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158)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158화(158/180)
< 남과 북 (12) >
짜악-
농장에서는 거친 채찍 소리가 연일 울려 퍼졌다.
“이! 버러지! 새끼가! 탈출을 시도해! 진짜 개 먹이가 되고 싶은 거야? 엉?”
감독관은 한 마디 할 때마다 채찍을 내리쳤다.
“탈출은 꿈도 꾸지 말라고 했지? 무조건 잡힌다고 말이야. 멍청한 새끼.”
컹!컹컹!
나무에 매달린 흑인 남성의 발밑에서는 개들이 물어뜯으려는 듯 그의 발을 노리고 있었다. 발을 쭉 뻗는 순간 물릴 것이다. 매달린 남자는 고통과 공포에 몸부림쳤다.
짜악-
“크흡!”
개들이 짖는 소리, 채찍이 휘둘러지는 소리, 고통에 찬 앓는 소리가 반나절이 넘게 울려 퍼졌지만, 모두가 모르는 체했다.
요즘 농장주는 농장 경영보다 정치에 더 신경을 쓰고 있었지만, 직원들의 횡포는 더욱 심해졌다. 그들은 현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들의 고용주가 왜 그렇게 열심히 돌아다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한 번만 더 도망쳐봐. 그땐 진짜 죽여버릴 테니까.”
주인의 허락이 없는 한 그의 마음대로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감독관은 씩씩대며 그렇게 말했다.
최근, 원래도 없었던 흑인 노예들의 인권은 더더욱 나락으로 떨어졌다.
남부인들이 북부와 멕시코의 노예를 해방하라는 강력한 압력에 대한 반발심으로 노예들을 더욱 가혹하게 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멕시코가 데려간 30만명의 노예 덕분에 안 그래도 비싼 노예 가격은 더더욱 올랐다.
“개 데려가.”
탈출을 시도한 노예를 한참 동안 체벌한 감독관이 그제야 분이 좀 풀린 듯 휘하 직원에게 명했다.
“그리고 이놈도 데려가서 치료해. 내일부터 다시 일할 수 있게.”
“예.”
온몸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 당장 내일부터 일을 시키라는 명령은 가혹한 것이었지만, 최근 헛된 마음을 품는 놈들에게 보여줄 본보기가 되어줄 것이었다.
여러모로 힘들어진 남부의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남부인들이 선택한 방법은 노예를 더 쥐어짜 내는 것이었다.
전쟁 전보다 더욱 고달파진 삶과 혹시나 해방될 수 있을까 하며 가졌던 희망은 흑인들의 마음을 지옥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전쟁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탈출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었지만, 점점 더 탈출 시도가 많아지는 것은 그 때문이리라.
“어리석은 것들.”
“뇌 용량이 작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직원 둘이 그렇게 비웃고 있을 때, 농장에 손님이 방문했다.
딱 봐도 비싸고 화려한 마차를 타고 온 신사는 중요한 비즈니스 제안을 하러 왔다고 밝혔다.
“요즘 이 근방에서 유명하신 그 레오 클라크 씨 맞으십니까? 북부에서 총기 공장을 운영했었다는?”
“예, 지금은 다 팔고 다시 투자자를 구하러 다니는 신세가 되었지만요.”
“오오, 어서 오십시오! 애국자분이 오셨는데, 당연히 이야기를 들어봐야지요.”
남부 출신이지만, 북부에서 총기 공장을 운영했었다는 이 레오 클라크라는 사내는 최근 남부에서 꽤 유명했다. 고향인 남부가 독립하자 북부의 재산을 처분하고 내려와 남부에 다시 총기 공장을 세우려고 한다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미군이 사용하는 총기의 대부분은 국가 소유의 조병창에서 만들어졌지만, 최근 10년 사이 개인의 이름을 내건 총기 공장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마침 농장에 있었던 농장주는 그를 환영했다. 지금 남부에는 이런 애국자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소문에 따르면, 기부를 하라는 것도 아니고 투자를 권유하기 위해 왔을 테니, 꺼릴 이유가 없었다.
“아, 이놈은 제 노예인데, 그냥 노예 숙소에 자리 하나만 주시면 됩니다.”
‘경호용인가? 생각보다 겁이 많군.’
백인 경호원도 셋이나 데리고 다니면서 건장한 흑인 노예까지 데리고 오다니. 하지만 여러 가지 잡일을 시켜야 할 수도 있을 테니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당연하지요.”
딱-
그가 손을 튕기자, 직원 하나가 노예를 데려갔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레오 클라크의 계획은 야심찼다.
“제가 계획하는 것은 대규모 무기 공장입니다. 제가 원래 운영했던 것보다도 훨씬 큰 것이지요. 잘 아시겠지만, 지금 남부는 그 어느 때보다 무기가 절실하지 않습니까? 수요는 넘친다는 것이죠.”
“음, 확실히 그렇지요.”
