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127)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127화(127/180)
멕시코의 공기가 자유를 만든다 (6)
“미친 짓 하지 마!”
노예 사냥꾼 놈은 루카스 소위의 기대를 배신하고 총을 겨눴다.
겨우 100미터 정도 떨어진 멕시코의 순찰대가 그 모습을 보지 못할 리가 없었다.
탕!
“쏴라!”
타타타탕!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루카스 소위의 정신이 새하얘졌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며칠간의 추적 끝에 탈출 노예 무리를 찾았다. 그것도 타 소대보다 먼저.
30명이라는 무리의 수를 보았을 때는 분명 2, 3일이면 잡을 줄 알았는데, 노예 놈들이 생각보다 멀리까지 간 것이다.
무리를 발견하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백인 놈들이 있습니다!”
“해방 조직 놈들이군.”
‘지하철도(Underground Railroad)’는 비밀 조직이지만 많은 사람이 그 존재는 인식하고 있었다.
‘이제야 이해가 되는군. 전문가가 붙은 거였어. 선두의 백인 놈 두 명, 그리고 딱 봐도 자유 흑인인 것 같은 차림새의 흑인 놈까지. 아무리 봐도 해방 조직 놈들이 틀림없다.’
이렇게 큰 규모의 탈출 노예들이 움직이면서도 들키지 않고 멀리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런 놈들을 잡기 직전이었다.
이 성가신 해방 조직 놈들을 잡으면 그것도 큰 공이 될 터.
국경 지역이라는 것은 알지만 저놈들이 맨눈으로 보인다. 바로 저기서 뛰고 있는 저놈들을 놓고 돌아갈 수는 없다. 말이 국경 지역이지 벽이 세워진 것도 아니고 잠깐 들어갔다가 나오면 그만 아니겠는가.
그 판단이 패착이었다.
애초에 국경을 넘지 말았어야 했다. 욕심에 눈이 멀어 선을 넘어버린 것이다.
그들이 정신이 팔렸을 때 나타난 멕시코 정찰대의 경고는 정당했다.
민간인도 아니고 군대가 국경을 넘어서 침입한 것이다. 문답 무용으로 발포해도 모자란 상황에서 경고까지 해줬다.
루카스 소위는 당연히 그냥 돌아가려고 했지만 세상에는 그가 이해할 수 없는 종류의 인간도 있는 법이었다.
“뭐라는 거야! 일주일이 넘게 개고생을 했는데, 이제 와서 돌아가라고?”
노예 사냥꾼 중 한 명이었다.
“총 내려, 이 병신 새끼야!”
“미친 짓 하지 마!”
잭과 루카스 소위가 기겁하여 동시에 소리쳤지만.
탕!
비극의 시작을 알리는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
멕시코 국경 정찰대는 일반적인 소대 편제보다 약간 작은 25명이었다.
25명 대 40명.
그 숫자의 우위를 믿었으리라.
‘아니, 믿었을까?’
평소에도 뇌를 거치지 않고 행동했던 놈의 행적을 보면 그냥 생각 없이 행동했을 수도 있다. 잭은 그렇게 생각했다. 심지어 놈의 총격은 빗나갔다.
“쏴라!”
멕시코 장교의 명령이 떨어지자, 정찰대의 EC(Eduardo Carabina)-42가 불을 뿜었다.
타타타타탕!
컥!
으악!
선두는 노예 사냥꾼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들이 앞서서 추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멕시코 정찰대의 총격에 당한 사람은 대부분 노예 사냥꾼이었다.
간신히 살아남은 잭은 명령을 내려야 할 루카스 소위가 굳어있는 것을 봤다.
“젠장! 응사하라! 이판사판이야!”
의도한 일은 아니지만, 싸움이 일어난 이상 맞고 있을 수는 없었다.
잭은 부하들과 소대원들이 반격을 준비하는 것을 보면서 루카스 소위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어이! 정신 차리쇼!”
살아남은 노예 사냥꾼들은 구식 머스킷이나 권총 같은 어설픈 무기들을 들고 있었지만, 루카스 소위와 소대원들은 스프링필드 모델 1842를 사용했다.
멕시코의 후장식 소총을 모방한 이 총은 미군 사이에서는 최악의 총이라고 불렸다. 고장이 너무 잦았기 때문이다.
무기 기술의 격차를 무시하고 무조건 멕시코의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어내라고 주문한 상부의 요구에 따르다 벌어진 참사였다.
