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134)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134화(134/180)
멕시코-미국 전쟁 (7)
“이, 이봐! 거긴 내 집이라고!”
어느 민병대원이 외쳤지만 소용없었다.
이제 그는 지휘체계 아래에 있었고, 미국은 전시 상황이었다.
피터 존스 대령의 지휘 아래 뉴올리언스의 모든 건물을 싹싹 털기 시작한 군대는 한 톨의 식량까지 긁어모았지만, 그것도 곧 한계가 왔다.
일반 시민들도 대부분 식량을 챙겨서 떠났기 때문이다.
1846년 3월 19일.
뉴올리언스 전투가 끝난 지 딱 한 달이 되던 날. 뉴올리언스의 식량이 떨어졌다.
장교를 포함해 모든 인원이 하루 한 끼만 먹으며 버텼지만, 미리 농성 준비를 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그 반대로 있던 식량도 대부분 가져갔으니, 버틸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미국 내 인구 3위에 해당하는 대도시인 뉴올리언스지만 그 부스러기만으론 3만 명이나 되는 성인 남성이 먹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까지 버텼으면 할 만큼 했지.”
다들 건장한 성인 남성이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말은 못 하고 있지만 하루 한 끼를 먹이는 것도 불만에 차 있는 자들이 많았다.
뉴올리언스 방어를 위한 민병대에는 당연히 뉴올리언스 주민들도 많았기에, 그들의 집까지 전부 털어버린 것에 불만을 가진 자들도 있었다.
당연하지만 싸울 수도 없었다. 한 달 전에 싸웠어도 승산이 없었을 텐데, 못 먹어서 힘도 없는 이제 와서 싸울 수도 없지 않은가.
이제 한계였다.
“전령을 보내게. 항복한다고.”
“예.”
흰색 깃발을 든 전령이 말을 타고 도시 밖으로 나갔다. 그는 금방 돌아왔다.
“인도적으로 대해줄 테니 빨리 나오랍니다.”
비장하게 보낸 것 치고는 싱거운 대답이었다.
“허허, 그래. 빨리 나가도록 하지.”
3만 명의 남성이 패잔병 꼴을 한 채 도시 밖으로 걸어 나갔다. 포위 병력은 긴장하지도 않았다. 애초에 얼마 있지도 않았다.
타타탕-!
도시에서 나가자, 저 멀리서 총성 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훈련 중인 것이오?”
존스 대령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예, 당연하지요.”
“허.”
점령했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적국 영토인 이곳에서 훈련이라니. 총탄을 정말 넉넉하게 가져왔다는 소리였다. 총탄만 넉넉하게 가져왔겠는가. 저들은 모든 물자가 아직도 풍족하다는 소리였고, 전쟁 준비 수준이 압도적으로 차이 난다는 말이었다.
“이것 좀 드시지요.”
멕시코 군대는 식사를 넉넉하게 대접했다.
“포로한테 이렇게까지 줄 필요는 없을 텐데?”
“하하, 물론 밥값은 하셔야지요.”
강제 노동을 시키겠다는 이야기였다. 하긴, 한두 명도 아니고 3만 명이나 되는 포로다. 살려놓는 것만 해도 엄청난 비용이 드는 상황에 그냥 놀릴 수는 없겠지.
자신이 반대 상황이어도 포로들에게 뭐라도 시켰을 것이다.
포로들은 제 손으로 뉴올리언스를 감싸놨던 철조망을 옮겼다.
“저쪽에 놓게.”
멕시코 장교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은 북쪽이었다. 그들의 조국을 대비하는 방어선을 만들게 된 것이다.
***
“이제야 마음 놓고 출진할 수 있겠군.”
한 달간 점령지와 보급로를 관리하고, 병력을 재정비하며 훈련을 더 진행하고, 뉴올리언스의 항복을 기다려왔다.
적 사망자 수, 그리고 북쪽으로 후퇴한 적의 규모를 통해 도시로 후퇴한 이들의 수를 대충 알고 있었지만, 시가전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쓸데없이 큰 인명피해가 발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포를 쏴서 도시를 초토화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것도 기각했다.
‘우리 멕시코 제국의 것이 될 수도 있단 말이지.’
윗선에서 귀띔받은 것은 아니었다. 그냥 국경에서 가까운 전략적 요충지이자,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대도시였기에 혹시 모르는 마음에 놔둔 것이다.