“앞으로 최소 10년간은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이니, 이미 기술과 경험이 있는 제게는 땅짚고 헤엄치는 것보다도 쉬운 사업입니다. 심지어 자본의 절반은 제가 마련할 것이니, 투자자님들의 리스크는 없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현란한 말쏨씨에 감탄하기도 전에, 레오 클라크는 테이블에 총을 꺼내놓았다.
철컥-
“제가 만들 무기입니다. 북부에서도 최신으로 취급되는 총이지요.”
“허어!”
그는 과연 전문가였다. 즉석에서 빠르게 총기를 분해하고 조립하며 자신의 총기 기술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철저하게 준비된 논리, 그리고 북부에서 공장을 운영했었다는 배경이 농장주를 매혹했다.
농장주가 레오 클라크의 현란한 말솜씨에 빠져들고 있을 때, 노예들의 숙소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날이 어두워지고, 고된 노동이 끝나자 돌아온 노예들은 윌슨이라는 이름을 가진, 농장 손님의 노예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주인에게 얼마나 아부를 한 거야?”
“이 빌어먹을 자식, 대놓고 밧줄을 가지고 다는 꼬락서니 좀 보라지. 동족을 팔아먹었다고 자랑이라고 하고 싶은 건가?”
윌슨의 건장한 덩치, 건강한 얼굴빛, 바지에 걸려있는 밧줄, 그리고 주인이 외출하면서도 데리고 다닌다는 점. 이 모든 것들이 모두 의심스러운 징표들이었다.
다수의 노예를 보유한 부자라면 노예들은 감독하는 역할은 당연히 백인 감독관에게 맡겼지만, 흑인 중에서도 그런 짓을 하는 놈들이 있다. 같은 흑인, 같은 노예이면서도 백인들에게 아부하기 위해 흑인들을 감시하고 고자질하는 역겨운 놈들이 어디를 가나 꼭 있었다.
“잭슨 같은 새끼.”
이 저택에서는 그게 잭슨이었다.
“그렇게 말하는 걸 보면, 그 잭슨이라는 놈은 저기 저택에 있나 보군.”
“그래. 너 같은 고자질 쟁이지.”
사실 손님의 노예에게 어떤 해코지를 할 순 없었다. 그랬다가는 채찍질을 당할 것이다. 하지만 다같이 몰려들어 욕을 하며 겁을 주는 것은 자유다.
모두가 그를 노려보는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윌슨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그런데, 혹시 그거 아나? 여기 남부 놈들이 멕시코 전쟁 때 무슨 짓을 했는지?”
“음? 알 게 뭐야, 이 새끼야. 지금 그게 중요해?”
선두에 선 남자가 그렇게 말하자, 윌슨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중요하지! 중요하고말고! 놈들이 흑인 3만명을 전쟁터에서 고기 방패로 써먹었으니까 말이야! 겨우 나무창 하나만 쥐여준 채 멕시코 제국의 군대에 돌진시켰다고! 이래도 중요한 게 아닌가?”
건장하다 못해 거대한 근육질 남성의 고함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흑인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놀란 것도 있지만, 백인 감독관들이 숙소를 찾아올까 봐 무서웠다. 이미 밤이 깊어서 입구와 창고 등 몇몇 곳을 지키는 직원들을 빼면 다들 돌아갔겠지만, 이 정도 고함이라면 거기까지 들렸을 수도 있었다.
“···”
하지만 윌슨은 그딴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당당하게 말했다.
“그런 짓을 했던 놈들이 남부 연합의 수뇌부에 앉아있어. 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나?”
“···”
농장에 갇혀 사는 노예들이지만 소문이 전파되는 경로는 존재했다. 농장주와 직원들은 외부 정보를 주지 않기 위해 입을 조심하고 있었지만, 도시에 농작물을 팔러 가거나, 뭔가 구입하러 갈 때는 여전히 노예들을 대동했다.
도시에서는 정보를 통제하기가 쉽지 않았고, 흑인들은 은밀하게 소문을 공유했다. 흑인들도 노예 문제 때문에 남부가 독립했다는 것, 곧 전쟁이 벌어지리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저항해야만 하네! 잠깐의 고통을 벗어나고자 탈출을 시도했다가 허무하게 죽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더욱 독하고 은밀하고 조직적으로!”
“그, 그런 것이 가능할 리가 없잖아!”
누군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가능해! 왜냐! 남부는 북부와의 전쟁에 모든 것을 걸 거니까. 이 버러지 같은 것들은 노예를 뺏기는 것이 목숨을 뺏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거든. 엄청난 병력이 동원될 것이고, 그만큼 농장의 직원들도 적어질 거야.”
윌슨의 말은 논리적이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도 중요한 ‘희망’이라는 것을 담고 있었다. 그들은 곧 윌슨의 말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윌슨은 밤새 노예들에게 행동 지침을 알려주었고, 그의 동료는 멍청한 농장주에게 거액의 투자금을 뜯어냈다.
