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17)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17화(17/180)
사관학교 (6)
“에스파냐가 확실해.”
“뭐가?”
“우리 제국의 첫 전쟁 상대 말이야. 이제 곧 임관한다고 생각하니 어디일까 궁금해지더라고.”
나와 로렌조는 식당에서 느긋하게 밥을 먹고 있었다.
‘졸업 직전인 사관학교 생도라면 궁금해 할만하지.’
“흠. 그렇겠지. 에스파냐 놈들, 아직도 우리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니.”
원 역사에서도 독립한지 14년이 지난 1836년에서야 독립을 인정하고 외교 관계를 맺는다. 이 세계에서는 우리가 에스파냐인들의 재산을 몰수했으니 더 오래 걸릴 수도 있겠지.
“그래. 영국과 프랑스가 이미 우리를 국가로 인정했으니 에스파냐 따위의 인정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그 놈들이 정치적 안정을 되찾으면 뭔가 수작을 부릴게 분명해.”
첫 전쟁이라.
원 역사에서는 전쟁까지는 아니고 ‘탐피코 전투(Batalla de Tampico)’ 정도로 표현되는 사건이 있었다.
에스파냐 놈들이 멕시코를 얼마나 무시한 건지 겨우 3500명 정도의 병사들로 이 거대한 멕시코를 공격했다가 산타 안나 장군에 의해 패퇴 당한 사건이다.
‘나름 에스파냐 군이 들어오면 멕시코 독립을 반대하는 에스파냐 충성파들이 협력할 것이라는 계산이 있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어느정도 싸워볼 만은 해야 지원하지.’
실제로 아직 멕시코 내에도 말을 못하고 있을 뿐, 독립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은 꽤 있었다.
에스파냐 왕가에 향수를 지닌 반도인이나 크리오요들이 대부분이지만 원주민 부족 중에서도 있었는데 ‘틀락스칼텍’ 이라는 부족이었다.
틀락스칼텍 부족은 에스파냐가 아즈텍 제국을 멸망시키기 전, 아즈텍 제국에게 주기적으로 공격당해 인신 공양의 제물로 바쳐져 인육으로 먹히는 고통을 겪던 부족이다.
‘이게 그 유명한 꽃 전쟁이지.’
당연하지만 아즈텍 제국에 대한 틀락스칼텍 부족의 원한은 극에 달했고, 그 상황에서 코르테스가 나타났다.
틀락스칼텍 부족은 코르테스가 아즈텍 제국을 멸망시킬 당시 엄청난 기여를 함으로써 그 공로를 인정받아 식민지 치하에서도 상당한 자치권을 누리며 살아왔다.
원 역사에서도 이들은 에스파냐에 대한 의리를 지켜 멕시코 독립에 끝까지 반대했으나, 멕시코 연방의 압박에 굴복하여 틀락스칼라 주로서 멕시코에 합류했다.
‘에스파냐 군이 틀락스칼텍 부족의 영역까지 도달하게 놔두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군.’
에스파냐 원정군은 병력보다 수천 정이나 많은 총을 가져왔는데, 이는 멕시코 내에 존재하는 에스파냐 충성파들을 무장시키기 위함이었다.
틀락스칼텍 부족민들이 그 총으로 무장하기 시작하면 멕시코인끼리 서로 죽이는 내전의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다행히 틀락스칼텍 부족의 영역은 멕시코시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내륙이지만, 그래도 웬만하면 지방에서 단기 결전으로 승부를 보는게 좋겠군.’
이 세계에서는 반도인 재산 몰수도 있었으니 에스파냐가 원 역사보다 더 강하게 공격할 것을 대비해야 할 것이다.
“만약 들어오면 어디로 들어올까? 베라크루즈?”
로렌조가 물었다.
이 시대의 다른 사람들도 로렌조처럼 에스파냐의 공격을 예측하고 있었는데, 가장 유력하다고 여겨지는 목적지는 베라크루즈였다.
멕시코에서 가장 발달한 항구도시이고, 무역의 중심지이기도 하니까.
나는 에스파냐 놈들이 예상을 깨고 탐피코를 공격한다는 것을 알지만, 로렌조는 모른다.