탕! 타탕! 탕!
소대원들은 루카스 소위의 사격 명령 없이 마구잡이로 쏘고 있었다.
바로 옆에서 울려 퍼지는 총소리에 정신을 차린 루카스 소위는 그제야 외쳤다.
“후퇴하라! 당장 후퇴해!”
“무슨 미친 소리야! 후퇴하라니! 아직 우리가 많아!”
루카스 소위의 명령에 잭이 반발했다.
“닥쳐! 이딴 총으론 못 이긴다고!”
그나마 리볼버는 믿을 만했지만, 가까이 접근하다가 일제 사격에 벌집이 될 것이다. 한 발씩 주고받은 지금이 후퇴할 타이밍이었다.
“씨발!”
등을 돌린 순간 두 번째 사격이 날아왔다.
타타타타타탕!
크악!
히히히히힝!
“벌써!”
재장전 속도가 겨우 5초에서 7초, 조준하고 쏘는 데까지 12초 전후면 충분했다.
잭은 주위를 둘러봤다. 벌써 인원수 차이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적도 이쪽이 마구잡이로 쏜 사격에 맞은 자들이 있었지만, 이쪽은 두 번의 일제사격에 벌써 절반이 죽었다.
등 뒤에서 총알이 날아오는 그 상황에서, 그들은 미친 듯이 도망쳤다.
“다행히 국경을 넘어서 쫓아오지는 않는군.”
“그건 저쪽도 부담스럽겠지.”
살아남은 자는 23명.
노예 사냥꾼은 잭을 포함해 겨우 3명만이 살아남았다. 모두가 절망에 빠졌다.
침묵 속에서 이동하고, 침목 속에서 야영했다.
이제 곧 도시였다.
잭은 북쪽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부하들이 죽은 것은 아쉽지만, 그에겐 총알이 스치지도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할 때였다.
“잭.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말이야.”
침묵을 깨는 그 목소리에 ‘음?’ 하면서 고개를 돌릴 때, 소름 돋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철컥-
리볼버 권총이었다.
“자네는 여기서 죽어줘야겠어.”
“뭐? 잠, 잠시···.”
탕!
“씨발 뭐야! 잭!”
탕! 탕!
커흑-
탕!
루카스와 그 부하들은 살아남았다.
‘이런 버러지들에게 발목이 잡힐 수는 없지.’
***
1845년 12월.
정복을 입은 루카스 소위가 분개한 얼굴로 말했다,
“임무를 완수하고 싶은 마음이 과해서 국경 부근까지 간 것은 인정하지만, 그 외에는 전부 거짓입니다. 놈들은 경고 없이 사격을 가했습니다. 노예 사냥꾼이라니요? 그건 놈들의 범죄 행위를 숨기기 위한 거짓말입니다!”
“거짓말이라면?”
“저희는 30명이나 되는 노예가 탈출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뒤를 뒤쫓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정도 인원이라면 속도가 느릴 테니, 금방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무려 일주일간의 치열한 추격전이 되었지요. 마침내 그들을 발견했을 때, 저는 그들이 어떻게 그렇게 잘 도망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어떤 방법이었죠?”
루카스 소위는 당당하게 거짓을 입에 담았다.
“백인들이 그들을 안내하고 있더군요. 멕시코 군대는 그들을 보호하듯 가로막으며 추격하던 우리에게 경고 없이 총격을 가했습니다.”
“세상에···.”
기자는 경악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빠르게 메모해 나갔다.
“그렇다는 건 멕시코에서 흑인 노예들을 탈출시키고 있었다는 건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탈출 노예들의 무리에 백인이 있었다는 병사들의 증언과 함께 루카스 소위의 거짓 증언은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멕시코 정부가 발표한 내용이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진실 따윈 중요치 않았다.
건장한 체격에 단정한 얼굴, 부잣집 아들임에도 미합중국군에 입대한 루카스 소위는 대중의 인기를 끌기에 좋았다.
그의 위로 형이 넷이나 있었고, 아버지의 강요로 인해 사관학교에 가게 되었다는 것은 상관없었다.
12월 말이 되자 루카스 소위의 인터뷰가 담긴 기사는 미국 전역을 불타오르게 만들었다.
상황을 보던 제임스 포크 대통령 미국 의회에 메시지를 전달했다.
