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112)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112화(112/180)
반란과 혁명 (1)
히스파니올라섬 동부 지역 주민들의 독립에 대한 열망은 점점 달아오르고 있었다.
아이티의 정치 불안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었고, 장-피에르 보예르 대통령이 21년 전 정복했던 섬의 동쪽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었다.
“지금! 바로 지금이 독립의 기회다!”
독립운동을 해온 자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 전에 정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피 흘려 싸워서 얻을 독립인데, 당연히 독립 국가를 세워야지!”
후안 파블로 두아르테(Juan Pablo Duarte)가 그렇게 외쳤다. 그는 오래전부터 ‘라 트리니다리아’라는 비밀 결사를 조직하여 아이티의 지배로부터 동부의 독립을 추진해왔다.
그 절호의 찬스가 온 이때 갑자기 멕시코 제국으로 합류하자니? 그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여론이 생각보다 거센 것도 사실이었다.
본격적인 독립 움직임을 시작하기 전부터 분열되기 시작하면 독립을 성공 할 수 있을 리가 없기에, 그는 이 자리에 대화하러 나왔다.
그는 열정적으로 주장했다.
“멕시코가 우리를 어떻게 대할지 아무도 모르는 걸세. 그들이 아이티와 별다를 것 없이 우리를 착취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막을 수 있겠나? 그리고 우리에겐 이 섬의 동쪽이 전부지만, 멕시코엔 손가락 하나와 다름없는 취급을 받을 걸세. 그런데도 멕시코에 합류하자는 건가?”
“독립국을 선포하면? 또 아이티와 전쟁을 할 생각인가? 운 좋게 우리가 이겨서 전처럼 정복당하지 않더라도, 엄청난 희생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자네도 인정할 텐데?”
최근 섬의 동쪽에서 지식인으로 명성을 얻은 자이자 멕시코 제국으로 합류하자는 주장을 가장 먼저 시작한 인물, 알바로 푸엔테스(Alvaro Fuentes)였다.
상인의 아들로서 유럽에서 유학한 후안 파블로와 비슷하게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멕시코 제국에서 유학했다는 이 자는 현 국제 정세에 대한 정확한 식견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역사상 처음으로 노예 혁명을 성공시켜 흑인 주도의 국가를 건국한 섬의 서쪽, 아이티와 다르게 섬의 동부 지역은 아직 백인과 메스티소가 주도하고 있었고, 이 자리에 모인 자들도 백인과 메스티소가 대부분이었다.
“독립을 위해서라면 감수해야지. 그 정도 각오도 없이 아이티에 반기를 들 생각이었나? 우리가 원래 에스파 식민지였던 영역을 가지고 독립한다면 이 섬의 절반 이상이 넘는 면적이야. 아이티 놈들이 가만히 놔둘 리가 없지 않은가.”
파블로는 당당하게 외쳤지만, 푸엔테스는 곧바로 반박했다.
“그러니까, 멕시코 제국으로 합류하면 그 희생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일세. 우리가 원래 이 땅에서 나라를 건국하고 살던 단일 민족도 아니고, 대체 독립 정부를 구성해서 얻는 실익이 뭔가? 아무리 봐도 새로 건국될 국가에서 한 자리씩 차지할 수 있다는 점밖에 안 보인다만?”
“뭐라?”
그 말에 수십명이 참석한 회의실이 시끄러워졌다. 절반으로 갈라진 여론처럼, 회의실은 양측으로 나뉘어 있었다.
“우리가 권력을 가지고 싶어서 독립운동을 했다는 소리인가!”
“그 말, 당장 취소하시오!”
회의를 당장이라도 파투 낼듯한 그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푸엔테스는 굴하지 않고 외쳤다.
“그걸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왜 독립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냐는 것일세. 고작 우리도 독립 국가를 건국했다는 명예를 얻겠다고 무수히 흐를 그 피들을 감수하겠다는 말인가? 멕시코 제국에 합류를 청하면 아무런 희생 없이 우리가 원하던 목표들을 이룰 수 있는데?”
히스파니올라섬의 동부 지역 주민들이 아이티의 지배에서 벗어나서 독립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문화적인 이유와 경제적인 이유.
섬의 서쪽과 동쪽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각각 프랑스와 에스파냐의 식민지였고, 당연히 두 지역 사이에는 큰 문화적 및 언어적 차이가 있다. 하지만 아이티 정부는 섬 전체를 하나의 정치적 단위로 통합하려 했으며, 이 과정에서 동부 지역의 문화, 언어, 그리고 경제 정책에 대한 강제적인 동화 정책을 시행했다.