이야기가 나왔으니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베라크루즈가 가장 유력하지만 그만큼 방어가 단단하니까 탐피코 같은 중소형 항구를 노릴 가능성도 꽤 있을 것 같은데?”
“오.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네.”
“그렇지? 그것도 그거지만 녀석들은 어느 쪽으로 공격하건 그 전에 쿠바에 들러서 보급하고 올 거야.”
원래 역사에서도 에스파냐의 이시드로 바라다스 장군은 쿠바의 수도이자 최대 항구인 하바나에 정박해 보급하고 나서 탐피코 항구를 공격한다.
“보급하기에 딱 좋은 중간 지점이긴 하지. 그렇다면 쿠바에 정보원을 심어놓으면 침공 시기를 알 수도 있겠군.”
“오, 역시 말이 잘 통한다니까.”
“4년을 같이 지냈는데, 이제 척하면 척이지. 슬슬 일어나볼까?”
사관학교에서 마지막 식사가 끝났다.
***
1828년 2월.
오늘 있을 졸업식을 끝으로 4년간의 사관학교 생활을 마친다. 동기들은 임관하지만, 나는 사회로 나간다.
아구스틴 1세는 나를 사관학교로 보낼 당시 계속 군인으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었다. 나는 사회에서 활동하다가 전쟁 등의 특수 상황일때만 군복을 입으면 된다는 뜻이다.
‘강제로 왔지만,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다.’
사관학교를 다니면서 얻은 게 많았다.
에두아르도를 만나서 방산 회사도 만들고, 동기들과 선후배, 사관학교 교관들 같은 멕시코 군의 다양한 인사들과 친분도 쌓았다. 심지어 직접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계획했던 사업들이 대부분 잘 진행되었다. 아, 덤으로 현대 축구를 멕시코 제국에 처음 퍼뜨린 일도 있었다.
졸업식이 진행될 연병장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어있을 때, 사관학교 이사장과 교관들, 고위급 장교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구스틴 1세가 졸업식장으로 입장했다.
졸업하는 생도들의 가족들이 뒤쪽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멕시코 제국 사관학교 3기의 졸업식이 시작되었다.
학교 이사장이자 에두아르도의 외삼촌인 가르시아 콘데 준장이 연설대에 올라섰다.
“지금부터 사관학교 3기의 졸업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참석해 주신 생도 가족분들, 귀빈분들, 특히 황제 폐하께 감사드립니다. 먼저, 군악대의 연주와 함께 졸업생들이 입장들이 하겠습니다.”
군악대의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우리는 구석에서 예복을 차려입은 채로 졸업식장 중앙으로 행진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교관이 구령을 외쳤다.
“앞으로 가!”
“앞으로 가!”
짝짝짝짝짝!!
제식을 맞춰 입장하는 우리에게 참석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기수 대표인 로렌조가 가르시아 콘데 준장에게 대표로 경례하고 졸업식이 진행되었다.
“사랑하는 생도 여러분, 오늘은 여러분이 이곳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을 실전에서 발휘할 시간이 왔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멕시코 제국의 장교가 될 것입니다.···”
이사장의 축사가 끝나고 시상식이 시작되었다. 시상식은 아버지가 직접 상을 수여했다.
졸업 연설도 아버지가 했는데, 군인의 책임과 도덕, 그리고 제국에 대한 충성에 중점을 둔 내용이었다.
이후 충성 서약등의 행사가 진행되었고, 마지막으로 아구스틴 1세가 졸업생들의 졸업장을 수여했다.
“축하한다. 사내다워졌구나.”
“감사합니다, 폐하.”
졸업장 수여를 끝으로 모든 행사가 끝났다.
‘거, 일반 대학교의 졸업식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귀찮군.’
“우리 아들, 아주 늠름해졌구나.”
동생들을 데리고 졸업식에 찾아온 어머니가 나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한결같으시네.’
“어머니, 저번에 외출했을 때도 보셨잖아요.”
이 몸의 여동생인 사비나 이투르비데와 후아나 이투르비데도 졸업식을 찾았다.
“오빠, 안녕.”
오랜만에 보는 오빠가 어색한지 인사만 하고 빠지는 여동생들.
빙의한 후 하도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느라, 동생들과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눈치를 봐선 원래도 이 몸과 별로 친한 사이는 아닌 것 같군···. 분명 원 역사에선 둘 다 수녀가 됐었지.’
