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164)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164화(164/180)
< 세속화 (1) >
대관식이 끝나고, 사람들은 새 황제의 첫 행보를 기다렸다.
어떤 이들은 기대하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두려움과 불안함에 떨고 있었다.
1848년 1월 2일 일요일, 황제는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의 미사에 참여했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조용했다.
마침내 수요일.
침묵이 깨졌다.
의회에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법이 발의되었다.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황제파 의원들은 물론, 물밑에서 어떤 거래가 있었던 것인지, 공화파마저 법에 동의했다.
지주파 의원들은 경악했다. 법안에 담긴 내용이 너무 파격적이었으나, 막을 방도가 없었다.
법의 이름은 다음과 같았다.
교회 세속화법(Ley de Secularización Eclesiástica).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이 법은, 교회와 성직자가 가진 재산과 특권을 회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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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세속화법(Ley de Secularización Eclesiástica)
제1조 (목적)
– 이 법은 국가의 세속적 기반을 강화하고, 교회의 사회적 및 경제적 영향력을 국가 통제하에 두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2초 (공무원의 종교적 중립)
– 국가 기관과 공무원은 종교적 중립성을 유지해야 하며, 직무 수행 시 종교적 상징물을 게시하거나 착용할 수 없다.
제3조 (국가 통제 하의 교회 재산)
– 교회 및 종교 단체가 소유한 농장, 토지, 상업용 부동산, 일정 규모 이상의 저택, 관광 목적의 건물 등 종교 활동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부동산은 국가에 의해 통제되고 필요에 따라 몰수된다.
– 교회 및 종교 단체가 보유한 종교와 관련 없는 귀중품, 예술 작품, 그리고 과도한 장식품 등은 정부에 의해 회수된다. 종교적 상징성이 강하거나 신앙 행위에 필수적인 물품은 회수를 제한하며, 해당 종교 단체의 관리하에 남겨둔다.
– 교회와 종교 단체가 운영하는 성당, 기도실, 그리고 기본적인 종교 활동에 필수적인 토지와 건물은 국가의 몰수 대상에서 예외로 한다. 이들 재산은 종교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특별히 보호된다.
제4조 (교육 시스템의 국가화)
– 모든 종교 기반 교육 기관은 국가화되며, 교육 내용은 과학적 근거와 세속적 가치를 바탕으로 재편성된다.
– 교육부는 국가화된 교육 기관의 운영 및 교육과정 개발에 대한 지침을 제정하며, 이는 정기적으로 검토 및 갱신된다.
제5조 (교회 관련 법적 특권의 폐지)
– 성직자는 일반 시민과 동등하게 법의 적용을 받으며, 모든 법적 면제와 특권이 철회된다.
– 성직자의 법적 면책권은 폐지되지만, 병역 의무는 특정한 사회봉사 의무로 대체될 수 있다.
제6조 (공공장소에서의 종교 행사)
– 공공장소에서의 종교 행사는 원칙적으로 허용되나, 공공의 안전과 질서를 위해 사전에 내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7조 (종교 단체의 정치 활동)
– 종교 단체의 정치적 활동은 제한되나, 국가 정책에 대한 의견 표명은 허용된다. 다만 그 의견 표명은 설교나 미사 등 종교 의식과 분리되어야 한다.
– 종교 단체 및 성직자의 선거 참여와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반대 운동은 금지된다.
– 종교 단체의 정치 자금 기부는 원칙적으로 금지되나, 종교색이 배제된 공익 목적의 제한적 기부는 예외로 한다.
제8조 (종교 단체의 세금)
– 종교 단체에 부여된 세금 면제는 일부 조정되며, 비영리적이고 공익적인 활동에만 세금 혜택을 유지한다.
– 성직자 개인의 수입에 대한 세금은 일반 시민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제9조 (종교 단체의 등록 및 감시)
– 모든 종교 단체는 내무부에 의해 등록되어야 하며, 이들의 활동은 정기적으로 감사를 받는다.
– 종교 단체의 비등록 활동은 제한되며, 등록 절차는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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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은 신문사로 달려가 새 법안에 대한 글을 썼다.
“호외요, 호외! 오늘 통과된 엄청난 법에 대해 알고 싶으면 사세요!”
