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15)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15화(15/180)
사관학교 (4)
페르난도 7세.
에스파냐 왕좌를 프랑스의 조제프 보나파르트에게 빼앗기고 나폴레옹의 점령 아래 시름하던 시기엔, 에스파냐 민중들로부터 ‘갈망 받는 왕(el deseado)’이라고 불렸던 자.
나폴레옹의 시대가 저물고 왕위에 복귀한 초기에는 자유주의자들의 요구에 따르는 척했으나, 프랑스를 끌어들여 자유주의자들을 대대적으로 숙청하고, 개혁을 짓밟고, 절대왕정을 추구해 민중들로부터 ‘범죄왕(el Felón)’이라는 소리까지 듣는 자.
페르난도 7세는 멕시코의 건방짐을 더 이상 참기가 힘들었다.
“식민지 종놈들이 감히 제국을 칭하고, 왕실의 재산에까지 손을 대?”
“그 건방진 놈들이 저희 귀족들의 재산도 몰수했습니다!”
에스파냐의 정치적 상황이 조금 안정되자, 건방지게 제멋대로 독립해 버린 아메리카 대륙의 식민지들에 대한 분노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귀족들 역시 멕시코에서 처분하지 못한 엄청난 재산을 몰수당한 것을 한 순간도 잊지 않았다.
“폐하, 자유주의자 놈들의 반항도 진정되고 있으니, 슬슬 식민지 놈들에게 다시 주인이 누구인지 ‘교육’ 시켜줘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특히 저 ‘멕시코’라는 놈들이 특히 건방집니다.”
“나도 자네들의 의견에 동의하네. 특히 그 ‘아구스틴’ 이라는 배신자 놈을 혼내주지 않으면 우리 에스파냐의 위신이 땅에 떨어질걸세, 그렇지 않은가?”
“맞습니다, 폐하!”
“제가 듣기로는 녀석들이 우리에게 강탈한 재산으로 꽤 안정적으로 정부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녀석들을 혼내줄 거면 제대로 해야 할 듯합니다.”
“그래, 나도 원래는 식민지 놈들을 한놈도 빠짐없이 손봐주려고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멕시코라는 건방진 놈들부터 집중적으로 ‘교육’ 해줘야겠어.”
프랑스라는 외세를 끌어들여 권력을 되찾은 페르난도 7세에겐 권위가 필요했다.
개혁을 무효로 하고 자유주의자 놈들을 쓸어버린 후로 백성들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다.
‘건방진 것들이.’
멕시코를 재정복하는 것은 이 건방진 백성 놈들의 시선을 돌리고, 왕실의 위엄을 되찾는데 딱 맞았다.
그는 에스파냐에 얼마 남지 않은 힘을 집중하여 멕시코를 정복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도박이나 다름없는 계획.
그것을 말려야 할 측근들도 멕시코의 아구스틴이라는 건방진 크리오요 놈에게 치욕을 주고, 몰수당한 재산을 되찾을 생각만 하며 동조하고 있었다.
“저 건방진 멕시코를 재정복하여 왕실과 에스파냐의 위엄을 되찾을 것이니, 준비하라!”
“예!”
***
끼이이익! 끼이이익!
라이플링 머신에 의해 총열에 강선이 새겨지는 소리는 소름 끼치면서도 시끄러웠지만 내겐 천상의 소리 같았다.
“···98, 99, 100개!”
“진짜 3일 동안 300개를 깎았어!”
“드디어!!”
증기 기관의 출력을 올리고, 소재를 영국산으로 바꾸고, 압력을 견디게 만들었어도 문제는 끝이 없었다.
한 번씩은 성공하기 시작했지만, 열처리 문제, 내구성 문제들까지 해결하기 위해 또다시 1년이 걸렸다.
‘하루에 100개는 깎을 수 있어야 경제성이 나온단 말이지.’
오늘 드디어 내가 설정한 기준점인 하루 100개를 달성했다. 무려 2년 만이었다.
