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123)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123화(123/180)
멕시코의 공기가 자유를 만든다 (2)
“어마어마하게 커졌군.”
예전엔 에두아르도와 몇몇 기술자들이 무기를 개발하던 창고였던 곳이, 이제는 수십명의 대학 졸업생과 기술자들이 일하는 무기 연구소로 바뀌었다.
“하하, 전하께서 만들라고 지시하신 게 한둘이 아니잖습니까. 그걸 다 개발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죠.”
“그래? 그럼 어디 그 결과물을 봐볼까?”
나와 에두아르도는 가볍게 대화하며 베가 방위산업의 건물을 걸었다.
도착한 방에 놓인 것은 최초로 실전성 확보에 성공한 기관총이라고 평가받는 ‘개틀링 건’이었다. 이름은 뜬금없이 미국의 의사인 개틀링의 이름을 가져다 붙일 수는 없으니, 적당히 VA(Vega Ametralladora)-43이라고 지었지만, 그 형태와 작동 원리는 개틀링의 그것과 흡사했다.
좀 더 진보된 기관총을 만들게 하고 싶었지만 난 그런 기관총의 복잡한 구동 원리는 알지 못한다. 그나마 겉모습이라도 아는 것이 이 개틀링 건이었다.
“이게 지난 재작년에 만들었다는 프로토타입이지?”
“네, 맞습니다. 단가 때문에 양산은 못 했었습니다.”
여태까지는 무기들이 강철로 만들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강철 생산 비용이 높아도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지금 멕시코군이 보유한 총과 대포도 전부 연철, 주철과 같은 비교적 저렴한 금속들로 만들어진 것이고, 대구경 함포와 같은 특수한 곳에만 강철을 썼다.
나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강철의 생산 비용이 획기적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은 들었겠지?”
에두아르도도 씨익 웃었다.
“예, 전하.”
강철의 높은 강도와 내구성, 우수한 기계적 특성, 내식성, 열처리를 통한 성능 최적화 등은 더 좋은 무기를 만드는 데 큰 장점이 된다.
그 대표적인 예시 중 하나가 바로 이 기관총이다. 기관총의 높은 발사 속도와 지속적인 사용은 강철이 아닌 다른 금속으로는 견디기 힘들다.
원 역사에서 개틀링 건의 최대 단점으로 바로 이 높은 제조 비용이 지목되었을 정도로 강철의 사용이 필수적이었다.
개틀링 건이 1861년에 개발되었으니, 영국에서 베세머법이 개발된 지 6년은 지난 시점이었지만 미국에는 막 퍼져나가는 시점이기도 했고, 우리처럼 시작부터 대규모로 적용하는 제철소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아직 강철의 가격이 많이 내려가지 않은 상태였다.
“작동은 되는 거겠지?”
“예, 한번 보시겠습니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기술자들이 이미 구멍이 숭숭 난 두꺼운 콘크리트 블록을 조준했다.
“시작하겠습니다.”
한 기술자가 손잡이를 VA-43의 크랭크 핸들을 돌리기 시작하자, 다른 기술자가 탄약 공급기에 탄약을 장전했다.
그렇게 탄약이 장전된 총신이 회전하며 발사 위치에 도착한 순간.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탕!
미리 귀를 막고 있었음에도 압도적인 발사음이 내 손을 뚫고 들어왔고, 두꺼운 콘크리트 블록은 분쇄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30초 정도 콘크리트 블록을 때려 부순 기관총이 발사를 멈췄다.
슬쩍 옆을 보니 어안이 벙벙한 표정인 디에고가 보였다.
“디에고, 어떤가?”
꿀꺽-
“···대단합니다. 마치 수백명이 총을 쏘는 듯한 착각이 느껴지더군요.”
“음, 실제로 분당 수백발을 발사하니까 그렇게 느낄 만 하지. 에두아르도, 이게 정확히 분당 몇 발이라고?”
“분당 300발입니다. 양산을 준비 중인 VA-45 모델은 분당 500발까지 늘어날 예정입니다.”
분당 500발.
