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13)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13화(13/180)
사관학교 (2)
에두아르도는 나를 창고로 데려갔다.
“여기 우리가 써도 되는 거야?”
“으음···. 원래는 안 되는데, 사실은 이 사관학교 이사장님이 우리 삼촌이라 쓰게 해줬어.”
‘그걸 나한테 말해도 되는 거냐? 이거 군용품 관리가 완전 개판이구먼.’
“···그래? 뭐 어쨌든, 보여줄 게 뭔데?”
창고 구석을 뒤적이던 에두아르도가 꺼낸 건 흔해 보이는 플린트락 머스킷이었다.
“이게 왜?”
“안쪽을 봐봐.”
총열의 안쪽에 나선형으로 파여있는 홈.
‘강선인가.’
살짝 실망스러웠다.
강선 이전은 머스킷, 강선 이후는 라이플이라고 부를 정도로 총기 체계에 중요한 발전인 것은 맞지만, 그 아이디어는 이미 나온 지 한참 되었고, 엄청난 단점이 2개나 있어서 못 쓰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선이네. 이거 쓰면 정확도와 사거리가 올라간다는 건 알지만, 제조 비용이 너무 비싸고 재장전 속도가 느려져서 못 쓰지 않아?”
“오. 그걸 아는 거 보니, 확실히 총에 관심이 있구나?”
“···그렇다니까. 이게 끝이야?”
“당연히 아니지.”
에두아르도는 손바닥을 펴 총알을 보여주었다.
‘아니, 총에다가 총알까지? 이사장 이거 안 되겠네. 이러다 무슨 일이 날 줄 알고.’
군수품 관리가 너무 엉망이라 살짝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에두아르도의 총알에 집중했다.
“생긴 게 조금 다른 것 같긴 한데, 이게 왜?”
이 시기의 총알은 그냥 구 형태의 금속이다. 에두아르도가 내민 총알은 현대에 쓰던 총알과 비슷하게 유선형 모양이지만, 뒤쪽에 2줄의 홈이 깊게 파여 있었다.
“봐봐, 총을 쏘는 순간, 이 뒤쪽에서 가스의 압력이 가해지잖아. 그럼, 이 뒤쪽에 깊은 홈이 파여있는 부분 때문에 총알이 압축되면서 뒤쪽의 지름이 확장된단 말이야, 그렇게 되면 자동으로 총알이 강선에 맞물리게 되지.”
“오오. 그럼, 총알을 홈에 안 끼워서 맞추고 대충 삽탄해도 된다는 거네? 이거 대단한데?”
“역시, 바로 아는구나.”
밀덕까진 아니라서 총알의 모습만 봤을 때는 몰랐지만, 설명을 듣고 보니 이제야 알겠다.
‘이거 로렌츠 탄이잖아. 아니, 이젠 에두아르도 탄인가? 아니면 성을 따서 배가 탄?’
“강선의 두 가지 큰 단점 중 하나를 완전히 해결한 셈이네? 대단하다.”
솔직한 감탄이 나왔다. 로렌츠 탄을 몇 년이나 빠르게 고안한 사람이 멕시코에 있었다는 것 아닌가.
“근데 왜 사업을 안 하고 사관학교에 들어온 거야?”
멕시코가 아무리 아시엔다라고 불리는 대농장 경제로만 굴러가는 유사 중세 사회라곤 해도,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된 게 오십 년이 넘었다.
당연히 멕시코에도 산업혁명, 그리고 그 함께 등장한 새로운 계층, 부르주아들과 그들이 벌이는 사업 활동에 대한 정보는 널리 퍼져있었다.
식민지 시절 끝 무렵 멕시코에도 슬슬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었으니, 젊은이라면 사업에 대한 생각을 한번 해보긴 했을 것이다.
“사업을 하기엔 집안에 돈이 없고, 그나마 있는 게 군대 쪽 인맥이라···. 여기서 무기를 발전시켜서 그 성능을 입증하면 군대 예산으로 무기를 만들 방법이 있을 거로 생각했어.”
이 시기에는 아직 총기와 같은 무기들은 정부가 소유한 조병창에서 생산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현대의 방산 회사의 개념은 거의 없었다.
멕시코가 개판 나지만 않았으면 에두아르도의 생각대로 될 확률도 있었겠지만, 원 역사를 생각해 보면 잘 안되었을 것이다.
‘그래도 애국자네.’
애국자에겐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럼 너는 군인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무기 개발이 하고 싶은 거네?”
“···응, 그렇지.”
에두아르도는 고개를 끄덕였다.
‘부자로 만들어 주지.’
“그럼, 나랑 사업할래? 나도 아이디어가 하나 있긴 하거든.”
“뭔데?”
“라이플링 머신이라는 건데···.”
이 시대라도 강선을 손으로 깎지는 않는다, 손으로 돌리는 수동 크랭크 방식의 기계로 강선을 깎아냈는데, 이는 상당히 노동 집약적인 방법이었다.
라이플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것은 19세기 중후반에 사용된 증기 기관을 동력원으로 하는 라이플링 머신이 개발되고 나서다.
