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140)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140화(140/180)
멕시코-미국 전쟁 (13)
재커리 테일러는 초전부터 모든 역량을 쏟아냈다
적의 전력을 가늠하기 위해 탐색전을 벌이는 통상적인 전술과는 정반대였다.
압도적인 인해전술이 펼쳐졌고, 미국의 22만 대군은 멕시코 제국군의 멤피스 방어선에 총공세를 개시했다.
“돌격하라! 전우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마라!”
“멈추지 마라! 멈추면 기관총의 먹이가 될 뿐이다!”
장교들은 작전 계획대로 무조건 돌격을 외쳤다. 미군은 멕시코 제국이 준비한 철조망이 시체로 뒤덮일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방어선 코앞까지 전선을 몰아붙이는 데 성공했다.
멕시코 제국군이 후퇴할 때까지만 해도 재커리 테일러의 의도대로 흘러갔다.
“멕시코 놈들이 후퇴한다!”
미군 병사들도 악에 받쳤다. 참호에 숨어서 일방적으로 공격하던 저 얄미운 놈들을 이제야 공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참호를 빠져나가는 멕시코 제국군에게 총을 겨눴다.
그 잠깐의 안일함이 독이 되었다.
콰콰쾅!
후퇴하는 병력을 엄호하기 위한 멕시코 제국군의 포격이 쏟아졌다.
“총 쏘지 마! 참호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달려!”
“이런 씨바아아알!”
여러 겹의 방어선은 후퇴하는 아군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미군 병사들이 참호에 도착할 때쯤, 멕시코 제국군은 이미 두 번째 방어선으로 옮겨갔다.
멕시코 제국군은 아직 참호에 도달하지 못한 미군을 계속 공격했고, 피해는 더욱 커졌다.
탕!타타타탕!타탕!
두-두-두-두-두-두-
크악!
“Fuck···.”
참호까지 5걸음도 남지 않은 곳에서 미군 병사가 쓰러졌다. 참호 안의 미군 병사들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안타까운 눈빛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막대한 대가를 치르고 얻은 참호에 들어선 미군들은 충격적인 사실을 깨달았다.
“시체가···없잖아.”
미군도 무작정 달리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달리면서도 짬이 날 때마다 사격도 했고, 후방에서는 포병대가 포격도 가했다. 한데, 시체가 없다.
“놈들이 가져간 거 아니야? 기관총은커녕 소총 한 자루, 통조림 하나도 안 남긴 것을 보니, 그랬을 것 같은데.”
“아니, 그렇다기엔 시체가 아예 없지는 않아.”
그가 가리킨 곳에는 기관총과 함께 폭사한 멕시코 제국군 병사들의 시체가 있었다. 멕시코 제국군이 방어선을 뒤로 물리며 시체마저 챙겨간 것은 아니었다. 멕시코 제국군에게도 그 정도 여유는 없었다.
“그리고···피를 흘린 흔적 자체가 너무 적어.”
참호 안은 참호 밖과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참호 밖에는 시체가 빼곡했고, 그 시체들에서 흘러나온 피가 대지를 붉게 물들였다. 반면 참호 안은 깨끗했다.
“···”
“···”
멕시코 제국군이 수만 명의 미군을 사살하는 동안, 미군은 멕시코 제국군을 거의 죽이지 못한 것이다. 그나마 후퇴하는 적을 꽤 죽이긴 했지만, 미군이 치른 대가에 비하면 새 발의 피였다.
“으으으···.”
“아아악!”
많은 미군이 무서운 현실을 깨닫고 침묵하는 동안, 부상자들의 신음만 울려 퍼졌다. 밤이 깊어가면서 전장의 광기가 식었고, 많은 병사가 두려움에 떨었다.
다음 날.
멕시코 제국군은 후퇴를 위해 열어놓았던 철조망 지대를 밤새 단단하게 잠갔다. 어제의 그 지옥 같던 철조망 지대보다도 더 넓이가 넓었다. 병사들은 겁에 질려 있었지만, 전투는 계속되었다.
“돌격하라!”
병사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고, 잘 먹인 미군은 정오쯤이 되어서야 전투를 시작했다.
콰쾅!
참호를 빠져나오기 무섭게 포격이 쏟아졌다.
잠시 주춤했지만, 누군가가 등을 밀었다.
“돌격해!”
장교였다.
그는 리볼버 권총을 들고 있었다. 그에게 리볼버를 겨누지도, 당장 안 나가면 죽여버리겠다고 소리치지도 않았지만, 어차피 참호에 들어온 이상 도망칠 곳도 없었다. 뒤쪽으로 빠져나가려고 해도 적의 사거리 안이었다.
