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124)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124화(124/180)
멕시코의 공기가 자유를 만든다 (3)
여러 가지 도구로 내구성을 실험해본 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튼튼하군.”
“예, 군복은 내구성이 핵심이니까요. 물론 외형에도 상당히 신경을 썼지만요.”
나는 라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멕시코 국기의 색인 초록색, 흰색, 붉은색을 적절히 사용한 군복은 내가 보기에도 꽤 멋있었다.
“제품은 아주 좋으니, 양산에 집중해주게. 수천, 수만 벌이 아니라 최소 수십만 벌이 필요할 테니.”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는 암시였다. 라몬은 무거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나는 기존 프로젝트와 각종 사업에 대한 모든 결정을 책임자들에게 맡겨둔 채 전쟁 준비에 집중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군복, 식량, 의료 용품, 야영용품, 무기 등 군용품들의 개발과 비축에 집중하고 있다.
‘군복과 야영용품은 라몬이 맡아주면 되겠군.’
여러 회사와 정부 부처를 돌아다니고 있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무기를 생산하는 베가 방위산업이었다.
나는 하루가 멀다 하고 베가 방위산업의 연구소에 들렀다.
개발된 모든 무기와 군용품들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준비되었습니다.”
에두아르도가 살짝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확인할 물건들이 가장 중요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기관총이나 윤형 철조망을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시 기본은 소총과 대포다.
“이게 ER-45인가?”
“예, 전하.”
에두아르도 라이플의 1845년 버전이었다.
“생김새는 괜찮군.”
탄창을 사용하여 연발로 발사하는 소총을 개발 중에 있지만, 이 ER-45는 베가 방위산업이 지난 18년간 발전시켜온 단발 소총의 최종 개선 버전이었다.
평시라면 일단 도입하고 점차 개선해 나가겠지만,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엄청난 수의 총기를 생산해야 하는데, 불안정한 버전을 대량생산 하는 리스크를 질 수는 없다.
철컥-
탕!
철컥-
탕!
한동안 직접 사격을 해본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기본적으로 볼트액션 방식의 후장식 라이플이라는 것은 똑같았지만, 많은 것들이 개선되었다.
“가스 누출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군.”
“예, 그동안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안정성과 성능에 중점을 두고 개선했습니다.”
이 정도면 지금 시대 기술력으로는 거의 최선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두아르도를 비롯한 기술자들의 노력이 느껴지는 명품이었다.
“노리쇠를 후퇴 시킬때에만 코킹을 한다는 것도 정말 마음에 드는군. 좋아, 오늘부터 이 ER-45를 할 수 있는 만큼, 무제한으로 생산하도록 하게.”
이미 군부 인사들의 검증을 마친 제품이기에 나는 시원하게 대량 생산을 허가했다.
“예!”
에두아르도는 큰 고비를 넘겼다는 표정이었다.
“하하, 그럼 마지막으로 야포를 보도록 하지.”
“예, 야외 사격장으로 가시죠.”
여태까지와 동일하게, 야외 사격장엔 이미 무기를 시현할 기술자들과 야포가 준비되어 있었다.
“바로 보도록 하지.”
“예.”
여러 말은 필요 없었다.
이전과는 다르게 강철제이긴 하지만, 이미 철갑선에 탑재한 대포를 봤던 만큼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기술자들이 신속하게 장전을 준비했다.
“쏩니다!”
쾅!
쐐애액-
퍽!
날아간 포탄은 흙바닥을 강하게 타격했다.
“확실히 강철제가 파괴력이 강하긴 하군.”
“예, 전하. 파괴력뿐만 아니라 내구성, 안정성, 그리고 사거리 측면에서도 훨씬 우수합니다.”
강철제는 주철이나 청동 대포보다 강도가 높고, 더 큰 압력을 견딜 수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포신에 새겨진 강선 덕분에 정확도도 향상되었으니, 모든 면에서 현 육군이 사용하는 야포를 압도하고 있었다.
‘근데 단가가 좀···.’
닐슨-베세머 제강법으로 강철 생산 비용이 최대 80%까지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강철은 1차 가공된 선철을 다시 한번 가공하여 만드는 것이다. 태생적으로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안 그래도 기관총 등 강철이 들어갈 곳이 많으니, 기존 대포들을 다 대체할 만큼 생산할 수는 없다. 지금 있는 것들도 현시점의 미국이 가진 대포에 우위를 점하고도 남는다.
“야포의 생산량은 따로 계산해서 추후 통보하도록 하지.”
“예, 전하.”
***
1845년 3월 5일.
미합중국의 제임스 포크 대통령은 취임식 바로 다음 날 성명을 발표했다.
‘마음 같아선 화끈하게 취임식 날 해버리고 싶었거늘.’
아무리 그래도 취임식에서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는 보좌관들의 적극적인 만류에 하루를 미뤘다.
제임스 포크 대통령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엄숙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본 성명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최근 발생한 미국 시민의 재산이 멕시코로의 탈출을 감행하고, 멕시코 정부가 이를 수용한 참담한 사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두 나라 사이의 우정과 상호 존중의 정신 안에서 해결하고자 합니다.
첫째로, 본 사건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청합니다. 이는 상호 존중의 원칙에 입각한 요청으로, 양국 간 오해를 해소하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재건하는 데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둘째, 이 사건에 연루된 개인들을 미국으로 반환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이는 두 나라 간의 합의된 법적 원칙과 국제법을 존중하는 조치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원칙이 양국 관계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셋째, 우리는 멕시코와 함께 이러한 사건이 미래에 재발하지 않도록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모색하고자 합니다. 이는 양국이 공유하는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조치입니다.