라이플링 머신의 정확한 설계는 전혀 모르지만, 대충 어떻게 작동했을지에 대한 아이디어는 있다.
‘둘이 연구하다 보면 졸업 전까진 어떻게 되지 않을까?’
“네 말대로 되면 라이플 생산 단가를 엄청나게 줄일 수 있겠어. 좋아, 한번 해보자.”
***
낮에는 훈련과 공부, 자유시간에는 대리인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업을 관리하고, 에두아르도와 무기 개발까지 진행하며 바쁘게 살고 있었다.
‘쓰읍. 다 좋은데, 사관학교에 스포츠 문화가 없네?’
훈련받고 일하기도 바쁘지만, 스포츠가 없다는 점은 좀 아쉬웠다.
스포츠는 재미를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즐겁게 운동하며 팀워크를 증진한다는 장점도 있었다.
사관학교 입장에선 생도들의 체력도 늘리고 동기간의 유대도 좋아지면서 스트레스 관리도 되니, 이보다 좋은 게 어디 있겠는가? 그렇기에 많은 사관학교에서는 스포츠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내가 도입해야겠군.’
“다들 모여봐.”
생활관에 늘어져 있던 동기 녀석들을 억지로 운동장으로 모았다.
“뭐야?”
귀찮다는 표정으로 허벅지를 벅벅 긁는 로렌조 놈.
‘아오. 금태양같이 생겨가지곤.’
이놈한테는 편하게 말하지 말라고 할 걸 그랬다.
“저거 보이지.”
교관과 이사장에게 스포츠의 장점을 적극 어필하여 운동장에 축구 골대를 놓는 것을 허락받았다.
“저게 뭔데?”
“저기 앞에 서 있어봐.”
골대 앞에 서 있는 로렌조.
나는 있는 힘껏 공을 걷어찼다. 맞고 죽어라 슛!!
퍽!
“우악! 씨!”
내가 찬 공이 맹렬하게 몸쪽으로 날아들자, 황급히 피하는 로렌조.
“피하면 어떻게 해! 막아야지! 너희 팀 골 먹혔다.”
“아니, 이게 뭔지 설명은 해줘야지, 이 자식아!”
“방금 그게 ‘골’이라는 거다. 자세히 설명해 줄 테니 다들 모여봐.”
축구의 규칙을 간단히 알려주고 첫 경기를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태클!!”
“으아악!”
“호오···. 이런 거란 말이지?”
순식간에 반칙이 난무하는 전투 축구로 변신해 버린 축구 경기.
“야야! 반칙! 반칙이라고 인마!”
로렌조 녀석은 축구를 처음 하는데도 꽤 잘했다.
‘아니, 왜 이리 잘해? 성이 토레스라 그런가.’
타고난 운동신경을 가진 1학년 에이스에게 우리 팀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처음 축구하는 놈한테 질 순 없지.’
처음이라고 우습게 보던 마음을 치워버린다.
“아아···. 한때 피바다 슛이라고 불렸던 본인. 멕시코시티에 강림.”
“뭐래, 미친놈.”
“···”
혈투 끝에 3:2로 승리했다. 동기들도 재미있게 즐긴 것 같다.
목표가 하나 추가되었다.
언젠가 멕시코가 모든 위기를 극복하고 강대국이 된다면, 축구 산업을 발전시킬 거다.
‘바르셀로나랑 레알 마드리드 같은 명문 팀들을 잔뜩 만들어서 엘 클라시코 같은 경기를 매주 보는 거지.’
이 세계의 축구 종주국은 영국과 스페인이 아닌, 멕시코가 될 거다.
***
훈련과 무기 개발도 중요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사업이다.
나는 사관학교에서도 편지로 대리인들과 소통하며 사업을 관리하고 있었다.
나는 생활관, 장비, 음식을 포함해서 모든 것을 동기들과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었지만, 단 한 가지 특권을 요청했다.
사업을 위한 작은 방.
‘시끄러워서 편지를 쓸 수가 있어야지.’
처음엔 생활관에서 해보려고 했으나, 도저히 불가능했다. 심심하면 축구하러 가자고 찾아오는 로렌조 녀석도 귀찮고.
이번 주엔 3개나 되는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 칼로 편지를 뜯었다.
[전하, 건강하게 지내시는지요? 에밀리오 입니다. 저는 이전에 전하께서 주신 자금을 바탕으로 지정하신 철광석 산지를 합리적인 가격에 성공적으로 매입하였습니다. 예상대로 이 땅의 주인은 철광석의 존재를 알지 못했습니다.광산 전문가를 고용해 탐사를 진행한 결과, 상당한 양의 철광석 매장량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사업의 다음 단계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추가적인 자금은 황후 폐하의 지원을 통해 확보하였으며, 이는 철광산 개발에 쓰일 예정입니다.
세부 사항과 추가적인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추후에 자세히 보고드리겠습니다.
전하의 무궁한 발전과 성공을 기원하며,
에밀리오 에스트라다 드림.]