어떤 신문사들은 이 특종을 놓치지 않기 위해 몇 시간 만에 기사를 쓰고 인쇄해서 그날 저녁에 신문을 팔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성직자들의 귀에도 법안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법이 다 있습니까.”
“이런 극악무도한 짓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일단 대주교님을 불러오도록 합시다.”
바로 얼마 전 대관식을 치렀던 메트로폴리탄 대성당 사제들의 대화였다.
멕시코 대주교 대행을 맡은 바예스테로스 주교는 원래라면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에 남아있어야 했지만, 몸이 안 좋다며 회복을 핑계로 원래 자신의 교구인 소노라로 돌아간 상태였다.
1월 6일.
직접 신문을 들고 소노라행 기차를 탄 사제가 바예스테로스 주교를 찾았다.
“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리 호들갑을 떠는 겐가. 성직자답지 못하게.”
“이걸 보셔야 합니다.”
사제가 멀리까지 가져오느라 살짝 구겨진 신문, 그걸 본 바예스테로스 주교는 한마디하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한번 참았다.
순순히 신문을 받아 들고 읽어 내려가는 바예스테로스 주교.
그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이게 사실인가?”
대관식 때 느꼈던 바예스테로스 주교의 불안감이, 최악의 형태로 실현된 것이었다. 이건 그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이 법의 내용에 따르면, 앞으로 성직자들은 그냥 교회에서 미사나 보면서 살라는 것 아닌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예, 지주파 의원들에게 이미 확인했습니다.”
촤악-
분노한 바예스테로스 주교는 신문을 찢어버렸다.
“우리가 지주파 그놈들한테 쓴 돈이 얼마인데, 이런 법안이 나올 거라는 정보도 몰랐단 말인가?”
“···”
세를 잃어가던 지주파는 교회와 손을 잡고 의석을 꽤 회복해 공화파와 동등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신앙심이 강한 황제파와 공화파의 의원 몇이 지주파로 이동했기 때문이었다. 교회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그런데도 결국 이런 꼴이었다.
“쓸모없는 놈들.”
결국 그가 직접 움직여야 했다.
바예스테로스 주교는 멕시코 시티로 향했다.
그의 도착에 맞춰, 멕시코 시티의 성직자들이 총집결했다.
“자네들은 신도들을 설득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게. 나는 따로 할 일이 있으니.”
여론전을 하라는 대주교의 지시에 맞춰, 성직자들은 순식간에 논리를 생성해냈다. 그들은 이미 이런 일을 수백 년이나 해왔으니, 전문가나 다름없는 이들이었다.
성직자들은 빠르게 공공 집회와 시위를 조직했다.
그들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신도들을 동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성직자들이 내세운 논리는 겉으로 보기에 정당해 보였기 때문이다.
“신도 여러분, 최근 의회에서 세속화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성당이 아닌, 멕시코시티 한가운데에서 연설해도 ‘신도 여러분’이었다. 전 국민이 그들의 신도였기 때문이다.
“세속화법은 첫 조항부터 종교를 통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국가에 의한 종교 통제는 우리가 신에게 바치는 순수한 헌신을 방해하며, 우리는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우리 교회는 수 세기 동안 이 땅의 영적인 기둥이었습니다. 세속화 법안은 우리의 전통적인 역할을 무시하고,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이 집행된다면, 우리 사회의 도덕적, 영적 기반이 약화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는 가장 먼저,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불이익을 가져올 것입니다.
교회는 아주 오랫동안 약자에게 가장 먼저 손길을 내미는 곳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교회의 도움을 받아 굶주림과 빈곤, 영적 고통에서 벗어났습니다. 이는 우리의 의무이지만, 이 법안이 시행된다면 더는 수행할 수 없습니다. 이 법안에 따르면 교회의 재산은 몰수되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유지하고, 수많은 자선사업을 벌이는 데 쓰이는 이 재산들을 몰수하겠다는 것은 합법적인 소유권을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여러분, 교회의 재산은 여러분들이 신에게 바친 재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비록 그 실체는 이 땅에 남아있지만, 사실은 신의 소유물이라는 소리입니다. 정부가 신의 것을 빼앗게 두지 마십시오.
···(후략).”
현실의 문제에 종교와 신을 엮어 본인들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는 것은 가톨릭교회의 특기였다.