에스파냐 식민지 출신이라는 비슷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고, 에스파냐어를 쓰는 멕시코 제국이라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경제적인 이유도 그렇다. 아이티 정부가 외국에 진 부채를 갚고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 부과하는 막대한 세금은 멕시코 제국에 합류하면 상당히 가벼워질 것이고, 농지를 재분배한답시고 동쪽의 농장을 빼앗지도 않을 것이다.
이 둘이 동쪽 주민들이 독립하려는 가장 큰 이유인데, 멕시코 제국에 합류하면 아이티가 멕시코와 싸울 생각을 하지는 않을 테니, 그냥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러는 자네는 멕시코 제국이 우리를 아무 조건 없이 받아준다고 누가 그러던가? 받아준다고 해도 그들이 쿠바나 다른 섬에서 그랬던 것처럼 농장들을 싹 압수해서 정부 소유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는데, 자네들은 그걸 용납하겠다는 말인가?”
파블로가 꺼낸 회심의 공격에, 합류파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여기 있는 자들은 최소 중산층이다. 재산이 있는 자들이고, 그 재산이란 대부분 땅이었다. 그런데 멕시코 제국이 그걸 빼앗을 수도 있다? 치명적인 위험성이었다.
웅성웅성-
푸엔테스는 분위기가 더 이상해지기 전에 반박에 나섰다.
“이건 선동입니다! 멕시코 제국이 회수한 것은 전부 적국의 재산이었습니다. 멕시코 제국은 카리브해의 지배권을 확고하게 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 주변 섬들이 전부 멕시코의 것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으셨을 겁니다. 멕시코는 우리의 합류를 환영할 것이고, 스스로 합류한 우리의 재산을 명분도 없이 빼앗는 말도 안 되는 짓은 하지 않을 겁니다!”
푸엔테스의 말은 설득력이 있었다. 더구나 그는 국제 정세에 대해 잘 알고 있음을 여러 번 증명하지 않았던가.
결국 토론은 건국파에게 불리하게 흘러갔는데, 합류파는 ‘아무런 희생 없이 압도적인 실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건국파는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상당히 부실했다.
보통 이런 논의는 당연히 토론할 필요도 없이 독립 국가를 건설하는 쪽으로 정해지는데, ‘국가적 정체성과 자부심’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섬의 동부 지역 주민들은 그런 개념이 희박했다. 애초에 독립 국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섬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은 진작에 질병으로 거의 다 죽어버렸고, 1821년에 자치 정부를 선언한 적이 있지만 본격적인 통제력을 행사해보기도 전에 아이티 정부에 정복당해서 없어졌다.
결국 건국파가 주장할 수 있는 장점은 ‘자치’를 할 수 있다는 점뿐이었는데, 푸엔테스와 합류파는 ‘자치’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들을 멕시코 제국에 합류하면 얻을 수 있는데, 막대한 희생을 치르려는 의도가 뭐냐고 몰아붙였다.
실제로 새로 건국될 나라에서 한자리씩 차지하고 싶은 의도가 없는 것도 아니었기에 억지스러운 공격은 아니었지만, 건국파들은 화를 내며 토론을 중단했다.
토론은 중단되어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그 내용은 동부 지역 주민들에게 퍼져나갔다.
***
치와와시 건설, 도시설계 교육, 투자 결정, 사업체들과 국가의 중요한 현안을 처리하며 쉴 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멕시코시티에서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왔다.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는 것이다.
“대체 왜 쓰러지신 건가?”
“검사 결과 다행히 큰 병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피로가 누적되어 과로로 쓰러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과로말인가?”
“예, 전하. 연세도 있으시니, 지금처럼 과도한 업무는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군. 알겠네. 참고하도록 하지.”
‘과로라···.’
아버지의 나이도 벌써 60세. 체력이 많이 떨어질 나이이긴 하다.
침대에 누워있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니 씁쓸함이 느껴졌다. 한때는 강인한 군인의 모습이었던 아버지다. 국가를 독립시키고 황제의 자리에 오른 거인이 늙어버린 모습에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졌다.
어떤 이들은 독립 이후의 업적들은 전부 황태자가 이룬 것 아니냐고 깎아내릴 수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 친아들을 질투해서 견제하거나, 심지어 죽여버린 왕이 얼마나 많던가. 그런 수많은 사례들이 쌓여서 ‘권력은 부자지간에도 나누지 않는다.’라는 격언까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아구스틴 1세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말하는 것들을 열린 마음을 갖고 들어주었으며, 그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하면 적극적으로 밀어주었다.