“으음···. 너무 불편하게 했나?”
초기 자금은 직접 건네줬지만, 사관학교에 있는 내게 계속 찾아오라고 할 순 없었다.
나 대신 내 돈을 맡아뒀다가 사업 대리인들한테 지급할 믿을만한 사람이 필요했는데, 그게 어머니다.
어머니는 부유한 대지주 집안 출신 딸로 재정과 회계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자란 여성이다. 결혼할 집안의 농장 관리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 아구스틴 1세의 농장들을 전부 어머니가 대리인을 써서 관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내 사업계획을 자세히 설명해 드리고 사업 자금을 적절히 지급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어머니는 흔쾌히 허락했다.
“지금 보니 제국의 황후한테 돈을 찾아가라고 한 꼴이네···. 상당히 불편하겠군.”
나중에는 바꾸더라도, 지금은 전 재산을 믿고 맡길 인물이 어머니밖에 없었다.
“에밀리오 쪽은 순조로운 것 같고, 다음은···.”
[전하, 소중한 시간을 내어 이 편지를 읽어주시는 것에 먼저 깊은 감사의 말씀···]“아니, 뭐야 이거. 왜 이렇게 딱딱해. 다음부턴 쓸데없는 미사여구는 없애라고 해야겠군.”
필요 없는 부분은 생략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대량의 면을 지속해서 공급해 줄 업체를 찾지 못하였습니다. 최근 영국과의 무역 재개로 인해 영국산 면이 대량으로 유입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상실하고 많이들 파산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영국산 면을 지속해서 수입할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전하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일단은 소량만 수입하기로 하였습니다]“하, 젠장.”
지금은 직물 산업에서 영국을 이길 방법이 없었다. 기술 수준 차이가 너무 크게 난다. 우리는 이제 막 기계를 도입하는 시기인데, 저쪽은 벌써 개량을 10번쯤 한 발전한 기계를 쓰고 있다.
[다행히도, 리벳을 지속해서 생산할 대장간과 대장장이들은 이미 확보하였습니다. 일단 소량으로 생산을 시작하여 시장에 출시할 계획입니다. 면 공급망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 전하의 소중한 의견을 구하고자 합니다.전하의 무궁한 발전과 번영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전하의 충실한 종, 라몬 알바라도 올림]
“쓰읍, 골치 아프군.”
순전히 이익만 보면 영국산 면을 사용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황태자 입장에서 제국의 경제를 생각하면 그건 악수다.
“국내에 면 공장이 없으면 목화 농장들은 판로가 외국밖에 없으니, 외국인들이 목화 가격을 미친 듯이 후려치겠지.”
국산 면 공장이 살아있어야지 조금이라도 협상력이 생긴다. 아니면 외국 면 공장들이 담합해 우리나라의 목화 농장들이 생산하는 이익을 전부 가져갈 것이다.
딱 목숨만 붙여놓고 계속 착취하겠지.
목화 농장 입장에선 이익은 안 나는데, 매몰 비용을 포기하고 다른 농장으로 바꾸긴 애매할 정도로만 유지하는 거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멀리 보자.”
나는 라몬에게 쓸 답장에 파산한 국산 면 공장 중 건실한 곳을 인수하라고 지시했다.
인수한 공장에서 생산한 면과 영국에서 수입한 면을 절반씩 쓸 수 있을 정도로 비율을 조절하라고 말이다.
“이러면 생산 단가가 꽤 오르겠지만 리벳을 달아서 작업복으로 만들어 팔면 이익은 충분히 나온다.”
계획했던 것보다는 사업 속도가 느려지겠지만, 어쩔 수 없지.
나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세 번째 편지를 뜯었다.
[전하, 알폰소 리오스입니다. 멕시코시티와 베라크루즈 구간의 택배와 운송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40마일 간격으로 역참을 설치했고 기존의 마차를 개조하여 역마차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기수, 경비원, 그리고 창구 직원을 고용했습니다.삼 일 전에 첫 택배 운행을 시작했고, 초기 결과로 봤을 때 이 구간에서는 상당한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보고서에는 좀 더 구체적인 수익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현재로서 얻은 이익은 이 사업의 구간을 더 확장하는 데 사용될 예정입니다.
알폰소 리오스]
“···상당히 깔끔하군. 일 처리도 빠르고.”
집을 지을 때도 과묵하면서도 실용적으로 일하던 알폰소는 편지에서도 그 성격이 드러났다.
“결국 가장 먼저 수익을 낸 건 알폰소인가.”
이쪽은 알아서 잘하고 있어서 답장에 쓸 말도 없었다. 그냥 수고했다고 썼다.
새크라멘토에서 사업할 에르난도,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업할 이시드로는 이미 이전에 마지막 편지를 보내고 캘리포니아로 출발했다.
자주 왕복하기엔 먼 거리라, 사업에 사용할 금액도 전부 지급했다. 다음 편지가 오려면 적어도 일 년은 걸릴 거다.
‘계획대로 되지 않은 일도 있지만, 이 정도면 순조롭네.’
스노우볼이 구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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