공격할 수 있는 지점은 정말 많았다.
법안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교회의 ‘합법적인 재산’을 빼앗는 것은 신의 것을 탐하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렇게 되면 교회가 제공하는 교육, 보건, 사회 복지 등 다양한 사회 서비스를 누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협박까지.
그 외에도 ‘사회의 양심’인 교회가 사회적, 윤리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막으면 사회가 타락할 것이라는 오만한 소리도 자주 들려왔다.
하지만 설득과 협박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제들의 이런 호소는 시민들에게 통했다. 일단 말하는 사람들이 매주 주말마다 보는 사람이었다. 그들은 시민들의 영적 지도자였다.
“이 법안은 너무 과격합니다! 단번에 교회가 가진 재산과 특권 전부를 몰수하겠다는 것이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굳이 이렇게 과격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까?”
지주파 의원들의 지원 사격도 있었다.
그들은 성직자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했다. 아무리 세속화의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회 혼란을 고려해서 단계적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여론을 완전히 뒤바꾼 것은 아니었다. 황가의 지지율과 여론 장악력은 여전히 대단했다.
“거의 모든 신문사가 세속화법을 옹호하고 있습니다.”
“지주파 쪽 신문들은?”
“저번 대학 사건 이후로 언론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긴 했습니다만, 이번 세속화법은 공화파 쪽도 적극 지지하고 있어서···.”
사제는 말끝을 흐렸다.
“아니 대체 그놈들이 우리한테 무슨 원한이 있다고···설마 저번 대학 건에 우리가 반대했었다고 그러는 건가?”
바예스테로스 주교는 완전히 잘못짚었다. 공화주의와 자유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발생한 일이었다.
공화주의와 자유주의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지만, 이 시대의 공화주의자는 곧 자유주의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였다.
현 멕시코 사회의 가톨릭교회는 공화주의적 관점에서 봐도,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봐도 적폐 그 자체였으니 공화파가 세속화 법안에 찬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공화주의자들은 애초부터 정치와 종교가 서로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가톨릭교회가 뒤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넘어 대놓고 지주파와 손을 잡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상당히 불쾌한 것이었다.
또한, 자유주의자들은 법 앞의 평등을 강조했다. 교회가 세속의 법이 아닌, 교회법에 따라 처리되는 특권을 가진 것은 오랫동안 그들의 심기를 거스르고 있었다. 뒤집어엎을 힘이 없었기에 참았던 것이다.
교회가 엄청난 농장과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서 세금을 내지 않는 것도 자유주의자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자유주의자들은 경제 주체들이 공평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믿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신문이 무적은 아니야. 오늘부터 전국의 사제들을 전부 동원하게. 종이에 불과한 신문보다, 매주 얼굴을 맞대고 설득하는 우리가 더 큰 설득력을 가질 수 있으니.”
여러 상황에 대해 오판한 바예스테로스 주교지만, 이 말 만큼은 사실이었다.
‘황제 놈. 천재라고 하더니, 종교에 대해 모르는구나.’
종교라는 것은, 신기하게도 억압당할 때 더 큰 힘을 가진다.
세속화 법안은 당사자인 교회와 상의도 없이 날치기로 통과되었다. 하지만 일단 통과되었으니 집행되어야 한다. 신도들은 정부가 교회의 재산을 몰수하고, 저항하는 성직자들을 억압하는 장면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볼 것이다.
국민의 대부분이 가톨릭교회의 신도다. 황가가 죄 없는 교회를 억압하고, 탄압한다고 생각하면 태산과 같은 황가에 대한 지지도 내려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지율이라는 거대한 장막이 벗겨지면, 황제도 한낱 인간일 뿐.’
황제도 총알에 맞아도 멀쩡하거나, 제 손으로 군대를 깨부술 힘은 없다.
하지만 발칙한 상상을 하는 바예스테로스 주교는 잊고 있었다.
천년이 넘게 황제 이상의 지위를 누리던 유럽의 가톨릭도 마르틴 루터가 작성한 95개조 반박문에 무너졌다는 것을.
종교 또한 무적은 아니다.
특히 그 종교를 이끄는 성직자들이 부패하고 타락했다면 더더욱 그렇다.
멕시코 가톨릭교회가 오랫동안 쌓아온 업보가, 그들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