“으아아아!”
반쯤 정신이 나간 채로 참호를 빠져나가자 보이는 것은 기관총이었다. 여러 대의 기관총이 이미 불을 뿜고 있었다.
두두두두두두두-
달린 지 겨우 10초. 죽기 직전에 초능력이라도 생긴 것일까. 총알이 날아오는 것이 보이는 듯한 환각이 보였다.
“커헉!”
어제와는 전투의 양상이 너무나 달랐다.
미군은 전진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제 엄청난 병력의 인해전술에 속절없이 밀려버린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상황.
오늘의 미군은 어제 엄청난 사상자를 내서 병력도 적었으며, 사기도 땅에 떨어졌지만, 멕시코 제국군의 방어력은 어제보다 강해졌다. 사상자는 거의 없었으며 2차 방어선은 1차 방어선보다 밀도가 높았다. 첫날보다 참호전에 훨씬 익숙해졌고, 설령 밀리더라도 후퇴할 곳이 남아있으며 침착하게 지시에 따라 후퇴한다면 큰 피해가 없다는 것도 알았다. 사기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참호전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참호전의 강력한 수비력은 단 한 줄의 참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 지원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여러 겹의 참호 시스템에서 비롯되었다. 한 줄의 방어선은 돌파당할 수 있지만, 그 한 줄을 위해 공격군은 막대한 피해를 감내해야 하는 반면, 수비군의 피해는 터무니없이 작았다.
“근처에 오면 권총을 꺼내도 좋다!”
“예!”
미군의 폭발력이 떨어지자, 멕시코 제국군은 적이 다가와도 참호를 한치도 내주지 않았다. 운 좋게 도달한 것일 뿐, 참호 전체를 밀어낼 힘은 없었기 때문이다.
제임스 포크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대반격’ 작전이 지옥으로 처박히기 시작했다.
***
“멕시코 제국군이 워싱턴 D.C.에 상륙을 준비한다!”
“애국자들이여, 고향을 지키자!”
수도인 워싱턴 D.C.가 공격당하고 있다는 소식이 북동부에 퍼져나가자, 빠른 속도로 민병대가 결성되기 시작했다. 1812년의 영미 전쟁에서는 전국에서 40만이 넘게 결성되었던 미국 민병대였다.
전쟁에 찬성하긴 했지만 여태까지는 그다지 적극적이지는 않았던 북부인들이었다. 그 미온적인 분위기는 적이 코앞까지 오자 완전히 바뀌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워싱턴 D.C.의 북쪽엔 볼티모어, 볼티모어의 북쪽엔 필라델피아, 그리고 필라델피아의 북쪽에는 뉴욕이 있었다
“이제 정말 한계입니다!”
콰콰쾅!
포토맥강의 요새, 포트 워싱턴(Fort Washington)의 수비대는 최선을 다했다. 적이 너무나 강했을 뿐이다. 적의 강철 철갑함은 바다 위의 요새와 같은 방어력을 자랑했다.
아니, 겨우 석재로 이루어진 실제 요새보다도 더 튼튼했다.
두 척의 강철 철갑함을 앞세운 멕시코 제국 함대는, 그 뒤에 수십 척의 모니터함을 배치해 요새를 타격했다. 건현이 낮은 모니터함의 단점은 이때만큼은 철갑함의 보호 아래에 숨을 수 있다는 장점이 되었고, 요새는 모니터함을 타격하지 못했다.
쾅!
쐐애애액-
텅!
의미 없는 발포였다. 하지만 계속 쏴야 했다. 그래야만 저 거대한 멕시코 제국의 함대가 요새를 신경 쓰는 척이라도 하지 않겠는가. 그 눈물겨운 노력도 이제 끝이었다.
“후퇴! 후퇴하라!”
“민병대와 합류해 상륙을 막는다!”
미국은 남부로, 서부로 뻗어나가고 있었고, 많은 국민들이 미국의 확장을 따라 이동했지만, 여전히 미국 인구 절반은 13개 식민지(Thirteen Colonies)였던 지역에 살고 있었다.
포트 워싱턴의 용사들이 벌어 준 5일이라는 시간. 그 짧은 시간에 엄청난 수의 민병대가 모였다. 북동부 주끼리는 철도도 연결되어 있었다.
훈련받은 정규군도 아니고, 제대로 된 군수품 보급도 없고, 숫자만 많은 민병대였지만 상륙을 저지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상식적으로도 상륙하는 쪽이 전술적으로 엄청나게 불리하지 않던가. 하지만 그건 제대로 구축된 해안방어 시설이 남아있을 때의 이야기였다.
콰콰콰콰쾅!