[친애하는 동료 시민 여러분,우리가 직면한 이 시기는 우리 국가의 역사에서 결코 가볍게 여겨져서는 안 될 중대한 순간입니다. 저는 우리의 애국자, 루카스 소위의 말에 귀를 기울였고, 그의 말에서 울리는 진실의 메아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멕시코가 이번 연도 초에 저지른 행동은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선을 넘은 것입니다. 노예를 도피하게 하고, 그들의 범죄를 옹호함으로써, 그들은 명백한 갈취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이제, 더욱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멕시코는 미국인들의 재산을 되찾으려는 우리 군인들을 살해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우리 국가에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공격이 아니라 우리의 주권과 안보에 대한 명백한 도전입니다. 멕시코의 이러한 행동은 용납할 수 없으며, 우리는 이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우리의 인내와 화해를 추구하는 노력은, 안타깝게도, 멕시코에 의해 오해와 경멸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끊임없는 위협과 공격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평화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우리의 재산을 침범하고, 우리 군인의 피를 흘리게 함으로써, 우리에게 전쟁을 강요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의 명예, 권리, 그리고 이 나라의 이익을 결연히 옹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노력을 다해 평화를 추구했지만, 전쟁은 멕시코의 행위로 인해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애국심과 의무를 다하여 우리나라를 방어해야 합니다.
저는 의회의 신속한 행동을 호소합니다. 전쟁의 존재를 인정하고, 전쟁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평화의 조속한 회복을 촉진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위기를 통해 더 강해질 것이며, 우리의 결속과 용기는 우리가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이 편지를 마치며, 우리 모두가 이 어려운 시기에 단합하여 우리의 국가를 위해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애국심과 용기가 우리를 승리로 이끌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James K. Polk]
멕시코와의 전쟁을 정당화하고, 의회의 지지를 얻기 위한 메시지였다.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이라는 용어를 대놓고 쓰는 사람은 많지 않았으나, 미국인들은 미국 정착민들이 북미 전역으로 확장할 운명이며, 이러한 믿음은 명백하고 확실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타국의 사람이 보기엔 제국주의의 다른 표현에 불과한 이 신념은 일개 식민지로 시작하여 민주주의라는 정치 체계를 선택하고 빠르게 성장한 미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국민적 자부심과 자신감의 표현이었으며, 미국 예외주의와 낭만적 민족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미국의 많은 지식인들과 휘그당 의원들이 전쟁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현했음에도 미국 의회는 1846년 1월 13일에 전쟁을 결의했다.
선전포고였다.
***
“기다렸다는 듯이 대응하는군.”
“이런 말은 조금 그렇지만···. 정말 어처구니가 없군요.”
디에고의 황당한 심정도 충분히 이해할 만했다. 진실을 다 알고 있는 입장에서는 거짓으로 점철된 정치쇼에 불과했다. 문제가 있다면 정치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선전포고까지 날아왔다는 것이겠지.
“영국과도 전쟁하자고 달려들던 팽창주의자이니, 이런 사건을 얼마나 기다려왔겠나.”
원래 그런 놈이었다.
원 역사에서도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텍사스를 합병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했으며, 대통령 후보 시절에는 영국에게 오리건을 전부 내놓지 않으면 전쟁이라고 윽박질렀고, 대통령이 된 후에는 지금처럼 멕시코 국경으로 군대를 보내 분쟁을 유발하여 기어코 전쟁을 일으킨 놈이다.
‘모아놓고 보니 미친놈이 따로 없군.’
전생의 미국인들에겐 영토를 엄청나게 늘려준 훌륭한 대통령이겠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광적인 팽창주의자에 불과하다.
‘근데···. 전쟁을 할 거라고 대놓고 티를 내면서 이렇게 행동이 느리면 되겠나.’
일이 터진 것은 11월 말.
제임스 포크가 보고를 듣고, 시나리오를 짜고, 여론을 조성하고, 전쟁을 선포하는 데까지 거의 한 달 반이 걸린 것이다.
반면 우리 멕시코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사건이 터진 당일, 국경 도시로부터 전보가 전달되었다. 나는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고, 아버지에게 준전시 상태 선포 및 징병 명령을 건의했다.
그게 한 달 반 전이다.
“전하,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는 군복을 점검하고는 기차에 올라탔다.
화려한 출병식은 없었다.
전국에서 수송되는 군인들과 동일하게, 나도 군복을 입고 기차를 탈 뿐이었다.
군인과 보급품을 가득 실은 기차가 텍사스로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