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21)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21화(21/180)
에스파냐의 귀환 (2)
‘에스파냐 함대는 탐피코 근처의 카보 로호라는 곳에 상륙한다. 탐피코도 꽤 발달한 항구라 함선으로 들이박는 것보다는 육군으로 점령하고 함대를 들이는 게 낫다고 판단한 거겠지. 전투함은 많이 가져오지 않았으니.’
육지 보급로가 없는 원정에서 항구 확보는 필수적이다. 그렇기에 항구를 점령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은 필연.
‘원 역사에서 멕시코는 탐피코에서 시민들과 식량을 빼내는 일종의 청야 전술을 펼쳤다. 혹시 모를 에스파냐 충성파의 합류를 막고 보급품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지. 하지만 나는 그럴 필요가 없다.’
적군의 약 2배 정도 되는 압도적인 병력이 전원 에두아르도 탄을 사용하는 라이플로 무장했다. 거기에 내가 가져온 대포 총 40문이나 되는 대포까지. 이 전력이라면 정면에서 힘으로 눌러버릴 수 있다.
‘최대한 덜 죽여서 포로를 많이 잡는 것도 좋겠지.’
원 역사에서는 사투 끝에 멕시코가 승리했지만 제대로 된 배상을 받아내지 못했다.
에스파냐에 배상과 종전 조약을 강요할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돈도 없고 함대도 없는 나라의 작은 승리 따위는 의미가 없었다.
에스파냐는 일방적으로 멕시코를 침공해놓고 패배했음에도 아무 책임이나 배상하지 않고 지내다가 1836년에야 멕시코의 독립을 인정한다.
‘이번에는 에스파냐에서도 훨씬 더 많이 투자한 만큼 쉽게 넘어가진 못할 거다. 아니, 못 넘어가게 만들어 주지.’
우리 쪽 수비군은 총 1만 2천 명으로 구성되었고, 아구스틴 1세가 식민지군 시절부터 키워온 2,000명의 정예 병력도 포함되어 있다. 병력 구성은 보병 9천 명, 포병 1천 명, 기병 2천 명이었다.
“산체스 소장, 에두아르도 라이플의 사거리는 알고 있습니까?”
“예, 전하. 직접 사용해 봤는데, 엄청나더군요. 이번 전투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저희의 전력이 압도적이니까요.”
산체스 소장은 긴장감이 없었다.
‘에두아르도 라이플과 탄의 위력을 직접 체험해 봤으면 이상한 일도 아니긴 하지. 그래도 방심하지는 말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게 전쟁이다.
나는 산체스 소장에게 베라크루즈의 수비는 이미 단단하다는 점을 어필해 탐피코 쪽으로 군을 이끌고 있었다.
‘적들의 해상 전력도 강화된 만큼, 탐피코를 직접 공격할 수도 있다. 그래도 베라크루즈에 대놓고 들이박을 정도는 아니니, 일단 탐피코 근처에서 대기한다.’
***
하바나에서 보급을 완료하고 휴식을 취한 에스파냐 함대는 이튿날 출정했다.
전열함 2척, 프리깃 5척, 전투함 3척, 수송선 45척에 달하는 대규모 원정군이었다.
원정군 사령관을 맡으며 진급까지 하게 된 이시드로 바라다스 소장은 이번 원정이 실패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무려 1만 명의 군대다. 멕시코 따위가 이걸 버틸 리가 없지.’
수는 많을 수 있어도 기껏해야 원주민 놈들과 싸우던 놈들이 전쟁에 대해 뭘 알겠나.
원정의 규모가 이렇게까지 커진 것은 국왕의 의지도 있었지만, 저 멕시코 놈들에게 재산을 강탈당한 귀족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있었기 때문이다.
귀족 가문 자제들 사이에선 자원입대 열풍이 불었다.
선조 코르테스는 아즈텍 제국에 원한을 가진 원주민들의 도움을 받아서 겨우 500여명의 병사로 거대한 아즈텍 제국을 멸망시켰다.
이번에도 똑같을 것이다.
멕시코 현지에 수없이 많을 충성파들의 도움을 받아 멕시코 제국을 멸망시키고 다시 식민지로 만들 것이다.
그 이후엔 빼앗긴 재산을 되찾는 것은 물론이고 그 이자까지 톡톡히 받아낼 셈이었다.
‘좀 과한 것 같긴 하지만 말이야.’
처음 수십명 정도의 인원들은 장교로 받아주었지만 수백명이나 되는 인원들을 다 장교로 만들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일부 지위가 높은 귀족 가문의 자제들을 제외하곤 전부 기병대로 배속시켰다.
귀족이라면 승마에 소양이 있을 테니 기병대에 어울렸다. 귀족 자제들도 일반 병사라면 질색했지만, 기병대라면 참아줄 수 있었다.
덕분에 군자금에도 여유가 생겼다.
멕시코에 도착하면 에스파냐의 충신들이 사방에서 몰려들 테니 그들을 무장시킬 군용품을 넉넉하게 준비했다.