우리는 이 요구가 두 나라 사이의 불필요한 긴장을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미래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증진하는 기회로 작용하기를 희망합니다. 우리는 멕시코와의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을 통해 이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양국 간의 관계는 오랜 역사와 깊은 우정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건이 우리의 관계를 약화하기보다는,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더 강력한 파트너십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외교적 수사로 감싸져 있지만,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만을 담은 성명이었다. 상당히 무례한 내용이었지만 그의 지지자들은 만족했다.
멕시코 제국 정부는 곧바로 대응 성명을 발표했다.
“하, 이런 건방진.”
혹시나 순순히 요구를 다 받아들이면 어쩌나 걱정했던 제임스 포크는 멕시코에서 발표한 성명을 받아서 들고는 헛웃음을 지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멕시코 제국 정부는 미국 연방 정부의 최근 성명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공식적으로 대답하고자 합니다.
멕시코는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신성하게 여기는 나라입니다. 이러한 가치는 우리 헌법과 법률에 깊이 뿌리내려 있으며, 이는 멕시코 제국 전역에서 노예제도의 부재와 모든 인간의 기본 권리 존중을 명백히 밝힙니다. 따라서, 우리의 국경을 넘어 우리의 보호를 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멕시코는 내부 법률에 따라 그들을 받아들일 의무가 있음을 밝힙니다.
이에, 미국 연방 정부가 언급한 바와 같이, 이른바 ‘재산’으로 지칭된 개인들의 멕시코로의 이주는 우리 법률하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모든 인간은 자유를 추구할 권리가 있으며, 이는 멕시코가 국제적으로 존중받는 가치들을 바탕으로 확고히 지지하는 원칙입니다.
그러므로, 미국 연방 정부가 요구한 사과나 소위 말하는 ‘재산’의 반환, 그리고 이러한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에 대해 멕시코 정부가 이를 수용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합니다. 멕시코 제국은 자유와 인권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며, 이는 우리의 국가적 정체성과 국제적 책임의 핵심입니다.
또한, 우리는 미국 연방 정부가 자국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경 관리 및 내부 정책의 강화에 주력할 것을 촉구합니다. 국경을 넘는 이들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는 근본적으로 각 국가의 내부 정책에 의해 결정되며, 멕시코는 이러한 원칙에 따라 행동할 것입니다.
멕시코는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평화롭고 협력적인 관계를 지향합니다. 우리는 모든 국가가 자국민의 권리와 복지를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 집중하길 바라며, 이러한 정신 아래 미국과의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길 희망합니다.
멕시코 제국 정부는 이번 성명을 통해 우리의 명확한 입장을 전달하며, 미국 연방 정부와의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관계를 지속해서 추구할 것임을 재확인합니다.”
역시 외교적 수사들로 표현되어 있었지만, 짧게 요약하면 ‘너희의 요구를 받아들일 생각은 없으며, 노예 탈출이 싫으면 너희 국경 단속이나 잘해라.’라는 말이었다.
“허허허···.”
제임스 포크 대통령은 반박 성명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멕시코의 강경 대응은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격이었고, 미국의 여론은 미친 듯이 타오르고 있었지만 당장 액션을 취할 수는 없었다.
이제는 액션을 취했다가는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전쟁에는 준비라는 것이 필요하다.
대신 그는 자신의 오랜 신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팽창론자로서의 신념이 가장 잘 드러나는 그 문구를 공공연히 말했다.
“명백한 운명을 실현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소?”
***
“아니, 수요가 이렇게 늘었는데도 농산물 가격은 내려가기만 한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요?”
이제는 백만이 넘어가는 이민자, 엄청난 출산율, 이전보다 훨씬 더 잘 먹고 사는 국민들까지.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요인은 많았고, 실제로 엄청나게 증가했다.
문제는 공급은 그 이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효율적인 도구와 기계의 도입, 그리고 댐과 관개 시설로 인한 엄청난 농업 생산성의 향상. 그것만으로도 생산량이 2배 이상으로 늘었는데, 토지 개척 정책을 시행하며 국가의 농지 자체가 독립 이전에 비해 거의 2배가 되었다.
심지어 전국에 연결된 철도로 인해 농산물 가격의 평준화까지 이루어지고 있었다.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음에도 농산물 가격만 오르기는커녕 서서히 떨어지고 있었다. 당연히 지주들은 불만을 품었지만, 대부분의 인구가 예전보다 잘 먹고 사는 이 상황을 이전으로 돌리자는 미친 소리는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최근엔 정부가 엄청난 양의 곡물들을 사들이고 있지 않소. 그 덕에 어느 정도 가격이 유지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인 셈이지.”
다른 지주가 그렇게 말했지만, 불만에 찬 지주는 그것마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니, 그것도 그래요. 대체 그 많은 곡물을 어디다 쓴답니까?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곡물 비축법이라는 괴상한 법을 통과시키질 않나.”
헌법이 개정되며 의석의 총수가 늘어난 덕에 지주파와 공화파도 오랜만에 의원 수를 늘렸으나, 결국 황제파가 과반수를 넘겨버렸다.
놈들은 대화도 없이 곡물 비축법이라는 것을 통과시키더니 막대한 곡물을 사들이고 있었다.
“뭐, 최근의 상황을 보면 미국 때문 아니겠습니까?”
“그래요. 어디에 쓰든 우리에겐 좋은 것이니 괜히 태클 걸지는 맙시다.”
분명 지주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법안임에도 불만을 터뜨리자, 다른 지주들은 동의하지 않았다.
“크흠. 태클을 걸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밥그릇이 달린 일인지라 모두가 예민해져 있었다.
그러나 이때 그들은 알지 못했다.
곧 바다 건너 최악의 역병이 찾아온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