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141)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141화(141/180)
멕시코-미국 전쟁 (14)
민병대의 요청은 빠르게 전달되었다. 미국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13개 주의 한가운데에 상륙한 멕시코 제국의 14만 대군은 제임스 포크 대통령과 연방군 수뇌부를 경악시키기에 충분했다.
“···누에바그라나다가 단독으로 평화 협정을 맺었다고?”
늦어도 너무 늦은 정보 전달이었다.
적국인 멕시코가 미국에 알려줄 리는 없었다. 이미 동맹도 아니게 된 누에바그라나다도 미국에 친절하게 알려줄 이유가 없었고, 국내의 혼란 상황 때문에 그럴 여유도 없었다.
“정황상 7월에 이미 평화 협정을 체결한 듯합니다.”
쾅!
“지금 그걸 누가 모르나?”
제임스 포크 대통령은 분통을 터뜨렸다. 남미까지 갔던 멕시코 병력이 워싱턴 D.C.에 상륙했으니 그 정도 추측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미시시피와 항구를 봉쇄당한 미국은 국외의 상황에 장님이 된 상태였다. 그나마 정보가 나올 곳은 영국밖에 없었는데, 영국은 카리브와 남미의 영토를 멕시코에 넘긴 이후로 아메리카 지역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은 윈필드 스콧. 그자인가.”
연방군 장성들의 공통된 의견은 윈필드 스콧이 최고 지휘관에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었다. 검증된 전쟁 영웅이기도 하고, 멕시코 제국군과의 전투 경험도 있으며, 패배하긴 했지만, 멤피스 전투에서 전열 보병 전술을 폐기하는 용기 있는 결정으로 피해를 줄인 성과도 있었다.
바로 얼마 전 윈필드 스콧 중장을 해임하며 불편한 관계가 되었지만,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이 위기 상황에서 모두가 추천하는 자를 무시하고 독단적인 인선을 펼칠 수는 없었다.
“그를 동부로 발령하게.”
***
‘개판이군.’
기차를 타고 동부 전선으로 이동한 윈필스 스콧 중장은 민병대의 상태를 확인하고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저것들을 총이라고 가져온 건가?”
일반인들이 최신 군용 무기를 가져올 수는 없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떤 자들은 너무 심했다.
사냥에나 쓰이는 산탄총, 그것도 총신 하나짜리를 가져온 자도 있었다.
“멕시코 제국군과의 전장에서 저걸 장전하다간 몸에 바람구멍이 10개쯤은 날 걸세. 저런 무기를 가져온 자들 위주로 스프링필드 무기공장에서 가져온 무기를 지급하게.”
“예!”
총기는 그나마 양반이었다.
압도적인 대포의 수 차이를 생각하면 숨이 턱 막힌 듯 가슴이 답답해졌다.
시간을 끌 수라도 있으면 보급받을 수는 있었다. 무기 공장에서 미친 듯이 찍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간이 없다는 것.
“놈들이 벌써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워싱턴 DC를 처참하게 파괴한 멕시코 제국군은 한동안 재보급을 위해 대기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놈들은 북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워싱턴 DC의 바로 위에는 미국 내에서 꽤 큰 도시에 속하는 볼티모어(Baltimore)가 있다.
“놈들이 볼티모어에 도달하기 전에 싸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 멕시코 잡종 놈들이 볼티모어도 쓸어 버릴 거라고요! 워싱턴 DC처럼!”
볼티모어 사람들이었다.
민병대원들은 군기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지워버린 듯이 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윈필드 스콧 중장에게 직접 말했다.
윈필드 스콧 중장은 미국 전체에서 전쟁 영웅으로 유명했고, 그의 권위는 민병대를 장악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민병대원은 생전에 군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었으며, 그들을 통제할 장교의 수도 부족했다.
최고 지휘관인 장군과 엄청난 수의 병사들의 중간에 있어야 할 장교와 부사관이 없었다. 미군도 몇 년 전부터 군비를 늘리며 장교를 많이 충원하고 있었지만 거의 전부가 서부에 가 있었다. 22만 명이라는 대군을 운용하려면 미국 내의 장교를 전부 끌어모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도 볼티모어에 모인 민병대의 수는 점점 늘어났다.
마음 같아서는 볼티모어를 내주고 싶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민병대에서 폭동이 날 기세였다. 시가전이라도 시도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멕시코 놈들은 순순히 도시로 들어와 주는 놈들이 아니다.
볼티모어를 포기하면 시간을 조금은 더 벌겠지만, 그 조금의 시간으로 지금 이 총체적 난국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결정을 내렸다.