‘식량은 현지에서 징발하면 충분하다.’
준비된 군용품은 머스킷이 2만 정, 대포가 50문이었다. 대부분 십 년 넘게 쓴 구식 무기지만 그래도 엄청난 숫자다.
이 정도 전력으로 어떻게 질 수 있겠나.
“식민지 촌놈들의 허접한 군대에 진정한 전투가 뭔지 보여주자고!”
그렇게 도착한 카보 로호.
“그냥 탐피코 항구라는 곳에 정면으로 들어가서 싸워도 됐을 텐데···.”
“그러게, 너무 조심스러운 것 아니야?”
젊은 귀족 출신 장교들은 그렇게 속닥이고 있었지만 바라다스 소장의 생각은 달랐다.
‘에스파냐인들로 구성된 군대의 목숨은 최대한 아낀다. 전쟁이 장난인 줄 아는 애송이들이지만 함부로 죽게 만들 순 없지.’
그들은 귀한 목숨이었다. 어차피 에스파냐의 깃발이 보이기만 해도 충성심 있는 자들이 몰려들 것이다.
***
정찰병이 가져온 정보는 충격적이었다.
“6500명에서 7000명이 아니라 1만 명이라고? 수송선이 30척이 아니라 45척이야? 하아···.”
‘하바나에서 대기하고 있던 두 번째 정보원은 대체 뭘 하는 거지? 못해도 2일 전에는 도착했어야 하는데.’
순식간에 5천 명의 병력 차이가 2천 명까지 줄어들었다. 그래도 싸우기 전에 알아서 다행이다.
‘이래도 힘으로 찍어 누를 수는 있겠지만 그러면 우리 쪽의 피해도 상당히 나올 거다. 상대 쪽의 병력은 대부분 우리보단 전투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야.’
에스파냐군은 나폴레옹 전쟁과 내전을 거쳤기 때문에 전투 경험이 있는 인원들이 꽤 많을 것이다.
우리 쪽도 나름 독립 전쟁을 겪었지만, 유럽 국가 간의 본격적인 전쟁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계획을 수정한다.
원 역사대로 탐피코를 비운다.
‘저쪽은 보급을 위해 주변 도시를 공격하던가, 쿠바에서 계속 보급품을 가져오던가 둘 중 하나는 해야 하겠지.’
쿠바에서 계속 보급품을 가져오는 것도 한계가 있을 거다. 1만 명이나 되는 병력을 먹일 식량이 그리 만만하진 않으니까.
“산체스 소장, 탐피코로 이동하시죠. 아무래도 계획을 변경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예, 전하.”
수비군은 탐피코로 급속 행군하여 도시 전체를 비우기 시작했다.
“지금 피난하셔야 합니다! 다들 짐 싸세요!”
“에스파냐 군이 옵니다. 집에 식량을 절대 남겨두지 마세요!”
“옥수수 하나도 남겨선 안 됩니다!”
“아니, 이렇게 갑자기 떠나라고 하는 게 어디 있습니까.”
“전쟁 상황입니다. 에스파냐군을 물리칠 때까지만 참아주십시오.”
시민들은 갑자기 들이닥쳐서 짐을 싸서 도시를 떠나라고 강요하는 수비군에게 불만을 표했다.
군인들은 1만 명이나 되는 에스파냐 군이 탐피코로 진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이 도착하면 모든 것을 약탈할 것이라는 말에 납득하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나도 일선에 나서서 시민들을 설득했다.
“힘드시겠지만 몇 주만 참아주십시오! 에스파냐 군을 물리치고 우리 멕시코 제국을 침략한 것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내겠습니다!!”
“···믿겠습니다.”
“꼭 이겨주세요!!”
아구스틴 1세의 민심이 좋았기 때문이었는지 다행히 시민들은 내 말에 납득해 줬다.
수비군은 탐피코에 단 한 자루의 머스킷, 단 한 톨의 식량도 남겨놓지 않고 후퇴했다.
***
“탐피코 항구가 비어있다고?
바라다스 소장은 상륙과 동시에 탐피코 쪽으로 정찰병을 보냈다.
그 결과는 탐피코가 비어있다는 것.
“한발 빠르게 탐피코를 비웠다는 건 우리가 이쪽으로 올 것을 알았다는 건데, 대체 어떻게 우리의 행선지를 알아낸 거지?”
시작부터 계획이 틀어진 것에 찝찝함을 느꼈지만 일단 항구 하나는 점령하고 봐야 했다.
“탐피코로 가는 길목에 혹시라도 기습 병력이 없는지 철저하게 확인해라.”
멕시코 제국의 수비군이 이쪽의 위치를 알고 있으니 기습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허접한 수를 당해줄 순 없지.’
애송이 귀족들은 왜 시간을 지체하냐며 헛소리를 해댔지만 바라다스 소장은 무시했다.
다시 한나절 정도 지나자 정찰병들이 돌아왔다.
“···탐피코로 가는 길목에 기습 병력도 없다고? 확실한가?”