에두아르도 라이플이 꾸준히 개선되며 예전의 한번 장전하는데 20~30초가 걸리던 머스킷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장전 속도가 빨라졌지만, 그래봐야 단발 발사 방식인 볼트액션 구조다. 숙련된 사수도 분당 10발에서 15발 정도를 쏘는데, 기관총 하나면 그 50배를 쏴댈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쏠 때마다 조준하는 단발 소총과 다르게, 연발 무기는 쏘면서 조준을 수정하여 적을 쓸어버릴 수 있다.
그 위력은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대포 앞에서도 엄격한 오와 열을 유지했던 전열 보병들을 찢어버렸고, 그렇게 전열 보병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했다.
‘기관총 하나 때문에 육상전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건 좀 과장이긴 하지만 큰 요인 중 하나라는 점은 확실하지.’
정확히는 기관총에 더해 개인 화기와 대포의 공격력도 급속도로 강해져서 예전처럼 전열을 세워놓고 싸우려고 헀다가는 압도적인 인명 손실이 발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어마어마한 무기를 원 역사에선 의사가 나름 좋은 의도를 가지고 만들었다니.’
이 무시무시한 무기에 좋은 의도라는 게 말이 되나 싶지만, 원 역사의 개틀링 박사는 ‘한 사람이 백 명만큼의 전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관총을 발명할 수 있다면 대규모 군대의 필요성을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전투와 질병에 대한 노출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의사이자 발명가였던 그는 남북전쟁에 참전한 병사들의 대부분이 총상이 아닌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기관총을 발명했다. 하지만 그 의도와는 다르게 개틀링 건 발명 후의 전쟁은 이전에 비해 훨씬 더 큰 인명 피해를 기록하게 된다.
“에두아르도, 양산에 최선을 다해주게.”
“예, 전하.”
“그럼, 다음 물건을 보도록 하지.”
다음 물건은 윤형 철조망이었다.
윤형 철조망은 길고 가는 철사를 서로 꼬아 만든 길게 이어진 줄에 날카로운 가시나 바늘 모양의 돌기가 일정 간격으로 배치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 가시들은 철사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어, 접근하는 사람이나 동물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보자마자 용도를 알 수 있을 법한 생김새였다.
디에고가 말했다.
“이건 방어용이군요.”
“그래. 우리 군의 공격력이 훨씬 강하더라도 어떤 전선에서는 방어를 해야 할 거고, 이 윤형 철조망은 적은 병력으로 더 넓은 영역을 방어할 수 있게 해줄걸세.”
간단한 장치지만 효과는 강력해서 맨몸으로는 이 윤형 철조망을 뚫을 수 없다.
원 역사에도 전차가 나오기 전까진 이 철도망을 돌파하려면 철사 절단기나 거대 가위로 열심히 자르거나, 폭발물을 사용하거나, 참호를 파서 철조망 아래로 지나가는 방법밖에 없었다. 물론 이 방법들을 사용할 동안 적이 놀고 있는 것은 아닐 테니, 전부 너무나 번거롭고 위험한 방법이었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이 철조망이 적에겐 엄청난 벽이 되는 것이다. 괜히 세계 대전 내내 모든 국가가 미친듯이 생산해낸 것이 아니다.
“꼭 전쟁용이 아니더라도 여러 곳에서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축을 관리한다든지, 보안 구역을 설정한다든지 하는 곳에요.”
디에고가 말했다.
“그렇지. 지금은 비축분을 쌓고 있으니 팔 수 없지만, 나중에는 민간에도 판매할 예정이라네.”
“그렇군요.”
준비 중인 물건들을 확인하니, 살짝은 심란했던 마음이 진정되었다.
***
“마음 같아선 성명을 발표하고 싶은데 말이야.”
“대통령님, 일주일만 기다려 주십시오.”
모두가 대통령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그의 임기는 3월 4일에 시작한다. 아직은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라는 이야기다.
엄연히 대통령이 있는데 당선인이 나서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언론 작업은 잘 되어가고 있겠지?”
제임스 포크는 보좌관에게 물었다.
“예, 슬슬 북부에서도 반응이 오고 있습니다.”
보좌관은 신문한 뭉치 내밀었다. 제임스 포크는 신문을 빠르게 넘기며 헤드라인만 확인했다.