“에두아르도, 수고 많았다. 기술자님들도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
에두아르도는 아직 감격하고 있었다.
“저희야 뭐, 매일 임금을 받았으니 힘들 것은 없었죠. 실패할때마다 살짝 눈치가 보이긴 했지만요, 하하하”
“하하하.”
나는 기술자들에게 금일봉을 지급하고 일찍 퇴근시켰다.
“어이, 에두아르도. 언제까지 감탄만 하고 있을 거냐.”
“어? 어어.”
“이거 팔아먹을 생각을 해야지.”
툭툭.
***
총기 시연회.
이 이벤트에 대한 구상은 1년 전에 했지만, 생각보다 라이플링 머신의 완성이 늦어졌다.
나는 아버지를 비롯해 군부, 행정부, 의회의 주요 인사들을 학교로 초청했다.
“정말 직접 시연할 거야?”
“그래. 내가 해야 효과가 크다니까.”
나는 에두아르도의 걱정을 뒤로하고, 손님들을 맞았다.
“폐하, 어서 오십시오.”
“헤로니모, 쓸만한 걸 만들었다고? 어서 한번 보자.”
아버지는 내가 뭘 만들었는지 궁금한 듯했다.
“페르난도 중장님, 라파엘 의장님. 두 분 다 오랜만입니다.”
라파엘 의장은 이전엔 공화파의 수장이었으나, 몰수 작전과 아구스틴 1세의 독주를 막지 못한 점을 공격당해 총리가 되지 못했다.
“그새 많이 성장하셨군요, 전하.”
“크흠. 오랜만입니다, 전하. 여기 신사분은 이번 정부에서 재무대신을 맡으신 파블로 소토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전하. 재무부를 맡고 있는 파블로 소토입니다.”
“반갑습니다.”
나는 그들과 악수하고 시연회를 시작했다.
“오늘 여러분들을 초청한 이유는 저와 동료가 개발한 무기에 대한 시연을 보여드리기 위함입니다.”
나는 준비한 총을 꺼냈다.
“이 총은 우리 멕시코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플린트락 머스킷처럼 보이지만, 이 총열 안쪽을 잘 보시면, 강선이 파여 있습니다. 다들 강선의 장점은 아시리라 믿고 넘어가겠습니다. 강선은 여러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조 단가가 비싸고, 총알을 강선에 맞춰서 삽탄하느라 재장전 속도가 느려진다는 큰 단점때문에 쓰이지 못했죠. 저와 제 동료는 이 단점들을 완벽하게 해결했습니다.”
“호오.”
“어떻게 해결한 것이죠?”
“이쪽을 보시죠.”
나는 라이플링 머신을 올려놓은 선반을 가리켰다. 손님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나는 에두아르도에게 신호를 보냈다.
툭.
내 신호를 받은 에두아르도가 라이플링 머신에 총열을 고정하고 버튼을 누르자 기계가 동작하기 시작했다.
끼이이익! 끼이이익!
시끄러운 소리에 손님들의 눈살이 찌푸려졌지만, 나는 아랑곳 하지 않고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이 장치는 증기 동력으로 작동하는 라이플링 머신입니다. 이 장치만 있으면 하루에 무려 100자루나 되는 총을 라이플로 만들 수 있습니다.”
“하루 100자루! 그럼 한 달 내내 돌리면 3,000자루를 만들어 낸다는 것 아닌가.”
“예, 폐하. 보니까 인력도 거의 필요 없어서 생산 단가가 획기적으로 내려갈 것 같습니다.”
군인 출신인 황제와 현역 군인인 페르난도 중장은 라이플링 머신을 사랑스럽다는 듯 보고 있었다.
재무대신도 감탄하고 있었는데, 라파엘 의장은 머릿속이 복잡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나는 라이플링 머신에서 총열 한 자루가 깎여서 나오자, 장치를 끄고 그 결과물을 손님들에게 보여줬다.
“오오. 아주 정교한 패턴을 이루고 있군.”
“확실히, 수동식 기계로 깎은 것보다 정교합니다.”
