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14)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14화(14/180)
사관학교 (3)
사관학교에 들어온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시간을 쪼개서 훈련, 운동, 무기 기술 개발, 사업까지 병행하느라 몸이 남아나지 않을 지경이었다.
‘슬슬 사업들이 안정화되었으니, 이제 진짜 보수파 쪽에 신경 써야겠군.’
지난 1년간 보수파의 힘을 뺄 방법을 고민했다.
무력을 동원하는 등의 극단적인 방법은 나 혼자 결정할 수도 없고, 어떻게 아구스틴 1세를 설득할 수 있다고 해도 최악의 선택이다.
‘공화파 세력이 살아있는 상황에서 보수파까지 등을 돌리면 답이 없지. 결국 간접적인 방법으로 힘을 빼야 한다는 건데.’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바로 ‘농업 효율화’다.
보수파의 힘을 빼야 하는데 뭔 놈의 농업 효율화냐고 할 수도 있지만, 내가 보수파의 힘을 빼려는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하면 말이 된다.
지금 나와 아구스틴 1세에게 보수파는 ‘우리 편’이다. 그런 보수파의 힘을 빼려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이 국가의 ‘근대화’에 가장 중요한 ‘세속화’와 ‘산업화’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착취는 사상적으로 정당화되어야 하며, 종놈들이 교육받아서 계급에 불만을 가지거나, 공장일을 한답시고 도시로 떠나는 것을 싫어한다.
누군가가 사회 구조를 바꾸려고 하면 지주들은 자신이 부리는 농민을 병사로 만들고, 같은 지주들끼리 단합하여 사회 변화를 유발하는 자를 공격한다.
‘결국 이 병사로 만들 수 있는 농민들의 수가 적어지면 지주 계층의 힘이 빠진다는 거지.’
물론, 농민들을 그냥 빼돌리면 보수파는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농업 효율화’를 통해 농업 인력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다면? 5명의 농민이 필요했던 일을 1명이 할 수 있다면? 지주들은 농민들이 굶어 죽든 말든 필요 없는 자들을 내쫓을 거다.
‘그럼, 그 농민들이 개척을 위해 떠나거나, 도시로 가서 공장이 취직해도 뭐라고 할 수가 없지. 자기가 내보냈는데 어쩔 거야.’
그걸 위한 기계가 바로 기계식 수확기다.
현대식 농업 하면 떠오르는 광경이 있지 않은가. 거대한 콤바인이 논이나 밭을 지나가며 순식간에 엄청난 양의 농산물을 수확하는 광경.
농작물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 시기의 수확이라는 과정은 심기, 키우기, 수확하기라는 농업의 단순화된 3가지 단계 중 가장 노동집약적인 작업이다.
‘현대의 콤바인 같은 것은 한참 나중에 나오지만, 이 시기쯤에 말이나 소가 끄는 기계식 수확기가 발명되기 시작하지.’
당연히 소와 말이 있어야 하지만, 멕시코에도 이미 300년 전부터 소와 말이 들어와 있었다.
너무 많이 퍼져버린 건지 마적단까지 잔뜩 등장해서 문제지만. 아무튼, 환경은 갖춰진 셈이다.
***
쿵! 콰쾅!
나와 에두아르도가 같이 작업 중인 라이플링 머신 제작은 1년째 실패 중이다.
하아-
7번째 라이플링 머신 실험작도 부서졌다. 강선을 깎아내는 데 필요한 강한 압력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이런···.”
“이번엔 압력이 너무 강했어.”
‘증기기관이라고 너무 만만하게 봤나.’
“그래도 압력이 부족한 것보단 낫지. 이제 증기기관 장치 자체는 출력이 충분히 높아졌다는 소리니까.”
“그래, 계속하다 보니 발전이 있긴 한데···. 네 돈을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아서. 설마 이 정도 자금이 필요할 줄은 몰랐어.”
“···완성만 하면 본전은 뽑고도 남으니까, 걱정하지 마”
에두아르도는 내게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 사실이긴 했다. 어느 정도 돈이 들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내 예상을 뛰어넘는 자금이 투자되고 있었다.
무기 기술을 향상한다는 명분으로 이사장과 교관의 허가를 받아 기술자까지 학교에 들여 작업 중이라 더 그랬다.
