 근본적으로 해방하려면 빚의 상속을 끊어야 하는데, 그것도 엄청난 반발을 가져올걸세.”

“양 쪽 다 쉽지 않군요.”

이 두가지 문제는 단순히 유권자들의 눈치를 봐서 포기할만한 문제가 아니다. 그들, 그리고 전국의 수많은 지지자가 전부 들고 일어날 일이다.

황제파 인사들은 대부분 손해를 감수하면서 계속 지지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그러지는 않을 거다. 황제파라도 해도 황가에게 얻어먹은 콩고물의 크기가 다 다르다.

‘지주파는 말할 것도 없을 테고.’

공화파 의원들은 대부분 신념이 강한 자들이지만 그건 의원들이고, 공화파를 지지하는 전국의 유력자들은 다 그렇지만은 않다. 그리고 신념이 강하다고 할지라도 본인의 이익과 신념이 정면으로 충돌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원주민 인권을 위해 목숨 걸고 싸워서 바야돌리드 논쟁에서 이긴 여러 정의로운 성직자들이 하늘에서 한탄할 일이지만, 멕시코 가톨릭교회도 ‘페온 제도 불법화’와 ‘상속 포기 제도’를 이 악물고 반대할 것이다.

황가의 위상이 엄청난 지금도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전까지 각오한다면 이길 자신은 있지만···.’

일이 잘 풀리면 노동자들이 전부 황가의 편을 들며 내전이 쉽게 끝나버릴 수도 있지만, 그렇게 일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미국의 팽창 욕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지금, 본격적인 내전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이번은 참자. 하지만 오래 가진 못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결정하고 디에고에게 말했다.

“지금 바로 페온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기보다는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쪽으로 풀도록 하지. 그 공장주 놈은 처벌하도록 하고.”

“노동 환경 개선도 반대가 심하지 않겠습니까? ‘페온 제도 불법화’와 ‘상속 포기 제도’보다는 훨씬 반발이 작겠지만요.”

“그래서 단계적으로 진행할 생각이네. 언론사를 통해 이번 사건이 퍼지면서 노동자들의 불만이 더 올라온 상태지 않은가. 지주와 자본가도 그 분위기를 느끼고 있을 테니,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실행한다고 하면 대놓고 반대할 수는 없을 걸세.”

“그리고 노동환경 실태 조사 결과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리면서 노동 환경 개선에 대한 법률을 입법하면 반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거군요.”

“그렇지. 그 수위는 적절하게 타협해야겠지만.”

우리 멕시코도 제대로 된 노동법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이다. 나도 이 시대에 안 맞는 과도한 노동법을 만들 생각은 없다. 하지만 과로사는 막아야 하지 않겠나.

영국조차도 지난 19세기 초반에 건강 및 도덕의 보호를 위한 법률(Health and Morals of Apprentices Act)을 통과시키며 세계 최초의 노동법을 제정했다.

그렇게 내 명령에 따라 ‘노동환경 실태조사’가 실행되었다.

공장뿐만 아니라 농장과 광산 등 모든 종류에 일자리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는 전국적인 조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