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113)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113화(113/180)
반란과 혁명 (2)
“전하! 일찍 오셨군요. 파티가 시작하려면 조금 걸립니다.”
본사는 캘리포니아에 있지만, 최근에는 이 멕시코시티에서 호텔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솔리스였다.
“괜찮네. 내 직접 파티에 오는 이들을 맞이하려고 일찍 온 것이니. 그리고 그 첫 번째 손님은 자네가 되겠군.”
“아, 그렇군요. 영광입니다, 전하.”
“듣자 하니 호텔의 인기가 엄청나다고 하던데. 1년 치 예약이 다 차 있다고?”
나는 워낙 바빠서 호텔의 개관식에만 참석하고 실제로 이용해본 적은 없지만, 디에고에게 들어보니 멕시코 제국의 여러 유력자와 부자들이 이 호텔에 숙박하고 싶어서 몇 달간 기다릴 정도라고 한다.
“그럴 수밖에요. 대단한 건물을 지어주셨지 않습니까. 완공된 건물을 보니 저부터 여기서 묵고 싶어지더군요.”
건물이 멋있기는 했다. 웅장한 멋을 강조했던 대학과는 다르게, 이 호텔은 마치 유럽의 궁전 같은 화려함을 가지고 있다.
우리 멕시코는 이런 본격적으로 화려함을 강조한 건물은 거의 없는데, 황궁인 ‘국립 궁전’도 나름의 멋이 있긴 하지만 화려한 맛은 덜하다.
“그래도 운영과 서비스가 좋으니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아니겠나. 호텔업은 건물의 외관 이상으로 서비스가 중요하니.”
“하하하, 운영과 서비스도 전하께서 많은 아이디어를 주셨지 않습니까. 저는 그것을 실행했을 뿐입니다.”
“크흠···. 그랬던가.”
멕시코에서 ‘호텔업’이라는 것 자체가 처음이었으니, 나도 잘 모르긴 하지만 내가 전생에 겪거나 들은 서비스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하긴 했다.
‘이거 완전히 엎드려 절 받은 격이로군.’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별개의 일일세. 내가 아이디어를 줬다고 하더라도, 자네가 잘 실행했으니 성공한 것일세. 특히 최근엔 자네에게 맡긴 일도 많지 않은가. 이 호텔뿐만 아니라 통조림 사업과 콜라 사업도 아주 잘 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봤네. 내가 뭘 조언할 것도 없이 잘하고 있더군.”
“감사합니다, 전하. 그저 이제라도 전하의 믿음에 걸맞은 성과를 내는 것에 만족합니다.”
“자네는 계속 잘하고 있었으니 그런 걱정은 하지 말게.”
솔리스가 호텔업에 더해 통조림, 콜라 사업으로 진출하기 전에는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음식점과 숙박업 프랜차이즈를 하고 있었으니 그의 동기라고 할 수 있는 다른 경영자들에 비해 규모가 상당히 작기는 했다.
그건 그의 무능 때문이라기보다는 내가 그에게 맡긴 사업 자체의 특성이라 어쩔 수 없는 일에 가까웠다. 실제로 그전에도 꾸준히 점포 수를 늘리면서도 수익성도 개선해 나가고 있어서 현금을 쏠쏠하게 벌어들이고 있는 알짜 사업이었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솔리스는 내게 인정받아서 내심 기분이 좋아진 듯, 경직된 분위기를 살짝 풀고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솔리스와 이야기하고 있으니, 드디어 첫 손님이 도착했다.
“어서 오게, 라몬.”
“전하께서 직접 환영해주실 줄은 몰랐는데, 영광입니다.”
내가 의류 회사를 경영하는 라몬과 인사를 나누자, 솔리스가 떨떠름하게 물었다.
“···자네 옷이 그게 뭔가?”
“이게 최신 스타일이라네.”
라몬 알바라도는 당당했다.
“···그게?”
“혹시 영국에서 유행하는 스타일인가?”
솔리스는 계속 떨떠름한 반응이었지만, 나는 짐작이 가는 것이 있어 물었다.
그가 입고 온 옷은 지금 이 시대 멕시코 상류층 남성의 복장보다는 현대의 정장에 가까운 형태였다.