원래는 2명이 개발하려고 했지만, 철을 다루는 기술자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에두아르도가 어렸을 때부터 무기 개발에 관심이 있던지라, 나름 철을 다루는 기술이 있었지만, 본격적인 기계를 만들 정도는 아니었고, 필요한 작업량 자체도 엄청나서 도저히 2명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전하, 역시 영국산 강철을 쓰지 않으면 압력을 버티기 힘들 것 같습니다.”
기술자가 말했다.
“···그래. 어차피 이 기계는 대량으로 만들 필요 없으니, 소재에는 돈을 안 아끼는 게 낫겠어.”
“응. 우리 예상대로 나오면 하루에 100정은 거뜬하니까, 몇 개만 만들어도 될 거야.”
전쟁 상황이 아닌 한 24시간 가동까진 할 필요가 없었다. 2교대로 하루 16시간을 돌린다고 가정하면 하루 67정.
그럼, 한대당 한 달에 2,010정, 5대만 있어도 한 달에 1만 정씩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많아도 10대면 충분하다.
‘속 쓰리지만 아직 멕시코의 제강 능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지.’
나와 에밀리오도 전문가들을 고용해서 노력 중이긴 하지만, 이미 수십 년간 축적된 영국의 기술력을 단기간에 따라잡긴 힘들었다.
“압력 문제만 해결하면 이제 진짜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그런 말은 상당히 안 좋은 징크스를 불러온다고 하지 않았어?”
“엇, 이런. 미안.”
그래도 원래 졸업전까지만 완성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었으니, 그 목표까진 확실히 달성할 것 같다.
‘로렌츠 탄, 아니 에두아르도 탄을 사용하는 라이플이라.’
이게 완성되면 몇년 뒤 본격적인 후장식 소총이 나올때까지는 어떤 총을 가져와도 우리의 것이 뛰어날 것이다. 그런 기대를 하며 열심히 난장판이 된 실험실을 치웠다.
“아이고, 더럽게 무겁네.”
킥킥-
허리를 두드리며 쇳조각을 줍고 있자, 에두아르도가 웃었다.
“뭐가 웃겨 인마.”
“내가 생각한 황태자의 이미지랑 엄청나게 다르단 말이지.”
“···크흑. 나도 언젠간···.”
아이디어만 떡하니 내놓고 기술자들한테 이대로 개발하라고 지시하는 거다.
나는 뒷짐 지고 에헴 하며 시간과 예산을 충분히 줬는데 어째서 결과물이 안 나오냐고 호통치는 거지.
“라는 상상함.”
“뭐?”
“아니야.”
직접 일을 해본 사람이 시키는 것도 잘하는 법. 이것도 다 도움이 되는 경험이다. ···이겠지?
***
“그 이야기 들었어?”
밥을 먹고 있는데 로렌조가 말을 걸었다.
“어떤 얘기?”
“캘리포니아 이야기가 사실이었대. 금을 캐온 사람이 엄청나게 많은가 봐.”
“와, 나는 그거 안 믿었는데.”
에두아르도만 안 믿은게 아니다. 1년 전에는 다들 안 믿었다.
“자기 주먹만 한 금덩이를 들고 온 사람도 있대.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가볼 걸 그랬어.”
‘으응? 그 정도까진 어려울 텐데?’
“에이, 과장 아니야?”
“그 사람 한 명이 아니야, 멕시코시티에 금 들고 돌아온 사람만 열 명이 넘어. 그 사람들이 지금 제대로 준비해서 다시 가겠다고 사람을 모집하고 있어서, 다들 캘리포니아로 가겠다고 난리야.”
1년 전 나는 인위적으로 골드러시를 발생시키기 위해 내 호위대 병사들에게 소문을 퍼뜨리도록 했지만, 생각보다 소문이 잘 퍼지지 않았다.
‘생각이 짧았지. 병사들한테 금으로 임금을 주고 보여주라고 했으면 되는데, 페소로 줘버렸으니.’
그래도 병사들과 친한 사람들도 있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혹해서 캘리포니아로 떠난 사람들이 꽤 많았다.
주로 홀몸인 젊은 남자들이었다.
총 백 명 정도 되는 그들은 용기를 내서 캘리포니아로 떠났고, 금을 얻었다.
‘주요 금광 지역들은 다 내 땅이긴 한데, 채산성 좋은 알짜배기만 채굴하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캐도록 묵인해 줬지.’