“이건 싸울 수밖에 없겠군. 최대한 준비를 서두르게.”
평소라면 부하 장교에게 맡기고 전술을 구상하겠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도 없다. 멕시코 제국군은 코앞까지 왔고, 최소한의 방어선이라도 만들어야 했다. 그는 볼티모어 남쪽에 멕시코 제국군이 멤피스에서 했던 것처럼 참호를 구성하려고 시도했다.
중장이나 되는 사람이 직접 방어선 작업 현장에 나가 지휘하는 짧은 날들이 끝나고, 멕시코 제국군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멕시코 제국군은 언제나처럼 막강한 화력을 투사하며 전투를 시작했다.
“적이 대포를 준비 중입니다!”
콰콰콰콰콰쾅!
“숙여!”
대포에서 쏟아진 포탄들이 전장을 긁었으나, 참호 덕에 피해는 적었다. 멕시코 군의 참호에 비교하면 어설프게 이은 구덩이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일정 효과는 있었다.
쾅!콰쾅!쾅!
멕시코 제국 포병대는 얼마 있지도 않은 미군의 대포를 철저하게 깨부수며, 제압 사격을 이어나갔다. 포격이 이어지는 동안, 미군은 인내했다. 대포를 얼마나 쏴대는지, 고개를 드는 순간 얼굴이 부서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던 중이었다.
“사, 사격 개시! 당장 사격 개시!”
병사들과 함께 최전방 참호에 있던 장교가 소리쳤다.
“씨발 뭐야! 언제 여기까지 왔어!”
탕!타탕!타타타탕!
멕시코 제국군은 압도적인 포병대의 엄호가 이루어지는 동안, 참호를 향해 돌격하고 있었다. 참호는 팠지만, 윤형 철조망을 비롯한 장애물 지대도, 기관총도 없는 미군의 저지력은 형편없었다.
코앞까지 접근한 멕시코 제국 병사는 참호 아래를 조준했다.
탕! 철컥- 탕!
총도 아래서 위를 쏘는 것보다는 위에서 아래를 쏘는 것이 유리한 법이다. 어설픈 참호는 무덤이 되어가고 있었고, 그 광경을 멀리서 지켜본 영국의 관전 무관은 말했다.
“으음, 저 참호라는 것의 방어력은 기대 이하로군. 강력한 화력을 가진 포병대와 잘 훈련된 보병의 조합 앞에서 너무나 무력하지 않은가.”
“그래. 굳이 서부까지 가서 볼 만큼 대단한 것은 아닌 것 같네.”
영국의 관전 무관들은 그렇게 판단했다.
***
동부의 민병대가 멕시코 제국군에게 너무나 허무하게 뚫리고 있는 동안, 서부에서는 첫날 한 줄의 방어선을 뚫은 뒤로 유의미한 성과가 없었다. 첫날 전투에 참여하지 않은 예비대와 지휘부, 포병대는 후방에 있었고, 절반이 넘는 미군이 멕시코 제국이 파 놓은 참호에 갇혀 있었다.
“돌격!”
장교들은 어김없이 돌격을 명령했고, 병사들은 권총을 든 장교의 위협에 못 이겨 엉거주춤하게 달려 나갔다. 참호를 나가자 어렴풋이 들렸던 멕시코 제국군의 요란한 총성 소리가 너무 선명하게 들려왔다.
두두두두두두두두-
기관총이 내는 요란한 소리는 병사에게 ‘오면 죽는다.’고 말하는 듯했다.
“나, 난 못 가! 씨발! 못 간다고!”
며칠간 수만 명의 병사가 개죽음당했다. 그 증거가 참호 밖에 널려있었다. 머릿속이 새하얘진 병사는 다시 뒤쪽의 참호 안으로 돌아갔다.
“야 이 새끼야! 돌격하라고!”
퍽!
장교는 차마 들고 있던 리볼버를 쓰진 못하고, 정강이를 걷어찼다. 병사는 쓰러져 소리쳤다.
“으아아아! 으아아아!”
“이 겁쟁이 새끼! 어디서 엄살이야! 일어나!”
장교는 병사의 멱살을 틀어쥐고 일으켰으나, 병사는 다시 주저앉을 뿐이었다.
“으아아!으아아아아아아!”
그제야 장교는 병사가 완전히 미쳐버렸음을 깨달았다..
“진정해! 안전한 곳에 있으니 진정하라고!”
많은 병사가 극심한 공포에 빠져 트라우마가 생겼고, 정신 이상을 보이는 자들까지 보였다. 사태가 여기까지 오자, 소위, 중위, 대위 같은 하급 장교들도 그들의 지휘관에게 항의할 정도였다.