“예, 전하. 맞습니다. 회사 디자이너 하나가 입고 온 것이 눈에 띄어서 제 나름대로 만들어 봤습니다. 깔끔한 멋이 있지 않습니까?”
“음, 그렇긴 하군. 편해 보이기도 하고.”
“유럽에서는 점차 퍼져나가고 있는 옷차림입니다.”
현 멕시코 상류층 사이에서는 아직도 승마복에서 유래한 옷차림이 유행이었는데, 이 옷차림은 상당히 복잡하고 내 기준에서는 별로 멋도 없다.
‘특히 무릎까지 오는 승마 장화는 최악이지.’
정장이 언제 나오나 했더니, 다행히 유럽 상류층의 복장은 점차 변하고 있었나 보다.
현대엔 정장이 격식을 차리는 자리나 엄격한 분위기의 회사에서 입는 불편한 복장 취급을 받으며 점차 쇠퇴하고 있었지만, 이 시기엔 기존의 옷차림에서 상대적으로 편안한 방향으로 진화한 결과물이다.
“‘라몬’ 에서 그 옷들도 출시하려고 준비 중인가?”
“고민 중입니다. 여기 솔리스의 반응처럼, 아직 멕시코 사람들에겐 생소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으니까요.”
“내 생각엔 일단 시작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군. 우리 멕시코도 유럽의 유행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으니.”
먼 미래에는 점차 쇠퇴할지라도 그전까지는 아주 일반적인 옷차림이 되리라는 것을 내가 이미 알고 있으니 망설일 필요가 없다. 그리고 나도 이 거지 같은 롱부츠 좀 벗고 바지와 구두를 신고 싶다.
“전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겠지요. 바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내가 입을 것도 만들어서 보내주고.”
잠시 라몬과 이야기하는 사이 손님들이 속속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파티가 시작되었다.
***
베이토 가이탄은 이 파티에 초대되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이 초라해지는 이중적인 감정을 느꼈다.
‘아프다는 핑계라도 대서 안 왔어야 했나.’
그가 맡은 화학 회사는 이제 공장을 건설 중이라 아직 매출이 1페소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여기 있는 거물들의 면면을 보면 기가 죽지 않을 수가 없었다.
황태자 전하의 회사를 경영하는 경영자인 것은 같지만 작은 곳도 매출이 수십만 페소는 될 것 같았다.
‘유일하게 리오스라는 성을 딴 회사가 두 개나 있어서 누군지 궁금했는데, 여기서 보는군. 그래, 안 올 리가 없지.’
알폰소 리오스라는 자였다.
초대장을 보낸 모든 사람이 참석했다고 들었다.
황태자의 기업들은 각 분야에서 압도적인 1등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전부 굵직한 산업 분야들 뿐이었다.
‘물류, 금융, 건설, 철강, 철도, 섬유, 기계, 자원, 방산, 조선, 투자, 전자. 이런 대단한 사업들 사이에 화학이 낄 수 있는 건가?’
황태자 전하의 선택을 받았지만 이제 겨우 소독제를 생산을 시작하는 ‘가이탄’이 저 정도로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파티에는 경영자들뿐만 아니라 전하와 인연이 있는 군부의 인원들과 정치인 등 여러 계층의 사람들도 있었는데, 하나같이 거물뿐이다.
후우-
작게 심호흡을 쉬며 용기를 낸 그는 자신을 소개하며 사람들과 대화를 시작했다.
“하하하, 전하께서 선택했다면 미래에 대단한 회사가 될 것이 확실하니 그리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
“맞습니다.”
다행히 거물들은 친절했다.
‘황태자의 최측근’이라는 ‘자부심’이 이 공간에 있는 인원들을 묶어주는 기분이었다.
자신감을 얻는 그는 여러 인물들과 대화해 나갔는데, 놀랍게도 그와 비슷한 처지인 자를 만났다.
“엘리베이터 회사라고요? 엘리베이터가 뭡니까?”
“그러니까 그게···.”
이번에 새로 엘리베이터 회사를 맡았다는 자는 그것이 뭔지 한참 설명했다.
“아아, 이 호텔에 있던 그 기계를 말씀하신 거였군요.”
“네, 그게 우리 회사에서 만든 겁니다.”
“그렇군요. 탈 때 살짝 무섭기는 했지만, 편리한 장치였습니다.”