물론 항복을 기다린다는 선택도 단점이 있었다. 바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었다. 후방에 3만 명이나 되는 적군을 놔두고 무턱대고 본대를 출진시킬 수는 없었다.
정비가 필요하기도 했기에 한 달이라는 시간을 알차게 쓰긴 했지만, 슬슬 조바심이 들기 시작할 때였다.
“전군! 행군 준비!”
6만 5천의 병력이 이동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뉴올리언스, 남부 점령지, 보급로 관리를 위해 부상자와 1만 명의 병력을 남겨놓기로 결정했다.
1846년 3월 20일.
멕시코 제국 제1군단이 미시시피강을 따라 북상하기 시작했다.
중간에 마주하는 모든 마을을 점령했고, 유의미한 저항은 없었다.
120km 정도를 북상하니 이전에 내려오면서 봤던 도시, 배턴루지(Baton Rouge)가 보였다.
당시에는 뉴올리언스와 마찬가지로 강 너머에 있어서 그냥 무시했던 도시였으나, 이제는 그들도 강 너머에 있었다.
작은 도시는 아닌 만큼 반드시 점령해야 할 곳이지만, 전투는 없었다.
“이미 함대가 지나갔다고 합니다.”
“음, 그렇겠지.”
도시 시민들은 겁먹은 표정이었다.
제대로 된 방어 시설과 수비대도 없는 도시에 무지막지한 포격이 가해진 흔적이 보였다. 나름대로 방어시설을 만들어보려고 노력한 흔적을 완전히 뭉개놓은 흔적이었다.
1군단은 손쉽게 배턴루지를 접수하고 식량 일부를 징발했다.
“이러면 곧 제2군단과 합류하기 전까진 전투가 없겠군.”
3월 초에 출진했을 제2군단은 미시시피강 서쪽의 광대한 점령지를 휩쓸며 올라오고 있었다.
보급로를 습격했던 민병대를 죄다 박살 내며 체계적인 점령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두 군단이 합류하기로 한 목적지는 바로 ‘멤피스’. 큰 도시이자, 미시시피강의 중류라고 할 수 있는 곳이고, 전략적, 경제적 요충지였다.
‘아마 거기서 다시 한번 제대로 싸우게 되겠지.’
적이 정신이 나가지 않은 이상 멤피스까지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
3월 말. 미국의 최대 도시, 뉴욕에 또다시 비보가 날아들었다.
“호외요! 호외! 뉴올리언스가 넘어갔답니다!”
“뭐? 벌써?”
이미 뉴올리언스 전투에서 패배했다는 소식이 한차례 뉴욕을 강타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겨우 한 달이라니, 못해도 두 달은 버틸 줄 알았는데···.”
인구 기준으로 미국에서 3번째로 큰 도시가 점령당한 것이다.
영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는 초반에는 멕시코가 유리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었기에 동요 없이 관망하고 있었지만, 미국 시민들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멕시코 제국의 해군력이 강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육지에서도 이렇게 파죽지세로 밀릴지는 몰랐다.
먼저 선전포고하고 먼저 침공당한 것으로도 모자라서 도강 방어마저 실패하고 뉴올리언스를 점령당한 것이다.
어떤 이는 충분한 준비 없이 전쟁을 시작한 제임스 포크 대통령을 비판했지만, 제임스 포크는 교묘한 주장을 이어 나가며 책임을 멕시코에 돌렸다.
“저 멕시코 제국의 군단을 보십시오! 저들은 우리 미국을 침략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미리 준비하고, 전쟁의 구실을 만들고, 우리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전쟁이라는 결정을 하게 만든 것입니다!”
많은 군사 전문가들과 지식인들도 ‘멕시코 제국의 전쟁 준비 수준은 오랫동안 준비한 것이 틀림없다.’며 대통령의 주장을 거들었다.
실제로 멕시코 제국의 전격적인 공격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수준이었다.
국가적, 그리고 개인적 위기 상황에서 제임스 포크는 더 노골적이고 공격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대중을 선동하기 시작했다.
“저 미개한 ‘황제 국가’인 멕시코 제국은 여자와 노인까지도 징병할 수 있도록 규정해놓은 ‘대규모 징병법’을 발동해 막대한 병력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자유를 사랑하는 미합중국 시민들이여!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습니다! 미국을 지키는 것을 도와주십시오!”