***
1847년의 가을에 접어들자, 미주리주에서는 여러 건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제길! 이번 달만 5번째야. 역겨운 노예제 지지자 놈들.”
“뭐? 이 새끼가. 너 지금 뭐라고 했어? 너 이 새끼 잘 걸렸다.”
노예제 지지자와 노예제 폐지론자들 간의 갈등이 극심해지면서, 유혈사태까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도시가···완전히 개판이 되어버렸군.”
아침부터 길거리에서 싸움질하는 두 사내를 본 남자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여보, 우리도 정말 이민이라도 가야 하는 것 아니에요?”
“멕시코로?···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들의 가족은 직접적인 해를 입지 않았지만, 그래도 약간의 악감정은 남아있었다.
“그렇게 자존심만 부릴 게 아니라니까요? 우린 노예가 있는 것도 아닌데 남부로 들어가서 전쟁하게 생겼어요. 당신이 그렇게 말했잖아요. 당신, 징집당하고 싶어요?”
“···”
남편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아내가 먼저 말했다.
“전 싫어요. 당신에게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너무 무서워요. 북부도 아니고 남부 측에게 징집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더더욱 싫고요.”
현 상황을 보면 경계 주라고 불리는 곳들은 언제라도 남부 소속이 될 수도 있다. 사내가 아내한테 그렇게 말했기에 부정할 수도 없었다.
“북부로 간다고 안전한 것도 아니고, 가려면 아예 캐나다로 가야 할 것 같은데, 거긴 너무 춥고 척박하잖아요. 이민 혜택이 멕시코 제국처럼 많은 것도 아니고.”
아내가 이렇게 절박하게 설득하는 이유가 있었다.
미주리주에서도 가장 갈등이 심한 곳이 바로 여기, 갑자기 국경도시가 되어버린 캔자스시티였다.
서쪽의 캔자스 준주가 멕시코 제국에게 넘어가고 엄청난 인원이 바로 강 너머에 있는 캔자스시티로 이주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분노한 상태였다.
“멕시코 개새끼들, 내 노예를 뺏어가? 그 멕시코랑 붙어먹는 너희도 개새끼들이야!”
탈출하려면 전쟁에서 패배했을 때 바로 탈출했어야 했다. 하지만 노예를 가진 자들은 대부분 농장을 가진 자들이었고, 다들 나가려고 하는 판에 농장이 팔릴 리가 없었다.
그들이 꾸물거리는 사이 멕시코 제국은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새 영토 전역에서 강제로 흑인들을 해방시켜 버렸다. 심지어 농장 자체도 160에이커만 주고 나머지는 회수하겠다고 하니, 잔뜩 열이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열이 받은 채로 넘어온 이들은, 이젠 노예가 없음에도 강경한 노예제 지지자로서 활동하고 있었고, 쌓인 분노가 표출될 곳은 정해져 있었다.
바로 노예제 폐지론자들이었다. 이제 캔자스시티의 술집에서는 노예제와 남부연합에 대해 불평하는 소리만 들려도 주먹이 날아왔다.
상황이 그렇게 되자, 노예제 폐지론자들도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애초에 전쟁이 일어난 이유가 너희들의 탐욕 때문이잖아!”
“노예 농장주 놈들은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는군. 추악한 자식들.”
도덕적 우월성을 바탕으로 한 노예제 폐지론자들의 공격은, 안 그래도 분노했던 노예제 지지자들의 분노와 증오를 더욱 증폭시켰다.
도시의 인구가 급증하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증오는 너무나 쉽게 폭력이 되었고, 폭력은 살인까지 나아갔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었다. 미주리주 여기저기서 동시다발적으로 소규모 유혈 사태가 일어났다.
“멈추시오! 폭력 행위를 멈추고 대화를 나눠봅시다!”
사태가 정말로 심각해지자 대화를 주장하는 자들도 나왔지만, 이미 양측의 감정은 되돌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증오와 폭력의 고리는 빠르게 순환했다. 사태를 수습해야 할 정치인들마저 감정이 격해서 서로 폭력 행위를 저질렀다는 기사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1847년 9월 11일.
560명의 노예제 폐지론자들이 한참 목화를 수확 중이었던 미주리주의 대농장을 공격했다.
탕타타탕!
농장도 수십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동원하여 저항했으나, 거의 10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수에는 당해낼 수 없었다.
전투 자체는 2시간도 걸리지 않았으나, 그 여파는 작지 않았다.
누군가가 전투 중에 등유 램프를 깨뜨렸다. 그것이 고의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몰랐다.
화르르-
“내, 내 농장이!”
불은 삽시간에 번지기 시작했고, 농장 전체가 아직 수확하지 못한 목화와 함께 활활 타기 시작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노예제 지지자들의 분노도 농장만큼 뜨겁게 타올랐다.
1847년 11월.
목화 수확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