“예, 꼼꼼하게 살펴봤습니다. 아무리 봐도 군대 규모의 인원들이 숨어있을 수가 없습니다.”
‘···뭐지? 이게 무슨 전술이란 말인가. 설마 전술의 기초도 모르는 애송이가 지휘관인가?’
바라다스 소장은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항구를 확보하려면 탐피코로 가긴 해야 했다.
원정군을 이끌고 도착한 탐피코 항구.
텅 비어 있었다.
“비어있다고 듣긴 했지만 지독할 정도로 하나도 안 남겨놨군.”
을씨년스럽다 못해 으스스하기까지 한 도시.
분명히 사람이 살던 흔적은 있는데 유령도시처럼 아무도 없다.
징집할 사람도 없고 징발할 무기나 식량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뭐, 의도는 알겠지만 어쨌든 쉽게 보급로를 확보했으니 우리가 나쁜 것은 없다.’
이미 에스파냐 함대가 탐피코 항으로 들어와 보급품을 하역하고 있었다.
아끼면 두 달은 버틸 수 있는 대규모 보급품이다.
“사방으로 정찰병을 보내라.”
저들은 장기전을 계획하고 있는 거다. 그렇다면 항구 주변의 도시들을 틀어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터.
‘모든 곳을 틀어막을 수는 없다는 게 이런 전술의 치명적인 약점이지. 모두 틀어막겠다고 병력을 분산시킨다? 그런 헐거운 포위망 따위는 찢어버리면 그만.’
바라다스 소장이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에 저 멀리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뭐냐. 뭣 때문에 이렇게 시끄러워?”
“장군님! 우리 에스파냐 군에 합류하고 싶다는 자들이 찾아왔습니다!”
“오오! 벌써! 정말 충성스러운 자들이 아닌가. 장군님! 무기를 지급하겠습니다.”
귀족 애송이들은 흥분하며 바로 무기를 쥐여줄 기세였다. 바라다스 소장은 그들을 멈춰 세웠다.
“잠깐 대기해라.”
‘우리가 탐피코 항에 도착한 지 겨우 2일. 그런데 벌써 찾아온다고?’
의심스럽다.
바라다스 장군은 그들의 얼굴을 살펴봤다.
10명 정도 되는 크리오요 인들.
‘얼굴색을 보니 원주민의 피가 섞이지는 않은 것 같군. 하지만 그것만으로 안심할 순 없지.’
“어디서 왔지?”
“저희는 멕시코 수비군에서 탈영한 장교들입니다! 멕시코 수비군 측에서는 에스파냐군이 이곳을 공격하리라는 것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이렇게 일찍 도착한 것이고요!”
그들은 절박하게 결백을 주장했지만 바라다스 장군은 냉정했다.
“내가 자네들을 믿어야 하는 이유가 뭐지?”
“정보를 드릴 수 있습니다!”
“정보라? 믿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디 한번 말해 보게.”
“멕시코 수비군의 총지휘관은 이제 사관학교를 갓 졸업한 황태자입니다! 나이는 겨우 21살입니다.”
“황태자라. 확실한 정보인가?”
“예, 황제가 호르페 산체스라는 장군을 옆에 붙여주긴 했지만, 그는 애송이 황태자가 하자는 대로만 하고 있습니다.”
“흐음. 멕시코 황제에 대한 충성심이 별로 없나 보군?”
“저희의 충성은 오직 이 땅의 정당한 지배자이신 페르난도 7세께 향합니다! 믿어주십시오!”
“장군님! 이 정도면 믿어도 되지 않겠습니까! 저 얼굴을 보십시오. 정말 진실해 보이지 않습니까!”
바라다스 소장은 애송이 귀족 놈이 끼어드는 것이 짜증 났지만, 마냥 무시할 수도 없었다.
주변에 몰려든 장교들과 기병대의 귀족 놈들이 전부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교였으면 병력 배치 정도는 알고 있겠지? 황태자가 어디를 막아놓고 있는지 말해봐라.”
“황태자의 수비군은 멕시코 고원으로 향하는 길목을 틀어막고 있습니다!”
동쪽은 바다로 막혀있으니 황태자가 남쪽을 막고 있다면 서쪽과 북서쪽은 열려있던 셈이었다.
“흠. 남쪽만 막아 놨다고···. 자네의 말을 무턱대고 믿을 수 없으니, 정찰병을 보내서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그때 정식으로 받아주겠네. 상관없겠지?”
“예! 확인해 보십시오.”
‘으음···. 이 정도까지 말하는 것을 보면 정말 에스파냐 충성파일 수도 있겠군. 마지막으로 한번 확인해볼까.’
“멕시코 황제에게 충성심이 없다고 했었지, 맞나?”
“예, 맞습니다!”
“그럼 그의 욕을 할 수도 있겠군?”
“······아구스틴 1세 개x끼!”
“허업! 장군님! 이렇게까지 했는데, 이 이상 의심하는 것도 명예롭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제 받아주시죠!”
────────────────────────────────────
────────────────────────────────────