[말 도둑 톰을 옹호하는 멕시코] [정부는 이대로 모욕을 참아낼 것인가?]노예제 반대론자들이 많은 북부에서는 ‘노예’라는 단어를 빼고 이건 외교적 모욕이라는 점과 그 흑인 노예의 도둑질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였다.
‘그럼 그렇지.’
즉각적으로 뜨거운 반응이 터져 나온 남부와는 초점도 다르고, 반응 속도도 많이 늦었지만 결국 북부의 국민들도 이 갈등 상황을 어떻게든 이용하고 싶다는 심리는 남부와 똑같다는 것이다.
‘이게 국민들의 의지다.’
제임스 포크는 자신감을 얻었다. 임기를 마무리 중인 현 정부는 대응을 미루고 있었고 그는 취임과 동시에 이 사건에 대한 조치를 취할 생각이었다.
“이 사건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데, 뭔가 더 없나? 액션을 취할 수 있는 것 말이야.”
“주멕시코 대사에게서 온 것이 있는데, 한번 보시겠습니까?”
관례에 따라 당선 직후부터 인수인계를 받기 시작해서 지금은 모든 중요한 정보를 직접 보고받고 있었다.
“흐음. 멕시코에서 인구조사를 하려고 조사원을 모집 중이다?”
인구조사, 인구조사···.
잠시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제임스 포크는 말했다.
“우리도 해야겠군.”
“인구 조사를 말입니까? 지난 40년에 하고 5년밖에 안 되지 않았습니까.”
미국은 1790년부터 10년마다 인구조사를 해왔다. 지난 40년에 인구조사를 했는데 이렇게 빨리 한번 더 한다니?
“만약에, 정말 만약에 멕시코와의 갈등이 더 심해지면, 우리 미국이 멕시코에 비해 확실히 우위라는 것을 알아야 국민들도 자신감이 생기지 않겠나? 외교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하더라도 근거가 있어야 더 강하게 나갈 수 있지 않으냔 말이야.”
“맞는 말씀이십니다.”
아무리 인구가 국력과 정비례하는 시대는 아니라지만, 여전히 그 중요성은 무시할 수는 없었다. 실제로 정말 많은 언론과 지식인들이 지난 1838년 말에 멕시코에서 발표한 인구 조사 결과와 1840년의 미국 인구 조사 결과를 함께 거론하지 않았던가.
1838년 멕시코의 인구가 1,082만명이었고, 1840년 미국의 인구가 약 1,700만명이었으니, 2년이라는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양국간에는 거의 550만명에 달하는 엄청난 인구 차이가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 성장률과 출산율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니, 동일 연도의 결괏값을 보면 국민적 자신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내 첫 정책으로 추진할 테니, 지금부터 준비하도록 하게. 취임 후 6개월 안으로 반드시 발표할 수 있도록.”
“예!”
***
톰의 도망은 남부, 특히 멕시코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지역에서 엄청난 화제가 되었다.
“그 말 도둑 노예 자식.”
많은 농장주가 자기 재산을 강탈당한 것처럼 분노했고, 조금은 허술했던 경계도 다시 높였다.
“우리 농장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다 죽여버릴 줄 알아!”
직원들에게 대놓고 폭언을 일삼는 일도 아주 흔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조심성 없는 농장주들, 그리고 많은 직원이 떠드는 것을 노예들도 들었다는 것이다.
‘···말을 훔쳐서 서쪽으로 가면 이민을 받아준다고?’
자유를 얻는 것을 진작에 포기한 많은 노예에겐 그 작은 확률도 소중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동안 손 놓고 있었던 남쪽에도 드디어 탈출로가 생겼소.”
노예 해방을 위한 비밀 조직, ‘지하철도(Underground Railroad)’이었다.
노예를 해방 시키는 것은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위험한 작업이기에 북부까지 탈출에 성공할 가능성이 너무 낮은 남쪽에서는 활동하지 못했다.
“멕시코를 말하는 거로군.”
다들 이미 알고 있었다.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작전 영역을 남부 지역까지 확장할 것을 정식으로 건의하는 바요.”
전원 찬성.
반대하는 자는 없었다.
“음.”
회의실의 인원들을 한번 둘러본 사내는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남부 지역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해방을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하도록 하지.”
톰의 탈출이라는 작은 날갯짓이 거대한 폭풍을 불러오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