가이탄은 진땀을 흘리며 설명하는 엘리베이터 회사 사장을 보며 알 수 없는 동질감을 느꼈다.
그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황태자 전하의 명에 의해 로크 정밀기계의 기술자였던 그에게 ‘엘리베이터’라는 것을 개발하라는 임무가 떨어졌고, 받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수년간의 개발 끝에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엘리베이터 사업은 로크 정밀기계에서 분리되었는데, 안 그래도 로크 정밀기계는 밀링 머신, 각종 도구, 농기계, 기관차, 증기 기관 등 너무 많은 사업을 병행하고 있으니, 엘리베이터는 단독 회사로 분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황태자 전하께서 판단하셨다는 것이다.
졸지에 일개 기술자에서 사장이 된 그는 여전히 로크 정밀기계의 공장과 장비를 쓰고 있었는데, 아직 수요가 크지 않아 추후에 본사와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가이탄도 짚이는 것이 있었다.
“아무래도 치와와시 다음 건설될 계획도시를 본사로 삼으려고 생각하시나 보군요. 건설될 도시의 고용 문제를 세심하게 신경 쓰시는 분이니, 엘리베이터 회사는 아껴놨다가 다음 도시에 정착시키려는 의중이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몇 년은 더 로크 정밀기계에 붙어있어야 한다는 소리군요.”
“크흠, 제 추측일 뿐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제품을 생산 중이니 매출이 나오고 있는 것 아닙니까. 저는···”
가이탄은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황태자 전하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많은 거물이 파티의 중심에 있는 전하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그 주변을 맴돌고 있었기에 진작 포기했다.
‘그래도 오길 잘했군.’
***
히스파니올라섬의 서쪽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점점 심화하고 있었다.
주민들의 주된 불만은 ‘노예 시절과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노예 혁명 성공과 흑인 국가 건설이라는 자부심은 무거운 세금, 경제 붕괴, 정치적 불안정, 흑인과 물라토(흑백혼혈) 간의 권력 투쟁에 무너지고 있었다.
“농사지어서 얻은 수확물을 전부 가져가면 토지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멕시코에 엄청난 부채를 진 상황에서도 권력을 가진 엘리트들은 엄청난 토지를 소유한 상태로 부유하게 살고 있었다. 죽어 나가는 것은 얼마 되지도 않은 토지를 가졌는데, 무거운 세금을 내는 일반 농민들이었다.
“이럴 바엔 농사를 안 짓고 말지.”
거의 대부분의 농민들은 그런 심정이었지만, 농사를 안 지으면 뭘 하겠는가. 결국 대부분의 농민은 죽지 못해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고, 드물게 정말 농사를 때려치운 이들은 범죄자가 되었다.
농장 이외의 산업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었고, 아이티 정부는 공무원과 군대에 지급할 봉급도 마련하기 힘들었다.
‘망국.’
그런 단어가 저절로 떠오르는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 또 하나의 비보가 들려왔다.
간신히 유지되던 동쪽 지역의 통제력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 것이다. 반란을 모의한 동쪽 주민들이 봉기를 시작하자 정부에서 파견된 관료들과 그들을 지키던 조촐한 수비대는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당연한 일이었다.
아이티 정부는 그들에게 제대로 된 장비는커녕 봉급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다.
“반란이다! 동쪽 놈들이 미쳐서 반란을 일으켰다!”
“이번에야말로 저 동쪽 놈들을 다 죽여버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뭐? 멕시코 제국으로 합류를 청했다고?”
“그게 무슨···.”
“그딴 요청을 받아줄 리가···있겠군.”
제대로 된 국가 취급을 받는 국가라면 국제 사회에서 개입할 여지도 있었겠지만, 아이티는 외교적으로 완전히 고립된 상태고, 무엇보다 상대가 멕시코 제국이었다. 예전 지배자였던 프랑스를 격파하고 부채를 넘겨받은 강국이지 않은가.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대체 무슨 대책이 있다는 말인가?”
“···”
“그저 멕시코가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
당연히 그럴 리가 없었다.
오히려 멕시코 제국의 행동은 아이티 정부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이루어졌다.
히스파니올라섬의 동쪽으로 멕시코 제국의 함대가 파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