제임스 포크 대통령은 마치 ‘침략’을 당한 것처럼 떠들었다.
공공연하게 팽창주의적 신념을 떠들고 다녔으며, 전쟁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국경 지대에 군대를 풀고, 결국은 두 국가를 전쟁으로 몰아넣은 자는 바로 본인임에도 그는 한치의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은 선동가로서는 뛰어난 재능이었다. 미국 국민들은 어느 순간부터 이 모든 게 멕시코 제국의 수작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고 믿기 시작했다.
정말로 속은 것인지, 속고 싶은 것인지는 모를 일이었다.
비록 일시적인 감정에 의한 것일지라도 지금, 이 순간 미국의 국민적 결속은 멕시코 제국이라는 적 앞에서 강화되고 있었다.
3월 말이 되자 미국은 급격하게 전시 태세로 전환하고 있었지만, 그 사이에도 충격적인 소식이 연이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
멕시코 제국의 함대가 뉴욕(New York) 앞바다에 모습을 드러냈다.
“방어 수준이 대단하긴 하군.”
과연 뉴욕 항구는 그 명성에 걸맞은 방어 수준을 가지고 있었다.
리버티섬 근처의 포트 우드를 시작으로 여러 개의 요새가 항구를 보호하고 있었다.
뉴욕 항구는 미국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항구 중 하나로, 국제 무역 및 이민의 주요 관문 역할을 하고 있었기에 미국에서도 그 중요성에 걸맞은 방어 시설을 구축해 놓은 것이다.
“여기까지. 더 접근하지 마라.”
미시시피강의 방어 시설은 장난 수준으로 보일 만큼 도배된 요새와 해안포가 있었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항구 봉쇄라는 것이 꼭 함대를 끌고 항구로 밀고 들어가서 해안방어시설을 다 때려 부숴야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예, 외부에서 항구로 들어오는 배, 그리고 항구에서 외부로 나가는 배를 가로막기만 하면 충분하니까요.”
미국에서 가장 바쁜 항구인 만큼 많은 배들이 오가고 있었다. 전쟁이 터졌다는 소식을 아직 몰랐거나, 알았어도 봉쇄가 되었다는 소식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갑자기 등장한 멕시코의 함대는 그들을 가로막았다. 항구 앞, 해안포의 사거리가 지 않는 위치에서 멕시코 제국의 함대는 모든 선박에 연락선을 보냈다.
“본국은 현재 진행 중인 군사적 충돌로 인하여, 뉴욕 항구를 포함한 지정된 해역에 대해 전면적인 항구 봉쇄를 실시합니다.
봉쇄 구역 내로의 진입 시도는 엄격히 금지되며, 봉쇄 조치를 위반하는 모든 선박은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든 선박이 본 통지를 신중히 고려하여 봉쇄 구역으로의 접근을 시도하지 않고 안전한 대안 항로를 이용할 것을 강력히 권고합니다.”
항구의 코앞까지 와서 그냥 돌아가는 것은 무역선들에 큰 손해였지만, 주포를 들이밀며 경고하는 것을 무시할 수 있는 간 큰 선장은 없었다.
“제길, 이번 상행은 완전히 망했군.”
“캐나다 쪽으로 돌릴까요?”
“그래.”
그 장면을 보고 있는 뉴욕 시민들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졌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오직 함대를 출동시켜야만 이 항구 봉쇄를 풀 수 있었다.
“쓸 수 있는 군함은 전부 동원해!”
해군 사령부의 명령이었다. 항구 봉쇄엔 철갑선도 필요 없었다.
이제 멕시코에서는 한물간 취급인 전열함과 프리깃들도 일반적인 무역 선박은 대항할 엄두조차 내기 힘든 강력함을 가지고 있었고, 봉쇄 작전을 실시하기엔 충분했다.
“하하하하, 함대도 없는 국가라니.”
미국에 남은 함대는 펜서콜라로 후퇴했고, 펜서콜라는 12척의 철갑선과 20척의 모니터함이 봉쇄하고 있었다. 상대 함대의 2배에 달하는 전력이었다.
그렇게 미국의 해양 무역로가 틀어막히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