콰콰콰콰쾅!
멕시코 제국의 장갑 프리깃들이 수백 문에 달하는 소구경 함포를 순차적으로 쏟아냈다.
“이, 이건 아니야! 후퇴해라! 저놈들, 내릴 생각이 없어!”
“후퇴하자!”
멕시코 제국 함대는 감히 미국 민병대가 상륙 방어를 시도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전열함, 프리깃, 장갑 프리깃, 철갑함, 모니터함, 기타 소형 함선들까지 동원하여 포격을 퍼부었고, 미군은 상륙 방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상륙 개시!”
미군이 물러가자, 멕시코 제국군의 상륙이 시작되었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송선을 동원했지만 6만 명에 달하는 제3군단과 8만 명에 달하는 제4군단을 한 번에 수송할 수는 없었다.
병력 수송과 보급에만 2주가 넘게 걸렸다.
콰앙!
“워싱턴이···또다시···.”
그동안 함대도 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철갑함과 모니터함이 가진 주포의 사거리는 상당했고, 워싱턴의 건물들을 파괴해 나갔다.
“조금만 참게. 전국에서 애국자들이 모이고 있으니, 저놈들이 진군을 시작하면 제대로 복수해주자고.”
“그래.”
민병대는 미친 듯이 불어나기 시작했고, 매사추세츠주 스프링필드에 있는 스프링필드 무기공장에서는 북부군에게 직접 무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놈들의 수가 많다고 하더라도 도시 내에 들어온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이리라. 그렇게 생각했다.
당연하지만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멤피스에서 싸우고 있는 미군 장교가 봤으면 이 시간에 참호라도 파라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외쳤겠지만, 민병대는 참호가 뭔지 몰랐고, 귀중한 시간을 날렸다.
“멕시코 제국군이 출격했다!”
“드디어!”
드디어 멕시코 제국군이 진격하기 시작했다.
“온다!···음?”
멕시코 제국은 곧장 워싱턴 D.C.로 진입하지 않았다.
“저, 저놈들이!”
콰콰쾅!
대포를 쏴대기 시작한 것이다. 워싱턴 D.C.의 건물들이 쓸려나가기 시작했다. 멕시코 제국은 진격하고, 멈춰서 대포를 쏘고, 다시 진격했다.
“이거 지금이라도 가서 싸워야 하는 것 아니야?”
“···가서 대포를 맞자고?”
“···.”
18세기 말부터 수도로 낙점 짓고 계획도시로 건설을 시작한 워싱턴 D.C.는 이미 1814년에 영국에게 한번 불탔었다. 당시엔 목제 건물들이 많았기에 쉽게 불탔지만, 힘들게 복구해놓은 워싱턴 D.C.에는 비싼 돈을 들여놓은 석제 건물도 많았다.
“···크흑.”
“안돼! 연방 대법원이!”
멕시코 제국은 시가전을 해줄 생각이 없었고, 대포수가 적은 민병대는 너무나 무력했다. 멕시코 제국군은 포탄이 남아도는지 신나게 포격을 갈겼다.
“국회의사당은 안 된다, 이놈들아!”
“지금이라도 나가서 싸웁시다!”
“그럼 자네가 선봉에 서게.”
미합중국 연방군의 장성들은 죄다 국경, 혹은 미시시피로 가 있었고, 수비대의 장교 중 최고 계급은 중령이었다. 어느새 10만이 넘어버린 민병대 전체를 지휘할 권위를 가진 장교가 없었다. 민병대 자체도 누군가 주도적으로 조직했다기보다는 각지에서 온 개개인들의 모임인 경우가 많았다.
민병대의 지휘권이 정리되지 않은 사이, 멕시코 제국군은 연방 대법원, 국회 의사당에 이어 대통령 관저를 노리고 있었다.
콰쾅! 콰쾅!
미국인들의 자부심이 부서지는 소리였다.
“이제 대통령 관저를 구하기엔 늦었어. 차라리 병력을 보존해서 후퇴하고, 제대로 된 장군을 모셔 오는 것이 어떤가?”
“그게 좋겠군.”
누군가 꺼낸 이야기는 민병대의 대부분에게 찬성을 얻었다. 그들도 멕시코 제국군의 강력함에 대해선 잘 알고 있었기에 당장 싸우기는 두려웠다. 당장 도시를 겨눈 대포의 수만 봐도 지금 상태로 싸우는 것은 미친 짓이었다.
수만 명의 애국자들이 미합중국의 수도 워싱턴 D.C.를 구원하기 위해 모였으나,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수도가 파괴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워싱턴 D.C.를 파괴한 미국 동부 방면의 멕시코 제국군은 북상할 준비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