“제조 단가에 대한 문제는 이것으로 충분히 해결될 것이고, 다음으론 재장전 속도 문제를 해결할 물건입니다.”
나는 탄통에서 에두아르도 탄을 꺼냈다.
“이건 여기 에두아르도 생도가 고안한 탄으로, 격발 시 뒤쪽에 있는 두 줄의 홈 때문에 총알이 압축되면서 뒤쪽의 지름이 확장되고, 자동으로 총알이 강선에 맞물리게 되도록 만든 총알입니다.“
“오호, 총알을 홈에 맞추려고 노력하지 않고 바로 삽탄하면 되겠구먼.”
“네, 맞습니다. 이것으로 재장전 속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죠.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
손님들을 사격장으로 데려왔다.
“저 사격장을 보시면 3줄의 표적지가 있습니다. 첫 줄은 100미터, 두 번째 줄은 150미터, 세 번째 줄은 200미터 거리입니다.”
나는 설명을 마치고 에두아르도 라이플을 들고 사격장에 올랐다.
“이제부터 제가 실제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제 옆에 계신 호아킨 대위님은 사격의 명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교를 위해 평범한 플린트락 머스킷으로 사격을 해주실 예정입니다.”
손님들은 흥미진진하게 표정으로 사격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뒤에서 에두아르도가 소리쳤다.
“시···작!”
나는 즉시 장전을 시작했다.
“준비된 사수로부터 사격 개시!”
탕!···탕!
교관보다 조금 늦었지만, 거의 비슷한 속도로 발사했다. 첫발부터 표적지의 가운데에 명중.
탕!···탕!
사전에 약속된 대로, 각 표적지에 5발을 쏘고, 바로 다음 표적지로 넘어가는 방식이었다.
총 15발.
미세한 장전 속도 차이가 조금씩 누적되어 내가 13발을 쏠 때 교관은 15발을 쏘긴 했지만, 회수된 표적지가 그 결과를 말해줬다.
100미터 표적지는 둘 다 5발 명중.
150미터 표적지는 교관은 3발, 나는 5발 명중.
200미터 표적지는 교관은 1발, 나는 5발 명중.
9 : 15.
‘아니, 플린트락 머스킷으로 200미터는 어떻게 맞춘 거야?’
“큼. 여기 보이는 것처럼, 두 총은 사거리와 정확도 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플린트락 머스킷의 유효 사거리는 50에서 100미터, 최대사거리는 200에서 300미터 정도입니다. 반면 에두아르도 라이플의 유효 사거리는 200에서 400미터, 최대사거리 800에서 1,000미터입니다.”
“오오!!”
“당장이라도 한번 쏴보고 싶어질 정도군요.”
아버지와 페르난도 중장은 환호했다.
뚱한 표정으로 표적지를 확인하던 라파엘 의장이 말했다.
“크흠···. 오늘 교관의 컨디션이 좀 안 좋은 것 아닙니까? 아무리 그래도 강선이랑 총알만 바꿨다고 이렇게까지 차이 나는 게 좀 이상한데.”
“···”
내가 말했다.
“그럼, 여기서 직접 비교해 보시죠.”
“좋습니다. 제 보좌관들도 군 출신이니, 비교해 볼 수 있겠군요.”
라파엘 의장은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늘해졌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보좌관들에게 명했다.
“둘 다 최선을 다해서 쏘게.”
이번엔 내가 통제했다.
“시작!”
“준비된 사수로부터 발사!”
탕!···탕!
탕!···탕!
둘 다 나와 교관보다 느리다는 것만 다를 뿐, 서로 간의 장전 속도 차이는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탕!···탕!
“표적지 회수!”
표적지의 결과도 비슷했다.
100미터 표적지는 둘 다 5발 명중.
150미터 표적지는 머스킷은 2발, 라이플은 5발 명중.
200미터 표적지는 머스킷은 0발, 라이플은 3발 명중.
7 : 13.
‘역시 교관님이 잘 쏜 것이었군.’