막대한 권력을 가진 독재자가 할 법한 부정 축재와 외도도 하지 않았으며, 오랜 시간 동안 성실하게 제국의 여러 일을 처리하며 제국을 발전시키는 것을 정말 많이 도와줬다. 그러다가 과로로 쓰러지기까지 하지 않았나. 내가 여러 일을 해낸 것은 그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 아버지 덕이 크다.
“헤로니모, 왔구나.”
어머니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예, 어머니.”
“너무 걱정 말거라. 아버지의 체력이 예전 같지가 않아서 일어난 일이니, 업무를 조금 줄이면 될 거란다.”
“네. 큰 병에 걸린 것은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네요.”
“아버지도 슬슬 네게 황위를 넘겨줄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너도 곧 이어받을 준비를 해야할거야.”
어머니는 아버지가 잠들어있는 침실에서, 갑작스러운 폭탄 발언을 했다.
“···이번에 쓰러지시긴 했지만, 큰 병이 있으신 것도 아니고 아직 정정하신데 황위를 넘겨주신다니요.”
“네 아버지도 죽을 때까지 일만 할 수는 없잖니? 황제도 사람이란다. 황태자도 그렇고.”
어머니는 그렇게 말하며 의자에 앉아있는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동안 말은 안 했지만, 21년 전 네가 오랜만에 내 방에 찾아왔던 그날에는 네가 드디어 철이 든 것 같아서 기뻤지만, 이제는 뒤를 돌아볼 새도 없이 앞만 보며 사는 네가 조금은 안타깝구나.”
빙의 직후 어머니의 방을 찾아간 날을 말하는 것이리라.
“···안타깝다고요?”
“그래. 옆에서 보면 멕시코 제국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홀린 듯이 사는 것으로 보일 때가 있단다. 네 아버지도 그런 성향이긴 하지만, 부전자전인지 너는 그게 더 심해.”
이 몸이 15살일 때 빙의한 이후로 멕시코 제국의 발전을 위해 쉴 틈 없이 달려온 것은 맞다. 결혼식 때를 제외하면 2일을 연달아 쉬어본 적도 없으니, 어머니는 그것이 안타까웠나 보다.
어머니는 내가 그냥 아버지와 비슷하게 워커 홀릭 성향을 타고난 것처럼 생각하겠지만, 내겐 그래야만 할 의무가 있다.
나를 여기로 보낸 것은 신적 존재다.
나는 그 신적 존재에게 멕시코시티의 허름한 술집에서 멕시코가 독립 이후에 어떻게 해야 했다고 밤새 떠들지 않았나.
“···”
하지만 잠들어있는 아버지의 얼굴과 내게 부탁하는 어머니를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진짜 부모님은 아니지만, 저들에게 나는 진짜 아들이 아닌가. 이 황가라는 위치에서는 드물게 자식들을 사랑해 준 부모님이었다.
“이제 멕시코 제국은 네가 그렇게 바쁘게 달리지 않아도 충분히 안정적인 상태가 되었으니,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좀 신경을 쓰면서 살았으면 한다.”
내가 주말에 멕시코시티로 내려오는 것은 가족을 보기 위해서도 맞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자식 교육이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 외에는 와서도 업무를 할 때가 많으니, 부모님과 세실리아 입장에서는 섭섭할 수도 있겠다.
“네, 알겠어요, 어머니.”
복잡한 심경이었지만, 일단 알겠다고 대답했다.
***
결혼식 때 이후 처음으로 평일을 통으로 쉬며 가족과 시간을 보낸 뒤, 그 주말에 파티를 열었다.
초대한 사람들은 내 회사의 경영자들, 내가 직접 스카우트한 인재들, 황제파 의원들, 그리고 군부의 인맥 등 내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최측근이라곤 해도 디에고를 제외하면 얼굴을 보는 일은 정말 드문 편인데, 어머니의 말을 듣고 느끼는 것이 있어 오랜만에 얼굴을 보기 위해 파티를 연 것이다.
‘최측근이라면서 결혼식 때 이후로 처음 보는 이들이 많으니, 확실히 그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신경을 못 쓰긴 했군.’
어쩌다 보니 긴급한 초대가 되었지만, 이제는 멕시코 제국의 전국에 철도망이 잘 깔려있다 보니 멕시코시티로 오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멕시코시티에 처음으로 건설된 고급 호텔, ‘솔리스 호텔’로 손님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