이 둘 뿐만 아니라, 아구스틴 1세의 자녀 10명 중 유아기에 사망한 한 명을 뺀 9명이 성인이 되었는데, 그 중 7명이 미혼으로 살다가 죽었다.
이상할 정도로 높은 미혼 비율이다.
‘여동생들은 수녀만 3명이지. 이게 전부 자의라면 상관없지만···.’
성인이면 결혼하고 자식을 낳아야 정상인 취급을 받을 수 있는 이 당시 사회 분위기를 고려할 때, 아구스틴 1세의 몰락이 그 자식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확률이 높다.
‘앞으로는 가족에게도 신경을 좀 써야겠군.’
***
내가 사관학교에 졸업한 그 날, 내가 학비를 대고 대학을 보낸 두 사람도 졸업했다.
안드레스 오르테가의 아들 세르지오 오르테가와 빅터 루이스의 아들 디에고 루이스다.
나는 이들을 궁전으로 초대했다.
같이 저녁을 먹으며 앞으로의 일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였다.
“세르지오, 디에고, 4년 만이군요. 대학에서 공부는 할만 했습니까?”
“예, 전하의 은혜 덕분에 학업을 잘 마무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전하.”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사합니다. 전하.”
‘이들도 나이는 동갑이지만, 사관학교 동기들처럼 격의 없이 지내긴 어렵겠지.’
우리는 각자 4년간 학교에 다니며 겪었던 일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라이플링 머신을 만들었던 일과 기계식 수확기를 만들고 있는 일을 언급했더니, 세르지오가 큰 흥미를 보였다.
시간이 지나고 다들 식사가 거의 마무리될 때쯤 본론을 꺼냈다.
“세르지오, 이제 대학을 졸업했는데,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됩니까?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제가 대학 학비를 대긴 했지만, 저에게 빚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디에고도 마찬가지고요. 여러분의 아버지가 먼저 제게 큰 도움을 줘서 그 보답으로 부탁을 들어준 것이니까요.”
인연이 있는 이들인 만큼 내가 고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들의 의사를 존중할 생각이었다.
세르지오는 내 질문에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전하께서 허락하신다면 전하의 사업체에서 제 능력을 발휘해 보고 싶습니다. 빚이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이 나라에 제대로 된 공학 기술을 사용해 볼 수 있는 회사는 전하의 것이 거의 유일합니다.”
“좋습니다. 어디로 가고 싶은가요? 철강회사? 광산회사? 아니면 방산 회사도 있습니다.”
“이번에 개발하신다는 기계식 수확기도 그렇고, 이전에 개발하신 라이플링 머신도 다 수입산 강철을 쓰신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이전부터 앞으로 멕시코 제국이 발전하려면 자체적인 제강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전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확신이 섰습니다. 철강회사에서 제강 능력을 향상하는 것에 제 능력을 써보고 싶습니다.”
‘오호. 동기가 애국적이군.’
상당히 마음에 드는 대답이다. 사양할 필요는 없겠지.
“좋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세르지오와 악수를 하고 옆에서 우리의 대화를 지켜보던 디에고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디에고는 어떻습니까?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가요?”
그도 미리 생각했던 것이 있었는지 거침없이 답했다.
“전하께서 허락하신다면 저는 전하의 곁에서 직접 모시고 싶습니다.”
“곁에서? 보좌관이 되고 싶다는 소리인가요?”
“예, 맞습니다.”
‘으음···. 현대로 치면 인문계를 나왔으니 기술 개발을 시키는 것은 무리고, 경영을 시키려고 해도 나이도 애매하고 자리도 애매해. 회사 쪽으로 보내려면 중간관리자 정도로 보낼 수밖에 없다는 소리인데, 그럴 거면 내 옆에 두고 보좌관으로 쓰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디에고도 이런 생각을 한 건가?’
“좋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디에고와도 악수했다.
“아, 전하. 한가지 말씀드릴 게 있는데···. 말씀은 좀 편하게 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불편한가요?”
“예.”
“저도 편하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음···. 알겠네. 디에고, 자네는 내일부터 바로 궁전으로 출근하게. 이제부터 할 일이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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