“이제 납득하셨습니까?”
“크흠···. 납득을 못 했던 게 아니라, 신중하게 확인해 보고 싶었던 겁니다. 신중한 게 나쁜 건 아니잖습니까.”
“···예.”
“이만하면 충분히 검증된 것 같군. 나는 바로 멕시코군에 도입하고 싶은데. 페르난도 중장, 자네 생각은 어떤가?”
“저도 찬성입니다. 저희 군의 전력을 획기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검증이 끝나자, 황제와 페르난도 중장은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잠시만요. 재무부 대신으로서 먼저 확인해 보고 싶은 게 있는데, 그래서 이 라이플링 머신, 얼마입니까? 딱 봐도 비싸 보이는데.”
크흠.
핵심을 짚으시는군.
“···대당 2만 페소입니다.”
“2만 페소!?”
찌그러져 있던 라파엘 의장이 소리쳤다.
“2만 페소는 너무 비싸지 않습니까!”
“확실히, 지금 정부 재정 상황에서 대당 2만 페소는 좀 부담스럽군요. ”
“소재가 영국산 강철이기도 하고, 총을 많이 뽑을수록 이익이라 비싼 가격은 아닙니다.”
“폐하께서 실시하신 반도인 재산 몰수 조치로 국가 재정이 파탄 나는 것은 막았지만, 그 후로 영국과 프랑스 등이 빌려줬던 돈의 이자를 갚으라고 압박하고 있어서 정부 재정이 빠듯한 상황입니다. 물론 정부에 2만 페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대로는 부족할 것이 뻔하고 라이플링 머신을 산다고 해도 기존보다 저렴하게 라이플을 만들 수 있을 뿐, 제작비 자체가 기존 플린트락 머스킷보다 줄어들지는 않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부담스럽군요.”
재무대신은 말을 와다다 쏟아내며 부담스럽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길. 영국과 프랑스인가.’
멕시코 제국엔 4,500만 페소에 달하는 엄청난 빚이 있다. 이는 독립전쟁 기간 쌓인 빚으로, 원역사에서도 멕시코는 이 빚 때문에 끝없이 외부 침탈을 당하는 운명을 맞이하는데, 사실 이 액수는 상당히 부풀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원 역사에서는 멕시코가 도저히 이 빚을 갚지 못할 것으로 보이자, 채권자 국가끼리 모여서 부채를 조정해 주는데, 미국의 경우엔 원래 청구했던 금액의 15%로 조정되었다. 15%를 깎아준 게 아니라, 15%로 바뀐 것이다.
멕시코의 기록을 보면, 이 금액은 채권국이 손해를 감수하며 받아야 할 금액을 포기했다기보다는, 심각하게 부풀려서 청구했던 이자를 줄인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 당시 국제사회는 이렇게 악랄하다. 이 세계에서는 우리 멕시코 제국에 돈이 있는 것으로 보이니, 제대로 뜯어먹으려고 덤비고 있는 것 같다.
‘불법 사채업자 같은 자식들. 어휴.’
깡패나 다름없는 강대국 놈들의 행동 때문에 속에서 천불이 치솟는 기분이지만, 일단 할 일은 해야 한다.
“그럼, 제가 투자하죠. 제가 제 돈으로 라이플링 머신을 만들어서 정부에서 발주 내는 수량만큼 라이플과 탄환을 공급하겠습니다.”
“음, 그 조건이라면 저는 좋습니다.”
내가 미리 생각해놓았던 조건을 제시하자, 재무대신이 한발 물러났다.
라파엘 의장은 다시 태클을 걸었다.
“잠시만요, 총은 국가가 소유한 조병창에서 제조해야 합니다. 사기업이 총기 제조시설을 소유하게 두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자네 지금, 황태자인 내 아들이 무슨 이상한 짓이라도 할 것이라는 소리인가? 터무니없는 소리군.”
“···”
“황태자가 운영하는 조병창에 발주를 내는 형식으로 도입하도록 하지.”
아구스틴 1세가 깔끔하게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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