어차피 몇 명이 채굴해봤자 많이 캐지도 못한다. 그들 중 제대로 된 장비도 없이 갔던 이들이 멕시코시티로 돌아온 것이다.
이런 고급 정보는 본인만 아는 것이 제일 이득이겠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어디 그렇게 되겠는가? 술을 마시고 실수로 자랑질을 해버렸는데, 사람들이 안 믿는다.
그냥 넘어가면 되지만, 남자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하는 상황. 보여주겠다며 눈앞에 번쩍거리는 금을 꺼내놓으니,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나.’
“아무리 그래도 캘리포니아까지 가려는 사람이 많겠어? 말 없으면 최소 5개월은 걸어야 하는데.”
내가 슬쩍 떠보자, 로렌조가 어디서 들은 게 있는지,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지금 당장 가겠다는 사람만 천 명이 넘을 것 같던데? 우리 삼촌도 처음 캘리포니아 갔던 사람이 모집하는 일행에게 합류했는데, 거기 사람만 100명이 넘는대. 그런 파티가 여러 개 있고, 개인으로 가려는 사람까지 생각해 봐.”
“음···. 확실히 천명은 넘겠네.”
“골드러시(fiebre del oro)라는 말까지 나왔어. 이 정보가 다른 도시에도 퍼지고 있을 테니, 앞으로 점점 많아질 거야.”
로렌조의 장담은 사실이었다.
두 달이 지나자, 알폰소에게 5줄짜리 편지가 도착했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전하, 알폰소 리오스입니다.최근 멕시코시티와 캘리포니아 사이에서 택배와 여객 운송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에 대응하여, 우리는 지금까지 주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운송 노선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멕시코-캘리포니아 노선을 신규로 개설하였습니다.
이 노선은 상당히 긴 거리를 가지고 있어, 현재까지 모아 놓은 사업 자금의 대다수를 투자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상되는 높은 수요로 인하여, 이 자금은 곧 회수될 것으로 보입니다.
알폰소 리오스.]
‘여전히 간결하구만.’
나도 간결하게 수고했고, 잘하고 있다고 답장을 보냈다.
꽉 막힌 사관학교에까지 들려오는 골드러시에 대한 소식이니, 사회에서 그 영향을 짐작할 수 있었다.
‘원 역사의 미국 골드러시에선 7년간 무려 30만 명의 미국인들이 참여했었지. 멕시코는 그 정도까진 안 되겠지, 얼마나 되려나.’
알폰소에게 가장 먼저 편지가 온 후, 비슷한 시기에 농기구와 채굴 기구를 생산하는 에밀리오, 튼튼한 작업복과 텐트를 생산하는 라몬에게도 편지가 왔다.
짧게 요약하면 에밀리오의 채굴 기구, 라몬의 작업복, 텐트가 미친 듯이 팔리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곧 있으면 새크라멘토로 떠났던 에르난도,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던 이시드로에게도 편지가 오겠지.’
수확기가 왔다.
***
라이플링 머신의 완성이 다가오자, 나는 라이플과 에두아르도 탄 도입을 멕시코 군대에 정식으로 도입시킬 방법을 고민했다.
‘그냥 아버지한테 도입해달라고 한다? 그 정도론 안 된다.’
아들이 부탁하면 어느 정도는 사 주겠지만, 내 목표는 멕시코 전군에 보급하는 거다.
그건 제국의 황제이자, 총사령관인 아버지라도 그냥 용돈 주듯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만든 에두아르도 탄을 쓰는 라이플이 플린트락 머스킷과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만들어야 한다.
‘아버지와 의원, 장교, 공무원들을 초대해서 시연회를 여는 거야. 그리고 내가 직접 시연하는 거지.’
사관학교에 다니는 황태자가 직접 시연하면 조금이라도 더 설득력 있지 않겠는가.
‘황태자가 직접 개량했다는 총을 들고 시범을 보이는데, 옆에 교관보다 훨씬 멀리, 훨씬 정확하게 쏘는데, 장전 속도는 머스킷과 거의 차이가 없다면? 크!’
물론 시연해도 검증 과정은 거치겠지만, 통과한다면 곧 전군에 보급하도록 대량 발주가 나올 수도 있다.
‘그 전에 특허 등록도 해놓고.’
황태자라는 신분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계획이었다.
나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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