“인명피해가 너무 심합니다!”
“맞습니다. 솔직히 뚫어낼 기미도 안 보이지 않습니까.”
상명하복을 기반으로 하는 군대라는 조직에서 이런 행동들은 용납되지 않는 것이었지만, 매일 밤 병사들의 고통 섞인 비명이 들려오는 상황이었다. 지휘관들도 내심으로는 가망이 없는 전투라고 생각했지만, 사령관인 재커리 테일러가 전투를 포기하지 않고 있었기에 항의를 묵살했다.
재커리 테일러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대통령 각하께서 이 전투를 아주 주의 깊게 지켜보고 계십니다.”
미군은 아직 막히지 않은 미시시피강 상류를 통해 추가 병력과 보급품을 전달받고 있었는데, 대통령 보좌관이라는 놈은 올 때마다 똑같은 소리를 내뱉고 있었다.
재커리 테일러는 두 손으로 초췌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이 모든 게 멤피스를 탈환할 수 있다고 장담한 자신의 업보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1846년 8월 24일 저녁.
미합중국군은 전투 시작 후 열흘 만에 멤피스를 탈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대반격’ 작전이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후퇴도 쉽지 않을 것이었다. 참호 밖으로 나가는 순간 대포는 물론 소총과 기관총의 사거리에 들어가는 셈이었다. 후퇴하면서도 엄청난 인명 피해가 예상되었다. 하지만 이 많은 병력을 그냥 넘겨줄 수는 없었기에, 처절한 후퇴 작전이 펼쳐졌다.
25일 오전 3시.
당직병들이 전 부대를 깨웠다. 불도 켜지 않고, 시끄러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셋에 나가는 거다.”
모두가 후퇴하기 위해 짐을 짊어지고 신호를 기다렸다.
“하나.”
“둘.”
“셋!”
흡!
병사들은 하는 소리와 함께 참호를 올랐다. 적에게 돌격하기 위한 방향이 아닌,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방향이었다.
멕시코 제국군이 만들었지만 이제는 미군의 안식처가 된 최외곽의 참호는 멤피스를 따라 빙 둘려 있었다. 북쪽으로 후퇴해야 하기에 남쪽, 서쪽의 병사들은 북쪽 병사들이 나가는 것을 기다렸다가 나가기 시작했다.
흡!
‘드디어 이 지옥 같은 곳에서 나가는구나···.’
다들 그런 생각을 하며 나가고 있을 때였다.
땡땡땡땡땡-!
“미국 놈들이 후퇴한다! 쉽게 보내지 마라!”
깜깜한 새벽이었지만, 이 정도 대규모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을 정도는 아니었다.
탕!
멕시코 제국 당직 병사들이 총을 쏘기 시작했다. 매우 어두웠지만 상관없었다. 적은 매우 밀집한 채 후퇴하고 있었고, 총소리에 아군이 깰 것이다.
“놈들이 도망친답니다!”
“3분 내로 전투 준비해!”
데콴은 시끄러운 종소리와 총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자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지만 적이 도망친다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전투 준비를 시작했다.
제일 먼저 준비를 마친 그는 달려 나갔다.
“너무 어둡군.”
저 멀리 어딘가에서 많은 사람이 움직이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데콴은 지난 전투의 경험을 살려 감각적으로 조준하고 쐈다.
탕!
크헉!
누군가가 맞은 소리가 들려왔다. 데콴은 즉시 재장전했다.
철컥-
탕!
그가 총을 쏘고 있으니, 전우들이 합류하기 시작했다.
탕! 타타탕! 타탕!
“씨바아아아알!”
많은 이들이 쏟아지는 총알을 등진 채 엄청난 공포를 맛보며 뛰고 있었다. 어차피 이미 다 들킨 마당이었다. 입에서는 자연스럽게 욕설이 터져 나왔다. 뒤쪽의 철조망은 후방 부대가 새벽마다 부지런히 치워 놓은 상태였기에 장애물은 없었다.
총소리에 기관총 소리까지 겹치기 시작했지만, 다행히도 대포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22만 명의 군대.
거기에 2만 명의 추가 지원병까지 전투에 참여했으나, 무사히 돌아온 것은 겨우 10만 명에 불과했고, 일부 장교들의 것을 제외한 모든 시체는 전장에 버려졌다.
이 끔찍한 패배 소식을 들은 제임스 포크 대통령은 충격에 말을 잃었고, 대영제국은 외교관을 파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